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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용역계약을 맺으면 처벌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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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용역계약을 맺으면 처벌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재개발·재건축 조합에서 조합장이 설계, 법률자문, 홍보, 정비사업 관리 같은 각종 용역계약을 직접 체결했다가 조합원들의 고발을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조합 관계자분들 중 상당수는 “급한 용역이라 일단 계약부터 했다”, “대의원회에서 얘기가 됐으니 총회까지는 필요 없다”, “금액이 크지 않아 괜찮다”고 생각한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조합원이 용역계약서를 열람·복사해 확인하고 나면, 총회 의결이 없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형사 고발과 해임 총회가 한꺼번에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은 총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 사항을 법으로 정해두고, 이를 거치지 않고 임의로 추진한 조합임원을 직접 처벌하는 별도 조항을 두고 있습니다. 여기에 계약 내용이 조합에 불리했다면 업무상배임죄까지 따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용역계약을 체결했을 때 어떤 경우에 처벌되는지, 형량은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고발이나 조사 단계에서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총회 의결 사항을 임의로 추진한 조합임원은 별도 조항으로 처벌됩니다

도시정비법 제137조 제6호는 총회 의결 없이 법정 의결사항을 추진한 조합임원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조합장은 조합을 대표하고 사무를 총괄하는 자리이지만, 모든 계약을 단독으로 정할 수 있는 지위는 아닙니다. 도시정비법 제45조 제1항은 정관 변경, 자금 차입, 예산안, 시공자·설계자 선정,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선정 등을 열거하며 이를 반드시 총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 사항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 열거 사항을 총회 의결 없이 임의로 추진한 조합임원은 같은 법 제137조 제6호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이 조항의 주체는 조합장에 한정되지 않고 조합임원 전체이므로, 이사나 감사도 계약 추진에 관여했다면 함께 수사 대상이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죄가 조합에 손해가 발생했는지와 무관하게 성립한다는 것입니다. 계약 금액이 시세에 맞고 용역도 제대로 수행되었더라도, 총회 의결이 필요한 사항을 의결 없이 추진했다는 사실 자체가 구성요건입니다. “조합에 도움이 되는 계약이었다”는 항변이 이 조항에서는 처벌을 막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총회 의결이 필요한 계약을 의결 없이 추진했다면, 손해 여부와 관계없이 도시정비법 위반이 성립합니다.


2. 모든 용역계약이 총회 의결 대상은 아니므로, 계약 유형별로 구분해야 합니다

설계자·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선정, 그리고 예산 밖에서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계약이 총회 의결 대상입니다.

실무에서 가장 먼저 가려야 하는 것은 문제된 용역계약이 총회 의결 사항에 해당하느냐입니다. 도시정비법 제45조 제1항을 기준으로 보면 세 갈래로 나뉩니다. 첫째, 설계자와 감정평가법인등의 선정·변경(제5호), 둘째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선정·변경(제6호)은 금액과 관계없이 총회 의결 사항입니다. 셋째,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계약(제4호)은 용역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총회 의결을 거쳐야 합니다.

반대로 총회에서 이미 승인된 예산 안에서 집행되는 용역비라면 별도의 총회 의결 없이도 계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조합 예산서에 그 용역 항목과 금액이 실제로 반영되어 있어야 합니다. 법률자문료, 홍보용역비, 사무실 임대료가 예산에 계상되지 않았거나, 계상된 금액을 초과해 계약했다면 제4호가 적용됩니다.

“1년 안에 끝나는 단기 용역이라 조합원 부담이 아니다”라는 주장도 통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이 조항의 해석에서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의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이라면 그 계약에 따른 채무의 효력이 1회계연도에 한정되고 그 회계연도 내에 채무의 변제가 완료되는 것이라도 위 조항에 따라 총회의 의결사항에 해당한다(대법원 2008. 1. 10. 선고 2005도8426 판결).

이 판결은 당시 도시정비법 제24조 제3항 제5호(현행 제45조 제1항 제4호)를 해석한 것으로, 계약 기간이 짧거나 곧바로 대금이 정산되는 용역이라는 사정이 총회 의결 요건을 면제해주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3. 대의원회 의결이나 사후 추인이 있었다는 주장은 방어 논리가 되기 어렵습니다

대의원회는 법령이 정한 일부 사항을 제외하고만 총회 권한을 대행하므로, 대의원회 의결만으로 총회를 갈음할 수 있는지는 사항별로 따져야 합니다.

조합장 쪽에서 가장 많이 내세우는 방어는 “대의원회에서 의결했다”는 것입니다. 도시정비법 제46조 제4항은 대의원회가 총회 의결사항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제외하고 총회의 권한을 대행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대의원회가 대행할 수 있는 범위는 시행령이 정한 예외 사항을 뺀 나머지이므로, 문제된 계약이 대행 불가 사항에 해당하는지를 시행령과 정관에서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정관이 총회가 대의원회에 권한을 위임했다고 하더라도, 그 위임이 해당 계약 건에 대해 명확히 이루어졌는지, 대의원회 소집·의결 정족수가 정관대로 지켜졌는지가 별도 쟁점이 됩니다. 소집 통지 누락이나 정족수 미달이 있었다면 대의원회 의결 자체가 무효여서 방어의 전제가 무너집니다.

“계약 후에 총회에서 추인을 받았다”는 주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제137조 제6호는 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하고 임의로 추진한 행위를 처벌하므로, 계약 체결 시점에 의결이 없었다면 구성요건은 이미 충족됩니다. 사후 추인은 죄의 성립을 없애지는 못하고, 다만 조합이 입은 손해가 없다는 점이나 반성 및 수습 노력으로서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에 그칩니다.

