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을 여러 번 반복했으면 상습범으로 더 무거워지나요 | 횡령/배임 | 로톡
횡령을 여러 번 반복했으면 상습범으로 더 무거워지나요
법률가이드
횡령/배임형사일반/기타범죄

횡령을 여러 번 반복했으면 상습범으로 더 무거워지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회사 자금이나 맡아 둔 돈을 여러 차례에 걸쳐 조금씩 빼 쓰다가 뒤늦게 고소를 당하고, “몇 번 했느냐”가 처벌의 핵심 쟁점이 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해보면 “한 번에 큰돈을 쓴 게 아니라 생활비 정도로 몇 번 가져다 쓴 것뿐이다”, “상습범도 아닌데 설마 무겁게 처벌하겠느냐”고 안심하는 분이 많습니다. 반대로 피해를 입은 쪽에서는 “이렇게 계속 빼 갔으니 상습범으로 가중처벌해 달라”고 요구합니다. 그런데 두 생각 모두 횡령죄의 구조를 정확히 짚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횡령죄에는 절도·사기와 달리 ‘상습범’이라는 이름의 별도 가중 조항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반복해도 괜찮다는 뜻은 아닙니다. 반복된 횡령은 포괄일죄로 묶여 이득액이 합산되거나, 경합범으로 처리되어 형이 무거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래에서는 횡령을 반복했을 때 법적으로 어떻게 처리되는지, 합산 여부가 왜 중요한지, 그리고 고소부터 재판까지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횡령죄에는 ‘상습범 가중’ 조항이 따로 없습니다

반복했다는 이유만으로 형법상 상습범 가중이 붙지는 않습니다.

형법은 상습절도(제332조), 상습사기·상습공갈(제351조)처럼 일부 범죄에 대해서만 상습범 가중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횡령죄를 규정한 형법 제355조와 업무상횡령을 규정한 제356조에는 상습범 규정이 없습니다. 따라서 “상습횡령”이라는 죄명으로 따로 처벌받는 것은 아닙니다.

횡령은 단순횡령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 업무상 보관자의 업무상횡령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법정형 자체는 한 번을 했든 열 번을 했든 같은 틀에서 출발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안심하면 안 됩니다. 반복 행위는 법정형의 가중이 아니라 죄수 판단(몇 개의 죄로 보느냐)과 양형(얼마나 무겁게 선고하느냐) 단계에서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같은 사람이 같은 돈줄에서 여러 번 가져갔다는 사정은 법원이 범행의 계속성과 죄질을 평가하는 핵심 자료가 됩니다.

횡령에는 상습범 조항이 없지만, 반복은 죄수 판단과 양형에서 고스란히 불이익으로 돌아옵니다.


2. 같은 취지의 반복 인출은 하나의 죄로 묶여 이득액이 합산될 수 있습니다

포괄일죄로 인정되면 여러 번의 인출액은 하나의 이득액으로 합쳐 계산됩니다.

포괄일죄란 여러 개의 행위가 같은 범죄 의사 아래 같은 방법으로 이어지고, 피해법익도 같아서 전체를 하나의 죄로 평가하는 것을 말합니다. 실무에서는 ①범행 의도가 단일하고 계속적인지 ②범행 방법이 유사한지 ③피해자와 피해법익이 같은지 ④시간적·장소적으로 근접했는지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같은 회사 계좌에서 매달 비슷한 방식으로 돈을 빼 갔다면 대표적인 포괄일죄 후보입니다.

포괄일죄가 되면 각 인출액을 따로 보지 않고 합산한 금액이 이득액이 됩니다. 매번 수백만 원이라 가볍게 생각했더라도 수년간 쌓이면 억 단위가 되고, 합산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가 적용됩니다. 이때 형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되고,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올라갑니다.

변상 의사가 있었다는 주장도 막히기 쉽습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고 있습니다.

업무상횡령죄에서의 불법영득의 의사는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반하여 보관하고 있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과 같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말하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 보전하는 의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 지장이 없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도3399 판결).

