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주말 여행이나 단기 출장을 앞두고 렌터카를 빌리는 일이 흔해졌고, 그 과정에서 운전면허가 없거나 정지된 사람이 가족의 면허증을 내밀어 차를 빌렸다가 문제가 되는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운전은 어차피 형이 같이 타서 하면 된다”, “차만 빌리는 건데 그게 무슨 죄냐”, “형이 직접 빌려준 면허증이라 괜찮다”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런데 대여 계약 이후 실제로 핸들을 잡았다가 단속에 걸리거나 사고가 나면, 차를 빌린 순간의 행위까지 함께 문제 삼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타인의 운전면허증을 제시하는 행위가 신분 확인 용도라 하더라도 공문서부정행사죄에 해당한다는 전원합의체 법리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렌터카 업체를 속여 차량을 내어받았다는 점에서 사기죄가, 실제로 운전했다면 무면허운전이 더해질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무면허 상태에서 형의 면허증으로 렌터카를 빌렸을 때 어떤 죄가 문제되는지, 그리고 지금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법조문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차를 빌린 행위만으로도 여러 죄명이 동시에 문제됩니다
핵심은 ‘운전했는가’와 ‘면허증을 내보였는가’를 나누어 보는 것입니다.
이 사안에서 문제되는 행위는 크게 세 갈래입니다. 첫째, 렌터카 업체 직원에게 형의 운전면허증을 마치 본인 것처럼 제시한 행위, 둘째, 그렇게 해서 계약을 체결하고 차량을 인도받은 행위, 셋째, 인도받은 차를 실제로 운전한 행위입니다. 각각 적용되는 법조문과 형량이 다르기 때문에 한꺼번에 뭉뚱그려 “렌터카 무면허”로 생각하시면 대응 방향이 틀어집니다.
첫째 행위에는 형법 제230조의 공문서부정행사죄가, 둘째 행위에는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죄가, 셋째 행위에는 도로교통법 제43조·제152조 제1호의 무면허운전이 문제됩니다. 이 가운데 셋째는 차를 몰지 않았다면 성립하지 않지만, 첫째와 둘째는 계약서를 쓰고 차 키를 받는 순간 이미 문제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 운전은 안 했다”는 사정은 무면허운전 부분에서만 유리하게 작용하고, 면허증 제시와 차량 인도 부분은 별도로 따져 보아야 합니다. 반대로 면허증을 빌려준 형 역시 이 과정에 가담했다면 공범 책임이 논의될 수 있습니다.
무면허로 렌터카를 빌린 사건은 면허증 제시, 차량 인도, 실제 운전을 각각 나누어 죄책을 따져야 합니다.
2. 형의 면허증을 내밀면 공문서부정행사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신분 확인용으로 타인의 운전면허증을 제시해도 부정행사로 봅니다.
형법 제230조는 공무원 또는 공무소의 문서를 부정행사한 사람을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운전면허증은 이 조문이 말하는 공문서에 해당합니다.
“렌터카 업체가 요구한 건 신분 확인용이지 운전 자격 증명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로 이 쟁점을 정리했습니다.
제3자로부터 신분확인을 위하여 신분증명서의 제시를 요구받고 다른 사람의 운전면허증을 제시한 행위는 그 사용목적에 따른 행사로서 공문서부정행사죄에 해당한다(대법원 2001. 4. 19. 선고 2000도1985 전원합의체 판결).
이 판결의 논거는 운전면허증이 ‘운전이 허락된 사람이라는 자격증명’과 ‘제시한 사람이 면허증에 표시된 바로 그 사람이라는 동일인증명’ 기능을 함께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렌터카 업체가 대여 전에 면허증을 받아 사진과 본인을 대조하는 것은 바로 이 두 기능을 이용하는 절차이므로, 면허가 없는 사람이 형의 면허증을 건네는 것은 전형적인 부정행사에 해당하게 됩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면허증 ‘실물’이 아니라 사진이나 이미지파일을 보여준 경우입니다. 대법원 2019. 12. 12. 선고 2018도2560 판결은 운전 중 경찰관의 면허증 제시 요구에 다른 사람 면허증을 촬영한 이미지파일을 보여준 행위는 공문서부정행사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이는 단속 현장에서의 제시를 전제로 한 판단이라, 렌터카 업체에 이미지를 보내 대여를 받은 경우의 사기죄 문제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형의 면허증 실물을 렌터카 업체에 내밀었다면, 신분 확인용이었다는 항변은 전원합의체 법리 앞에서 통하기 어렵습니다.
3. 업체를 속여 차를 받았다면 사기죄도 문제됩니다
면허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차를 내주지 않았을 업체를 속인 것이 핵심입니다.
형법 제347조 제1항은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사람을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렌터카의 경우 대여료를 정상적으로 냈더라도, 면허가 없다는 사실을 숨기고 타인 명의 면허증으로 계약해 차량 사용 이익을 얻었다면 기망이 있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기망행위, 상대방의 착오, 그에 따른 처분행위(차량 인도), 재산상 이익 취득이라는 인과관계가 이어져야 합니다. 렌터카 업체는 운전면허 보유 여부를 확인해야 대여할 수 있으므로, 업체 직원이 “이 사람은 면허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차를 내주었다는 점이 입증되면 인과관계가 인정되기 쉽습니다. 반대로 업체가 면허를 확인하지 않고 대여했다거나, 실제 운전은 면허 있는 형이 하기로 약정했다는 사정이 있다면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
또한 이 부분은 대여 후 실제 운전 여부와 별개로 판단됩니다. 차를 빌린 시점에 이미 기망 여부가 정해지기 때문에, 사후에 차를 반납하고 대여료를 모두 지급했다는 사정은 성립 여부가 아니라 양형 단계에서 참작될 사정으로 보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사기죄 여부는 업체가 면허 보유를 이유로 차를 내주었는지, 그 확인 경위가 어떠했는지에 따라 갈립니다.
