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분할 후 과징금, 부과요건은 무엇일까?
“회사가 사업부문을 분할해 더 이상 해당 영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분할 전 위반행위를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받았다면 적법한 처분일까요?”
“영업정지처분을 내려도 실질적인 효과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을까요?”
회사가 사업부문을 분할했다고 해서 분할 전에 발생한 법 위반행위에 대한 행정책임이 모두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영업정지처분의 실효성이 없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영업정지를 대신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영업정지를 갈음하는 과징금도 법률이 정한 부과요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1. 영업정지 대신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나요?
행정법상 과징금은 그 성격과 부과 목적에 따라 구분됩니다.
이 중 '영업정지를 갈음하는 과징금'은 법 위반에 따른 영업정지처분 대신 일정한 금액을 납부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그러나 행정청이 영업정지보다 과징금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는 이유만으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사건에 적용된 구 전자상거래법 제34조 제1항은 영업정지가 소비자 등에게 심한 불편을 줄 우려가 있는 경우 영업정지 대신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과징금을 부과하려면 영업정지 사유가 존재하는지뿐 아니라 법률이 정한 과징금 대체요건까지 충족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2. 회사분할 후에도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을까요?
회사가 특정 사업부문을 분할해 새로운 회사를 설립한 경우, 분할 전에 발생한 법 위반행위에 대한 행정책임이 누구에게 남는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회사분할이 이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기존 회사의 행정책임이 당연히 소멸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사업부문이 신설회사로 이전됐다고 해서 모든 제재처분이 신설회사에 승계되는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위반행위의 주체, 회사분할의 내용, 적용 법률의 승계 규정, 처분의 종류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3. 최근 대법원은 어떻게 판단했을까요?
대법원 2025. 11. 13. 선고 2025두33253 판결에서는 회사분할 이후 기존 회사에 부과된 시정명령과 과징금납부명령의 적법성이 문제됐습니다.
해당 회사는 온라인 음원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소비자에게 중도해지 방법 등을 충분히 알리지 않았고, 같은 유형의 위반행위를 반복했습니다.
이후 해당 음원서비스 사업부문이 회사분할을 통해 신설회사로 이전됐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존 회사에 영업정지처분을 내리더라도 신설회사를 통해 영업을 계속할 수 있어 제재의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기존 회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영업정지를 갈음하는 9,8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두 처분을 구분하여 판단했습니다.
① 시정명령
회사분할 전에 발생한 위반행위에 대해 기존 회사에 시정명령을 내린 것이 적법하다고 본 원심의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② 과징금납부명령
영업정지의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구 전자상거래법은 영업정지가 소비자 등에게 심한 불편을 줄 우려가 있는 경우에 과징금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회사분할로 영업정지의 실효성이 없어졌다는 사정을 과징금 부과 사유에 포함시키는 것은 법률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난 유추해석이라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과징금납부명령 취소청구 부분만 파기환송했습니다.
4. 영업정지의 실효성이 없으면 과징금도 부과할 수 없을까요?
중요한 것은 영업정지의 실효성과 법률상 과징금 부과요건은 서로 다른 문제라는 점입니다.
영업정지의 실효성이 없다는 것은 영업정지를 하더라도 사업자에게 충분한 제재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소비자에게 심한 불편을 줄 우려가 있다는 것은 영업정지로 인해 소비자 등이 겪을 불이익에 관한 문제입니다.
따라서 행정청이 제재의 실효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더라도 법률에 없는 사유를 추가해 과징금을 부과할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은 과징금처럼 상대방에게 금전적 의무를 부과하는 행정처분의 근거 규정은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5. 회사분할 후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면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요?
회사분할 전 위반행위를 이유로 과징금이나 시정명령을 받았다면 다음 사항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반행위의 시점과 주체: 분할 전 어떤 회사가 위반행위를 했는지
회사분할의 내용: 어떤 사업과 권리·의무가 신설회사로 이전됐는지
처분의 종류: 시정명령인지, 영업정지를 갈음하는 과징금인지
법률상 부과요건: 해당 과징금의 법정 요건을 충족했는지
실제 처분사유: 행정청이 어떤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했는지
특히 처분서와 의결서에 기재된 과징금 부과사유가 관계 법률에서 허용하는 사유에 해당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6. 회사분할과 과징금 관련 자주 묻는 질문
Q1. 회사가 분할되면 이전 법 위반에 대한 책임도 없어지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회사분할만으로 기존 법 위반에 대한 행정책임이 당연히 소멸하는 것은 아닙니다. 적용 법률과 분할 구조, 처분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Q2. 영업정지 사유가 있으면 과징금도 부과할 수 있나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영업정지 사유와 과징금 대체요건은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Q3. 영업정지의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나요?
A. 그 이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대법원은 구 전자상거래법상 과징금 부과요건에 영업정지의 실효성 부족까지 포함시키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Q4. 시정명령이 적법하면 과징금도 적법한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각 처분의 법적 근거와 요건은 별도로 판단해야 합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에서도 시정명령 부분은 유지됐지만 과징금납부명령 부분은 파기환송됐습니다.
회사분할 후 과징금은 법률상 부과요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회사가 분할됐다고 해서 분할 전 위반행위에 대한 행정책임이 모두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영업정지를 갈음하는 과징금은 법률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해야만 부과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영업정지처분의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법률상 과징금 부과 사유를 확대해석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회사분할 후 행정처분을 받았다면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구분하고, 각 처분의 법적 근거와 부과요건, 회사분할 전후의 사업 승계 관계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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