즉 인출 때마다 범죄는 이미 성립하고, 뒤에 일부를 채워 넣었다고 이득액이 줄어드는 것이 아닙니다. 합산 방식으로 처리되는 순간, “한 번에 큰돈을 쓴 것이 아니다”라는 항변은 힘을 잃습니다.

반복 인출이 포괄일죄로 묶이면, 소액의 누적이 곧바로 특경법 가중구간의 이득액이 됩니다.


3. 별개의 범죄로 갈리면 경합범 가중이 적용되어 오히려 불리할 수 있습니다

범행 의사나 대상이 갈리면 각각 하나의 죄가 되고, 이를 경합범으로 묶어 형을 가중합니다.

모든 반복 횡령이 하나로 묶이는 것은 아닙니다. 서로 다른 피해자의 돈을 맡아 쓴 경우, 오랜 기간을 두고 별개의 계기로 새로 범의를 일으킨 경우, 보관 관계가 달라진 경우에는 각 횡령이 독립된 범죄가 되어 경합범으로 처리됩니다.

형법 제37조의 경합범은 하나의 판결로 선고하며, 제38조에 따라 가장 무거운 죄에 정한 형의 장기 또는 다액에 2분의 1을 가중하는 방식으로 처벌 상한이 올라갑니다. 징역형이라면 업무상횡령의 장기 10년이 최대 15년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단, 각 죄에 정한 형의 장기를 합산한 형기를 넘을 수 없고, 유기징역의 상한은 30년이며 형을 가중하는 경우에도 50년을 넘을 수 없습니다.

여기서 이득액 판단이 달라집니다. 경합범이면 이득액을 합치지 않고 각 죄의 이득액을 따로 봅니다. 그래서 특경법 5억원 기준을 합산액으로 넘는지 여부가 포괄일죄냐 경합범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 판단이 방어의 핵심이므로 인출 시점·계좌·명목을 하나하나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또 대법원은 회사 자금을 임의로 쓴 경우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반복해서 판시합니다.

회사의 대표이사가 회사를 위한 지출 이외의 용도로 거액의 회사 자금을 가지급금 등의 명목으로 인출, 사용하면서 이자나 변제기의 약정이 없음은 물론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아니하는 것은 통상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대표이사의 지위를 이용하여 회사 자금을 사적인 용도로 임의로 대여, 처분하는 것과 다름없어 횡령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3도135 판결).

포괄일죄냐 경합범이냐에 따라 이득액 산정과 형의 상한이 달라지므로, 죄수 판단이 사건의 중심입니다.


4. 반복성은 양형에서 불리하게, 공소시효에서는 끝난 시점부터 계산됩니다

횟수와 기간은 양형을 무겁게 하고, 포괄일죄의 공소시효는 마지막 범행이 끝난 때부터 시작합니다.

양형 단계에서 반복성과 계속성은 대표적인 불리한 요소입니다. 한 번의 우발적 범행과 달리 장기간 반복된 횡령은 범의가 강하고 피해가 커졌다고 평가됩니다. 형이 3년 이하의 징역일 때 가능한 집행유예(형법 제62조)도, 이득액이 크고 반복성이 뚜렷하면 인정되기 어려워집니다. 반대로 피해 전액 변제와 합의, 초범 여부, 유용 경위의 정상성은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됩니다.

공소시효도 반복 횡령에서는 방어의 변수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49조에 따라 단순횡령은 법정형 장기가 5년이라 7년, 업무상횡령은 장기 10년이라 10년입니다. 포괄일죄로 인정되면 시효는 마지막 범행이 종료된 때부터 진행하므로, 첫 인출이 오래전이라도 마지막 인출이 최근이면 앞선 인출까지 모두 처벌 대상에 남습니다. 반대로 경합범으로 갈리면 각 죄의 시효가 따로 계산되어 오래된 인출은 시효로 빠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래전 일이니 시효가 지났을 것”이라는 판단을 혼자 내리는 것은 위험합니다. 마지막 범행 시점이 어디인지, 한 덩어리로 묶이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반복은 양형을 무겁게 하고, 포괄일죄의 공소시효는 마지막 범행에서부터 계산됩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인출 내역을 시기별로 정리해 두는 것이 죄수 판단과 이득액 다툼의 출발점입니다.

