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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복 경찰인 줄 모르고 밀쳤는데 공무집행방해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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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복 경찰인 줄 모르고 밀쳤는데 공무집행방해인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심야 술자리 시비나 길거리 소란 현장에서 사복 차림의 경찰관이 개입했다가, 이를 알아보지 못한 당사자가 몸싸움을 벌여 공무집행방해로 입건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누가 갑자기 팔을 잡길래 시비 거는 사람인 줄 알고 밀쳤다”, “경찰이라고 말한 적도 없는데 어떻게 알았겠느냐”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막상 조사를 받아 보면 “경찰이라고 했다고 하더라”, “출동 차량이 바로 옆에 있었다”는 진술이 나오면서, 안심했던 ‘몰랐다’는 항변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경찰관이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았더라도 상대방이 경찰관임을 충분히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그 직무집행을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정말 몰랐고 알 수도 없었다면, 공무집행방해죄의 고의가 없다는 방어 논리가 열려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사복 경찰관을 밀친 행위가 어떤 경우에 공무집행방해죄가 되고, 어떤 경우에 폭행죄 정도로 정리되는지, 그리고 조사를 받게 되었을 때 무엇부터 정리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상대가 경찰관인 줄 정말 몰랐다면 공무집행방해죄의 고의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에게 폭행·협박한다’는 인식이 있어야 성립합니다.

형법 제136조 제1항은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죄는 고의범이므로, 행위자가 상대방이 직무를 집행 중인 공무원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 사람에게 폭행을 가한다는 인식이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사복 차림에 신분을 밝히지도 않았고, 주변 상황으로 보아서도 경찰관으로 알아볼 단서가 전혀 없었다면, 밀친 행위에 공무집행방해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형법 제15조 제1항도 특히 중한 죄가 되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중한 죄로 벌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어, 공무원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면 중한 공무집행방해죄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논리가 성립합니다.

다만 고의는 확정적 인식뿐 아니라 미필적 인식으로도 충분합니다. “경찰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어쨌든 밀쳤다”는 정도의 인식이 있었다면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이 실무의 함정입니다. 결국 ‘몰랐다’는 말 자체가 아니라, 몰랐다고 볼 객관적 사정이 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사복 경찰관인 줄 정말 몰랐다면 공무집행방해죄의 고의가 부정될 수 있지만, 판단은 당사자의 말이 아니라 객관적 상황으로 이루어집니다.


2. 신분을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몰랐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법원은 신분증 제시 여부보다 현장에서 경찰관임을 알 수 있었는지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사복 경찰관 사건에서 수사기관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현장에서 신분이 어떻게 드러났는지입니다. 경찰관이 “경찰입니다”라고 말했는지, 경찰 신분증이나 조끼·모자·수갑 같은 장비가 보였는지, 순찰차나 지구대 인근에서 벌어진 일인지, 신고 출동 상황이었는지 등이 모두 판단 자료가 됩니다.

경찰관직무집행법 제3조 제4항은 불심검문을 할 때 신분을 표시하는 증표를 제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았다면 무조건 위법한 검문일까요. 대법원은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불심검문을 하게 된 경위, 불심검문 당시의 현장상황과 검문을 하는 경찰관들의 복장, 피고인이 공무원증 제시나 신분 확인을 요구하였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검문하는 사람이 경찰관이고 검문하는 이유가 범죄행위에 관한 것임을 피고인이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보이는 경우에는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하여 그 불심검문이 위법한 공무집행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4도7976 판결).

이 판단 기준에는 “피고인이 신분 확인을 요구하였는지 여부”가 들어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신분이 의심스러웠다면 “경찰이면 신분증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어야 하는데, 그런 요구 없이 곧바로 몸으로 밀쳤다면 ‘정말 몰랐다’는 주장의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반대로 신분 확인을 요구했는데도 경찰관이 이를 거부하고 계속 팔을 붙잡았다면, 그 사정은 방어에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법원은 신분증 제시 여부 하나가 아니라 복장, 현장 상황, 신분 확인 요구 여부를 함께 보고 “알 수 있었는지”를 판단합니다.


3. 신분을 전혀 알 수 없던 위법한 직무집행이라면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적법할 때에만 성립하고, 그 적법성은 행위 당시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고의 문제와 별개로, 공무집행방해죄는 직무집행이 적법할 것을 전제로 합니다. 적법성은 사후에 결과를 놓고 보는 것이 아니라 행위 당시의 구체적 상황에 기초해 객관적·합리적으로 판단하고, 법령이 정한 요건과 방식을 갖추지 못한 직무집행에 맞선 행위는 공무집행방해죄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복 경찰관이 소속·성명도 밝히지 않고, 범죄 혐의가 있다는 사정도 설명하지 않은 채 갑자기 팔을 낚아채 붙잡았다면 불심검문의 요건과 방식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 밀치는 행동은 부당한 신체 구속에서 벗어나려는 방어 행위로 평가될 여지가 있고, 형법 제21조의 정당방위나 제20조의 정당행위가 함께 검토됩니다.

그러나 이 방어가 통하려면 앞서 본 대법원 2014도7976 판결과 같은 취지의 판단 기준, 즉 같은 취지의 대법원 2004. 10. 14. 선고 2004도4029 판결이 설명하는 기준을 넘어서야 합니다. 경찰관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던 사안이라면 신분증 미제시만으로 위법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정당방위는 방어의 정도가 상당해야 하므로, 한 번 뿌리치는 수준을 넘어 넘어뜨리거나 다치게 했다면 인정 범위가 좁아집니다.

