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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가담자가 윗선을 제보하면 형이 면제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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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가담자가 윗선을 제보하면 형이 면제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계좌 대여, 현금 수거·전달, 인출 아르바이트 같은 보이스피싱 단순 가담 혐의로 조사를 받다가, 조직의 윗선에 대해 아는 것을 털어놓으면 처벌이 가벼워지지 않을지 문의하시는 분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상담에서 자주 듣는 말은 “나는 시키는 대로 돈만 전달했을 뿐인데, 윗선을 알려주면 봐주지 않겠나”, “경찰에 협조하면 형이 면제된다고 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진술을 마치고 나서도 기소되고, 선고 결과가 기대와 달라 당혹스러워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감면이 법에 규정되어 있다는 사실과 그것이 자동으로 적용된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특별법에는 수사에 협조한 가담자의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는 규정이 실제로 존재하지만, 이는 법원이 재량으로 적용하는 임의적 규정이고 요건도 분명합니다. 협조의 시점과 내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윗선 제보가 어떤 근거로, 어느 범위까지 형 감면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제보를 결심했다면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윗선을 제보한다고 형이 자동으로 면제되지는 않습니다

제보는 감면의 ‘가능성’을 열어줄 뿐, 면제를 보장하는 제도가 아닙니다.

보이스피싱 가담자의 처벌 근거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자산 환급에 관한 특별법 제15조의2입니다. 전기통신금융사기를 행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범죄수익의 3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고, 미수범도 처벌하며, 상습범은 그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현금 수거책이나 전달책은 “나는 사기를 친 적이 없고 심부름만 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형법 제30조는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조직 내 역할이 말단이라 하더라도 범행 전체 구조를 인식하고 자신의 몫을 분담했다면 공동정범으로 평가될 수 있고, 이 경우 법정형의 하한이 징역 1년이라는 점이 출발선이 됩니다.

따라서 “윗선을 말하면 면제”라는 단순한 공식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감면 규정이 있다는 것과, 내 사건에서 실제로 감면이 인정된다는 것은 별개입니다.

제보는 형 감면의 문을 열어줄 뿐, 처벌을 없애주는 열쇠가 아닙니다.


2. 전기통신금융사기 특별법 제17조의2가 가담자의 형 감면 근거입니다

다른 사람의 범죄를 규명하는 진술·자료제출·제보에 한해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습니다.

가담자 감면의 직접 근거는 같은 법 제17조의2(형벌의 감면)입니다. 조문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수사ㆍ재판 절차에서 해당 사건에 관한 다른 사람의 범죄를 규명하는 진술 또는 증언이나, 그 밖의 자료제출행위 또는 범인검거ㆍ범죄수익에 대한 제보와 관련하여 자신의 범죄로 처벌되는 경우에는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자산 환급에 관한 특별법 제17조의2).

대상자는 두 부류입니다. 첫째는 제15조의2의 전기통신금융사기를 행한 자이고, 둘째는 전기통신금융사기범죄에 관계된 범죄수익은닉규제법상의 죄(범죄수익 은닉·가장, 수수 등)를 범한 자입니다. 대포통장 명의로 받은 돈을 옮기거나 전달해 자금세탁 혐의를 받는 가담자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조문의 표현은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입니다. 감면 여부와 정도는 법원의 재량이며, 제보 내용이 사건 규명에 얼마나 기여했는지가 판단의 중심이 됩니다. 이름 몇 개를 대는 정도가 아니라, 지시 경로·자금 흐름·조직원 신원처럼 수사로 확인되고 범인 검거나 범죄수익 환수로 이어질 수 있는 구체적 정보가 의미를 가집니다.

감면은 법원의 재량이며, 사건 규명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구체적 제보일수록 인정 가능성이 커집니다.


3. 형법상 자수와 양형 참작은 별도의 감경 경로입니다

자수는 수사기관이 알기 전에 스스로 신고했을 때, 정상참작은 법원이 폭넓게 고려합니다.

제17조의2와 별개로 형법 제52조 제1항은 죄를 지은 후 수사기관에 자수한 경우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죄를 지은 후 수사기관에 자수한 경우에는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형법 제52조 제1항).

자수는 범인이 스스로 수사책임이 있는 기관에 자기의 범행을 자발적으로 신고하고 처분을 구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미 수사기관이 피의자로 특정해 소환한 뒤 조사에서 범행을 인정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자수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반면 수사기관이 알지 못하는 단계에서 먼저 경찰서를 찾아가 범행을 밝혔다면 자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미 조사를 받고 있다면 자수보다는 제17조의2의 협조 감면과 양형 참작이 주된 길이 됩니다.

그 밖에 형법 제51조는 형을 정할 때 범행의 동기·수단·결과와 범행 후의 정황을 참작하도록 하고, 제53조는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으면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수사 협조, 피해 회복 노력, 공탁이나 합의, 범행에서의 역할과 가담 기간은 모두 이 범행 후 정황에 해당합니다. 즉 윗선 제보는 제17조의2 감면 사유이면서 동시에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함께 검토됩니다.