반복 횡령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와 계좌 분석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수사기관은 계좌 거래내역 전체를 받아 인출 시점·금액·사용처를 표로 정리하므로, 피고소인 쪽도 같은 방식으로 먼저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횟수가 많은 사건은 어떤 인출이 사업 목적이었고 어떤 인출이 개인 목적이었는지의 구분이 이득액을 좌우합니다. 정당한 사업 지출이나 사전 동의가 입증되는 인출은 이득액에서 빠지므로, 이를 뒷받침할 자료가 중요합니다. 아래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계좌 전체 거래내역을 발급받아 인출 시점·금액·명목을 일자순 표로 정리합니다.

  2. 각 인출을 사업 지출·정산 가능분·개인 사용으로 구분해 증빙(영수증·카드내역·대화기록)과 대조합니다.

  3. 범행이 하나로 이어지는지, 중간에 끊긴 별개의 범행인지 시간 간격과 방식을 기준으로 검토합니다.

이 자료가 정리되어야 포괄일죄 여부, 이득액, 공소시효, 합의 전략을 한 번에 판단할 수 있고, 형사 대응과 민사상 반환 문제를 함께 설계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횡령을 여러 번 했다는 사실은 당사자에게 “이미 늦었다”는 생각을 주거나, 반대로 “소액이니 괜찮다”는 안일함을 줘서 초기 대응을 놓치게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돈을 맡긴 피해자 입장에서는 “상습범으로 더 무겁게” 처벌해 달라고 주장하기보다, 인출 내역이 하나의 흐름임을 보여주는 자료를 정리해 합산 이득액을 입증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반대로 의심을 받는 입장에서도 “몇 번 안 된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인출마다 용도와 동의 여부를 구분하고, 포괄일죄·경합범 여부와 시효를 정확히 따져야 합니다.

저는 횡령 사건에서 자금을 맡긴 쪽과 맡아 쓴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인출 내역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횟수가 쌓이기 전에, 그리고 고소장이 접수되기 전에 방향을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지금이 그 시점이라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횡령을 여러 번 하면 상습횡령으로 가중처벌되나요?

A. 횡령죄에는 상습범 가중 조항이 없어 상습횡령이라는 죄명으로 처벌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반복 행위는 포괄일죄 합산이나 경합범 가중, 양형에서의 불리한 사정으로 작용합니다.

Q. 몇 번에 나눠 쓴 돈도 합쳐서 계산되나요?

A. 같은 의도로 같은 방식으로 이어진 인출은 포괄일죄로 보아 합산될 수 있습니다. 합산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경법 제3조의 가중처벌 대상이 됩니다.

Q. 중간중간 일부를 갚았는데 이득액이 줄어드나요?

A. 대법원은 사후 반환·변상 의사가 있어도 불법영득의사 인정에 지장이 없다고 봅니다. 다만 변제와 합의는 양형에서 유리하게 참작됩니다.

Q. 첫 인출이 8년 전인데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았나요?

A. 포괄일죄라면 시효는 마지막 범행이 끝난 때부터 계산되므로, 최근까지 인출이 이어졌다면 오래된 인출도 처벌 대상일 수 있습니다. 개별 범행으로 갈리면 각각 시효가 따로 계산됩니다.

Q. 경합범이 되면 형이 얼마나 늘어나나요?

A. 형법 제38조에 따라 가장 무거운 죄의 장기에 2분의 1을 가중해 처벌 상한이 올라갑니다. 다만 개별 이득액은 합치지 않고 각각 보게 됩니다.

Q. 경찰에서 조사받자고 연락이 왔는데 언제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첫 진술로 인출 횟수와 용도가 정리되면 포괄일죄 여부와 이득액 다툼의 방향이 사실상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고준용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1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