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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위원회 때 맺은 용역계약 대금을 조합에 청구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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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위원회 때 맺은 용역계약 대금을 조합에 청구할 수 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재건축·재개발 현장에서 조합설립 이후, 추진위원회 시절에 일을 해준 설계사무소·정비업체·홍보업체 등이 밀린 용역대금을 조합에 청구했다가 지급을 거절당하는 분쟁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용역업체 쪽에서는 “계약서에 도장 찍은 건 추진위원회지 조합이 아니니, 조합이 바뀌면 받을 길이 막막하다”고 걱정하고, 조합 쪽에서는 “우리는 그 계약을 맺은 적도 없고 총회 의결도 없었으니 줄 이유가 없다”, “추진위원장이 마음대로 한 일”이라며 선을 긋습니다. 그러다 사업이 지연되는 사이 시간이 흘러 “이제 와서 청구하면 시효가 지났다”는 말까지 듣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법원은 추진위원회가 수행한 업무와 관련된 권리·의무는 조합이 포괄승계한다는 법 규정을 기준으로 용역대금 청구 여부를 판단하면서도, 계약의 해제 여부, 기성고 비율, 그리고 3년의 단기소멸시효를 따져 청구를 인정하거나 기각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추진위원회 때 맺은 용역계약의 대금을 조합에 청구할 수 있는 근거가 무엇인지, 조합이 무엇을 다툴 수 있는지, 그리고 청구 전에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법조문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추진위원회가 맺은 계약상 권리와 의무는 조합이 포괄승계합니다

계약 상대방이 추진위원회였더라도, 조합이 설립되면 대금 지급의무자는 조합이 됩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4조 제3항은 추진위원회가 수행한 업무를 총회에 보고하여야 하며, 그 업무와 관련된 권리·의무는 조합이 포괄승계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추진위원회와 조합은 이름만 다른 별개의 단체가 아니라, 정비사업을 준비하는 단계와 시행하는 단계로 이어지는 연속된 주체로 취급되고, 추진위원회 때 생긴 채무도 조합설립인가 이후에는 조합이 부담하게 됩니다.

추진위원회가 할 수 있는 업무는 같은 법 제32조 제1항이 정하고 있습니다.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선정 및 변경, 설계자의 선정 및 변경, 개략적인 정비사업 시행계획서의 작성, 조합설립인가를 받기 위한 준비업무가 대표적이고, 시행령 제26조는 운영규정 작성, 동의서 접수, 창립총회 개최, 조합 정관 초안 작성 등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 범위에 속하는 용역, 예컨대 정비계획 수립 용역, 설계 용역, 조합설립 동의서 징구 용역 등은 승계 대상이 된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실제로 추진위원회 시절 정비계획수립·구역지정 용역과 설계용역계약을 체결한 건축사사무소가 조합을 상대로 용역대금을 청구한 사건에서, 법원은 조합이 추진위원회의 지위를 포괄적으로 승계했다는 전제 아래 조합 설립 전후를 구분하지 않고 하나의 당사자로 보아 판단했습니다(대구고등법원 2022. 5. 25. 선고 2019나23399 판결). 또 다른 하급심 판결(부산지방법원 2021가단324519, 2022. 5. 26. 선고)은 조합이 추진위원회의 용역계약상 권리의무를 승계한 것을 실질적으로 병존적 채무인수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추진위원회 때 맺은 용역계약이라는 이유만으로 대금 청구가 막히지는 않으며, 조합설립인가 이후에는 조합이 그 채무를 부담합니다.


2. 승계되더라도 조합은 계약의 효력과 대금 액수를 다툴 수 있습니다

포괄승계는 ‘채무의 이전’일 뿐, 계약 자체에 문제가 있다면 조합도 그대로 방어할 수 있습니다.

포괄승계는 계약의 내용과 항변까지 함께 넘어온다는 뜻입니다. 추진위원회가 가지고 있던 항변, 예를 들어 용역이 약정대로 수행되지 않았다는 주장, 용역대금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주장, 상계 주장 등을 조합이 그대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분쟁이 잦은 지점은 계약이 정식으로 체결되었는지입니다. 앞서 본 대구고등법원 사건에서 건축사사무소는 정식 계약 이전에 추진위원회와 구두로 문화재현상변경 업무에 대한 용역을 약정하고 그 대금을 별도로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업체가 정식 용역계약 체결을 기대하며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고, 계약서에도 그 업무의 대금을 별도로 정산한다는 내용이 없으며, 추진위원회 상태에서 내부 의결 없이 용역대금도 정하지 않은 채 토지등소유자의 비용 부담을 수반하는 계약을 구두로 체결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별도 대금 약정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법 제32조 제4항은 추진위원회가 수행하는 업무가 토지등소유자의 비용부담을 수반하거나 권리·의무에 변동을 발생시키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이라면, 업무를 수행하기 전에 일정 비율 이상의 토지등소유자의 동의를 받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필요한 동의 없이 맺은 계약이라면 조합이 이 점을 들어 계약의 효력과 승계 범위를 다툴 수 있으므로, 용역업체로서는 계약 당시 추진위원회 승인, 동의서, 총회 보고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한편 추진위원회 위원장이 “충분히 보상해줘야 한다”고 말했더라도 그것은 개인 의견에 불과하다고 본 점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구두 약속이나 개인 발언만으로는 조합에 대금을 청구하기 어렵고, 서면 계약, 회의록, 총회 보고 자료가 결정적입니다.

