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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식명령을 늦게 받아 정식재판 청구 기간이 지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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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식명령을 늦게 받아 정식재판 청구 기간이 지났어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법원에서 보낸 약식명령을 뒤늦게 확인하고,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이 이미 지나버렸다며 상담을 요청하시는 분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는 “이사 간 집으로 우편물이 가지 않아 몰랐다”, “가족이 대신 받고 말을 안 해줬다”, “벌금 정도면 알아서 내면 되는 줄 알았다”고 하시다가, 검사의 벌금 납부 독촉을 받고서야 사건이 확정된 것을 알게 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길이 막혔다고 포기하시는 분이 많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정식재판청구권회복 사건에서 ‘책임질 수 없는 사유’와 ‘그 사유가 해소된 날’을 엄격하게 구분하면서도, 약식명령이 고지된 사실을 실제로 알았다고 볼 수 있는지는 신중하게 따지고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몰랐다는 말만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소명할 자료와 정해진 기한 안의 서면 제출이 함께 갖춰져야 합니다.

아래에서는 정식재판 청구 기간이 어떻게 계산되는지, 기간이 지난 뒤에도 구제받을 수 있는 경우는 언제인지, 그리고 지금 당장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판례와 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정식재판 청구 기간은 약식명령을 송달받은 날부터 7일입니다

7일은 법원이 약식명령 재판서를 피고인에게 송달한 날을 기준으로 흘러갑니다.

형사소송법 제453조 제1항은 검사 또는 피고인이 약식명령의 고지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제2항은 그 청구를 약식명령을 한 법원에 서면으로 제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구두나 전화로는 할 수 없고, 정식재판청구서가 법원에 도달해야 합니다.

약식명령의 고지는 같은 법 제452조에 따라 검사와 피고인에 대한 재판서의 송달로 이루어집니다. 즉 우편으로 약식명령 등본이 피고인에게 송달된 날이 고지일이고, 그날의 다음 날부터 7일을 셉니다. 그래서 “나는 늦게 열어봤다”는 사정이 있어도, 법적으로는 송달이 완료된 날이 기준이 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실무에서 가장 흔하게 문제가 되는 상황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주민등록상 주소로 발송된 우편을 가족이나 경비실이 대신 수령한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우편물이 폐문부재로 송달되지 않아 뒤늦게 다른 방식으로 송달된 경우입니다. 어떤 방식의 송달이었는지에 따라 기산일과 구제 가능성이 달라집니다.

정식재판 청구 기간 7일은 늦게 열어본 날이 아니라, 송달이 이루어진 날을 기준으로 흘러갑니다.


2. 기간이 지나면 청구는 기각되고, 약식명령은 그대로 확정됩니다

기한을 넘긴 정식재판 청구는 결정으로 기각되고, 약식명령이 확정되어 집행됩니다.

청구 기간이 지난 뒤에 정식재판청구서를 내면, 형사소송법 제455조 제1항에 따라 법원은 청구권이 소멸한 후의 청구로 보아 결정으로 기각하게 됩니다. 이 기각결정에 대해서는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즉시항고를 할 수 있지만, 항고심에서 다툴 수 있는 것은 기간 계산이 잘못되었는지 같은 법령상의 문제입니다.

기간이 지난 상태에서 많이 하시는 오해가 “변호인이 있었으니 변호인이 알아서 했을 것”, “변호인에게 연락이 갈 줄 알았다”는 생각입니다. 대법원은 이 부분을 분명하게 정리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452조에서 약식명령의 고지는 검사와 피고인에 대한 재판서의 송달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약식명령은 그 재판서를 피고인에게 송달함으로써 효력이 발생하고, 변호인이 있는 경우라도 반드시 변호인에게 약식명령 등본을 송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정식재판 청구기간은 피고인에 대한 약식명령 고지일을 기준으로 하여 기산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7. 27.자 2017모1557 결정).

같은 결정에서 대법원은 변호인이 정식재판청구서를 제출할 것으로 믿고 피고인이 스스로 청구 기간 내에 제출하지 못한 것은 피고인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도 보았습니다. 결국 단순히 기한을 놓친 것, 알아서 처리될 것으로 믿고 방치한 것은 구제 사유가 되지 못합니다.

