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분들로부터 “전세사기피해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문의를 받는 일이 많습니다. 그중에는 같은 건물의 다른 세입자는 아직 아무 문제가 없는데 자기 집만 보증금이 막힌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제가 상담한 세입자분들 중 상당수는 “우리 건물에서 피해를 본 사람이 나 하나뿐인데 신청해도 소용없겠지”, “다른 세입자들이 같이 신청해야 인정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신청 자체를 미루고 계셨습니다. 그러다 임대인의 다른 주택에서 경매가 진행되고 나서야 뒤늦게 알아보지만, 그때는 이미 경매 매각기일이 잡혀 있어 선택지가 크게 줄어든 경우가 많습니다.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특별법은 ‘같은 건물의 세입자 수’가 아니라 ‘임대인을 기준으로 한 피해 상황’을 보도록 요건을 짜 두고 있습니다. 혼자라서 안 된다는 단정은 법 문언과 맞지 않고, 반대로 혼자라서 더 꼼꼼히 준비해야 할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피해 세입자가 한 명뿐일 때 전세사기피해자 결정 요건을 어떻게 충족시키는지, 어떤 경우에 제외되는지, 신청부터 결정까지 절차가 어떻게 흐르는지 법 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전세사기피해자 결정은 임차인이 직접 신청하며, 다른 세입자와 함께 신청해야 하는 제도가 아닙니다
신청 주체는 임차인 개인이고, 공동신청이나 동의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특별법 제12조 제1항은 전세사기피해자등 결정을 받으려는 임차인이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신청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신청 주체는 어디까지나 임차인 개인이고, 같은 건물 세입자들의 연명이나 동의를 요구하는 규정은 없습니다. 같은 건물에 피해 세입자가 여러 명이어도 각자 따로 신청하고 각자 결정을 받습니다.결정은 신청자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웃 세입자가 신청하지 않았거나 보증금을 이미 돌려받았다는 사정이 내 신청의 성패를 직접 좌우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신청을 받은 국토교통부장관은 제13조에 따라 임차주택의 권리관계, 임대인의 채무, 임대인이 보유한 주택 현황, 임대인에 대한 수사 개시 여부와 피해자 현황까지 직접 조사합니다. 조사 대상이 내 집 하나가 아니라 임대인 전체라는 점이 이 제도의 핵심입니다.또한 법 제3조 제1항은 신청인이 자연인일 것을 전제로 하고 있어 법인 명의 임차인은 대상에서 빠집니다. 이 점만 먼저 확인되면, 그다음부터는 ‘몇 명이 피해를 봤느냐’보다 ‘임대인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느냐’를 증명하는 싸움이 됩니다.신청은 임차인 각자의 몫이고, 조사는 임대인 전체를 기준으로 이루어집니다.2. ‘2인 이상의 임차인’ 요건은 피해가 ‘발생할 것이 예상되는 경우’까지 포함합니다
피해 세입자가 나 하나여도 임대인 쪽 사정으로 요건을 채울 수 있습니다.
혼자인 세입자가 가장 많이 걸려 넘어지는 조문이 제3조 제1항 제3호입니다.조문을 그대로 읽으면 ‘2인 이상’이라는 문구가 있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이 문구는 ‘내가 속한 건물의 세입자 2인’이 아니라 ‘임대인과의 관계에서 피해를 입었거나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임차인이 2인 이상’이라는 의미로 읽어야 합니다. 같은 임대인이 다른 호실, 다른 건물, 다른 지역에 가지고 있는 주택의 세입자도 이 숫자에 들어갑니다. 임대인이 다주택자라면 다른 집의 세입자 중 이미 경매나 압류가 걸린 사람이 있는지가 핵심 증거가 됩니다.또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것이 예상될 것’이라고 되어 있어, 아직 다른 세입자의 보증금이 못 나온 상태가 아니어도 임대인의 파산·회생 신청, 임대인 소유 주택들에 걸린 근저당과 압류, 세금 체납 같은 사정으로 연쇄 피해가 예상된다고 볼 수 있으면 충족될 여지가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장관은 제13조 제3항에 따라 법원·한국자산관리공사·국세청·지방자치단체 등에 자료를 요청할 수 있으므로, 신청인은 자기 집 자료와 함께 임대인의 다른 주택 등기부, 체납 내역, 경매 진행 사건을 가능한 범위에서 정리해 제출하는 것이 좋습니다.‘2인 이상’은 건물 단위가 아니라 임대인 단위로 따지고, 예상되는 피해도 포함됩니다.임대인의 파산 또는 회생절차 개시, 임차주택의 경매 또는 공매절차의 개시(국세 또는 지방세의 체납으로 인하여 임차주택이 압류된 경우도 포함한다), 임차인의 집행권원 확보 등에 해당하여 2인 이상의 임차인에게 임차보증금반환채권의 변제를 받지 못하는 피해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것이 예상될 것(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제3조 제1항 제3호).
