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헌법재판소가 학교 교사 등 신고의무자가 자신이 보호·감독하는 13세 미만 아동을 강제추행한 경우 형을 가중하던 조항에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이미 재판을 받았거나 지금 재판을 받는 분들의 문의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가족분들 중 상당수는 “위헌이라니 그럼 무죄가 되는 것 아닌가요”, “이미 확정된 형도 바로 풀려나는 것 아닌가요”라고 먼저 물으십니다. 반대로 사건을 신고했거나 피해 아동의 보호자 입장에서는 “처벌이 가벼워지는 것 아닌가”라는 걱정을 하십니다. 하지만 막상 결정문의 범위를 따져 보면, 위헌이 된 것은 죄 자체가 아니라 ‘가중하는 부분’이고, 그 효과도 사건마다 크게 다르게 나타납니다.
헌법재판소는 2026. 5. 21.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 중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3항의 죄를 범한 경우에 관한 부분이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에 어긋난다고 보아 재판관 7대 2의 의견으로 위헌을 선언했습니다. 다만 13세 미만 아동에 대한 강제추행죄 자체는 여전히 5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됩니다.
아래에서는 이 조항이 교사에게 어떻게 적용돼 왔는지, 무엇이 위헌이 됐고 무엇이 그대로인지, 그리고 확정된 사건과 진행 중인 사건에 각각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교사가 제자를 추행하면 형이 이중으로 무거워지는 구조였습니다
13세 미만 강제추행의 하한 5년에, 신고의무자 가중이 더해져 하한이 7년 6개월이 됐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7조 제3항은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형법 제298조(강제추행)의 죄를 범한 사람을 5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합니다. 일반 강제추행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인 것과 비교하면 벌금형이 없고 하한이 5년으로 정해진 매우 무거운 조항입니다. 같은 조 제5항은 폭행·협박이 없더라도 위계 또는 위력으로 13세 미만의 사람을 추행한 경우를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예에 따라 처벌하도록 하고 있어, 담임·담당 교사가 지위를 이용한 사건도 이 범위에 들어옵니다.
여기에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가 얹혔습니다. 이 조항은 제34조 제2항 각 호의 기관·시설 또는 단체의 장과 그 종사자가 자기의 보호·감독 또는 진료를 받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범한 경우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제34조 제2항에는 유치원, 초·중등학교, 의료기관, 어린이집, 학원·교습소 등이 열거돼 있어 학교 교사가 대표적인 대상입니다.
두 조항을 합치면 하한이 5년에서 그 절반을 더한 7년 6개월로 올라갔습니다. 법원이 사정을 충분히 참작해 형을 정하려 해도, 법률이 정한 하한 자체가 높아서 선택지가 크게 좁아지는 구조였습니다.
교사의 13세 미만 제자 강제추행은 하한 5년의 범죄에 다시 2분의 1이 가중돼 하한 7년 6개월이 적용되던 사건이었습니다.
2. 헌법재판소는 일률적으로 높은 하한이 책임에 비해 지나치다고 판단했습니다
위헌이 된 것은 처벌 자체가 아니라, 추행의 정도와 무관하게 하한을 올려 놓은 가중 부분입니다.
2026. 5. 21. 결정의 대상은 청소년성보호법 제18조 중 ‘성폭력처벌법 제7조 제3항의 죄를 범한 경우’에 관한 부분입니다. 6학년 담임교사가 제자 두 명을 추행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재판에서 법원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사건이었습니다.
다수의견의 핵심 논리는 비례원칙입니다. 보도된 결정 취지에 따르면, 이미 하한 5년의 법정형만으로도 엄중한 처벌이 가능한데 여기에 가중을 더해 하한을 7년 6개월로 높이면, 추행의 태양·정도·경위가 서로 크게 다른 개별 사건에서 책임에 맞는 형을 선고할 수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형벌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정도를 넘어서 지나치게 무겁다는 판단입니다.
반대의견을 낸 두 재판관은 13세 미만이라는 취약한 연령, 보호·감독 관계, 신고의무자라는 지위가 겹친 특수한 범행이므로 높은 하한을 둘 공익이 분명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즉 이 문제는 “교사의 아동 추행을 가볍게 보자”는 판단이 아니라, 법정형 하한을 법률로 일률 고정하는 방식이 헌법에 맞는가에 대한 판단이라는 점을 구분해서 보셔야 합니다.