대의원회 의결은 사항별로 대행 가능 여부를 따져야 하고, 사후 추인은 성립을 막지 못하고 양형 사정에 그칩니다.


4. 계약이 조합에 불리하면 업무상배임죄가 별도로 문제됩니다

도시정비법 위반과 별개로, 임무 위배로 조합에 손해를 입히거나 상대방에게 이익을 준 경우 업무상배임죄가 추가됩니다.

총회 의결 없이 맺은 용역계약의 내용이 시세보다 현저히 높은 용역비, 실제로 수행되지 않은 용역의 대가 지급, 조합장과 특수관계에 있는 업체와의 계약이었다면 형법 제355조 제2항과 제356조의 업무상배임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배임죄에서 검사가 증명해야 하는 것은 조합장이 조합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서 그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를 했고, 그로 인해 본인인 조합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거나 위험이 초래되었으며 상대방이 이익을 얻었다는 점입니다. 총회 의결 없이 체결했다는 사실은 임무 위배를 인정하는 핵심 자료로 쓰이고, 용역비와 시세의 차이, 실제 용역 수행 내역, 업체와의 관계가 손해와 고의를 가르는 쟁점이 됩니다.

손해액이 커지면 형량 구간도 달라집니다. 배임으로 얻은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가능합니다. 여러 건의 용역계약이 반복되었다면 합산되어 구간이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한편 정비사업 조합임원은 도시정비법 제134조에 따라 형법상 수뢰죄(제129조부터 제132조)를 적용할 때 공무원으로 의제됩니다. 용역업체로부터 금품을 받고 계약을 체결해주었다면 배임이 아니라 뇌물수수가 문제되어 형이 훨씬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총회 의결 위반은 도시정비법 위반으로, 불리한 계약 내용은 업무상배임으로 각각 별도 처벌 대상이 됩니다.


5. 고발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총회 의사록과 용역계약서, 예산서를 먼저 대조해야 쟁점이 보입니다.

조합장의 용역계약 관련 사건은 통상 ①조합원 또는 조합의 고발장 접수(관할 정비구역이 수원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 ②조합장 및 관련자 참고인·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도시정비법 위반 고발과 함께 조합원들이 해임 총회를 소집하거나 직무정지 가처분을 신청하는 경우가 많아 형사 절차와 조합 내부 분쟁이 동시에 진행됩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진술하기 전에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해당 용역이 도시정비법 제45조 제1항의 열거 사항인지, 아니면 총회에서 승인된 예산 범위 안의 집행인지 예산서와 총회 의사록으로 확인합니다.

  2. 정관과 시행령에 따라 대의원회가 그 사항을 대행할 수 있었는지, 소집 통지와 의결 정족수가 지켜졌는지 대의원회 의사록으로 확인합니다.

  3. 용역계약서의 금액과 내용, 실제 용역 수행 결과물, 지급된 대금의 흐름을 대조해 배임 쟁점이 있는지 점검합니다.

이 자료가 정리되어 있어야 도시정비법 위반 쟁점과 배임 쟁점을 나누어 대응하고, 계약 체결의 불가피성이나 조합의 손해 부재를 구체적으로 소명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조합 업무는 일정에 쫓기다 보니 “일단 계약하고 총회는 나중에”라는 판단이 반복되고, 문제가 불거진 뒤에야 형사 문제라는 점을 인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발을 준비하는 조합원 입장에서는 의견을 모으기 전에 용역계약서, 예산서, 총회 및 대의원회 의사록을 정보공개 청구로 확보해 총회 의결 대상 여부부터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감정적인 주장보다 어떤 조항 위반인지가 특정되어야 수사기관도 움직입니다.

반대로 조사를 받는 조합장 입장에서도 “조합을 위해 한 일”이라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계약이 열거 사항에 해당하는지, 대의원회 위임이 유효했는지, 조합에 실제 손해가 없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정비사업 조합 사건에서 문제를 제기한 쪽과 의심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의사록 한 장과 예산 항목 하나가 결론을 가르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진술이 기록으로 남기 전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계약 금액이 적으면 총회 의결 없이 맺어도 처벌되지 않나요?

A. 금액만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설계자나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선정은 금액과 관계없이 총회 의결 사항이고, 예산 밖에서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계약도 의결 대상입니다. 반대로 예산에 반영된 용역이면 별도 의결 없이 가능합니다.

Q. 총회 의결 없이 계약했지만 조합에 손해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처벌되나요?

A. 도시정비법 제137조 제6호는 손해 발생을 요건으로 하지 않아 처벌될 수 있습니다. 다만 손해가 없다는 사정은 업무상배임죄 성립을 부정하는 근거가 되고 양형에서도 유리하게 참작됩니다.

Q. 대의원회에서 의결했다면 총회를 거친 것으로 볼 수 있나요?

A. 사항에 따라 다릅니다. 대의원회는 대통령령이 정한 사항을 제외하고 총회 권한을 대행할 수 있으므로, 대행 불가 사항인지와 소집·정족수 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Q. 계약 후에 총회에서 추인을 받으면 문제가 해결되나요?

A. 해결되지 않습니다. 체결 시점에 의결이 없었다면 구성요건은 이미 충족되고, 추인은 양형에서 참작될 사정에 그칩니다.

Q. 배임죄까지 함께 적용되는 경우는 언제인가요?

A. 시세보다 현저히 높은 용역비를 지급했거나 수행되지 않은 용역의 대가를 지급했거나 특수관계 업체와 계약한 경우처럼 조합에 손해가 발생하거나 위험이 초래된 경우입니다. 형법 제356조의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Q. 고발당했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총회 의결 사항 해당 여부와 임무 위배 판단의 방향을 정하고, 형사 절차와 해임 총회·가처분이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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