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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회사가 대표에게 돈을 빌려주면 그 자체로 처벌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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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회사가 대표에게 돈을 빌려주면 그 자체로 처벌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상장회사의 대표이사나 이사가 회사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빌려 간 사실이 공시나 감사보고서를 통해 드러나면서, 형사 고발과 수사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이자도 주고 차용증도 썼으니 정상적인 대여다”, “이사회에서 반대하는 사람이 없었으니 문제없다”, “나중에 다 갚으면 된다”고 생각해 회사 돈을 빌렸던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감사나 주주, 금융당국이 문제를 삼으면 차용증과 이자 지급 내역은 방어가 되지 못하고, 대여 사실 자체가 입건의 출발점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상장회사는 일반 회사와 달리 상법이 이사에 대한 금전 대여 자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고, 이를 어기면 별도의 형사처벌 규정이 적용됩니다. 여기에 횡령·배임죄까지 겹칠 수 있어, 대여가 ‘그 자체로’ 처벌되는지는 하나의 질문이 아니라 세 개의 법률 문제로 나누어 보아야 합니다.

아래에서는 상장회사가 대표이사에게 돈을 빌려주는 행위가 상법상 어떤 경우에 처벌되는지, 허용되는 예외는 무엇인지, 횡령·배임으로는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1. 상장회사는 이사에게 돈을 빌려줄 수 없는 것이 원칙입니다

상장회사의 이사·집행임원·감사에 대한 신용공여는 상법이 원칙적으로 막고 있습니다.

상법 제542조의9 제1항은 상장회사가 주요주주 및 그의 특수관계인, 이사와 집행임원, 감사를 상대방으로 하거나 그를 위하여 신용공여를 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여기서 신용공여란 금전 등 재산의 대여뿐 아니라 채무이행의 보증, 자금 지원적 성격의 증권 매입, 담보 제공처럼 거래상 신용위험이 따르는 직접적·간접적 거래를 포함합니다.

따라서 대표이사가 이사의 지위에 있는 이상, 회사가 대표이사에게 현금을 빌려주는 것은 물론 대표이사의 개인 채무를 위해 회사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거나 보증을 서 주는 것도 같은 조항의 규율 대상이 됩니다. 이자를 받았는지, 차용증이 있는지는 금지 조항의 적용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아닙니다.

일반 회사의 이사 거래는 상법 제398조에 따라 이사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이사회 승인을 받으면 가능하지만, 상장회사의 이사에 대한 신용공여는 이사회 승인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이 결정적인 차이입니다. 승인 절차를 거쳤다는 사정은 금지 조항의 예외가 되지 못합니다.

상장회사에서는 ‘이사회 승인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대표이사에 대한 대여가 적법해지지 않습니다.


2. 금지된 대여를 하면 상법 자체로 처벌됩니다

제542조의9 제1항을 위반해 신용공여를 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상법 제624조의2는 제542조의9 제1항을 위반하여 신용공여를 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벌금 상한이 2억원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경제사범 규정보다 무겁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처벌 대상은 돈을 빌린 대표이사만이 아니라, 대여를 결정하고 집행한 사람입니다. 자금 집행을 지시한 대표이사, 이를 승인한 이사, 실제로 송금을 처리한 재무 담당자까지 관여 정도에 따라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대표이사가 스스로 빌리면서 스스로 결재한 경우에는 금지 조항의 위반 주체와 수혜자가 사실상 같은 사람으로 겹칩니다.

그래서 질문하신 “빌려주면 그 자체로 처벌되나요”에 대한 답은,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 한 대여 행위만으로도 상법 위반이 성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는지, 실제로 돈을 돌려받지 못했는지는 이 조항의 성립 요건이 아닙니다. 다만 위반 사실이 수사기관에 알려지는 계기는 대부분 회사의 감사, 소수주주의 문제 제기, 공시 점검 등이어서 실무에서는 결국 횡령·배임 의혹과 함께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법 위반은 회사에 손해가 없어도, 갚았더라도, 대여한 시점에 이미 성립합니다.


3. 복리후생 대여 등 법이 허용한 예외는 매우 좁습니다

학자금·주택자금·의료비 등 복리후생 목적의 대여는 3억원 범위에서 회사가 정한 기준에 따를 때만 허용됩니다.

상법 제542조의9 제2항은 금지의 예외를 정합니다. 첫째, 복리후생을 위한 이사·집행임원·감사에 대한 금전대여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것입니다. 상법 시행령 제35조 제2항은 이를 학자금, 주택자금 또는 의료비 등 복리후생을 위하여 회사가 정하는 바에 따라 3억원의 범위에서 금전을 대여하는 행위로 규정합니다.

이 예외가 인정되려면 ‘회사가 정하는 바’, 즉 사규나 복리후생 규정 같은 사전 기준이 있어야 하고, 대여 목적이 학자금·주택자금·의료비처럼 복리후생 성격이어야 하며, 금액이 3억원 한도 안에 있어야 합니다. 대표이사가 개인 사업 자금이나 주식 매입 대금, 개인 채무 변제를 위해 빌린 경우는 이 예외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둘째, 다른 법령에서 허용하는 신용공여, 셋째, 경영건전성을 해칠 우려가 없는 것으로서 시행령이 정한 신용공여가 있습니다. 시행령 제35조 제3항이 정한 셋째 유형의 상대방은 법인인 주요주주 등 법인에 한정되어 있어, 자연인인 대표이사 개인에 대한 대여에는 적용되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실무에서 대표이사에 대한 대여를 방어하려면 ‘이사회가 승인했다’가 아니라, 복리후생 규정에 근거한 대여인지, 3억원 한도 안인지를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입증 자료는 사규, 이사회 의사록, 대여 목적을 보여주는 증빙, 상환 내역입니다.