제34조제2항 각 호의 기관ㆍ시설 또는 단체의 장과 그 종사자가 자기의 보호ㆍ감독 또는 진료를 받는 아동ㆍ청소년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범한 경우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한다(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
위 조문 중 제7조 제3항의 죄에 해당하는 부분이 효력을 잃은 것이고, 제18조가 다른 성범죄에 적용되는 부분까지 한꺼번에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제7조 제1항·제2항(강간·유사강간)이나 제5항(위계·위력 추행)에 이 결정이 어떻게 미치는지는 사건의 적용 법조에 따라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위헌의 대상은 제7조 제3항의 죄에 대한 가중 부분이며, 추행에 대한 처벌 자체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3. 형벌 조항의 위헌이라 소급하고, 확정된 사건은 재심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법 제47조에 따라 위헌 효력은 소급되고 유죄 확정판결에 대한 재심 길이 열립니다.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은 위헌 결정된 조항이 결정이 있는 날부터 효력을 잃는다고 하면서도, 제3항에서 형벌에 관한 법률 조항은 소급하여 효력을 잃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종전에 합헌으로 결정한 사건이 있으면 그 결정 다음 날로 소급 범위가 제한됩니다. 그리고 제4항은 이 경우 위헌 조항에 근거한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해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고, 제5항은 그 재심에 형사소송법을 준용하도록 합니다.
이 조항이 적용되는 사람은 크게 세 부류입니다. 첫째는 아직 1심·항소심·상고심이 진행 중인 사건입니다. 이 경우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해 위헌 조항을 빼고 재판이 이어지는 방식으로 정리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둘째는 판결이 이미 확정돼 복역 중이거나 집행유예 기간 중인 사람으로, 재심을 청구하는 대상이 됩니다. 셋째는 형을 모두 마친 사람으로, 재심에서 형이 줄어들면 초과 집행분에 대해 형사보상을 따져 볼 여지가 생깁니다.
재심이 개시된다고 해서 곧바로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재심에서는 위헌 조항에 따른 가중을 빼고 다시 형을 정하는 것이므로, 원판결의 유죄 인정 자체가 뒤집히는 것이 아니라 양형이 새로 판단됩니다. 재심 청구서에는 확정판결의 사건번호, 적용 법조(제18조 가중이 적용됐는지), 현재의 집행 상태를 정리해 담아야 하고, 관할은 확정판결을 한 법원이 됩니다.
형벌 조항의 위헌은 소급하므로, 확정된 사건도 재심으로 다시 형을 정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4. 하한이 내려가도 실형을 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가중이 빠져도 하한 5년이고, 감경해도 집행유예가 가능한 구간은 좁습니다.
가중이 없어지면 제7조 제3항의 하한 5년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형법 제53조의 정상참작감경으로 형을 감경하면 제55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유기징역은 그 형기의 2분의 1이 되므로, 하한은 2년 6개월까지 내려갑니다. 위헌이 되기 전에는 가중된 7년 6개월을 감경해도 3년 9개월이어서, 집행유예의 상한인 형법 제62조의 ‘3년 이하의 징역’에 걸리지 않아 사실상 집행유예가 불가능했습니다.
즉 이번 결정의 가장 실질적인 의미는 작량감경을 거치면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는 구간이 다시 열린다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감경은 법원의 재량이고, 13세 미만 아동 대상 추행은 피해의 정도, 범행 횟수, 보호·감독 지위의 이용 여부, 합의·반성의 진정성이 모두 엄격하게 평가됩니다. 그래서 법조계에서도 재심에서 감형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형량 외에 따라오는 제재도 별개로 봐야 합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는 법원이 성범죄로 형을 선고하면서 학교·유치원 등 아동·청소년 관련기관에 취업하거나 운영할 수 없도록 하는 취업제한 명령을 10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함께 선고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재판 결과에서는 징역 몇 년인지뿐 아니라 집행유예 여부, 취업제한 기간, 신상정보 관련 처분이 함께 결정됩니다.
피해 아동의 보호자 입장에서도 이 구조를 알아 두셔야 합니다. 위헌 결정으로 재판이 새로 열리더라도 피해 사실 자체가 부정되는 것이 아니고, 새로 열리는 심리에서 피해 진술과 증거가 다시 검토될 수 있기 때문에 사건 기록을 보존하고 대응 방향을 정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진행 중인 사건과 확정된 사건은 이렇게 대응합니다
재판 단계에 따라 공소장 변경 확인, 재심 청구, 양형자료 보강 중 필요한 것이 달라집니다.