승계 여부와 별개로, 계약의 성립·동의·업무범위가 불분명하면 조합은 대금 지급을 다툴 수 있습니다.


3. 계약이 중도에 해제되어도 이미 수행한 만큼의 대금은 청구할 수 있습니다

용역을 끝까지 마치지 못했더라도, 해제 시점까지의 기성고 비율만큼은 받을 수 있습니다.

추진위원회와 용역업체 사이의 분쟁은 사업이 지연되면서 추진위원회가 업체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많이 생깁니다. 이때 조합은 “업체가 일을 제대로 못 했으니 해제하고 대금도 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업체는 “일부러 계약을 파기당했으니 한 만큼 달라”고 맞섭니다.

법원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려면 그 채무가 계약의 목적 달성에 필요불가결한 주된 채무여야 하고, 부수적 채무를 불이행한 데 그친 경우에는 해제할 수 없다는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앞서 본 사건에서는 정비구역지정 심의가 여러 차례 유보되었고 합의각서상 보완서류 제출도 일부 지체되었지만, 정비구역지정에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았고 업체가 심의 결과에 따라 보완계획안을 계속 제출해 왔다는 이유로 조합 측의 해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도급인은 일이 완성되기 전에는 민법 제673조에 따라 언제든 계약을 해제할 수 있어, 해제 자체는 임의해제로 유효하다고 보았고, 그 대신 조합의 귀책으로 해제된 것으로 보아 해제 시점까지 수행한 용역의 대가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다면 대금은 어떻게 계산할까요. 법원은 다음과 같은 기준을 적용했습니다.

수급인이 설계를 완성하지 못한 채 설계용역계약이 해제되어 기성고에 따른 용역대금을 정산하여야 할 경우, 그 용역비는 당사자들이 약정한 총 용역대금을 기준으로 하여 그 금액 중 수급인이 설계를 중단할 당시의 기성고 비율로 계산한 금액이지만, 기성 부분의 보수에 관하여 별도로 약정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그와 다르게 산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6. 7. 29. 선고 2015다20056 판결).

이 사건에서 법원은 계약서에 정비구역지정신청 시까지 총 대금의 70%를 지급하도록 정해져 있고 업체가 이미 정비구역지정 신청을 마쳤다는 점을 들어, 총 1억 5천만원 중 기성고를 70%인 1억 500만원으로 인정했습니다. 감정에서는 완성도가 100%로 산정되었지만, 계약이 해제된 뒤 조합이 다른 업체를 통해 자료를 보완해 구역지정을 받았다는 사정을 들어 이를 그대로 따르지 않았습니다. 설계용역 쪽은 향후 선정되는 설계업자 제안금액의 16%로 대금을 정하고 있었는데, 업체가 제출한 결과물이 지적사항 두 가지만 보완하면 되는 정도로 대부분 완성되어 있었다는 이유로 용역대금 전부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중도 해제되었더라도 계약서의 기성고 정산 조항과 실제 수행 정도에 따라 상당한 금액의 용역대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4. 청구를 미루면 3년의 단기소멸시효에 걸려 대금을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용역대금을 받을 권리가 있어도, 해제·중단 때부터 3년 안에 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사라질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뼈아픈 것은 “대금을 받을 권리는 분명히 있는데, 시기를 놓친” 경우입니다. 앞서 본 대구고등법원 사건에서도 업체의 청구는 결국 실체 판단과 무관하게 소멸시효 때문에 기각되었습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 각 용역계약에 따른 용역대금채권은 위 민법 제163조 제3호에 정해진 ‘도급받은 자, 기사 기타 공사의 설계 또는 감독에 종사하는 자의 공사에 관한 채권’에 해당하므로,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된다(대구고등법원 2022. 5. 25. 선고 2019나23399 판결).

이 사건에서 계약은 2013. 5. 30. 해제되었고, 업체가 소를 제기한 것은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16. 12. 13.이었습니다. 업체는 대금 지급 시기가 “시공사 선정 후 1개월 이내”로 정해져 있으므로 시효는 그때부터 시작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그 조항은 계약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계약이 해제된 이상 해제 시점부터 시효가 진행한다고 보았습니다. 또 해제 후 대금 협의가 안 되었다는 사정도 권리행사의 법률상 장애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내용증명을 보냈다는 재항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내용증명은 민법상 ‘최고’에 불과하여, 최고 후 6개월 안에 재판상 청구 등을 하지 않으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는 것입니다(민법 제174조). 이 사건에서는 2016. 1. 21. 내용증명을 보냈으나 6개월이 지난 뒤에야 소를 제기해 시효를 막지 못했습니다.

