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귀가하는 사람을 뒤따라 원룸 건물 안으로 들어가 신체 접촉을 했다는 이유로 고소당하는 사건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현관까지만 같이 들어갔을 뿐 방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술에 취해 서로 분위기가 있었던 것이라 강제추행까지는 아니다”라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런데 수사가 시작되면 문제는 단순 강제추행이 아니라 주거침입강제추행으로 바뀌고, 그 순간 처벌 구간이 전혀 다른 수준으로 올라갑니다.
최근 대법원은 주거침입이 성립하는지를 거주자의 내심이 아니라 출입 당시 객관적·외형적으로 드러난 행위태양이 주거의 사실상 평온을 해쳤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고, 원룸과 같은 공동주택의 공용 부분까지 주거로 보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원룸까지 따라 들어가 추행한 경우 어떤 요건에서 주거침입강제추행죄가 성립하는지, 성립하지 않는다면 어떤 죄로 내려가는지, 그리고 수사를 받게 되었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원룸의 공동현관과 복도도 주거침입죄가 보호하는 ‘주거’입니다
방문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더라도, 통제되는 건물 안으로 들어간 순간 침입 여부가 문제됩니다.
원룸은 대부분 다세대주택이나 다가구주택 형태로, 각 호실의 전용 부분과 함께 공동현관, 계단, 복도, 엘리베이터 같은 공용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내가 들어간 곳은 공용 복도이지 피해자의 방이 아니다”라고 생각하시지만, 대법원은 이 공용 부분도 거주자들의 주거로 봅니다.
다가구용 단독주택이나 다세대주택·연립주택·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 내부의 엘리베이터, 공용 계단, 복도 등 공용 부분도 그 거주자들의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으므로 주거침입죄의 객체인 ‘사람의 주거’에 해당한다(대법원 2022. 8. 25. 선고 2022도3801 판결).
같은 판결은 공동현관에 출입한 경우 침입이 되는지를 이렇게 나눠 봅니다. 거주자와 관리자에게만 부여된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출입할 수 있거나,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는 표시나 경비원이 있는 등 외형적으로 무단출입을 통제·관리하고 있고, 외부인이 이를 인식하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비밀번호를 임의로 입력하거나 거주자 모르게 들어갔다면 거주자의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해치는 행위태양으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누구나 드나들 수 있게 열려 있는 건물, 평소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지 않던 건물이라면 사정이 다릅니다. 법원은 출입 목적과 경위, 출입 방법, 출입한 시간(새벽 시간대인지), 거주자와의 관계를 종합해 판단하므로, 같은 원룸 건물이라도 결론이 갈립니다.
원룸 건물의 공용 부분도 주거이며, 비밀번호 현관 등 출입이 통제되는 곳을 거주자 모르게 따라 들어갔다면 침입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2. 주거침입과 강제추행이 모두 성립해야 주거침입강제추행죄가 됩니다
침입이 인정되지 않으면 이 죄는 성립하지 않고, 일반 강제추행죄로 내려갑니다.
주거침입강제추행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이 정한 죄로, 형법 제319조 제1항의 주거침입죄와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죄가 결합된 형태입니다. 대법원도 이를 결합범으로 보고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주거침입강제추행)죄는 형법 제319조 제1항의 주거침입죄 내지 건조물침입죄와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죄의 결합범이므로, 위 죄가 성립하려면 형법 제319조가 정한 주거침입죄 내지 건조물침입죄에 해당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8. 25. 선고 2022도3801 판결).
그래서 실무에서는 추행 사실 자체보다 침입이 인정되는지가 먼저 다투어집니다. 이 판결은 침입에 해당하는지를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는지가 아니라 사실상의 평온상태를 해치는 행위태양인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하고, 단순히 들어간 행위가 거주자의 의사에 반한다는 주관적 사정만으로는 바로 침입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합니다. 이 법리는 대법원 2022. 3. 24. 선고 2017도18272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정리된 흐름을 이어받은 것입니다.
또 하나 짚어둘 점은 조문의 문언입니다. 특례법 제3조 제1항은 형법 제319조 제1항, 즉 주거침입의 죄를 범한 사람이 강제추행 등을 한 경우를 정하고 있습니다. 거주자의 승낙을 받아 들어갔다가 추행한 경우는 침입이 없으므로 이 조항이 아니라 일반 강제추행(형법 제298조)으로 판단됩니다.
주거침입강제추행은 침입과 추행이 모두 인정되어야 하는 결합범이며, 침입이 빠지면 강제추행으로 내려갑니다.
3. 어떻게 들어갔는지에 따라 침입 여부가 갈립니다
같이 들어갔는지, 몰래 따라 들어갔는지, 문을 밀고 들어갔는지가 결론을 가릅니다.
실제 사건은 대체로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첫째, 피해자가 “올라와도 된다”며 문을 열어주었거나 함께 들어간 경우입니다. 이때는 승낙에 따른 출입이므로 주거침입이 인정되기 어렵고, 이후의 추행은 일반 강제추행으로 다투게 됩니다. 다만 승낙의 범위가 현관까지인지, 방 안까지인지는 별도로 따져 봐야 하고, 문자·통화 내용과 CCTV가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둘째, 피해자가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는 뒤를 따라 문이 닫히기 전에 몰래 들어간 경우입니다. 앞서 본 판결 기준에 따르면 비밀번호로 출입이 통제되는 건물에 거주자 모르게 들어간 것이어서 침입으로 평가될 위험이 가장 큽니다. 새벽 시간, 피해자와 면식이 없거나 출입을 허락받은 적이 없다는 사정은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셋째, 피해자가 방문을 열었을 때 문틈으로 밀고 들어간 경우입니다. 이 경우는 방 안, 즉 전용 부분에 대한 침입이어서 침입 자체를 다투기가 가장 어렵습니다.