교사 신분의 성범죄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학교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수사 → ②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기소 → ③법원(수원지방법원) 1심 재판 → ④항소·상고 순서로 진행되고, 유죄가 확정되면 형의 집행과 별도로 교육청의 징계 절차가 이어집니다. 이번 결정은 이 모든 단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단계별로 확인할 지점이 다릅니다.
진행 중인 재판이라면 아래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소장과 판결문에 적용 법조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신고의무자 가중)가 기재돼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가중이 적용된 사건이라면 검찰의 공소장 변경 여부와 변경 후 법정형 하한이 어떻게 되는지 재판부 기일에서 확인합니다.
하한이 5년으로 내려가는 만큼 작량감경과 집행유예를 목표로 합의 경과, 반성문, 재범 방지 노력, 상담·치료 이력 등 양형자료를 새로 정리합니다.
확정된 사건이라면 재심 청구가 가능한지, 이미 상당 기간 복역했다면 재심 개시 이후 형이 어디까지 조정될 수 있는지를 판결문을 기준으로 먼저 따져 봐야 합니다. 재심은 청구한다고 곧바로 형이 줄어드는 제도가 아니므로, 기록을 검토한 뒤 청구 실익이 있는지부터 판단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마치며
이런 사건은 “위헌이 됐다는 뉴스를 봤는데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거냐”는 막연한 기대와 불안 속에서 대응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정이 나온 직후에는 어떤 법조가 적용됐는지조차 확인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가기도 합니다.
사건을 진행 중이거나 형을 살고 있는 쪽에서는 위헌 결정이 곧 무죄나 석방을 뜻하지 않는다는 점을 먼저 받아들이고, 양형이 어디까지 달라질 수 있는지를 현실적으로 따져 보셔야 합니다. 판결문의 적용 법조, 형의 집행 상황, 새로 제출할 양형자료가 그 판단의 기초입니다.
반대로 피해 아동의 보호자 입장에서도 재심이나 공소장 변경이 곧 처벌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고, 피해 진술과 기록이 다시 쓰일 수 있음을 대비하셔야 합니다. 아동이 다시 진술하는 부담을 줄이는 방법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저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사건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쪽과 피해자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위헌 결정이라도 사건의 적용 법조와 진행 단계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어느 단계인지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위헌 결정이 났으니 교사가 제자를 추행한 사건은 무죄가 되나요?
A. 아닙니다. 위헌이 된 것은 신고의무자 가중 부분이고, 13세 미만 강제추행 자체는 성폭력처벌법 제7조 제3항에 따라 5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됩니다.
Q. 이미 판결이 확정됐는데 재심으로 형이 줄어드나요?
A.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제4항에 따라 위헌 조항에 근거한 유죄 확정판결에 대해 재심을 청구할 수 있고, 재심에서는 가중을 뺀 법정형으로 다시 양형합니다. 다만 감형 폭은 사건마다 다릅니다.
Q. 집행유예가 가능해지나요?
A. 가능성이 열렸을 뿐입니다. 하한 5년을 작량감경하면 2년 6개월까지 내려가 형법 제62조의 집행유예 요건(3년 이하의 징역)에 들 수 있지만, 감경 여부와 집행유예 여부는 법원이 사건 내용에 따라 정합니다.
Q. 재판이 진행 중인데 공소장이 바뀌나요?
A. 위헌 조항이 적용된 사건이라면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해 해당 조항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정리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공소장과 기일에서 적용 법조를 직접 확인하셔야 합니다.
Q. 학원 강사나 어린이집 교사도 같은 결정의 영향을 받나요?
A. 제18조의 가중 대상은 제34조 제2항에 열거된 기관의 종사자로, 학원·어린이집 등도 포함됩니다. 다만 영향을 받는 범위는 적용된 죄명이 제7조 제3항인지 여부에 따라 달라지므로 판결문의 적용 법조를 확인해야 합니다.
Q. 취업제한이나 징계는 위헌 결정으로 달라지나요?
A. 취업제한 명령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에 따른 별도 처분이고 징계도 별개의 절차입니다. 형이 조정되더라도 이들이 자동으로 취소되는 것은 아니므로 각각 따로 다투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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