모든 용역에 3년 시효가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위 판결은 계약이 도급의 성격을 가지고 공사의 설계 등에 관한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삼았기 때문에, 홍보·행정 지원처럼 성격이 다른 용역은 적용되는 시효 기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 때’부터 흐르므로, 계약이 끝났거나 중단된 날을 기준으로 가능한 한 빨리 소송이나 지급명령 등으로 시효를 끊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내용증명만으로는 시효가 멈추지 않으므로, 해제·중단 시점부터 3년이 지나기 전에 소제기 등으로 시효를 중단시켜야 합니다.


5. 청구 전 증거 정리부터 소송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계약서·승인 자료·수행 결과물을 먼저 확보해야 청구 금액과 승소 가능성이 결정됩니다.

용역대금 분쟁은 통상 ①조합에 대한 지급 요구 및 내용증명 발송 → ②합의가 안 되면 법원에 지급명령 신청 또는 소 제기(조합 소재지가 수원 지역이라면 수원지방법원 관할) → ③변론·감정(기성고 산정)을 거쳐 조정 또는 판결 → ④확정 판결로 조합 계좌·부동산 등에 대한 강제집행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소멸시효 임박 여부는 ①단계에서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조합에 청구를 준비하신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1. 용역계약서 원본과 부속 합의서, 계약 당시 추진위원회 승인·토지등소유자 동의·총회 보고 자료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2. 계약서의 대금 산정 방식(총액·기성고 비율·지급시기)과 해제·중단 조항을 확인하고, 계약이 언제 끝났거나 중단됐는지 날짜를 확정합니다.

  3. 실제로 수행한 업무의 결과물(제출 도서, 관청 접수 기록, 보고서)과 조합이 이를 이후 사업에 활용했는지 자료를 정리하고, 이미 지급받은 금액을 대조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정비사업 분쟁에 경험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청구 가능한 기성고 금액과 시효 완성 여부를 함께 점검하여 실질적인 회수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추진위원회 시절의 용역계약은 “그때 사람들이 한 일”이라는 인식 때문에 청구도, 대응도 미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 소멸시효는 조용히 흘러갑니다.

용역대금을 받지 못한 업체 입장에서는 계약서와 결과물, 승인 자료를 정리하고 시효 기산점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안심하지 말고, 최고 후 6개월 안에 재판상 청구까지 이어져야 합니다.

반대로 대금 청구를 받은 조합 입장에서도 “우리가 맺은 계약이 아니다”라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포괄승계 규정이 있는 이상, 계약의 성립과 동의 절차, 기성고 비율, 시효 완성 여부처럼 법적으로 다툴 수 있는 지점을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저는 정비사업과 관련한 금전 분쟁에서 대금을 청구하는 쪽과 청구를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계약서 한 줄과 날짜 하나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조합설립 전에 추진위원회와 계약했는데, 조합에 대금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도시정비법 제34조 제3항에 따라 추진위원회가 수행한 업무와 관련된 권리·의무는 조합이 포괄승계합니다. 다만 계약이 추진위원회의 업무범위 안에서 적법하게 성립했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Q. 계약서 없이 구두로만 약속했는데도 받을 수 있나요?

A. 어렵습니다. 구두 약정은 대금 액수와 지급 조건을 입증하기 힘들고, 법원은 내부 의결 없이 대금도 정하지 않은 채 구두로 계약했다는 주장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회의록·문자·결과물 등 보강 증거가 핵심입니다.

Q. 용역을 끝내지 못하고 계약이 해제됐는데 대금은 못 받나요?

A. 아닙니다. 업체에 귀책이 없는데 해제되었다면 해제 시점까지 수행한 기성고 비율만큼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 기성 정산 방식이 있으면 그 기준이 우선합니다.

Q. 용역대금 채권의 소멸시효는 몇 년인가요?

A. 설계·감독 등 도급 성격의 용역은 민법 제163조 제3호에 따라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된다고 본 판결이 있습니다. 용역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계약의 종류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Q. 내용증명을 보내 두면 시효가 멈추나요?

A. 멈추지 않습니다. 내용증명은 최고에 불과해서 6개월 안에 소 제기 등 재판상 청구를 하지 않으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습니다.

Q. 조합이 이미 다른 업체로 교체했는데도 청구할 수 있나요?

A. 가능성이 있습니다. 법원은 조합이 후속 업체와 계약해 구역지정을 받았더라도, 기존 업체가 이미 수행한 업무가 기성고로 인정되는 범위에서는 대금 지급의무를 인정했습니다.

Q.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청구 전, 가급적 시효가 임박하기 전이 가장 좋습니다. 시효 기산점 확정과 기성고 산정 방식이 청구 금액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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