3. 혼자인 경우에는 기망 의도를 의심할 만한 정황, 즉 제4호 요건의 증명이 더 중요해집니다
임대인의 수사·기망·무자력 양도·무리한 다주택 임대 중 하나는 반드시 보여야 합니다.
제3조 제1항 제4호는 임대인등에 대한 수사 개시, 임대인등의 기망, 임차보증금을 반환할 능력이 없는 자에 대한 임차주택의 양도, 또는 반환할 능력 없이 다수의 주택을 취득·임대하는 등 보증금반환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의도가 있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를 요구합니다. 단순히 임대인이 돈이 없어 못 돌려주는 상태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입니다.세입자가 한 명뿐이면 이 요건을 입증할 가장 쉬운 방법인 ‘이미 수사 중인 사건에 편승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직접 정황을 모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계약 당시 선순위 근저당이나 다른 임차인의 보증금 총액을 숨기고 “문제없는 집”이라고 말한 사실, 계약 직후 소유권이 무자력자에게 넘어간 등기 이력, 공인중개사나 대리인이 임대인을 위해 적극적으로 설명한 내용 등이 해당합니다. 특히 매매가보다 높은 전세보증금으로 이른바 갭투자를 반복한 흔적이 있으면 ‘반환 능력 없이 다수 주택을 취득·임대’한 정황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이때 수사 개시가 요건이 되는 만큼, 필요하다면 임대인등을 상대로 사기 혐의 고소를 접수해 수사가 개시되도록 하는 것이 요건 충족의 현실적인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사기죄(형법 제347조 제1항)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중한 범죄이고, 고소장에는 계약 경위와 임대인이 알고 있었던 사정을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고소가 곧바로 피해자 결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결정 여부는 위원회가 제3조 요건 전체를 보고 판단합니다.제4호는 ‘돈이 없다’가 아니라 ‘처음부터 돌려줄 생각이 의심된다’를 보는 요건이므로, 혼자일수록 정황 자료가 승부를 가릅니다.4. 보증금 한도·대항력·제외 사유에 걸리면 신청해도 결정을 받기 어렵습니다
대항력과 확정일자, 보증금 5억원, 제외 사유 세 가지를 먼저 점검해야 합니다.
제3조 제1항 제1호는 주택의 인도와 전입신고를 마치고 확정일자까지 갖출 것을 요구합니다. 임차권등기를 마쳤거나 전세권이 설정된 경우도 포함합니다. 제2호는 임차보증금이 5억원 이하일 것을 요구하며,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가 시·도별 여건 등을 고려해 2억원 범위에서 상향할 수 있습니다. 한편 특별법 제2조 제4호 나목은 보증금 요건(제2호)을 충족하지 못해도 제1호·제3호·제4호를 갖춘 임차인을 ‘전세사기피해자등’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제2조 제4호 다목은 반대로 인도·전입신고·확정일자 요건이 미비한 경우를 다루고 있어 결정의 유형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지원이 다르므로 개별 사안에서 어느 유형인지 확인해야 합니다.제3조 제2항의 제외 사유도 혼자인 세입자가 자주 놓칩니다. 임차인이 보증보험에 가입해 보증금 전액을 반환받을 수 있는 경우, 보증금 전액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의 최우선변제 대상 금액에 해당하는 경우,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으로 보증금 전액을 자력으로 회수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제외됩니다. 선순위 권리가 거의 없고 경매에서 전액 배당이 예상되면 제외될 수 있으므로, 신청 전에 배당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반대로 경매나 공매 절차가 이미 완료된 임차인에게는 제3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제1호와 제3호 요건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낙찰 후 보증금을 못 받은 경우에도 신청 길이 열려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제4호와 나머지 요건은 여전히 충족해야 합니다.요건 점검은 ‘피해자 수’보다 ‘내 계약의 대항력·보증금·회수 가능성’부터 하는 것이 순서입니다.5. 신청부터 결정, 이의신청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신청 후 조사 30일, 위원회 심의 30일이 법정 기한이며, 이의신청은 결정 송달 후 30일입니다.