기간을 넘기면 약식명령은 확정되고, 확정된 벌금은 납부 대상이 됩니다. 벌금을 내지 않으면 노역장 유치로 집행될 수 있고, 벌금형이라도 형이 확정되면 범죄경력자료에 기록이 남는다는 점을 알고 계셔야 합니다.

변호인이 있었다는 사정이나 알아서 되겠지 하는 믿음은 기간을 넘긴 책임을 덜어주지 못합니다.


3. 책임질 수 없는 사유가 있었다면 정식재판청구권회복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회복청구는 사유가 해소된 날부터 7일 이내에 서면으로 하고, 사유를 소명해야 합니다.

형사소송법 제458조 제1항은 상소권회복에 관한 제345조 내지 제347조 등을 정식재판의 청구에 준용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피고인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청구 기간 안에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못했다면, 그 사유가 해소된 날부터 청구 기간에 해당하는 7일 이내에 서면으로 회복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346조 제1항).

구제 가능성이 있는 대표적인 경우는 약식명령 송달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경우, 입원·구금·해외 체류처럼 객관적으로 서면 제출이 불가능했던 경우입니다. 반대로 이사 후 주소를 정리하지 않아 우편을 못 받았다거나 우편물을 열어보지 않았다는 사정은 본인의 책임 영역으로 보아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핵심은 기산점, 즉 ‘사유가 해소된 날’을 언제로 보느냐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대법원은 검사의 벌과금 납부독촉서를 받은 사안에서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검사의 벌과금 납부독촉서에 법원 및 검찰 사건번호, 벌금액수, 납부기한 등이 기재되기는 하지만, 재판절차의 종류와 경과, 정식재판 청구기간 등이 기재되어 있지 않고 재판서 등본이 첨부되지 않아 피고인으로서는 공소제기된 죄명과 구체적인 범죄사실을 알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벌과금 납부독촉서를 송달받았다는 것만으로 약식명령이 고지된 사실을 알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대법원 2024. 7. 18.자 2023모2908 결정).

즉 독촉서를 받은 날이 곧바로 기산점이 되는 것은 아니고, 약식명령이 고지된 사실을 실제로 알게 된 날이 언제인지를 사건별로 따져봐야 합니다. 이 판단에 따라 7일이 이미 지났는지, 아직 남았는지가 갈립니다.

회복청구가 통하려면 책임질 수 없는 사유가 있어야 하고, 그 사유가 해소된 날부터 7일 안에 소명자료와 함께 서면을 내야 합니다.


4. 회복이 받아들여지면 정식재판이 열리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기각결정이 나옵니다

회복청구와 정식재판청구는 반드시 동시에 제출해야 하고, 결과에 따라 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346조 제3항은 회복을 청구한 사람이 그 청구와 동시에 상소, 여기서는 정식재판청구를 함께 제기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회복청구서만 내고 정식재판청구서를 따로 내지 않으면 안 됩니다. 두 서면을 같은 날 약식명령을 한 법원에 같이 제출해야 합니다.

회복청구를 받은 법원은 제347조에 따라 허부를 결정하고, 이 결정에 대해서도 즉시항고가 가능합니다. 또 제348조에 따라 법원은 결정을 할 때까지 재판의 집행을 정지하는 결정을 할 수 있으므로, 벌금 납부나 환형유치 집행이 임박한 경우에는 집행정지를 함께 신청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회복이 인용되어 정식재판이 열리면, 약식명령은 제456조에 따라 그 판결이 있는 때 효력을 잃습니다. 이때 제457조의2 제1항에 따라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서는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을 선고하지 못하므로, 벌금형이 징역형으로 바뀌는 일은 없습니다. 다만 같은 벌금형 안에서 금액이 늘어날 수는 있고, 그 경우에는 판결서에 양형의 이유를 적어야 합니다(같은 조 제2항).

그래서 정식재판을 청구하기 전에, 약식명령의 벌금액과 혐의 내용, 다투고 싶은 부분이 무엇인지부터 정리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죄를 다툴 사안인지, 벌금 감액만 노릴 사안인지에 따라 전략이 달라집니다.


