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술에 취한 승객이 택시 안에서 기사에게 욕설을 하다가 손을 대는 사건, 그리고 요금이나 행선지 문제로 다투다 기사의 어깨나 멱살을 잡은 사건이 경찰 수사로 이어지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살짝 밀친 것뿐인데 무슨 큰 죄냐”, “기사님이 먼저 시비를 걸었고 합의하면 끝나는 일 아니냐”는 생각으로 사안을 가볍게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조사를 받아 보면 일반 폭행이 아니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운전자폭행등) 혐의가 적용되어 있고, 피해자와 합의를 해도 사건이 그대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됩니다.
대법원은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하는 행위를 교통질서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추상적 위험범으로 보아 엄중하게 처벌한다는 입장입니다. 같은 폭행이라도 장소와 상대방이 운행 중인 택시의 기사라면 법정형 자체가 달라집니다.
아래에서는 택시기사를 때렸을 때 왜 형이 더 무거워지는지, 어디까지가 ‘운행 중’인지, 합의와 취중 사정은 어떻게 다뤄지는지, 그리고 조사를 앞두고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운행 중인 택시기사를 폭행하면 일반 폭행보다 훨씬 무겁게 처벌됩니다
같은 폭행이라도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가 피해자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됩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10 제1항은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택시기사에 한정된 규정은 아니고 버스, 화물차, 자가용 운전자도 모두 대상입니다. 다만 택시는 승객과 운전자가 좁은 공간에 함께 있는 구조라 실무에서 가장 흔하게 문제되는 유형입니다.
일반 폭행죄(형법 제260조 제1항)는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입니다. 법정형의 상한이 징역 2년에서 5년으로, 벌금 상한이 500만원에서 2천만원으로 올라가고, 구류·과료 같은 가벼운 선택지가 사라집니다.
더 중요한 차이는 결과가 발생했을 때입니다. 폭행으로 운전자가 다쳤다면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사망에 이르렀다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됩니다. 일반 상해죄(형법 제257조 제1항)의 법정형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인 것과 비교하면, 벌금형이 아예 없고 하한이 징역 3년으로 정해진 중한 구조입니다.
운행 중인 택시기사를 때리면 폭행은 최대 징역 5년, 상해가 생기면 징역 3년 이상으로 형이 크게 무거워집니다.
2. 왜 이렇게 무겁게 처벌하는지는 법원이 이미 밝혔습니다
이 죄는 운전자 개인의 피해가 아니라 도로 위 공공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규정입니다.
이 조항은 2007년 신설되었는데, 주행 중인 운전자가 폭행이나 협박을 당하면 운전자 본인뿐 아니라 승객, 다른 차량 운전자, 보행자까지 사고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입니다. 그래서 피해자인 운전자가 크게 다쳤는지와 무관하게, 운행 중이라는 상황 자체가 가중처벌의 이유가 됩니다.
대법원은 이 조항의 성격을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10의 죄는 제1항, 제2항 모두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범행이 교통질서와 시민의 안전 등 공공의 안전에 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아 이를 가중처벌하는 이른바 추상적 위험범에 해당하고, 그중 제2항은 제1항의 죄를 범하여 사람을 상해나 사망이라는 중한 결과에 이르게 한 경우 제1항에 정한 형보다 중한 형으로 처벌하는 결과적 가중범 규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4도13345 판결).
추상적 위험범이라는 것은 실제로 사고가 났는지, 차가 흔들렸는지를 따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차가 멀쩡히 잘 갔고 아무 사고도 없었다”는 사정은 구성요건 성립에는 영향이 없고,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일 뿐입니다. 또 위 판결은 운전자를 폭행해 운전자나 승객, 보행자 등이 상해를 입었다면 제2항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보았으므로, 상해를 입은 사람이 반드시 운전자 본인일 필요도 없습니다.
사고가 없었더라도 운행 중 운전자를 폭행했다는 사실만으로 가중처벌 규정이 적용됩니다.
