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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성폭행 고소, 사건 전후 기록 정리로 혐의없음 불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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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성폭행 고소, 사건 전후 기록 정리로 혐의없음 불송치 

이정우 변호사

혐의없음(증거불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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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개요

의뢰인은 우연히 알게 된 여성과 연락처를 주고받고 며칠 사이 두 차례 만났습니다. 카페와 식당을 거쳐 숙박업소에 함께 갔고 성관계가 있었습니다. 두 번째 만남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의뢰인은 경찰서로부터 강간 피의자로 출석하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상대방은 두 차례 모두 강제로 옷을 벗기고 몸을 눌러 성관계를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의뢰인 입장에서 더 어려웠던 점은 상대방 쪽에 객관적 자료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신체 감정에서 의뢰인의 유전자가 확인되었고, 상처가 있다는 진단도 있었습니다. 성관계 자체를 부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동의가 있었다"는 말만으로는 수사기관을 설득하기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쟁점: 강간죄는 성관계가 아니라 폭행·협박을 묻습니다

형법 제297조의 강간죄가 성립하려면 성관계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상대방의 반항을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이나 협박이 있었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유전자 감정 결과는 성관계가 있었음을 보여줄 뿐, 그것이 폭행·협박에 의한 것이었는지는 말해 주지 않습니다.

밀실에서 있었던 일을 두고 두 사람의 진술이 정반대일 때, 수사기관은 진술 자체보다 그 앞뒤의 행동을 봅니다. 강제로 당한 사람이라면 하지 않았을 행동, 반대로 강제로 한 사람이라면 하지 않았을 행동이 기록에 남아 있는지를 살피는 것입니다.

변호인의 대응: 사건 전후 기록을 분 단위로 재구성

조사에 앞서 의뢰인의 휴대전화에 남은 통화 내역, 메신저 대화, 카드 결제 내역, 숙박업소 예약 내역, 택시 이용 기록을 시간 순서로 정리했습니다. 이 자료로 두 번의 만남이 어떤 흐름으로 이어졌는지를 재구성했고, 의뢰인은 조사에서 그 흐름을 기록과 함께 설명했습니다. 기록에서 드러난 사정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숙박업소 예약 사실을 미리 알렸고, 상대방이 이를 알고 동행했다는 대화가 남아 있었습니다.

  • 첫 만남 뒤 상대방이 고맙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고, 이후 함께 식사를 하고 각자 귀가했습니다.

  • 두 번째 만남은 상대방이 먼저 연락해 이루어졌습니다.

  • 두 번째 만남 중간에도 함께 음식을 사 먹는 등 자리를 벗어날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 사건 당일 112 신고 이력이 없었고, 고소는 그 뒤에 이루어졌습니다.

의뢰인은 조사에 성실히 응했고, 거짓말탐지기 검사도 스스로 받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결과: 혐의없음(증거불충분) 불송치

경찰은 상대방이 의뢰인에게 고맙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점, 숙박업소에서 나온 뒤 함께 식사한 점, 두 번째 만남은 상대방이 먼저 연락해 이루어진 점, 첫 만남에서 강간을 당했다고 하면서도 다시 숙박업소에 간 점, 신고했다는 날의 112 신고 이력이 없는 점을 종합해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이 없었다고 판단하고, 강간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증거불충분) 불송치 결정을 했습니다. 결정 이유에는 두 사람 사이의 메시지 대화가 사회 통념상 성폭행 피의자와 피해자 사이에 오갈 대화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가 담겼고, 사건은 검찰로 넘어가지 않고 수사 단계에서 종결되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참고할 점

첫째, 유전자나 상처 같은 객관적 자료가 있다고 해서 강간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자료는 성관계의 존재를 보여줄 뿐이고, 폭행·협박은 별도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다만 그 반대도 마찬가지여서, "동의가 있었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둘째, 성범죄 사건에서 가장 힘이 있는 자료는 사건 앞뒤의 기록입니다. 메시지, 결제, 예약, 이동 기록은 누가 꾸며낼 수 없는 자료이고, 수사기관은 이런 자료로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합니다. 조사 단계에서 의뢰인 스스로 기록을 정리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셋째, 기록을 지우거나 상대방에게 연락해 해명을 시도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삭제는 그 자체로 불리한 정황이 되고, 연락은 합의 종용이나 2차 가해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넷째, 불송치 결정 뒤에도 고소인의 이의신청 가능성이 남습니다. 이의신청이 있으면 사건은 검찰로 송치되지만(형사소송법 제245조의7), 경찰 단계에서 사건 전후 기록이 정리되어 있으면 검찰 단계에서도 같은 자료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위 사례는 해당 사건의 개별 결과이며, 유사한 사건이라도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위 사건은 전 소속 법무법인 재직 당시 담당변호사로 수행한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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