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공사 현장에서 발주처의 설계변경 지시가 이어지면서 준공이 늦어졌는데, 준공 후 오히려 발주처로부터 지체상금 부과 통지서를 받았다는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시공사 대표님들 중 상당수는 “발주처가 설계를 바꿔서 늦어진 건데 당연히 그 기간은 빼주겠지”, “공문으로 계속 협의했으니 따로 신청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준공 정산 단계에서 발주처는 당초 준공기한을 기준으로 지체일수를 계산해 통보하고, 시공사는 그제야 늦어진 사유를 입증할 자료가 마땅치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최근 법원과 계약 실무는 지체의 책임이 계약상대자에게 있는지, 그리고 계약기간 연장이 적법하게 이루어졌는지를 기준으로 지체일수를 따지고 있습니다. 설계변경으로 늦어진 기간이라고 해서 자동으로 제외되는 것은 아니며, 어떤 절차와 증거를 갖췄는지에 따라 부과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설계변경으로 늦어진 기간이 지체일수에 포함되는지, 지체상금은 어떻게 계산되고 어디까지 줄일 수 있는지, 통보를 받았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계약상대자의 책임 없는 사유로 늦어진 기간은 지체일수에 넣지 않습니다
설계변경이 발주처 사정으로 이루어졌다면 그 때문에 늦어진 기간은 지체일수에서 빠집니다.
지체상금은 계약상대자가 계약상 의무를 지체한 때에 물리는 것이므로, 지체에 시공사의 책임이 없다면 그 기간만큼은 부과 대상이 아닙니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74조 제1항은 이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계약상대자의 책임없는 사유로 계약이행이 지체되었다고 인정될 때에는 그 해당일수를 지체일수에 산입하지 아니한다(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74조 제1항).
발주처의 요구로 설계가 바뀌어 물량이 늘거나 공법이 달라졌다면 시공사가 선택한 지연이 아니므로, 이 조항이 적용될 여지가 큽니다.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한 공사도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같은 취지의 규정이 있어 구조가 같습니다.
다만 “책임 없는 사유”라는 점은 사실로 입증되어야 합니다. 설계변경이 시공사 측의 시공 오류나 도면 미비를 바로잡는 것이었다면 책임이 시공사에 있다고 평가될 수 있으므로, 변경이 누구의 사정에서 비롯됐는지가 첫 번째 쟁점입니다.
설계변경이 발주처 사정에서 비롯됐다면 그 때문에 늦어진 기간은 지체일수에 산입되지 않습니다.
2. 설계변경만으로 준공기한이 자동 연장되지는 않습니다
설계변경 후 계약기간 연장 신청과 승인이라는 절차가 빠지면 다툼의 출발점이 불리해집니다.
설계변경으로 공사량이 늘면 계약금액은 시행령 제66조에 따라 변경된 내용에 맞춰 실비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조정됩니다. 그런데 금액 조정과 달리 준공기한은 별도로 다뤄야 합니다. 계약예규 공사계약일반조건은 설계변경 등으로 계약기간 내에 공사를 완성할 수 없는 경우 계약상대자가 계약기간 연장을 신청하도록 하고, 발주처가 이를 심사해 연장 여부를 정하는 구조를 두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놓치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설계변경 공문이 오갔고 현장 협의도 했지만 정작 준공기한을 늘리는 변경계약이나 연장 승인 공문이 없는 경우, 발주처는 당초 기한을 기준으로 지체일수를 계산합니다. 이때 시공사는 연장 신청이 없었더라도 그 기간이 책임 없는 사유로 늦어졌다는 점을 별도로 입증해 지체일수 산입을 다퉈야 합니다.
따라서 설계변경 지시를 받으면 그 즉시 공정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해 서면으로 기간 연장을 신청하고, 접수 여부를 증빙으로 남기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이미 준공한 뒤라면 당시 협의 공문, 현장 회의록, 공사일지를 근거로 사후에 사유를 정리해야 합니다.
3. 늦어진 기간 중 어디까지가 설계변경 때문인지 증명해야 합니다
설계변경 시점부터 곧바로 전부가 면책되는 것이 아니라 변경과 지연 사이의 인과관계 있는 기간만 인정됩니다.
설계변경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이후 지연 전체가 면책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변경된 부분이 전체 공정의 주공정선에 있지 않았다면 다른 공종을 병행해 만회할 수 있었다고 보아 연장 일수가 줄어듭니다. 반대로 변경된 공종이 후속 공정의 선행 조건이었다면 그 만큼 전체 준공이 밀리는 것이 당연하므로 연장 일수가 크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증명은 일자별로 해야 합니다. 설계변경 지시일과 변경도면 수령일, 변경 공종의 착수·완료일, 그리고 그 공종이 주공정에 놓였는지를 공정표(네트워크 공정표나 바차트)로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자재 발주 후 납기가 길었다면 발주서와 납품 일정까지 함께 제출해야 합니다.
또 하나 자주 쟁점이 되는 것은 설계변경 지시 이전부터 이미 공정이 지연되고 있었던 경우입니다. 이때는 시공사의 기존 지연 일수와 설계변경에 따른 지연 일수가 겹치는 구간을 어떻게 나눌지가 다툼이 되므로, 변경 전 공정률 대비 실적을 보여주는 월별 공정 보고서가 핵심 증거가 됩니다.
