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술자리 시비, 주차 문제, 민원인과의 언쟁 끝에 몸싸움이 벌어져 폭행 혐의로 입건된 공무원분들의 상담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상담을 해보면 “벌금 정도로 끝나면 직장에는 영향 없겠죠”, “합의했으니 징계까지는 안 갈 겁니다”라고 안심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반대로 “벌금이라도 나오면 바로 퇴직이라던데”라며 지나치게 겁을 먹고 불리한 진술을 서두르는 분도 있습니다. 두 가지 모두 정확한 법 규정을 모르는 데서 오는 오해이고, 그 오해가 초기 대응을 그르칩니다.
공무원의 신분은 형의 종류와 무게에 따라 ‘당연퇴직’이 갈리고, 당연퇴직이 아니더라도 별도의 징계 절차가 다시 진행되는 이중 구조로 정해져 있습니다. 벌금형이라는 결과만 보고 판단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아래에서는 폭행으로 벌금형을 받은 공무원이 퇴직되는지, 퇴직을 면하더라도 어떤 불이익이 남는지, 그리고 지금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관련 법령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폭행으로 벌금형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당연퇴직되지 않습니다
당연퇴직은 법에 열거된 사유에서만 발생하고, 폭행 벌금형은 그 열거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국가공무원법 제69조 제1호는 제33조의 결격사유 가운데 일부에 해당하게 되면 공무원이 당연히 퇴직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별도의 처분이나 징계위원회 의결 없이, 사유가 생기는 순간 신분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징계와 다릅니다. 지방공무원은 지방공무원법 제31조와 제61조가 같은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제33조 중 벌금형이 결격사유가 되는 경우는 두 가지뿐입니다. 하나는 재직 중 직무와 관련하여 형법 제355조·제356조의 횡령·배임죄를 범하고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된 경우(제6호의2), 다른 하나는 성폭력범죄·정보통신망법상 일정한 죄·스토킹범죄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된 경우(제6호의3)입니다.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는 벌금형이 확정되면 20년간 결격이 이어집니다(제6호의4).
형법 제260조 제1항의 폭행죄는 이 목록에 없습니다. 따라서 단순 폭행으로 벌금 100만원이든 300만원이든 약식명령이 확정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당연퇴직이 되지는 않습니다. 소속 기관이 “벌금형이 나왔으니 퇴직 처리하겠다”고 한다면 법적 근거를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다만 사건의 성격이 달라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폭행에 이어 추행이 문제되어 성폭력범죄로 의율되거나, 직무 중 폭행이 아니라 다른 죄명이 함께 적용되면 벌금 하한이 낮은 열거 사유로 넘어갈 수 있으므로 어떤 죄명으로 처리되는지가 첫 번째 확인 사항입니다.
벌금형이라는 형의 종류가 아니라, 어떤 죄로 얼마를 받았느냐가 당연퇴직 여부를 가릅니다.
2. 징역형의 집행유예 이상이 선고되면 벌금과 달리 당연퇴직됩니다
폭행죄의 법정형에는 징역이 있고, 집행유예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신분을 잃습니다.
폭행죄의 법정형은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입니다(형법 제260조 제1항).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다중의 위력을 보이고 때리면 특수폭행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제261조)으로 올라가고, 집에서 부모를 때린 경우처럼 존속폭행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제260조 제2항).
공무원에게 위험한 선택지는 징역형이 선고되는 경우입니다. 국가공무원법은 결격사유를 다음과 같이 정하고, 제69조가 이를 당연퇴직 사유로 삼고 있습니다.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이 끝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4호).
징역은 금고보다 무거운 형이므로 “금고 이상”에 포함됩니다. 폭행으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되어 확정되면, 집행유예 기간뿐 아니라 그 기간이 끝나고도 2년이 지날 때까지 결격 상태이므로 판결이 확정되는 시점에 당연퇴직 됩니다. 실형이 선고되면 집행이 끝난 뒤 5년이 지날 때까지 결격입니다(제3호).
