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 유류를 몰래 빼돌려 팔면 군용물 횡령이 되나요 | 병역/군형법 | 로톡
부대 유류를 몰래 빼돌려 팔면 군용물 횡령이 되나요
법률가이드
병역/군형법횡령/배임

부대 유류를 몰래 빼돌려 팔면 군용물 횡령이 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군 부대 안에서 차량·발전기·난방용으로 쓰이는 유류의 출납을 둘러싼 비위가 적발되었다는 소식이 이어지면서, 유류 관리를 맡았던 간부나 병사, 그리고 거래에 얽힌 민간인이 군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게 되었다는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어차피 훈련 중에 다 쓰는 기름인데 조금 빼서 판다고 티가 나겠나”, “장부만 맞춰 두면 문제없다”, “나중에 채워 넣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불출대장과 실제 재고가 맞지 않는 것이 감사나 점검에서 드러나고, 유류를 사간 상대방이 먼저 조사를 받으면서 거래 내역이 그대로 확인되는 순간, 단순한 부대 내 징계 문제가 아니라 형사사건으로 번지게 됩니다.

군형법은 군용에 공하는 물건에 대한 재산범죄를 일반 형법보다 훨씬 무겁게 처벌하고 있으며, 군용물을 횡령한 경우 법정형의 하한이 징역 1년 이상으로 올라간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대법원도 사후에 채워 넣거나 변상하려는 의사가 있었다는 사정이 불법영득의사를 부정하는 근거가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부대 유류를 몰래 빼돌려 판 행위가 어떤 경우에 군용물 횡령이 되는지, 횡령과 절도는 무엇으로 갈리는지, 그리고 조사를 받게 되었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부대 유류는 군의 재산이므로 개인이 임의로 처분할 수 없습니다

휘발유·경유·등유처럼 군 업무에 쓰이는 유류는 ‘군용에 공하는 물건’에 해당합니다.

군형법 제74조와 제75조는 총포, 탄약, 폭발물, 차량, 장구, 기재, 식량, 피복 “그 밖에 군용에 공하는 물건”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열거된 물건은 예시이고, 군의 작전·훈련·행정에 쓰이도록 마련된 물자라면 포괄하는 문언입니다. 차량과 발전기를 움직이고 난방을 하는 데 쓰는 유류는 이 범위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이 유류의 소유자는 병사나 간부 개인이 아니라 국가, 즉 군입니다. 유류를 불출하고 보관하고 사용량을 기록하는 권한은 직무상 맡겨진 것일 뿐, 그 기름을 팔아 돈으로 바꿀 권한까지 포함하지 않습니다. 탱크나 저장고에서 빼낸 유류를 외부 업자에게 넘기고 대가를 받았다면, 그것은 군의 재산을 자기 것처럼 처분한 행위로 평가됩니다.

실무에서 자주 나타나는 유형은 정해져 있습니다. 차량 주유 때 실제 주유량보다 많은 수량을 기록하고 남은 유류를 따로 빼내는 방식, 저장 탱크에서 드럼통으로 옮겨 반출하는 방식, 군용 주유카드로 넣은 유류를 외부에서 되파는 방식 등입니다. 방식은 달라도 결국 군의 유류를 군 밖으로 빼내 돈으로 바꿨다는 점에서 같은 틀로 판단합니다.

부대 유류는 어느 단계에서도 개인의 것이 아니라 군의 재산이며, 이를 외부에 팔았다면 재산범죄 문제가 됩니다.


2. 보관 중인 군용물을 팔았다면 군용물 횡령이고 형이 가중됩니다

횡령은 팔았다는 처분 행위로 이미 성립하고, 나중에 채워 넣어도 범죄는 지워지지 않습니다.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그 재물을 불법영득의사를 갖고 처분할 때 성립합니다. 형법 제355조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 업무상 보관자에 대한 제356조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유류를 불출하고 관리하는 일이 직무였다면 업무상횡령이 문제됩니다.

여기에 군형법 제75조 제1항이 더해집니다. 군용에 공하는 물건에 대해 형법 제38장부터 제41장까지의 죄, 즉 절도·강도, 사기·공갈, 횡령·배임, 장물의 죄를 범한 경우를 가중하는 규정입니다. 총포·탄약·폭발물이 아닌 유류는 “그 밖의 경우”에 해당하여 사형, 무기 또는 1년 이상의 징역이 법정형이고,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형법의 형과 비교해 무거운 형으로 처벌하며, 제3항에 따라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함께 부과될 수도 있습니다.