전세사기피해자 결정은 통상 ①국토교통부장관에게 결정 신청서 접수 → ②제13조에 따른 피해사실 조사 → ③제14조에 따른 위원회 심의·의결 → ④결정문 송달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조사는 신청을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마쳐야 하고(제13조 제5항), 위원회는 안건이 상정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심의·의결을 마쳐야 하며 부득이한 경우 15일 이내에서 한 차례만 연장할 수 있습니다(제14조 제3항).
결정에 불복하는 신청인은 결정문을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고, 국토교통부장관은 이의신청을 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위원회 재심의를 거쳐 결정해야 합니다(제15조). 결정 전이라도 신청한 사실만으로 경매 유예를 구할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제17조 제3항은 전세사기피해자(결정을 신청한 사람 포함)가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해 생계나 주거안정에 지장이 우려되는 경우 법원이 경매 유예·정지를 결정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수원 소재 주택 경매라면 수원지방법원 경매계 등 관할 법원). 이러한 점을 감안해 신청 전 아래 순서로 자료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계약서의 확정일자와 전입신고 일자, 임차권등기 여부를 확인하고 보증금이 5억원 이하인지 점검합니다.
등기부등본과 확정일자 부여현황으로 선순위 근저당·압류·다른 세입자 현황을 확인해 보증금 회수 가능성을 가늠합니다.
임대인의 다른 주택 경매·압류·체납 자료와 계약 경위(중개 과정의 설명, 대화 기록)를 정리해 제3호·제4호 요건을 뒷받침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피해자 결정 신청과 함께 임차권등기명령, 보증금반환 소송, 필요하면 고소를 병행해 검토하면 단계별로 회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마치며
전세 문제는 “설마 내 집만 이렇겠어”, “조금 더 기다리면 돌려주겠지”라는 생각 때문에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경매 절차는 임차인의 사정과 무관하게 진행되고, 신청 시기가 늦어지면 경매 유예 같은 보호 수단을 쓸 기회가 줄어듭니다.
피해를 입은 세입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호소보다 대항력 요건, 보증금 규모, 임대인의 다른 주택 상황을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혼자라는 사정은 약점이 아니라, 임대인 쪽 자료를 더 구체적으로 모아야 한다는 과제일 뿐입니다.
반대로 임대인 입장에서도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 보이는 상황에서 사정을 설명하지 않고 방치하면 사기 고소나 수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환 계획과 자금 사정을 객관적 자료로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임차인과 임대인 양쪽의 보증금 분쟁과 사기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피해 세입자가 우리 건물에서 저 하나뿐인데 신청이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특별법은 같은 건물의 세입자 수가 아니라 임대인을 기준으로 2인 이상의 임차인에게 피해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것이 예상되는지를 봅니다. 임대인의 다른 주택 세입자까지 포함해 판단됩니다.
Q. 신청하면 바로 경매가 멈추나요?
A. 자동으로 멈추지는 않습니다. 다만 제17조에 따라 결정을 신청한 사람도 보증금을 못 받아 생계나 주거안정에 지장이 우려되면 법원에 경매 유예·정지를 구할 수 있고, 법원이 결정합니다.
Q. 보증금이 5억원을 넘으면 아예 안 되나요?
A. 피해자 결정은 5억원 이하가 원칙이지만 위원회가 2억원 범위에서 상향할 수 있습니다. 또 보증금 요건을 제외한 나머지 요건을 갖추면 ‘전세사기피해자등’으로 결정받는 길이 별도로 있습니다.
Q.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했는데도 신청할 수 있나요?
A. 보증 또는 보험으로 보증금 전액을 반환받을 수 있는 경우는 제외됩니다. 다만 보증 한도가 보증금보다 작거나 보증이 실제로 이행되지 않는 사정이 있다면 개별 판단이 필요합니다.
Q. 결정을 못 받으면 보증금 반환 소송도 못 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피해자 결정은 행정상 지원을 위한 절차이고, 임차권등기명령이나 보증금반환 소송, 사기 고소와 같은 민형사 절차는 결정 여부와 무관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Q. 결정이 거부되면 어떻게 하나요?
A. 결정문을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국토교통부장관은 20일 이내에 재심의를 거쳐 결정합니다. 이의신청서에는 처음에 부족했던 자료를 보완해 넣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변호사는 언제 선임하는 것이 좋을까요?
A. 신청 전이 가장 좋습니다. 제3호·제4호 요건을 어떤 자료로 증명하고, 고소와 소송을 어떤 순서로 할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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