5. 약식명령을 뒤늦게 알았다면 이 순서로 움직이셔야 합니다

약식명령 등본 확보와 사유 소명자료 정리가 7일 안에 끝나야 합니다.

절차는 통상 ①약식명령 발령(법원이 우편으로 송달) → ②기간 경과 후 검사의 벌금 납부 독촉 또는 집행 → ③정식재판청구권회복 청구와 정식재판청구서 동시 제출(약식명령을 한 법원, 수원 관할이라면 수원지방법원 본원 또는 해당 지원) → ④법원의 회복 허부 결정 → ⑤인용 시 공판절차 진행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관할이 수원 관내 사건이라면 수원지방검찰청이 벌금 집행을 지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간이 지난 것을 알게 되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움직이시는 것이 좋습니다.

  1. 사건이 접수된 법원의 사건번호를 확인하고, 약식명령 등본과 송달보고서를 발급받아 실제 송달된 날짜와 수령인을 확인합니다.

  2. 송달이 이루어진 방식과 시점을 기준으로, 약식명령이 고지된 사실을 알게 된 날이 언제인지 확정하고 거기서부터 7일을 계산합니다.

  3. 입원 기록, 출입국 기록, 주소 이동 자료 등 책임질 수 없는 사유를 뒷받침하는 소명자료를 모아 회복청구서와 정식재판청구서를 같은 날 제출합니다.

서둘러야 하는 이유는 7일이라는 기간이 짧고, 소명자료가 부족하면 회복청구가 기각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송달 내역을 정확히 확인하는 단계에서 이미 결론의 방향이 어느 정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며

약식명령을 늦게 받았거나 늦게 확인한 분들은 “이미 지난 일인데 이제 와서 뭘 할 수 있겠나”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더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식재판을 다시 받고 싶은 입장에서는 막연히 억울하다는 호소보다, 어떤 사유로 기간 안에 청구하지 못했는지를 객관적 자료로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송달 기록, 출입국·입원 기록, 주소 관련 자료가 쌓일수록 회복청구의 설득력이 높아집니다.

반대로 벌금을 납부하고 마무리하려는 입장에서도 확정된 형이 범죄경력자료에 남는다는 점, 이후 각종 자격·취업·비자 심사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사건 내용에 따라 달라집니다.

저는 약식명령과 정식재판 단계에서 청구 기간 문제가 걸린 사건을 청구하는 쪽과 방어하는 쪽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송달 날짜 하나와 소명자료 한 장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기간이 지났는지 아닌지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7일이라는 시간이 끝나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약식명령 우편을 가족이 받고 저에게 전달하지 않았습니다. 그것도 송달인가요?

A. 송달 방식에 따라 다릅니다. 본인이 직접 받은 것이 아니더라도 적법한 송달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어, 송달보고서를 발급받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수령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Q. 정식재판 청구 기간 7일이 지났는데, 청구서를 내면 어떻게 되나요?

A. 청구권이 소멸한 후의 청구로 보아 결정으로 기각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기간이 지난 사유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라는 점을 소명하여 회복청구를 함께 해야 합니다.

Q. 벌금 납부독촉서를 받은 날부터 7일이 지나면 회복청구도 불가능한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독촉서만으로는 약식명령이 고지된 사실을 알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으므로, 실제로 고지 사실을 알게 된 날이 언제인지 따로 따져봐야 합니다.

Q. 회복청구만 먼저 내고 정식재판청구서는 나중에 내도 되나요?

A. 안 됩니다. 회복을 청구하는 사람은 청구와 동시에 정식재판청구를 해야 하므로, 두 서면을 같은 날 약식명령을 한 법원에 제출해야 합니다.

Q. 정식재판을 청구하면 징역형이 나올 수도 있나요?

A.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서는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을 선고하지 못합니다. 다만 벌금액이 더 높게 선고될 수는 있습니다.

Q. 이미 벌금을 납부했는데도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납부 사실만으로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기간 문제는 별도로 남아 있으므로, 책임질 수 없는 사유와 해소된 날을 기준으로 청구가 가능한지부터 따져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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