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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들이 함께 저지른 폭행을 덮으면 간부도 처벌받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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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들이 함께 저지른 폭행을 덮으면 간부도 처벌받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회식 자리나 현장 작업 중에 부하 직원들이 동료나 외부인을 집단으로 폭행하고, 그 사실이 알려지자 관리하던 간부가 사건을 조용히 수습하려다 오히려 함께 수사를 받게 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상담 현장에서 만나는 간부분들은 “내가 때린 것도 아닌데 무슨 책임이냐”, “애들 앞길 막을 수 없으니 좋게 덮어주려던 것뿐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피해자에게 합의를 종용하고, 직원들에게 말을 맞추라고 하고, CCTV 영상을 지워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런데 사건이 정식으로 수사되는 순간, 그 수습 과정 하나하나가 별도의 범죄 혐의로 정리되어 간부 본인의 피의자 신분이 만들어집니다.

대법원은 범인도피죄에서 ‘도피하게 하는 행위’를 은닉행위에 비견될 정도로 수사기관의 발견·체포를 곤란하게 하는 행위로 보면서, 단순한 침묵과 적극적인 은폐를 구분하고 있습니다. 즉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과 무언가를 한 것의 경계가 처벌 여부를 가르고, 폭행 전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따라서는 폭행 자체의 공범이 되기도 합니다.

아래에서는 부하들의 폭행을 알게 된 간부가 어디까지 책임을 지는지, 어떤 행위가 별도 범죄가 되는지, 수사가 시작되면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폭행 사실을 알고도 가만히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처벌되지 않습니다

부작위 그 자체는 죄가 아니지만, ‘가만히 있었다’와 ‘덮었다’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먼저 정리해야 할 것은 간부의 지위만으로 부하의 폭행에 대한 형사책임이 생기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형사책임은 자기 행위에 대해서만 지는 것이 원칙이고, 일반 사인에게는 범죄 사실을 수사기관에 신고할 법적 의무도 없습니다. 형사소송법상 고발은 누구든지 할 수 있는 권리이고, 고발이 의무가 되는 사람은 직무 수행 중 범죄를 알게 된 공무원입니다.

따라서 폭행이 끝난 뒤에 이 사실을 알게 되었고, 피해자나 수사기관에 알리지 않았을 뿐 그 밖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간부가 처벌되지는 않습니다. 이른바 ‘묵인’이라는 말이 도덕적으로는 비난받을 수 있어도, 형법상으로는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가 없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실제 사건에서 간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경우가 드물다는 점입니다. 피해자를 직접 만나 합의서를 쓰게 하거나, 직원들을 불러 입을 맞추게 하거나, 영상 자료를 정리하는 순간 단순 묵인의 영역을 벗어나게 되고, 폭행 이전에 지시나 암묵적 승인이 있었다면 처음부터 공범으로 평가될 여지도 생깁니다.

알고도 신고하지 않은 것은 죄가 아니지만, 사건을 덮기 위해 무언가를 했다면 그때부터는 별개의 형사 문제입니다.


2. 폭행 전에 지시하거나 용인했다면 간부도 폭행의 공범이 됩니다

직접 때리지 않았더라도 범행을 지시·공모·돕는 순간 정범과 같은 틀에서 처벌됩니다.

간부 책임이 가장 무거워지는 경우는 폭행 이전의 관여입니다. “그 사람 손 좀 봐줘라”, “알아서 정리해라”와 같은 지시를 했다면 형법 제31조의 교사범이 되고, 교사범은 정범과 동일한 형으로 처벌됩니다. 범행을 직접 분담하지 않았더라도 현장에서 망을 보게 하거나 도구를 마련해주는 등 범행을 쉽게 만들었다면 제32조의 방조범이 됩니다. 방조범은 정범의 형보다 감경됩니다.

더 나아가 사전에 모의가 있었고 간부가 그 범행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고 평가되면 제30조의 공동정범으로 직접 때린 사람과 같은 책임을 집니다. 법원은 공모 여부를 서류상의 합의가 아니라 평소 지휘 관계, 폭행 직전의 대화, 현장 동선과 사후 처리 방식 같은 정황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특히 간부와 부하라는 지휘·감독 관계가 있으면 형법이 가중 규정을 따로 두고 있습니다.

