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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 절단기 화재 구상금, 사실조회로 전부 방어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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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 절단기 화재 구상금, 사실조회로 전부 방어한 사례 

배성권 변호사

청구기각

서****

레이저 절단기 화재로 보험사가 제조사와 공급사에 구상금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소방서 사실조회로 조사 범위를 확인해 하자와 화재의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음을 밝혀 청구 전부를 방어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인천 법률사무소 송지 배성권 변호사입니다.

기계에서 화재가 시작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제조사나 공급사의 배상책임이 곧바로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어떤 결함이나 하자가 있었는지, 그것이 화재로 이어졌는지를 구체적인 자료로 검토해야 합니다. 오늘은 저희 사무소가 레이저 절단기 제조사와 공급사를 대리하여 보험사가 청구한 18,225,301원과 지연손해금 전부를 방어한 사건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판결은 항소 없이 확정되었습니다. 개인정보와 영업정보 보호를 위해 회사명과 공장 소재지 등 식별정보는 생략했습니다.

가. 제조사와 공급사가 함께 피고가 되었습니다

한 공장에서 사용하던 파이버 레이저 절단기 내부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화재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사는 기계의 제작 또는 설치상 하자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절단기를 제조한 회사와 공급·설치한 회사를 상대로 구상금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청구액은 지급 보험금 18,225,301원과 지연손해금이었습니다.

보험사는 일정한 요건 아래 보험금을 지급한 범위에서 피보험자가 제3자에게 갖는 손해배상청구권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상법 제682조). 다만 보험금 지급 사실과 별개로, 청구 상대방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는지는 따로 판단해야 합니다. 이 사건의 핵심도 제조사와 공급사에게 화재에 대한 책임을 물을 근거가 있는지였습니다.

나. 보고서의 결론과 그 근거를 분리해 보았습니다

보험사가 근거로 제시한 소방서 화재조사보고서에는 집진 기능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아 불티에 이물질이 착화된 화재로 추정된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집진기는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진 등을 모으는 장치입니다. 이 문구만 보면 집진장치나 기계에 하자가 있었다고 읽히기 쉽습니다.

그런데 같은 보고서는 다른 한편으로 기계적 요인에 의한 발화 가능성이 낮다고 추정하고 있었고, 인적 부주의에 따른 화재 가능성도 함께 검토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보고서에 쓰인 설치 또는 작동, 집진 기능, 추정이라는 표현이 실제로 어떤 조사 결과를 의미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기계의 기능상 하자를 직접 확인한 것인지, 아니면 화재 흔적을 바탕으로 가능한 원인을 추정한 것인지에 따라 증거로서의 무게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다. 소방서 사실조회로 조사 범위를 확인했습니다

저는 화재를 조사한 소방서를 상대로 사실조회를 신청했습니다. 화재 전후 집진기가 작동했는지 확인했는지, 집진 기능에 하자가 있었는지 조사했는지, 이물질이 불티에 착화되었다는 판단의 근거가 무엇인지, 사고 당시 레이저 출력과 속도, 주파수 등 조작 상태를 확인했는지를 물었습니다.

회신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집진기 작동 여부는 조사 당시 기계가 정지해 있어 확인할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집진시설의 기능상 하자는 화재 발생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하여 상세히 조사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물질 유입에 관해서는 공기 흐름이나 다른 요인에 따른 유입 가능성까지 포함한 설명이었습니다. 사고 당시 조작 상태 역시 기계가 정지한 상태여서 출력과 속도, 주파수 등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회신했습니다.

이 회신은 집진장치의 구체적인 하자가 실제로 확인되었는지, 그 하자와 화재의 관계가 조사되었는지를 따져 볼 결정적인 자료가 되었습니다. 저는 이를 토대로 보고서의 추정만으로는 피고들의 제조·설치상 하자와 화재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라. 법원의 판단

법원은 절단기에서 화재가 시작되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두 가지 사정을 함께 살폈습니다. 첫째, 화재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사건 절단기는 자동제어 실패 등으로 과열될 가능성이 적어 기계적 요인에 의한 발화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는 점입니다. 둘째, 설치 또는 작동 과정에서 작업자나 관리자의 인적 부주의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를 종합하여 법원은 보험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제조·가공상 또는 설계상 결함으로 화재가 발생했다거나, 절단기에 통상적으로 기대되는 안전성이 부족하여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이는 작업자나 관리자의 과실을 확정한 판단이 아니라, 이 소송에서 제조사와 공급사의 책임을 인정할 만큼 기계의 결함과 사고 원인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취지입니다.

마. 청구 전부 기각, 항소 없이 확정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3년 9월 8일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을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보험사가 청구한 18,225,301원과 지연손해금 전부를 방어한 결과이며, 이후 항소 없이 확정되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중요했던 것은 화재조사보고서의 결론을 읽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결론을 뒷받침하는 조사와 확인이 실제로 이루어졌는지를 사실조회로 검증한 점이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1. 소방서 보고서가 있다고 해서 제조사의 책임이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보고서의 조사 내용과 판단 근거를 함께 살펴야 하며, 발화 지점이 확인되었다는 사실과 제조·설치상 하자가 확인되었다는 사실은 별개의 검토 대상입니다. 법원은 보고서와 다른 증거를 종합해 책임을 판단합니다.

  2. 보험사가 이미 보험금을 지급했더라도 그 금액을 그대로 배상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보험사가 어떤 권리를 취득했는지, 상대방에게 책임이 있는지, 청구액이 그 책임 범위에 들어가는지를 각각 검토해야 합니다.

  3. 제조사나 공급사라면 소장과 함께 공급계약서, 설치 및 시운전 기록, 사용설명서, 점검과 수리 이력, 사용·관리 관련 안내자료를 준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화재조사보고서와 현장 사진, 영상, 보험사의 손해사정자료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사고 전후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 있어야 제조·설치의 문제와 사용·관리의 문제를 구분해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기계 화재 구상금 청구를 받으셨다면 사고 원인에 관한 상대방의 주장과 실제 조사자료가 서로 맞아떨어지는지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기술적인 자료와 법적 책임 요건을 함께 검토하여 대응 방향을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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