그래서 사건 초기에는 건물의 출입 통제 방식(비밀번호 여부, 공동현관 잠금, 경비 유무), 출입 시각, 피해자와의 관계, 동행 여부를 사진과 CCTV, 대화 기록으로 하나씩 객관화해야 합니다. 추행 자체도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 접촉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인지가 따로 판단되므로, 접촉 부위와 경위에 대한 진술이 일관되어야 합니다.
같은 원룸 사건이라도 승낙, 몰래 따라 들어감, 밀고 들어감에 따라 적용 법조가 달라집니다.
4. 주거침입강제추행은 징역 7년 이상으로, 일반 강제추행보다 훨씬 무겁습니다
법정형의 하한이 7년이라 집행유예 가능성이 사실상 좁아집니다.
특례법 제3조 제1항은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행위라도 주거침입죄(형법 제319조 제1항)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강제추행죄(형법 제298조)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므로, 두 죄가 결합되는 순간 벌금형 선택 가능성이 사라지고 하한이 징역 7년으로 올라갑니다.
법원이 작량감경을 하더라도 유기징역의 감경은 형의 장기와 단기를 각각 2분의 1로 줄이므로 하한이 3년 6개월에 머뭅니다.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할 때에만 가능하므로, 다른 법률상 감경 사유가 없다면 집행유예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침입 여부를 다투어 일반 강제추행으로 정리하는 것이 사건의 가장 큰 분기점이 됩니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이 죄는 신상정보 등록대상 성범죄입니다(특례법 제42조 제1항).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선고형에 따라 등록기간이 정해지는데, 3년 초과 10년 이하의 징역이면 20년, 10년 초과이면 30년, 3년 이하이면 15년입니다(특례법 제45조 제1항). 형량과 함께 이 등록기간도 변론 단계부터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주거침입강제추행은 징역 7년 이상의 중죄이므로, 침입 인정 여부가 형량과 신상정보 등록기간까지 좌우합니다.
5. 고소 이후 절차는 신속하게 진행되므로 첫 조사 전에 대비해야 합니다
첫 진술이 침입 여부와 추행 경위에 대한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사건은 통상 ①피해자 신고 또는 고소에 따른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원룸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수사 개시 → ②피의자 조사 및 CCTV·통신자료 확보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와 구속 여부 판단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법정형이 무거운 사건이어서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있으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감정적으로 사과하거나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해당 건물의 출입 구조(비밀번호 현관, 잠금장치, 경비 여부)와 출입 시각을 사진·기록으로 확인합니다.
피해자와의 사전 연락 내용, 동행 경위, 당일 대화와 통화 기록을 확보해 승낙이나 동행 여부를 정리합니다.
추행으로 지목된 신체 접촉의 시점·부위·경위에 대해 기억하는 대로 시간순으로 적어 두되, 수사기관에 제출하기 전에 변호사와 먼저 검토합니다.
피해자 측과의 합의는 양형에서 중요한 사정이지만, 합의를 위한 직접 접촉이 2차 가해나 증거인멸 시도로 오해받는 사례도 있으므로 변호인을 통한 합의 진행이 안전합니다.
마치며
이런 사건은 “술김이었다”, “아는 사이였다”는 생각 때문에 조사에 가볍게 응하다가 초기 진술이 굳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혐의를 받는 입장에서는 침입이 어디까지 인정되는지, 승낙의 범위가 어디까지였는지를 객관적 자료로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피해를 입은 입장에서도 건물 출입 통제 상태, 따라 들어온 경위, 당시 상황에 대한 기록을 초기에 보존해야 사건이 정확한 죄명으로 다뤄집니다.
저는 성범죄 사건에서 혐의를 받는 쪽과 피해를 호소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출입 경위 한두 가지 사실이 일반 강제추행과 주거침입강제추행을 가르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첫 조사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피해자 방 안에는 들어가지 않고 건물 현관 안쪽에서만 추행했는데도 주거침입인가요?
A.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다세대주택 등 공동주택의 공용 계단·복도 등도 주거로 보고, 출입이 통제되는 공동현관에 거주자 모르게 들어간 경우 침입으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Q. 피해자가 먼저 같이 올라오자고 했다면 주거침입강제추행은 아닌가요?
A. 승낙을 받고 통상적인 방법으로 들어갔다면 침입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이 경우 이후 추행은 일반 강제추행으로 판단되지만, 승낙의 범위가 어디까지였는지는 따로 다투어집니다.
Q. 주거침입강제추행이면 벌금형으로 끝날 수 있나요?
A. 어렵습니다. 법정형이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이어서 벌금형이 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침입 여부를 다투는 것이 핵심입니다.
Q. 유죄가 되면 신상정보 등록도 되나요?
A. 특례법 제3조의 죄는 등록대상 성범죄이므로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등록대상자가 되고, 선고형에 따라 15년·20년·30년의 등록기간이 적용됩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사건이 종결되나요?
A. 이 죄는 피해자의 처벌불원만으로 공소가 제기되지 않는 유형이 아니므로, 합의는 주로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됩니다. 다만 합의 방식에 따라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어 변호인을 통해 진행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Q. 경찰 출석 요구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출입 경위에 대한 초기 진술이 침입 인정 여부를 좌우하고, 법정형이 무거운 만큼 구속 수사 가능성도 함께 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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