안녕하세요 신동우 변호사입니다.
"상대방이 처벌은 받았는데, 저는 아직 한 푼도 못 받았어요."
재산 피해를 입은 분들께 생각보다 자주 듣는 말입니다. 가해자가 유죄 판결을 받았으니 이제 끝난 줄 알았는데, 막상 내 손에 돌아온 건 아무것도 없는 거죠.
얼마 전 보도된 사건이 딱 그랬습니다. 노부부가 시골집을 사서 수천만 원을 들여 고쳐 놓았는데, 이사를 앞두고 가 보니 집이 통째로 철거돼 있었다고 합니다. 허문 사람은 집을 판 전 주인의 친척이었고, 상속 문제로 다투던 중이었다고요. 그는 형사재판에서 집행유예를 받았지만, 피해자에게는 500만 원을 합의금으로 제시했다고 합니다.
이 글은 그런 일을 겪은 분들이 "그래서 나는 얼마를 받을 수 있나"를 가늠해 볼 수 있게 쓴 글입니다.
형사처벌과 배상은 따로 갑니다
처벌을 받아도 돈은 저절로 오지 않습니다
남의 건물이나 물건을 부수면 형법 제366조 재물손괴죄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철거하면서 물건을 가져갔다면 절도가, 남의 집 울타리 안으로 들어갔다면 주거침입이 함께 문제가 됩니다.
그런데 이건 국가가 내리는 벌입니다. 피해 회복은 민법 제750조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따로 청구해야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부분이 피해자분들이 가장 억울해하시는 대목입니다. 변호사인 저도 제도가 이렇게 나뉘어 있는 게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얼마를 받을 수 있을까요
건물은 허물어지기 직전의 시가가 기준입니다
대법원은 건물을 더 쓸 수 없게 됐다면 그 건물의 교환가치, 즉 시가를 손해로 봅니다(대법원 1999. 1. 26. 선고 97다39520 판결). 낡은 집이면 감정가가 낮게 나올 수 있습니다. 가해자가 적은 금액을 내미는 것도 이 계산을 믿고 그러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기준은 처음 샀을 때의 낡은 집이 아니라, 고쳐 놓은 철거 직전의 상태입니다. 그래서 수리 공사 계약서와 영수증, 수리 후 사진이 결정적인 자료가 됩니다.
가구, 가전은 따로 청구합니다
부서진 가전, 가구, 없어진 대문이나 기름 같은 물건은 건물 값과 별도로 하나하나 청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땅값은 땅이 그대로 남아 있다면 손해에 넣기 어렵습니다. 숫자를 부풀리는 것보다 항목별로 정확히 쌓는 쪽이 법정에서 훨씬 설득력이 있습니다.
위자료는 쉽지 않지만 길이 없는 건 아닙니다
법원은 재산 피해가 배상되면 정신적 고통도 회복된다고 보는 게 원칙입니다. 그래도 그것만으로 회복되지 않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위자료를 인정합니다(대법원 2003. 7. 25. 선고 2003다22912 판결). 살려고 마련한 집을 고의로 허물었다거나, 그 전부터 위협이 이어졌다거나, 하루아침에 월세살이를 하게 됐다면 그 사정을 구체적으로 보여 줘야 합니다.
지금 챙겨야 할 세 가지
첫 번째는 형사판결문입니다. 형사재판에서 인정된 사실은 민사재판에서도 유력한 증거가 됩니다.
두 번째는 가압류입니다. 판결을 받아도 상대방 명의 재산이 없으면 받을 방법이 없습니다. 소송 중이라도 상대방 부동산이나 예금을 먼저 묶어 두는 게 실무에서는 판결만큼 중요합니다.
세 번째는 시효입니다.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습니다(민법 제766조). 형사 결과만 기다리다 이 기간을 넘기는 분들이 실제로 적지 않습니다.
집을 허무는 데는 하루면 충분했지만, 돌려받는 데는 몇 년이 걸리기도 합니다. 그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처음부터 증거와 손해 자료를 같이 챙기셔야 합니다.
참고 기사: 「"이삿날 가보니 집 통째로 무단 철거"…합의금 500만원 '황당 사연'」, 『머니투데이』, 202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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