가장 흔한 항변이 “나중에 채워 넣을 생각이었다”는 것인데, 대법원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업무상횡령죄에서의 불법영득의 의사는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반하여 보관하고 있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과 같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말하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 보전하는 의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 지장이 없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도3399 판결).

유류를 판매하고 대금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가장 강한 영득의 증거입니다. 대금을 개인 계좌로 받았는지, 현금으로 받았는지, 그 돈을 어디에 썼는지가 모두 수사 대상이고, 나중에 유류 구입비를 메워 넣었다는 사정은 성립 단계가 아니라 양형 단계에서 따져볼 사정에 그칩니다.

보관 중인 군용 유류를 팔았다면 인출 시점에 이미 군용물 횡령이 성립하고, 사후 변상은 처벌을 면하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3. 횡령인지 절도인지는 유류를 보관하는 지위가 있었는지로 갈립니다

보관자라면 횡령, 보관자가 아니라면 절도이지만 어느 쪽이든 군형법 제75조로 가중됩니다.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만 범할 수 있는 신분범입니다. 유류 불출 담당 간부, 보급 업무를 맡은 부사관, 주유카드와 연료를 위탁받아 관리하던 운전병처럼 직무상 유류를 점유하고 관리하는 지위에 있었다면 횡령으로 의율됩니다. 반면 그런 지위 없이 남의 관리 아래 있는 유류를 몰래 가져갔다면 형법 제329조의 절도에 해당합니다.

이 구별이 실무에서 중요한 이유는 방어의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보관자 지위가 인정되는지, 유류에 대한 사실상 지배가 누구에게 있었는지, 직무 분장과 불출 절차가 어떻게 정해져 있었는지를 따져 죄명 자체를 다투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군형법 제75조는 두 죄를 모두 가중 대상으로 삼고 있어, 죄명이 바뀌더라도 법정형의 하한이 징역 1년 이상이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유류를 사들인 상대방의 책임도 별도로 문제됩니다. 군용물인 줄 알면서 샀다면 장물취득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한편 군형법은 원칙적으로 군인과 군무원에게 적용되고, 민간인에게 준용되는 죄는 제1조 제4항에 한정되어 있는데 총포·탄약·폭발물에 관한 제75조 제1항 제1호만 포함되어 있습니다. 즉 유류를 매입한 민간인에게는 군형법이 아니라 일반 형법이 적용됩니다.

그렇다고 민간인이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군인과 함께 유류를 반출해 팔았다면 공범으로 조사를 받을 수 있고, 형법상 장물취득의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매입 단가가 시세보다 현저히 낮았는지, 거래 장소와 시간이 정상적인 납품과 달랐는지가 군용물임을 알았는지를 가리는 사정이 됩니다.

횡령이든 절도든 군용물이면 제75조로 가중되고, 민간 매수인은 일반 형법의 장물죄로 따로 책임을 집니다.


4. 반복해서 빼돌린 경우 하나의 범죄로 묶여 무겁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한 번에 소량씩 여러 번 팔았더라도 합산된 전체 규모가 양형의 기준이 됩니다.

유류 비위는 한 번에 크게 빼돌리는 경우보다, 수개월 동안 주유 때마다 조금씩 빼내 모으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별 금액이 작다는 이유로 가볍게 생각하기 쉽지만, 같은 취지의 행위가 이어졌다면 하나의 범죄로 묶어 평가합니다. 군용물 업무상횡령 사건에서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했습니다.

수개의 업무상 횡령행위라 하더라도 피해법익이 단일하고, 또 범죄의 태양이 동일하며 단일 범의의 발현에 기인하는 일련의 행위라고 인정될 때에는 포괄하여 1개의 범죄라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1993. 10. 12. 선고 93도1512 판결).

그래서 불출 기록과 실제 재고를 대조해 산출한 부족분 전체와, 외부에 판매해 받은 대금 전체가 하나의 사건 규모로 정리됩니다. 건당 몇십 리터라도 기간이 길고 횟수가 많으면 총량이 크게 계산되므로, 수사 단계에서 “몇 번 정도 했다”는 막연한 진술은 전체 범행을 인정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형량은 법정형이 징역 1년 이상으로 정해져 있어 가볍게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법정형 하한이 1년이어도 선고형이 3년 이하의 징역이라면 집행유예를 붙일 수 있고, 사정에 따라 작량감경도 가능합니다. 이때 유류 대금 전액 변제, 피해 회복, 초범 여부, 가담 정도와 같은 사정이 양형에서 실질적으로 작용합니다. 또한 형사처벌과 별개로 군인사법상 징계와 전역 문제가 따라올 수 있어 형사 결과와 신분 문제를 함께 보아야 합니다.

