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경적을 계속 울린 건 맞아요. 그런데 이게 특수협박까지 될 일인가요?"
처음 상담에서 의뢰인이 하신 말씀입니다.
먼저 끼어든 건 상대 차량인데, 신고를 당한 쪽은 오히려 의뢰인이었습니다.
게다가 경적과 상향등을 반복해서 사용한 장면이 블랙박스에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사건 경위
※ 의뢰인 보호를 위해 일부 상황을 각색했습니다.
주행 중 옆 차선 차량이 갑자기 앞으로 끼어들었고 사과도 없이 그대로 가버렸습니다.
화가 난 의뢰인은 경적과 상향등을 한동안 반복해서 사용했습니다.
이후 상대 운전자는 위협을 느꼈다며 신고했고, 의뢰인은 특수협박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쟁점은 "불쾌했는가"가 아니라 "협박이었는가"
솔직히 "상대가 먼저 잘못했다"는 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유를 설명하는 것과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은 서로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특수협박은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의 해악을 알렸다고 볼 수 있어야 성립합니다.
상대가 불쾌하거나 불안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래서 양측 블랙박스와 당시 정황을 하나씩 맞춰 보며 다음 부분을 짚었습니다.
상대 차량이 먼저 끼어든 경위
경적과 상향등을 사용한 경위와 횟수
실제 차량의 움직임과 두 차량 사이의 거리
수사기관의 판단
경찰은 전체 정황을 살펴본 뒤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협박죄에서 요구하는 정도의 해악 고지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상대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가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를 인정할 만한 다른 증거도 부족하다
그 결과 특수협박 혐의는 불송치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꼭 기억해 주세요
이번 결과를 모든 보복운전 사건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상대가 먼저 잘못했다고 해서 보복성 행동이 허용되는 것도 아닙니다.
차량을 가로막거나 충돌할 듯 접근했다면 전혀 다른 판단이 나올 수 있습니다.
보복운전 신고를 당하셨다면 얼마나 억울한지를 정리하기 전에 블랙박스 원본을 보존하고 사건 경위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두세요.
영상이 있다는 것과 범죄가 성립한다는 것은 다르다는 점을 기억하시고 혼자 결론부터 내리지 마시길 바랍니다.
※ 본 사례는 개별 사건의 결과이며, 동일하거나 유사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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