자수, 협조 감면, 정상참작은 각각 별개의 감경 경로이며 사건 단계에 따라 쓸 수 있는 길이 달라집니다.


4. 감경되더라도 형량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는 따로 계산해야 합니다

유기징역 법정형은 감경 시 형기의 2분의 1로 줄고, 집행유예는 3년 이하 선고에서만 가능합니다.

제15조의2의 법정형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형법 제55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유기징역을 법률상 감경하면 그 형기의 2분의 1로 하므로, 하한은 6개월이 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법률상 감경 사유가 여러 개 있으면 거듭 감경할 수 있다고 하므로, 제17조의2 감경과 자수 감경이 함께 인정되면 더 낮은 형이 가능합니다.

집행유예는 형법 제62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할 때 정상에 참작할 사유가 있는 경우에 가능합니다. 이득이 크지 않은 말단 가담자라면 감경을 거쳐 이 범위로 내려온 뒤 집행유예가 검토되는 구조입니다. 다만 집행유예 결격 사유(금고 이상 형의 선고 확정 후 일정 기간 내 범행 등)가 있으면 그렇지 않습니다.

반대로 감면은 어디까지나 임의적이므로, 피해액이 크거나 가담 기간이 길고 상습적이면 제보를 했더라도 실형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제보한 사정이 있다고 해서 양형이 일정 폭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5. 제보를 결심했다면 수사 단계부터 절차와 진술 범위를 정리해야 합니다

진술 내용이 사실로 뒷받침돼야 하고, 허위나 과장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가담자의 협조는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피의자 조사에서의 진술 및 자료 제출 → ②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후 보강 조사 → ③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에서의 진술·증언 → ④선고 순서로 이어집니다. 협조는 수사 단계에서 시작해 재판 단계까지 이어져야 의미가 있고, 중간에 진술을 번복하면 신빙성이 떨어집니다.

협조를 준비한다면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휴대폰의 메신저 대화(텔레그램 등), 통화 내역, 지시받은 장소·시간·금액 기록을 삭제하지 말고 그대로 보존합니다.

  2. 계좌 입출금 내역과 수당 수령 내역을 정리해 자금이 누구에게서 와서 누구에게 갔는지 흐름을 시간순으로 확인합니다.

  3. 아는 사실과 추측을 구분해, 직접 보고 들은 내용만 진술할 수 있도록 변호인과 진술 범위를 정합니다.

모르는 내용을 아는 것처럼 진술하거나 특정인을 지목하기 위해 사실을 부풀리면 신빙성을 잃을 뿐 아니라 양형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진술 전 단계에서 증거와 일치하는 범위를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치며

보이스피싱 사건에 연루된 분들은 “내가 뭘 알겠느냐”, “말했다가 보복당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때문에 첫 조사에서 침묵하거나 진술을 흐리다가 협조의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담자 입장에서는 제보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내가 아는 정보가 수사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와 진술이 내 공동정범 책임을 더 무겁게 만들지 않는지를 함께 따져봐야 합니다. 협조하겠다는 마음만으로 결과가 달라지지 않고, 어떻게 진술하느냐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피해를 입은 입장에서도 가담자의 진술은 윗선 검거와 범죄수익 환수의 단서가 되는 만큼, 피해 회복 관점에서 이 제도가 의미를 갖는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보이스피싱 사건에서 가담자로 조사받는 분과 피해를 입은 분의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실관계라도 진술의 시점과 방식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제보할지 말지 고민되는 지금이 방향을 정할 수 있는 마지막 시점일 수 있습니다. 첫 진술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윗선 정보를 알려주면 반드시 형이 면제되나요?

A. 아닙니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특별법 제17조의2는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는 임의적 규정입니다. 협조 내용과 사건의 중대성에 따라 감경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Q. 저는 현금만 전달했는데도 처벌 대상인가요?

A. 그렇습니다. 범행 구조를 인식하고 역할을 분담했다면 공동정범으로 평가될 수 있고, 이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법정형입니다. 다만 역할과 인식 정도는 양형에서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Q. 이미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데 지금 협조해도 되나요?

A. 가능합니다. 제17조의2는 수사·재판 절차에서의 진술, 자료제출, 제보를 모두 포함하므로 조사 중이거나 재판 중이어도 협조 감면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미 피의자로 특정된 뒤에는 자수는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Q. 윗선이 누구인지 정확히 모르는데 어떻게 하나요?

A. 아는 만큼만 사실대로 진술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대화 기록, 계좌 흐름, 접선 장소처럼 수사기관이 확인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는 것도 협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모르는 내용을 지어내면 오히려 불리합니다.

Q. 협조하면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나요?

A. 선고형이 3년 이하의 징역이어야 하고, 정상에 참작할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법률상 감경을 거치면 선고 가능한 형의 범위가 낮아져 집행유예 가능성이 커질 수 있으나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Q. 변호사는 언제 선임하는 것이 좋은가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첫 진술이 이후 협조의 신빙성과 공동정범 책임 판단의 출발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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