4. 실제 운전했다면 무면허운전이 더해지고, 사고가 나면 훨씬 무거워집니다
무면허 운전 중 사고는 종합보험에 들었어도 공소제기가 가능합니다.
도로교통법 제43조는 운전면허를 받지 않았거나 효력이 정지된 사람이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을 금지하고, 제152조 제1호는 이를 위반한 사람을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운전 거리가 짧았는지, 도로가 아닌 곳이었는지는 성립 자체보다 양형에서 참작되는 사정입니다.
사고가 있었다면 사정이 크게 달라집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본문은 업무상과실치상 등에 대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하지만, 같은 항 단서 제7호는 도로교통법 제43조를 위반해 운전면허 없이 운전한 경우를 그 예외로 둡니다. 즉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보험으로 처리했더라도 무면허 운전 중 사고는 공소제기가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렌터카 약관상 계약에 적힌 운전자가 아닌 사람이 운전한 경우 보험 보상이 제한되거나 보험사가 구상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 형사책임과 별개로 민사상 부담도 커질 수 있습니다. 실제 약관 내용은 계약서마다 다르니 계약서 사본부터 확보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이미 집행유예 기간 중이거나 같은 전력이 있다면 실형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형법 제35조는 금고 이상의 형 집행이 끝난 뒤 3년 내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지으면 누범으로 형이 장기의 2배까지 가중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운전하지 않았다면 무면허운전은 성립하지 않지만, 운전했다면 사고 여부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5. 수사는 이런 순서로 진행되고, 초기 정리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업체 신고인지 단속 적발인지에 따라 대응 순서가 달라집니다.
이런 사건은 통상 ①업체의 고소·신고 또는 단속 적발 → ②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약식기소로 벌금형이 내려지는 경우도 있지만, 공문서부정행사, 사기, 무면허운전이 병합되고 전력이 있다면 정식재판으로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조사를 받기 전에 아래 순서로 사실관계부터 정리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렌터카 계약서와 결제 내역을 확보해 계약자 명의, 운전자 등록 여부, 업체가 면허를 어떤 방식으로 확인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형이 면허증을 건넨 경위와 대화 기록(문자·메신저)을 정리하고, 형이 대여 사실을 알았는지 여부를 분명히 합니다.
실제로 운전했는지, 했다면 시간·거리·장소와 사고 여부를 차량 운행기록, 하이패스·주유·주차 내역 등으로 대조합니다.
이렇게 정리된 자료를 바탕으로 어떤 죄명이 실제로 문제되는지를 가려내면, 불필요하게 넓게 적용된 부분을 다투고 반성·피해 회복 사정을 양형 자료로 제출하는 방향을 정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면허증을 빌려준 사람이 가족이다 보니 “큰 문제는 아니겠지”라는 생각으로 대응을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를 빌린 당사자 입장에서는 어떤 행위까지 이루어졌는지, 즉 면허증 제시에서 멈췄는지, 인도를 받았는지, 실제 운전까지 했는지를 먼저 정리하셔야 합니다. 단계별로 적용되는 죄명과 형량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면허증을 빌려준 가족 입장에서도 “빌려주기만 했다”는 말로 끝나지 않습니다. 대여 목적을 알았는지, 업체에 제시하는 데 관여했는지에 따라 공범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는 면허 관련 사건에서 당사자와 가족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작은 사실관계 하나가 죄명과 결과를 완전히 바꾸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거나 업체에서 연락이 왔다면, 지금이 방향을 정할 수 있는 마지막 시점입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렌터카를 빌리기만 하고 운전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처벌되나요?
A. 무면허운전은 운전하지 않았다면 성립하지 않습니다. 다만 형의 면허증을 제시한 행위는 공문서부정행사죄가, 업체를 속여 차를 받은 행위는 사기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렌터카 업체는 신분 확인만 했는데 공문서부정행사가 되나요?
A. 됩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2000도1985 판결은 신분 확인을 위해 다른 사람의 운전면허증을 제시한 경우에도 공문서부정행사죄가 성립한다고 보았습니다.
Q. 형이 직접 면허증을 빌려줬는데 형도 처벌되나요?
A. 대여 목적을 알고 면허증을 건네 업체에 제시하도록 했다면 공범으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어떤 경위로 건넸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Q. 면허증 사진만 업체에 보내서 계약했다면 어떻게 되나요?
A. 2018도2560 판결은 단속 현장에서 이미지파일을 보여준 경우를 공문서부정행사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업체를 속여 차를 받았다면 사기죄는 별개로 따져 보아야 합니다.
Q. 무면허로 운전하다 사고가 났는데 보험으로 처리하면 형사처벌은 면하나요?
A. 아닙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제7호에 따라 무면허운전 중 사고는 종합보험에 가입했거나 합의했더라도 공소제기가 가능합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면허증 제시와 대여, 운전 경위에 관한 초기 진술이 이후 죄명 적용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