반복 범행은 전체가 하나로 묶여 평가되므로, 초기 진술에서 횟수와 총량을 정확하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조사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첫 조사 전에 불출 기록과 거래 자료를 정리해 두는 것이 사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군인 신분의 피의자는 통상 ①부대 감사 또는 군사경찰의 인지·출석 요구 → ②군사경찰 조사 및 군검사의 지휘 → ③군검사의 송치·기소 여부 처분 → ④기소 시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재판은 2022년 7월 개정 군사법원법 시행 이후 항소심을 서울고등법원이 맡는 구조로 바뀌었고, 사건에 따라 관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어느 법원에서 진행되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거래 상대방인 민간인은 거주지나 거래 장소가 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경찰서·수원중부경찰서 조사와 수원지방검찰청 처분, 수원지방법원 재판으로 이어지는 일반 형사절차를 밟게 됩니다.

군 수사기관에서 연락을 받았다면 아래 순서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본인이 유류에 대해 어떤 직무 권한을 가졌는지, 불출·보관·사용량 기록 가운데 어디까지 맡았는지를 업무분장표와 지시 문서로 확인합니다.

  2. 유류 판매 대금이 입금된 계좌 내역, 거래 상대방과의 통화·메시지 기록을 확보해 거래 횟수와 총량을 먼저 정리합니다.

  3. 변상이나 합의가 가능한 부분이 있는지, 가담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정리한 뒤 첫 진술에 앞서 변호인과 진술 방향을 정합니다.

조사 단계에서 한 번 이루어진 진술은 이후 번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형사 대응은 첫 진술 이전에 사실관계와 죄명 가능성을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마치며

부대 유류 문제는 “다들 하는 일이다”, “양이 많지 않다”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군용물에 대한 재산범죄는 법정형의 하한부터 다르고, 한 번 진술한 내용은 사건 전체의 틀을 정합니다.

유류를 빼돌렸다고 의심받는 군인 입장에서는 보관자 지위가 실제로 있었는지, 반출한 양이 기록상의 부족분과 정말 일치하는지, 다른 사람의 관여는 없었는지를 하나씩 따져 보는 것이 우선입니다. 막연한 인정이나 막연한 부인 모두 위험합니다.

반대로 유류를 사들인 민간 거래 상대방 입장에서도 “정식 업체인 줄 알았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매입 경위와 가격, 거래 방식에 비추어 군용물임을 알았는지가 쟁점이 되므로 자료를 갖추고 대응해야 합니다.

저는 재산범죄에서 자금을 관리한 쪽과 문제를 제기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진술과 증거 정리에 따라 죄명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몰래 빼낸 기름을 아직 팔지 않았고 다시 채워 넣었습니다. 그래도 처벌되나요?

A. 사안에 따라 다릅니다. 팔기 전이라도 보관 중인 유류를 자기 것처럼 반출했다면 횡령이 문제될 수 있고, 대법원은 사후 반환·변상 의사가 있어도 불법영득의사 인정에 지장이 없다고 봅니다. 다만 반출 경위와 목적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저는 유류 담당이 아니라 운전병이었는데도 횡령이 되나요?

A. 유류나 주유카드를 직무상 위탁받아 관리했다면 보관자로서 횡령이 될 수 있고, 그런 지위가 없었다면 절도로 의율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군형법 제75조로 가중되므로 보관 지위는 죄명을 다투는 쟁점입니다.

Q. 형량은 어느 정도인가요?

A. 군용물에 대한 횡령은 군형법 제75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사형, 무기 또는 1년 이상의 징역이 법정형이고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병과될 수 있습니다. 실제 선고는 규모, 횟수, 변상 여부, 가담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Q. 기름을 사간 민간인도 군형법으로 처벌받나요?

A. 민간인에게 준용되는 군형법 조항은 제1조 제4항에 한정되며, 제75조는 총포·탄약·폭발물에 관한 제1호만 포함됩니다. 유류 매수인은 일반 형법의 장물취득 등으로 책임을 지는 구조입니다.

Q. 여러 번 나눠 판 경우 한 번씩 따로 처벌되나요?

A. 단일한 범의에서 비롯된 일련의 행위라면 포괄하여 하나의 범죄로 봅니다. 그래서 건별 소량이어도 합산된 총량과 대금이 사건의 규모로 평가됩니다.

Q. 군에서 조사 연락을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진술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에서 보관 지위, 횟수, 총량이 정리되면 이후 죄명과 양형 방향이 사실상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고준용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10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