자기의 지휘, 감독을 받는 어느 행위로 인하여 처벌되지 아니하는 자 또는 과실범으로 처벌되는 자를 교사 또는 방조하여 범죄행위의 결과를 발생하게 한 자는 교사 또는 방조의 예에 의하여 처벌한다. 그 형을 정범의 형의 장기 또는 단기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형법 제34조 제2항).

이 조항은 부하가 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를 전제로 하므로 부하들이 형사책임을 지는 일반적인 폭행 사건에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법원이 지휘 관계를 이용한 범행을 중하게 보는 취지는 같고, 양형 단계에서 간부가 주도적 지위에 있었다는 사정은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또 여러 명이 함께 폭행했다면 형법 제261조의 특수폭행(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인 경우)이 적용될 수 있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폭행 전의 지시와 용인은 방조·교사·공동정범으로 이어지고, 직접 때리지 않았다는 사정은 면책 사유가 되지 못합니다.


3. 폭행 후에 사건을 덮으려는 행위는 범인도피죄·증거인멸죄로 별도 처벌됩니다

부하를 감싸려는 선의의 은폐도 형법은 ‘타인의 범죄를 방해한 행위’로 평가합니다.

폭행에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사후 수습은 두 가지 범죄로 연결됩니다. 첫째는 범인도피죄입니다.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지은 자를 은닉 또는 도피하게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형법 제151조 제1항).

폭행죄는 벌금형이 규정되어 있으므로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에 포함됩니다. 부하를 자택이나 숙소에 머물게 하거나, 연락을 끊고 잠적하게 하거나, 대신 자수할 사람을 세우는 행위가 전형적입니다. 다만 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7도11137 판결이 보듯 ‘도피하게 하는 행위’는 수사기관의 발견·체포를 곤란하게 할 정도여야 하므로 그저 참고인으로서 모른다고 말한 정도가 모두 도피죄가 되는 것은 아니고, 구체적 행위의 정도와 수사 방해 효과를 따져 판단합니다.

둘째는 증거인멸죄입니다. 형법 제155조 제1항은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은닉·위조 또는 변조하거나 그런 증거를 사용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부하들의 폭행은 간부에게는 ‘타인의 형사사건’이므로, CCTV 영상 삭제를 요구하거나 피해자의 진단서·카카오톡 대화를 없애게 하거나 현장 블랙박스를 지우게 한 행위는 이 죄에 해당합니다. 자기 사건의 증거를 스스로 없앴을 때는 죄가 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지만, 그 원칙은 부하의 사건을 덮은 간부에게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직접 지우지 않고 다른 직원에게 시킨 경우에도 증거인멸교사로 처벌되며, 시킴을 받은 직원 역시 증거인멸죄의 정범이 되어 조직 전체가 연루됩니다.

사후 은폐는 폭행과 별개로 성립하는 독립 범죄이고, 부하를 위한 행동이라는 동기는 처벌 근거를 없애지 못합니다.


4. 폭행·도피·증거인멸이 합쳐지면 처벌 수위는 한 사건보다 크게 높아집니다

각 죄의 형량이 별도로 정해지고, 경합하면 가장 무거운 죄의 장기가 1.5배로 늘어납니다.

부하의 폭행 자체를 형량부터 보면 폭행죄(형법 제260조 제1항)는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이고, 특수폭행(제261조)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여기에 범인도피죄(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와 증거인멸죄(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가 더해집니다.

간부가 폭행의 공범이면서 사후에도 은폐에 나섰다면 이는 서로 다른 행위로 서로 다른 죄를 범한 것이어서 경합범이 되고, 형법 제38조에 따라 가장 무거운 죄에 정한 형의 장기 또는 다액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예를 들어 특수폭행의 공범과 증거인멸이 함께 인정되면 징역형의 상한은 5년이 아니라 최대 7년 6개월까지 올라갑니다.

폭행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이지만, 범인도피죄와 증거인멸죄는 그렇지 않습니다. 피해자와 합의가 되어 폭행 사건이 종결되더라도 사후 은폐 혐의는 별개로 수사와 재판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많이 오해되는 부분입니다. 다만 합의 경위, 초범 여부, 실제 방해 정도, 반성 태도는 양형에서 참작됩니다.


5. 수사 통보를 받았다면 진술 전에 자료와 시간선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간부의 첫 진술이 ‘모른다’인지 ‘알았지만 개입하지 않았다’인지에 따라 사건의 성격이 바뀝니다.

