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에 정식 등록된 부동산 전문변호사 최아란입니다.
임차인이 계약 갱신을 요구했을 때, 임대인은 자신이 실거주하겠다는 이유를 들어 갱신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실거주 사유를 들어 갱신을 거절한 경우, 그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기존 계약의 종료일로부터 2년 내에는 제3자에게 재임대를 해서는 안됩니다.
이때 임대인이 2년을 다 거주하지는 못했지만 상당기간 실거주한 경우에도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것인지, 임대인이 2년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기간 실거주하다가 제3자에게 재임대를 하였을 때 어떤 경우에 손해배상책임을 피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 그동안 하급심 판결들이 다소 엇갈리는 경향을 보여 왔는데요.
지난 2026. 9. 10. 대법원에서 이 부분을 명확하게 정리한 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
오늘은 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6다203203 판결을 중심으로 실거주 사유로 갱신을 거절한 임대인의 손해배상책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실거주 갱신거절 1년 이상 거주 후 재임대, 대법 손해배상해야
사실관계
원고는 2020. 7. 24. 피고과 6억 6천만 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임대차기간은 2022. 9. 12.까지였습니다.
피고는 2022. 5. 20. 실거주하겠다는 이유를 들어 원고의 갱신요구를 거절하였습니다.
원고는 임대차계약이 종료되자 다른 곳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피고는 2022. 9. 15. 이 사건 아파트에 전입신고를 마치고, 2023. 2. 11. 한국에 입국하여 2024. 4. 29.까지 이 사건 아파트에 거주하였습니다(14개월 이 거주).
그러던 2024. 2. 20. 피고는 제3자에게 이 사건 아파트를 재임대하였습니다. 그 제3자의 임대차기간은 2024. 4. 29.부터 2026. 4. 29.까지였습니다(전세보증금 8억 2천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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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관계( 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6다203203 판결)
원고와 피고의 주장
원고의 주장
피고는 실거주 사유로 원고의 갱신요구를 거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갱신요구가 거절되지 않았더라면 갱신되었을 기간인 2년(2024. 9.)이 만료되기 전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이 사건 아파트를 임대했다.
따라서 피고는 갱신거절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피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아파트에 실제로 2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거주했다.
2024. 2.경 피고 소유 다른 주택의 6명의 임차인이 합계 6억 9천만 원의 보증금을 동시에 반환할 것을 요구했다.
그런데 피고는 소득이 없어 대출을 받을 수 없었고, 다른 주택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을 위해 이 사건 아파트를 매도할 경우 3억 원의 양도소득세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이 사건 아파트를 제3자에게 재임대하였다.
이와 같은 사정은 원고의 갱신요구를 거절할 당시에는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이므로, 피고가 이 사건 아파트를 제3자에게 재임대한 데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 따라서 손해배상할 수 없다.
제1심의 판단 : 임차인 패소
서울서부지방법원 2025. 5. 21. 선고 2024가단279556 판결
제1심에서는 아래의 사유를 들어 임대인에게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피고는 14개월 이상 거주하였다.
피고는 원고와의 임대차계약이 종료한 날로부터 17개월 후에 재임대를 했다.
피고 소유 다른 주택의 6명의 임차인이 동시에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는 것은 갱신거절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이다.
피고가 6억 9천만 원의 보증금을 단기간에 마련하기 위해 이 사건 아파트를 제3자에게 임대한 것은 피고로서는 불가피했다.
피고가 이 사건 아파트를 재임대하는 것을 금지한다면 피고로서는 3억 원의 양도소득세를 부담하며 이 사건 아파트를 매도하는 등의 수단을 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인데, 이는 피고의 재산권 행사에 중대한 제한이다.
따라서 임대인의 재임대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었으므로,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갱신거절에 대한 손해배상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임차인이 패소했습니다.
원고(임차인)는 제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제2심의 판단 : 임차인 승소
서울서부지방법원 2026. 4. 10. 선고 2025나1348 판결
제2심에서는 아래의 사유를 들어 임대인에게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임대인이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는 제3자와의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금지하는 것이 임대인의 재산권 행사에 중대한 제한이 되는 등의 예외적인 경우에만 인정될 수 있으므로, 단순히 '경제적 사정이 급하다'는 것과 같은 사유만으로는 '정당한 사유'를 인정할 수 없다.
피고 소유 다른 주택 6명의 임대차보증금 반환 채무는 피고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피고가 6명의 임차인으로부터 받은 보증금을 써버린 다음 신규 임차인을 구해 기존 임차인들에게 반환할 돈을 전부 마련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하여 이를 두고 갱신거절 당시 예측할 수 없는 사유가 발생한 것이라 볼 수 없다. 부동산 시장의 상황, 대출 규제 등은 언제든지 변경될 수 있는 것으로, 피고의 기대에 반하는 상황이 형성되었다고 하여 이들 두고 예측 불가능한 사정변경이라고 할 수 없다.
피고는 대출을 받을 수 없었고, 반환할 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이 사건 아파트를 매도하는 경우에는 3억 원의 양도소득세를 부담하게 되기 때문에 이 사건 아파트를 제3자에게 재임대할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하나, 그 사실이 모두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실이 이 사건 아파트를 제3자에게 임대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피고는 다가구주택 6개 호실의 임차보증금 마련을 위한 여러 수단 중 하나를 선택한 것이고, 주택임대차법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은 그 선택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당시 피고가 예상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에 해당한다.
피고가 5% 이상의 보증금 또는 차임 증액을 위해 원고의 갱신요구를 거절하고 재임대를 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임대인의 재임대에는 정당한 사유가 없었으므로,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갱신거절에 대한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임차인이 승소했습니다.
이번에는 피고(임대인)이 제2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 임차인 승소
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6다203203 판결
대법원은 먼저 아래의 법리를 분명히 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의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임대인이 갱신거절 당시에는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으로 인하여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하였어야 하고,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하는 것이 불가피하였어야 한다. 위와 같은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임대인에게 있다.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대법원은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은 갱신거절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이 아니고 이 사건 아파트를 제3자에게 임대하는 것이 불가피하지도 않았다는 이유로, 피고가 제3자에게 주택인 이 사건 아파트를 임대한 행위에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의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판단에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의 '정당한 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라고 판시함으로써 2심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즉 임차인이 승소한 2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실거주를 하였는지 여부가 아니라, 2년 내에 재임대를 한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오늘 살펴본 사건은 임대인이 기존 임대차계약의 종료 후 1년 7개월 만에 재임대를 한 사건으로서, 그 중 1년 2개월은 임대인이 실제로 거주하였다는 점에 특이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임대인은 자신이 14개월을 거주하였고, 기존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후 17개월 후에 제3자에게 임대를 하였다는 점을 소송에서 적극적으로 다투었는데요.
대법원은 '임대인이 실거주를 한 기간'이 아니라, '임대인이 2년 내에 제3자에게 임대를 한 데에 대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에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제아무리 임대인이 실거주를 했다 하더라도 2년 내에 재임대를 했다면, 그것이 갱신거절 당시에는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으로 인하여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한 경우가 아닌 한 임대인은 기존 임차인에게 손해배상을 하여야 한다고 본 것입니다.
이 대법원 판결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의 의미를 명확히 하고, 그 법리를 적용하여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향후 이 대법원 판결을 토대로 여러 임대인들이 부당한 갱신거절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글 :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부동산 전문, 민사법 전문변호사 최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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