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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 재범이어도 성도착증이 아니면 약물치료 명령은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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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 재범이어도 성도착증이 아니면 약물치료 명령은 없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성폭력 재범 사건이 보도될 때마다 “약물치료(화학적 거세)는 왜 안 하느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반대로 재범으로 수사를 받는 당사자나 가족은 “약물치료까지 받게 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강간으로 두 번째 처벌인데 당연히 약물치료 명령이 붙겠죠”, 혹은 반대로 “성도착증 진단만 안 받으면 아무 제재도 없겠죠”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두 생각 모두 법의 구조와 어긋납니다. 약물치료명령은 재범 횟수가 아니라 성도착증 환자인지를 기준으로 갈리고, 성도착증이 아니라고 해서 재범에 대한 제재가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은 약물치료명령의 대상을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성도착증 환자로서 재범 위험성이 인정되는 19세 이상의 사람으로 좁게 정해 두고 있습니다. 다만 재범 강간에는 징역형 가중, 전자장치 부착, 신상정보 등록 같은 다른 수단이 별도로 작동합니다.

아래에서는 강간 재범인데 성도착증이 아닌 경우 약물치료명령이 왜 내려지지 않는지, 그 경우 실제로 어떤 제재가 따르는지 법 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약물치료명령은 재범 여부가 아니라 ‘성도착증 환자’인지에 따라 청구됩니다

재범이라는 사실만으로는 약물치료명령의 요건이 채워지지 않습니다.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은 검사가 약물치료명령을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을 “사람에 대하여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성도착증 환자로서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19세 이상의 사람”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요건이 세 겹입니다. 성폭력범죄를 저질렀을 것, 성도착증 환자일 것, 재범 위험성이 인정될 것, 그리고 행위 당시 19세 이상일 것입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몇 번째 범행인가”가 요건에 들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강간으로 두 번, 세 번 처벌을 받았더라도 성도착증이라는 의학적 요건이 인정되지 않으면 이 법의 약물치료명령 대상이 아닙니다. 반대로 초범이라도 성도착증이 인정되고 재범 위험성이 있으면 청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설계된 이유는 약물치료가 형벌이 아니라 비정상적인 성적 충동이나 욕구를 억제하기 위한 의학적 치료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법 제2조 제3호는 약물치료를 성도착증 환자에게 약물 투여와 심리치료 등으로 도착적인 성기능을 일정 기간 약화 또는 정상화하는 치료로 정의하고, 제3조는 과도한 신체적 부작용을 초래하지 않을 것을 요건으로 둡니다. 치료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사람에게만 신체에 개입하는 구조입니다.

약물치료명령의 문턱은 ‘몇 번 범했는가’가 아니라 ‘성도착증 환자인가’입니다.


2. 성도착증 여부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감정으로 판단합니다

성도착증은 범행 횟수가 아니라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성적 이상 습벽’이 의학적으로 확인되어야 인정됩니다.

같은 법 제2조 제1호는 성도착증 환자를 치료감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3호에 해당하는 사람, 그리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감정에 의하여 성적 이상 습벽으로 인하여 자신의 행위를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고 판명된 사람으로 정의합니다. 치료감호법 제2조 제1항 제3호는 소아성기호증, 성적가학증 등 성적 성벽이 있는 정신성적 장애인으로서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성폭력범죄를 지은 사람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검사는 약물치료명령을 청구하기 전에 반드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단이나 감정을 받아야 합니다.

검사는 치료명령 청구대상자에 대하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단이나 감정을 받은 후 치료명령을 청구하여야 한다(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항).

실무에서 많이 오해하는 지점은 “강간을 반복했으니 성도착증일 것”이라는 추정입니다. 강간은 성욕 때문이 아니라 분노, 지배욕, 음주 상태에서의 충동,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우발적 범행 등 다양한 동기로 일어납니다. 감정은 범행 동기와 수법, 성적 환상과 충동의 지속 여부, 통제 가능성, 과거 치료력과 같은 요소를 종합해 이루어지며, 재범 사실은 그중 하나의 자료일 뿐입니다. 감정 결과가 성도착증이 아니라고 나오면 검사는 청구 자체를 하기 어렵습니다.