부하들의 폭행 사건은 통상 ①피해자의 고소 또는 112 신고에 따른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건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접수 → ②가해자들과 참고인 조사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간부는 처음에는 참고인으로 불려 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의 진술이 허위로 판단되면 참고인에서 곧바로 피의자로 바뀝니다.

특히 참고인 조사에서 폭행이 있었는지를 알고 있었음에도 “전혀 몰랐다”고 진술하는 것은 이후 CCTV, 메신저 기록, 통화 내역과 대조되어 곧바로 모순이 드러납니다. 수사기관은 이 모순을 은폐 의사의 증거로 삼기 때문에, 진술은 확인한 사실과 기억나는 범위로 한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수사 통보를 받은 간부가 먼저 확인할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폭행 이전부터 이후까지 본인이 보낸 문자·메신저·통화 내용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지시나 승인으로 읽힐 표현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2. 사후에 피해자와 접촉했거나 직원들과 대화한 일이 있다면, 그 목적과 내용이 합의 주선인지 말 맞추기인지 구분되도록 정리합니다.

  3. CCTV·블랙박스·대화 기록 중 본인이 삭제하거나 삭제를 요청한 것이 있는지 먼저 점검하고, 있다면 복구 가능 여부와 함께 변호인에게 알립니다.

이 정리를 바탕으로 조사 전에 변호사와 함께 진술의 범위를 정하면, 단순 참고인으로 마무리될지 피의자로 입건될지 가르는 분기점에서 대응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부하 직원들이 저지른 일이라는 이유로 “내가 정리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순간 대응은 늦어집니다. 사건을 키우지 않으려던 행동이 오히려 별도의 범죄 혐의를 만들어 간부 본인의 문제로 번지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폭행을 당한 피해자나 그 가족 입장에서는 가해 직원뿐 아니라 사건을 무마하려 한 상급자의 행동까지 증거로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합의 종용 메시지, 말 맞추기 정황, 영상 삭제 요청 같은 자료는 가해자 처벌과 별개로 책임 범위를 가르는 단서가 됩니다.

반대로 간부로서 조사를 앞둔 입장에서도 직원을 지키려 한 행동이 곧 범죄로 판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시가 있었는지, 실제 수사 방해 효과가 있었는지, 삭제나 접촉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에 따라 결론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폭행 사건에서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그 사이에서 사건을 수습하려던 상급자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진술 하나가 사건의 성격을 바꾸는 장면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거나 이미 말을 맞추라고 한 기억이 마음에 걸린다면, 지금이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부하들이 폭행한 사실을 알았지만 신고하지 않았는데, 이것만으로 처벌되나요?

A. 처벌되지 않습니다. 일반인에게는 범죄 신고 의무가 없고, 알고도 가만히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가 없습니다. 다만 사후에 합의를 압박하거나 말 맞추기를 시켰다면 별개의 문제가 됩니다.

Q. 피해자와 합의했으면 간부가 한 은폐 행위도 문제가 없어지나요?

A. 아닙니다. 폭행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지만, 범인도피죄와 증거인멸죄는 합의로 소멸하지 않습니다. 다만 합의 경위는 양형에서 참작됩니다.

Q. 직원들에게 “경찰 오면 모른다고 해라”라고 했는데 처벌되나요?

A. 말의 내용과 실제 수사에 미친 영향에 따라 달라집니다. 허위 진술을 하도록 지시했다면 범인도피교사나 증거인멸교사로 문제될 수 있어, 당시 대화 기록과 이후 실제 진술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Q. 폭행 현장에 있었지만 말리지도 때리지도 않았다면 어떻게 되나요?

A.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공범이 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사전에 모의하거나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행위를 했다고 평가되면 공동정범이나 방조범이 될 수 있으므로 현장에서의 구체적 역할이 쟁점입니다.

Q. 제 CCTV 영상을 지우면 증거인멸이 안 된다던데 맞나요?

A. 자기 형사사건의 증거를 스스로 없앤 경우에 한해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입니다. 부하의 폭행 영상은 간부에게 타인의 형사사건 증거이므로 삭제하면 형법 제155조 제1항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Q. 경찰에서 참고인으로 나오라는데 변호사가 꼭 필요한가요?

A. 참고인으로 나갔다가 진술이 번복되거나 다른 증거와 모순되면 곧바로 피의자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조사 전에 본인 진술의 범위와 자료를 정리해 두면 불필요한 입건을 막는 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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