설계변경과 지연 사이의 인과관계는 일자별 공정표와 공문으로 보여주어야 인정됩니다.
4. 지체상금은 계약금액에 지체상금률과 지체일수를 곱해 계산하고 상한이 있습니다
공사는 하루 1천분의 0.5씩 쌓이므로 지체일수가 줄면 금액이 직접 줄어듭니다.
국가계약 기준으로 지체상금은 계약금액에 지체상금률과 지체일수를 곱해 산정합니다. 시행규칙 제75조는 공사의 지체상금률을 1천분의 0.5로 정하고 있어, 계약금액이 10억원이라면 하루 50만원, 100일이면 5천만원이 됩니다. 장기계속공사라면 연차별 계약금액이 기준이 됩니다.
시행령 제74조 제2항에 따라 기성부분이나 기납부분을 검사를 거쳐 인수했다면 그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은 계약금액에서 빼고 계산합니다. 또 같은 조 제3항은 지체상금이 계약금액의 100분의 30을 넘으면 100분의 30으로 제한합니다. 지체일수 산입 여부를 다투는 것이 곧 금액을 줄이는 길인 이유입니다.
민간 공사의 지체상금은 계약서 약정에 따르는데, 이는 대체로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취급됩니다. 민법 제398조 제2항은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하면 법원이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약정률이 높거나 발주처의 실제 손해가 작다면 감액도 함께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과받은 지체상금은 발주처가 공사대금에서 상계 방식으로 먼저 공제해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는 공제 이후 남은 공사대금 청구 소송에서 지체일수와 상계의 적법성을 함께 다투게 됩니다.
5. 통보를 받은 뒤 대응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이의를 제기하는 시점과 제출 자료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지체상금 분쟁은 통상 ①발주처의 지체상금 부과 통지 및 공사대금 공제 → ②시공사의 서면 이의 및 소명자료 제출 → ③협의 결렬 시 공사대금·지체상금 부존재 확인 청구 소송 제기 → ④관할 법원 심리(수원 소재 현장이라면 수원지방법원 관할)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공공계약은 사안에 따라 계약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통지서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계약서, 계약특수조건, 변경계약서에서 준공기한과 지체상금률, 연장 사유 조항이 어떻게 정해져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설계변경 지시서, 변경도면, 협의 공문, 현장 회의록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지연 원인이 발주처에 있음을 일자별로 연결합니다.
당초 공정표와 변경 후 공정표, 월별 공정 보고서를 대조해 변경으로 늘어난 작업 일수를 산출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공사·건설 분쟁에 경험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지체일수 산입 범위를 다투는 방안과 상계된 공사대금 반환 청구를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회수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지체상금 문제는 “발주처와 앞으로도 거래해야 하는데”라는 생각 때문에 이의 제기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정산이 끝나고 공사대금이 공제된 뒤에는 자료를 모으기가 훨씬 어려워집니다.
지체상금을 부과받은 시공사 입장에서는 설계변경이 있었다는 주장보다, 그로 인해 며칠이 늦어졌는지를 증빙으로 보여주는 것이 먼저입니다. 공문과 공정표가 쌓일수록 지체일수 산입 범위를 다투는 데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지체상금을 부과하는 발주처 입장에서도 설계변경을 지시한 이상 연장 신청과 승인 절차를 정리하지 않으면 부과 근거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어떤 기록이 남아 있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건설·공사 계약 분쟁에서 대금을 청구하는 쪽과 공제를 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 정리와 법리 선택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설계변경 지시가 있었는데 연장 신청은 하지 않았습니다. 지체상금을 다툴 수 없나요?
A. 다툴 수 있습니다. 연장 승인이 없더라도 지연이 계약상대자의 책임 없는 사유로 생겼다면 그 일수는 지체일수에 산입되지 않습니다. 다만 신청이 없었던 만큼 일자별 인과관계 입증 부담이 커집니다.
Q. 발주처가 설계를 바꿨는데도 지체일수가 전부 빠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변경된 공종이 전체 준공을 늦춘 부분만 인정되기 때문입니다. 주공정에 영향이 없거나 변경 전부터 지연이 있었다면 그 구간은 시공사 책임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Q. 지체상금 한도가 있나요?
A. 국가계약에서는 계약금액의 100분의 30을 넘을 수 없습니다. 기성부분을 검사 후 인수했다면 그 금액은 빼고 계산합니다.
Q. 민간 공사에서도 같은 기준이 적용되나요?
A. 민간 공사는 계약서의 약정이 우선합니다. 약정이 없으면 별도로 손해배상을 다투어야 하고, 약정이 지나치게 높으면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라 법원이 감액할 수 있습니다.
Q. 이미 공사대금에서 지체상금이 공제됐는데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공제의 근거가 된 지체일수가 잘못 산정됐다면 공제 금액만큼 공사대금 청구 소송으로 반환받을 수 있습니다.
Q. 지체상금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서면 이의를 내기 전이 가장 좋습니다. 첫 소명서가 이후 분쟁의 방향을 정하고, 공정표와 공문 같은 증거도 이 시점에 정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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