반면 벌금형은 집행유예가 가능하더라도 ‘금고 이상’이 아니므로(형법 제62조 제1항은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도 집행유예를 둡니다) 결격사유에서 제외됩니다. 선고유예의 경우 징역·금고의 선고유예는 제33조 제5호에 해당하지만, 제69조 단서가 당연퇴직이 되는 선고유예를 형법 제129조부터 제132조까지(뇌물 등), 성폭력·스토킹·아동청소년 성범죄, 직무 관련 횡령·배임으로 한정하고 있어 단순 폭행의 선고유예는 당연퇴직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폭행이라도 징역형의 집행유예 이상이 확정되면 당연퇴직이고, 벌금형이나 폭행의 선고유예는 당연퇴직 대상이 아닙니다.
3. 당연퇴직을 면해도 징계 절차는 별개로 진행되고, 정직·감봉까지 갑니다
형사처벌과 징계는 별개의 절차이므로 벌금형이 나와도 징계위원회는 다시 열립니다.
공무원이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체면 또는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하면 징계 사유가 됩니다.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체면 또는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한 때(국가공무원법 제78조 제1항 제3호).
근무시간 밖 사적 폭행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고, 같은 조 제1항은 징계 의결을 ‘요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수사기관은 사건 수사를 시작한 때와 마친 때 10일 내에 소속 기관장에게 통보하도록 되어 있으므로(제83조 제3항) 입건 사실은 사실상 직장에 전달된다고 보아야 합니다.
징계의 종류는 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입니다(제79조). 정직은 1개월 이상 3개월 이하로 그 기간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고 보수는 전액 감해지며, 감봉은 1개월 이상 3개월 이하 기간 보수의 3분의 1이 감해지고, 견책은 훈계에 그칩니다(제80조). 징계처분을 받으면 대통령령등으로 정한 기간 동안 승진임용과 승급도 제한됩니다(제80조 제7항).
어느 수위가 되는지는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제2조가 정한 요소로 가려집니다. 비위의 유형과 정도, 혐의 당시 직급과 근무경력, 비위가 공직 내외에 미치는 영향, 평소 행실, 공적, 뉘우치는 정도 등을 종합합니다. 같은 폭행이라도 피해자와 합의했는지, 상해가 있었는지, 직무와 관련된 장소·상대방이었는지, 반복된 것인지에 따라 견책에서 정직까지 폭이 벌어집니다.
징계 요구는 사유가 생긴 날부터 3년이 지나면 하지 못합니다(제83조의2 제1항 제3호). 다만 수사 중이어서 징계 절차를 진행하지 못한 경우에는 수사 종료 통보를 받은 날부터 1개월이 지나야 시효가 끝나는 것으로 보므로(제83조의2 제2항), 수사가 길어져도 시효로 빠져나가기는 어렵습니다.
벌금형이 나와도 징계는 별도로 진행되고, 합의와 반성은 징계 수위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다뤄집니다.
4. 수사·재판 단계에서 한 선택이 최종 처분의 수위를 정합니다
합의·약식명령·선고유예 중 무엇으로 끝나느냐가 신분과 징계 양쪽을 좌우합니다.
폭행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죄입니다(형법 제260조 제3항). 따라서 검사의 처분 전에 피해자와 합의하고 처벌불원서를 받으면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되어 벌금 전과 자체가 생기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소 이후라도 재판 중 처벌불원 의사가 확인되면 공소기각 판결로 끝납니다. 징계에서도 합의 사실은 뉘우침의 구체적 증거가 됩니다.
합의가 되지 않아 약식명령(벌금)이 청구되면 서면으로 처리되는데, 이때 직위해제 여부에도 차이가 생깁니다. 국가공무원법 제73조의3 제1항 제4호는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를 직위해제할 수 있다고 하면서 약식명령이 청구된 자는 제외하고 있습니다. 약식으로 끝나면 직위해제 가능성은 낮아지지만, 약식명령에 불복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면 정식 기소와 같이 직위해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약식명령은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해야 합니다.
선고유예도 검토 대상입니다. 형법 제59조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을 선고할 경우 뉘우치는 정상이 뚜렷하면 선고를 유예할 수 있도록 하되,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있으면 불가능하다고 정합니다. 선고유예를 받고 2년이 지나면 면소로 간주되어 전과도 남지 않으므로, 합의·초범·우발적 범행 등 사정을 정리해 정식재판에서 구하는 전략이 현실적으로 쓰입니다.
결국 같은 폭행이어도 합의 여부, 상해 정도, 전과, 피해자와의 관계가 정리되어 있느냐에 따라 불기소·선고유예·벌금·징역형 집행유예가 갈리고, 그 갈림이 곧 퇴직과 징계 수위로 연결됩니다.