법원이 감정만으로 성도착증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보면, 같은 법 제9조에 따라 다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다시 진단 또는 감정을 명할 수 있습니다. 청구가 이루어진 뒤에도 성도착증 여부는 재판에서 다시 다투어지는 쟁점입니다.

성도착증은 재범 횟수로 추정되지 않고, 전문의 감정으로 ‘통제할 수 없는 성적 이상 습벽’이 확인되어야 합니다.


3. 성도착증이 아니어도 재범 강간에는 약물치료 대신 다른 제재가 겹겹이 붙습니다

약물치료명령이 없다는 것이 처벌이 가볍다는 뜻은 아닙니다.

가장 먼저 형량입니다. 형법 제297조의 강간죄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징역형을 마친 뒤 또는 집행이 면제된 뒤 3년 안에 다시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저지르면 형법 제35조의 누범이 되어, 그 죄에 정한 형의 장기의 2배까지 가중될 수 있습니다. 재범 강간에서 실형, 그것도 무거운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입니다.

둘째는 전자장치 부착입니다.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은 성폭력범죄 재범 위험성이 인정되는 경우로, 성폭력범죄로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고 집행 종료 또는 면제 후 10년 이내에 다시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때, 이전에 전자장치를 부착받은 전력이 있는 사람이 다시 저지른 때, 성폭력범죄를 2회 이상 범하여 습벽이 인정된 때 등을 들고 있습니다. 이 요건에는 성도착증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즉 성도착증이 아니어도 강간 재범이라면 부착명령 청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는 신상정보 등록입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강간 등으로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가 되어, 법무부에 신상정보를 제출하고 변경 사항을 신고해야 합니다. 이 역시 성도착증 여부와 무관합니다.

결국 성폭력 재범에 대한 제재는 두 갈래로 나뉩니다.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성도착증 환자에게는 약물치료명령이, 그렇지 않은 재범자에게는 징역형 가중과 전자장치 부착, 신상등록이 적용됩니다.

성도착증이 아니라는 사실은 약물치료를 피하게 할 뿐, 재범에 대한 형사책임과 보안처분까지 피하게 해주지 않습니다.


4. 약물치료명령이 선고되면 최대 15년간 보호관찰과 치료를 받게 됩니다

치료명령은 형벌을 줄여주는 제도가 아니라 형에 더해지는 별도의 처분입니다.

성도착증이 인정되어 치료명령이 선고되는 경우를 보면, 같은 법 제8조 제1항에 따라 법원은 15년의 범위에서 치료기간을 정해 판결로 치료명령을 선고하고, 치료명령을 받은 사람은 치료기간 동안 보호관찰을 받습니다. 제8조 제6항은 치료명령의 선고를 피고사건의 양형에 유리하게 참작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어, ‘치료를 받는 대신 형을 깎아준다’는 거래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치료명령은 형과 같은 판결로 선고되므로, 피고사건에 대해 벌금형이 선고되거나 선고유예·집행유예가 선고되면 치료명령 청구는 기각됩니다(제8조 제3항). 징역형과 함께 치료명령을 받은 경우에는 형기 종료 전 12개월부터 9개월 사이에 치료명령이 집행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개선되어 재범 위험성이 없다는 이유로 집행 면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제8조의2). 집행이 시작된 뒤에는 6개월이 지나면 임시해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제17조).

반대로 치료기간 중 상쇄약물을 투약하는 등 치료 효과를 해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제35조 제1항)에 처해지고, 준수사항 위반 등이 있으면 법원이 치료기간을 연장할 수 있으며 연장해도 종전 기간을 합산해 15년을 넘을 수 없습니다(제16조).

한편 아직 치료명령이 선고되지 않은 성폭력 수형자라도, 성도착증 환자로서 재범 위험성이 인정되고 본인이 약물치료에 동의하면 검사가 법원에 치료명령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22조). 이 경우에는 본인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이 재판 단계의 청구와 다릅니다.

치료명령은 형과 동시에 선고되는 별도의 처분으로, 선고되면 최대 15년간 보호관찰과 치료가 이어집니다.


5. 수사에서 재판까지, 치료명령 여부는 이런 순서로 다투어집니다

치료명령 청구는 항소심 변론종결 전까지 가능하므로 재판 전 과정에서 대응해야 합니다.