직무집행이 위법했다면 공무집행방해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지만, 경찰관임을 알 수 있었다면 신분증 미제시만으로 위법해지지는 않습니다.


4. 공무집행방해가 아니더라도 폭행죄나 상해죄 책임은 남을 수 있습니다

고의가 부정되어도 밀친 행위 자체는 폭행으로 평가되고, 다친 곳이 있으면 상해까지 문제됩니다.

많은 분들이 “공무집행방해만 아니면 문제없다”고 생각하시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공무원인 줄 몰랐다는 점이 받아들여지면 중한 공무집행방해죄는 면하더라도, 사람을 밀친 행위는 형법 제260조 제1항의 폭행죄(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폭행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이므로, 합의 여부가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밀친 결과 경찰관이 넘어지거나 타박상을 입었다면 형법 제257조 제1항의 상해죄(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가 검토됩니다. 상해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합의가 있어도 처벌 가능성이 남지만, 합의는 양형에서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반면 경찰관임을 알면서 밀쳤다면 공무집행방해죄는 폭행의 정도가 가벼워도 성립하고, 처벌 범위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훨씬 넓습니다. 여기에 상해가 더해지면 공무집행방해와 상해가 함께 기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이 사건의 핵심은 “경찰관임을 인식했는지”에서 형량 구간이 갈린다는 점입니다.

공무원인 줄 몰랐다는 점이 인정되면 폭행·상해로 정리될 수 있지만, 알았다면 공무집행방해로 가중됩니다.


5. 현행범 체포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첫 조사에서 한 진술이 ‘알았는지’ 쟁점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현장에서 밀쳤다면 그 자리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일이 흔합니다. 절차는 통상 ①현행범 체포 또는 입건(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서 조사) → ②피의자 조사 및 현장 CCTV·바디캠·목격자 확인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기소 여부 결정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현행범 체포 시에는 형사소송법 제212조와 제200조의5에 따라 체포 사유와 변호인 선임권 등을 고지받게 되므로, 이 과정이 제대로 지켜졌는지도 확인 대상입니다.

사복 경찰관 사건에서는 현장 영상이 결정적인 증거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찰관이 신분을 밝히는 장면이 있는지, 밀친 행위가 어느 시점에 어떤 강도로 이루어졌는지가 영상으로 확인되기 때문입니다. 조사받기 전에 아래 순서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1. 현장에서 경찰관이 어떤 옷차림이었는지, “경찰입니다” 같은 말이나 증표 제시가 있었는지, 제가 신분 확인을 요구했는지를 시간 순서로 기억나는 대로 정리합니다.

  2. 현장 주변 CCTV, 블랙박스, 목격자 연락처를 확보하고, 경찰이 보관 중인 영상은 열람·보존을 요청합니다.

  3. 다친 경찰관이 있다면 진단서의 내용과 부상 경위를 확인하고, 합의 가능성과 시점을 검토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고의 부정, 직무집행의 적법성, 정당방위 중 어느 축으로 방어할지를 정해야 하며, 첫 조사의 진술이 이 방향을 고정하므로 가능하면 조사 전에 변호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치며

사복 경찰관 사건은 “나는 정말 몰랐는데 억울하다”는 마음 때문에 감정적으로 진술하다가, 오히려 경찰관임을 알았다는 취지로 읽히는 말을 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찰관과 몸싸움을 하게 된 입장에서는 몰랐다는 주장만 반복하기보다, 몰랐다고 볼 객관적 사정을 영상과 목격자로 뒷받침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직무집행 과정에서 다쳤다고 주장하는 입장이라면 신분 고지와 직무집행의 경위가 어떠했는지에 따라 사건의 성격이 달라진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저는 공무집행방해와 폭행·상해 사건에서 고의와 직무집행의 적법성이 갈리는 지점을 양쪽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몸싸움이라도 사실관계 정리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진술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여진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경찰관이 신분증을 보여주지 않았다면 무조건 공무집행방해가 안 되나요?

A. 아닙니다. 대법원은 복장, 현장 상황, 신분 확인 요구 여부 등을 종합해 상대가 경찰관임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면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았더라도 위법한 직무집행이 아니라고 봅니다.

Q. 밀치기만 했고 경찰관이 다치지 않았는데도 공무집행방해가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공무집행방해죄의 폭행은 공무원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로 충분하고, 상해 결과가 발생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Q. 술에 취해서 경찰인지 몰랐다고 하면 달라지나요?

A. 음주 사실만으로 고의가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취한 정도와 신분을 알 수 있었던 객관적 단서가 있었는지를 함께 보며, 심신미약 주장은 별도로 판단됩니다.

Q. 공무집행방해가 인정되지 않으면 처벌을 받지 않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밀친 행위는 폭행죄로, 부상이 있다면 상해죄로 처벌될 수 있고, 폭행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Q. 현행범으로 체포되었는데 체포 절차가 위법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체포 사유와 변호인 선임권 고지 등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면 체포의 적법성이 다투어질 수 있고, 이는 이후 진술의 증거능력이나 양형 판단에서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Q. 경찰 조사는 언제 변호사와 함께 받는 것이 좋은가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알았는지’에 관한 첫 진술이 이후 사건 전체의 방향을 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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