5. 경찰 조사부터 소청심사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형사절차와 징계절차가 동시에 움직이므로 두 절차를 함께 관리해야 합니다.
폭행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 또는 신고 접수 및 피의자 조사 → ②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③약식명령 또는 정식 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 → ④소속 기관의 징계 의결 요구와 징계위원회 심의의 순서로 이어집니다. 소속 기관은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수사개시 통보를 받은 날부터 징계 절차를 진행하지 않을 수 있어서(제83조 제2항), 형사 결과가 나온 뒤 징계가 본격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징계처분에 불복하려면 처분사유 설명서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해야 하고, 이때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할 수 있습니다(제76조 제1항). 소청심사위원회는 접수일부터 60일 이내에 결정하며, 불가피하면 30일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5항).
지금 입건되었거나 약식명령을 받은 상태라면 아래 순서로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적용 죄명이 단순 폭행(제260조 제1항)인지, 특수폭행·상해·성폭력 등 더 무거운 죄명인지 송치 의견서나 약식명령서에서 먼저 확인합니다.
피해자와 합의가 가능한지 판단하고, 가능하다면 검사 처분 전에 처벌불원서가 접수되도록 일정을 잡습니다.
소속 기관의 감사·인사 부서에 수사 사실이 통보되었는지 확인하고, 징계 의결 요구 시 제출할 합의서·반성문·평소 근무 자료를 미리 정리합니다.
이렇게 형사 대응과 징계 대응을 처음부터 같은 방향으로 맞추어 두면, 당연퇴직 사유를 피하고 징계 수위를 낮추는 것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마치며
공무원분들은 “직장에 알려질까 봐”, “일이 커질까 봐” 하는 걱정에 합의나 대응을 미루다가 처분이 나온 뒤에야 변호사를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폭행 사건에서 가장 크게 결과를 바꾸는 것은 검사 처분 이전의 합의와 진술입니다.
폭행 혐의로 입건된 공무원 입장에서는 벌금이냐 징역 집행유예냐, 약식이냐 정식재판이냐가 곧 신분의 문제가 됩니다. 이 선택은 사건 초기에 대부분 정해집니다.
반대로 폭행 피해를 입은 입장에서도 상대가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합의 여부와 처벌 수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합의의 의미와 처벌불원서의 효력을 정확히 알고 결정해야 합니다.
저는 폭행·상해 사건에서 피의자와 피해자 양쪽을 모두 대리해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실관계도 합의 시점과 소명 자료에 따라 불기소부터 집행유예까지 결과가 갈리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벌금형이 나올 것 같다고 마음을 놓기 전에, 신분이 걸린 사건이라면 지금이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단계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폭행으로 벌금 100만원 약식명령을 받았는데 당연퇴직되나요?
A. 단순 폭행의 벌금형은 국가공무원법 제33조가 정한 벌금형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당연퇴직 사유가 아닙니다. 다만 징계는 별도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Q.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나오면 어떻게 되나요?
A.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되면 제33조 제4호에 해당해 당연퇴직됩니다. 유예기간이 끝나고 2년이 지나기 전까지는 다시 임용될 수 없습니다.
Q. 폭행 선고유예를 받아도 퇴직되나요?
A. 선고유예가 당연퇴직으로 이어지는 것은 뇌물·성범죄·직무 관련 횡령·배임 등 법에 열거된 죄에 한정됩니다. 단순 폭행의 선고유예는 해당하지 않지만 징계 사유는 될 수 있습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징계도 없어지나요?
A. 합의는 징계를 자동으로 없애지는 않습니다. 다만 뉘우침의 증거로서 수위를 낮추는 핵심 사정이 되고, 기소 전 합의라면 형사 처벌 자체를 피할 수도 있습니다.
Q. 근무시간 외 사적인 다툼도 징계 대상인가요?
A. 그렇습니다. 국가공무원법 제78조 제1항 제3호는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체면 또는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징계 사유로 정합니다.
Q. 징계처분에 불복하려면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A. 처분사유 설명서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해야 하며,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할 수 있습니다.
Q. 경찰이나 군인 등 특정직 공무원도 같은가요?
A. 큰 틀은 비슷하지만 경찰공무원법·군인사법 등 소속 법률에 따라 당연퇴직과 징계 기준이 별도로 정해져 있으므로 적용 법률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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