예외는 ‘복리후생 목적 · 회사 기준 · 3억원 한도’가 모두 맞을 때만 열립니다.


4. 대여는 횡령·배임죄로도 별도로 문제됩니다

상법 위반과 별개로, 대표이사가 회사 자금을 개인 용도로 가져가면 업무상횡령 또는 업무상배임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대표이사는 회사의 자금을 보관·관리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회사를 위한 지출이 아닌 용도로 회사 자금을 가져가면 형법 제355조 제1항의 횡령, 업무상 임무에 따른 경우에는 제356조의 업무상횡령이 문제됩니다. 업무상횡령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가하는 방식이면 업무상배임으로도 구성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대표이사가 회사 자금을 가지급금 등의 명목으로 인출하면서 이자나 변제기의 약정이 없고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면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판시했습니다.

회사의 대표이사가 회사를 위한 지출 이외의 용도로 거액의 회사 자금을 가지급금 등의 명목으로 인출, 사용하면서 이자나 변제기의 약정이 없음은 물론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아니하는 것은 통상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대표이사의 지위를 이용하여 회사 자금을 사적인 용도로 임의로 대여, 처분하는 것과 다름없어 횡령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3도135 판결).

이 판시의 반대편을 읽으면 방어 논리도 보입니다. 이자와 변제기가 정해져 있고 적법한 절차를 거쳤으며 실제 변제 능력과 상환이 확인되는 대여라면 횡령으로 보기 어려운 방향으로 판단될 여지가 커집니다. 다만 상장회사에서는 앞서 본 상법 제542조의9가 별도로 막고 있으므로, ‘절차를 거쳤으니 횡령은 아니다’라는 주장이 곧바로 ‘적법한 대여다’라는 결론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또한 사후에 반환·변상했다는 사정은 불법영득의사를 부정하지 못합니다.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도3399 판결은 사후에 반환하거나 변상, 보전하는 의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 지장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횡령·배임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됩니다. 가지급금이 해마다 쌓여 누적 잔액이 커지는 상장회사 사건에서는 이 구간이 현실적인 위험입니다.

상법 위반이 아니더라도, 개인 용도의 대여는 횡령·배임으로 따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5. 수사는 이렇게 진행되고, 초기 자료 정리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고발·수사 개시 전에 대여의 목적, 승인 절차, 상환 경과를 정리해 두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상장회사 대여 사건은 통상 ①감사·소수주주·금융당국의 문제 제기 또는 고발 → ②관할 경찰서(소재지가 수원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또는 검찰의 계좌 및 이사회 자료 확보 → ③피의자 조사와 수원지방검찰청의 송치·처분 → ④기소 시 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금액이 크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조사를 앞두고 있거나 문제 제기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해명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대여 시점의 이사회 의사록과 사규를 확인해 복리후생 규정에 근거한 대여인지, 승인 정족수를 충족했는지부터 검토합니다.

  2. 대여금 입출금 내역과 차용증, 이자 지급·원금 상환 내역을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3. 빌린 돈이 실제로 어디에 쓰였는지, 개인 용도인지 회사 사업과 관련된 것인지를 증빙으로 대조합니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상법 위반 쟁점과 횡령·배임 쟁점을 나누어 대응해야, 하나의 방어 논리가 다른 쟁점에서 불리하게 작용하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회사 돈을 빌린 대표이사나 이사는 “이자까지 냈는데 설마”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돈을 빌린 임원 입장에서는 대여가 복리후생 예외에 해당하는지, 대여 목적이 어디에 쓰였는지, 상환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먼저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대여를 문제 삼는 회사나 주주 입장에서도 상법 위반과 횡령·배임을 구분해 증거를 갖추어야 합니다. 이사회 자료와 계좌 흐름이 확보되어야 고발의 실익이 생깁니다.

저는 회사 자금을 둘러싼 분쟁에서 자금을 사용한 쪽과 문제를 제기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대여라도 사실관계와 법리 선택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장회사가 대표이사에게 이자를 받고 빌려주면 괜찮은가요?

A. 이자 수취만으로는 적법해지지 않습니다. 상법 제542조의9 제1항은 이사에 대한 신용공여 자체를 금지하고, 복리후생 목적의 3억원 이내 대여 같은 예외에 해당해야 합니다.

Q. 이사회에서 승인을 받았다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상장회사의 이사에 대한 신용공여는 이사회 승인만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승인 여부는 횡령·배임 판단이나 양형에서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상법 위반의 예외는 아닙니다.

Q. 빌린 돈을 전부 갚았으면 처벌되지 않나요?

A. 상환했더라도 상법 위반과 횡령은 대여·인출 시점에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변제와 합의는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됩니다.

Q. 상법 위반의 처벌 수위는 어떻게 되나요?

A. 상법 제624조의2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횡령·배임이 함께 인정되면 별도의 형이 문제되고,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경법 가중처벌이 적용됩니다.

Q. 직원 복지 차원에서 임원에게 빌려준 대출도 문제인가요?

A. 학자금·주택자금·의료비 등 복리후생 목적으로 회사가 정한 기준에 따라 3억원 범위 안에서 대여했다면 예외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기준과 한도를 벗어나면 위반이 됩니다.

Q. 비상장회사에서는 어떻게 되나요?

A. 상법 제542조의9는 상장회사에 적용되므로 비상장회사에는 직접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상법 제398조의 이사회 승인 절차와 횡령·배임 문제는 비상장회사에도 남습니다.

Q.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상법 위반과 횡령·배임 쟁점 전체의 방향을 정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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