강간 재범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건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 또는 신고 접수와 조사 → ②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와 수사, 필요하면 보호관찰소의 조사 요청 → ③기소와 함께 또는 재판 중 치료감호·치료명령·부착명령 청구 → ④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과 선고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약물치료명령은 같은 법 제4조 제3항에 따라 항소심 변론종결 시까지 청구할 수 있고, 법원도 심리 결과 치료명령이 필요하다고 보면 검사에게 청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제4조 제4항).

그래서 정신감정 단계에서 어떤 자료가 제출되는지, 성도착증 여부와 재범 위험성에 대해 어떤 의견이 나오는지를 초기부터 챙겨야 합니다. 아래 순서로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이전 성폭력 범죄의 판결문, 형 집행 종료일, 전자장치 부착 이력을 확인해 누범 해당 여부와 전자장치 부착명령 청구 요건(재범 기간 10년 등)을 따져봅니다.

  2. 청구가 예상되거나 이미 이루어졌다면 정신감정 일정과 감정 항목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병원 진료기록, 치료 이력, 음주·약물 사용 여부 등 범행 동기를 설명할 자료를 정리합니다.

  3. 감정 결과가 불리하면 다른 전문의의 재감정을 신청할 수 있는지, 재범 위험성 판단 근거가 무엇인지 따져 의견서로 다툽니다.

치료명령은 징역형과 함께 선고되는 처분이어서, 형량 방어와 따로 떼어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형사 재판 전략과 보안처분 대응을 함께 설계해야 실질적인 불이익을 줄일 수 있습니다.


마치며

성폭력 재범 사건은 “이미 한 번 처벌받았으니 결과는 정해져 있다”는 생각 때문에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약물치료명령, 전자장치 부착, 치료감호, 신상정보 등록은 각각 요건과 절차가 달라 어디에서 다툴 수 있는지가 사건마다 다릅니다.

피해를 입은 분과 그 가족 입장에서는 가해자에게 어떤 보안처분이 청구되는지가 재범 방지와 직결됩니다. 수사 단계에서 재범 사실과 위험성을 보여주는 자료가 충분히 제출되어야 검사의 청구 판단에도 반영됩니다.

반대로 재범으로 수사를 받는 분 입장에서도 막연한 두려움보다 어떤 요건이 문제되는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 먼저입니다. 성도착증 여부, 재범 위험성, 부착명령 요건은 감정과 자료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는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 측과 피의자·피고인 측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자료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형량뿐 아니라 보안처분의 범위까지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불안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강간으로 두 번째 처벌을 받는데, 성도착증 진단이 없으면 약물치료는 절대 안 받나요?

A. 약물치료명령은 성도착증 환자로서 재범 위험성이 인정되어야 청구되므로, 성도착증이 인정되지 않으면 이 법의 치료명령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징역형 가중과 전자장치 부착 등은 별도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Q. 성도착증은 누가, 어떻게 판단하나요?

A.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단이나 감정으로 판단합니다. 검사는 감정을 받은 뒤에야 청구할 수 있고, 법원은 의견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우면 다른 전문의에게 재감정을 명할 수 있습니다.

Q. 약물치료명령을 받으면 형이 줄어드나요?

A. 아닙니다. 치료명령의 선고는 피고사건의 양형에 유리하게 참작해서는 안 된다고 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형에 더해지는 별도 처분입니다.

Q. 약물치료명령은 얼마나 오래 받나요?

A. 법원이 15년의 범위에서 치료기간을 정합니다. 치료기간 동안 보호관찰을 받고, 요건이 되면 집행 면제나 임시해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Q. 성도착증이 아니면 전자장치 부착도 피할 수 있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전자장치 부착명령의 요건에는 성도착증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성폭력범죄 집행 종료 후 10년 이내 재범이거나 2회 이상 범해 습벽이 인정되면 청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집행유예가 나오면 약물치료명령도 같이 나오나요?

A. 아닙니다. 피고사건에서 벌금형, 선고유예 또는 집행유예가 선고되면 치료명령 청구는 기각됩니다. 다만 재범 강간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될 여지는 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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