3. 신호대기나 승객 하차 중이어도 ‘운행 중’으로 볼 수 있습니다
차가 움직이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중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다투는 지점이 ‘운행 중’의 범위입니다. 조문은 여객자동차운송사업에 쓰이는 자동차, 즉 택시나 버스를 운행하는 중 운전자가 여객의 승차·하차 등을 위해 일시 정차한 경우를 운행 중에 포함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목적지에 도착해 요금을 정산하다가, 혹은 내리라는 말을 듣고 다투다가 기사를 폭행한 경우에도 시동이 꺼지지 않은 채 승객을 내려주기 위해 서 있는 상태라면 운행 중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호대기나 교통체증으로 잠시 선 경우 역시 도로 위에서 운전자가 자동차를 용법에 따라 사용하는 도중이므로 운행 중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판단입니다. 반면 기사가 시동을 끄고 차에서 내려 휴식 중이거나 주차를 마친 상태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어, 폭행 당시 차량이 어떤 상태였는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그래서 이 유형의 사건에서는 폭행 장면 자체보다 폭행 직전과 직후의 차량 상태가 중요합니다. 택시 내부 블랙박스의 영상, 택시 운행기록(미터기·GPS) 자료, 기사의 진술이 주된 증거가 되고, 시동·기어·브레이크 상태, 정차 사유와 시간이 사실관계로 정리됩니다. 변호인 입장에서는 이 자료로 ‘운행 중’이 아니라 주차 또는 운행 종료 상태였음을 다툴 수 있는지부터 검토하게 됩니다.
운행 중 여부는 차가 움직였는지가 아니라 폭행 당시 운전자가 자동차를 사용하던 상태였는지로 판단됩니다.
4. 합의를 해도 사건이 끝나지 않고, 취중이라는 사정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일반 폭행과 달리 처벌불원 의사만으로 공소기각이 되지 않으며, 합의는 양형에서 비중 있게 참작됩니다.
일반 폭행죄는 형법 제260조 제3항에 따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기사님과 합의하면 끝난다”고 생각하지만,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10 위반에는 이런 규정이 없습니다. 합의서를 제출해도 검사가 기소할 수 있고 법원도 유죄를 선고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합의가 의미 없는 것은 아닙니다. 피해 회복 여부, 피해자의 처벌 의사, 합의 시점과 방식은 기소 여부와 형의 종류, 집행유예 가능성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양형 요소입니다. 초범이고 피해가 경미하며 진지한 사과와 피해 회복이 이루어졌다면 벌금형이나 선처가 가능한 사안도 있습니다. 반대로 기사가 다친 정도가 크거나 운행 중 위험이 실제로 발생했다면 합의를 해도 실형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취중 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형법 제10조 제2항은 심신미약 상태의 행위를 감경할 수 있다고 하지만, 같은 조 제3항은 위험 발생을 예견하고 스스로 심신장애를 일으킨 경우에는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술을 마시고 택시를 탄 사람이 만취 상태로 폭행한 경우 법원이 감경을 인정하는 데 매우 신중하고, “술에 취해 기억이 없다”는 주장만으로는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는 폭행의 정도, 기사의 상해 진단 여부, 승객이 기사를 협박하거나 차량을 멈추게 하려 했는지, 동종 전과가 있는지에 따라 형량 구간이 크게 달라집니다.
합의로 처벌이 사라지지는 않지만, 합의는 기소 여부와 형량을 정하는 데 결정적인 사정입니다.
5. 신고 접수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첫 조사에서의 진술이 적용 법조와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택시 폭행 사건은 대체로 ①기사의 112 신고 또는 현장 출동 경찰의 인계(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경찰서·수원중부경찰서 등 관할 서) → ②피의자 조사와 택시 블랙박스·CCTV 확보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기소 여부 결정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되거나, 폭행 정도가 심하고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면 구속 영장이 청구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조사를 앞두고 계시다면 아래 순서로 정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당시 상황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되, 기억이 불분명한 부분은 추측으로 진술하지 말고 모른다고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결제 내역, 카카오T 등 호출 기록, 택시 내외부 영상 등 객관적 자료가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고 보존을 요청할 수 있는지 살펴봅니다.
피해자인 기사와의 연락은 직접 하지 말고, 합의가 필요하다면 합의 의사 전달 방식과 내용을 변호인과 정한 뒤 진행합니다.
특히 기사에게 직접 연락해 합의를 종용하다가 오히려 보복·압박으로 오해받는 경우가 있어, 합의 시도 자체를 신중하게 해야 합니다. 초동 단계에서 어떤 법조가 적용되는지, ‘운행 중’이 성립하는지를 먼저 살피고 다툴 지점을 정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마치며
택시 안에서 벌어진 일은 순간적인 다툼이었기 때문에 “이 정도로 큰 문제가 될 줄 몰랐다”며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유형은 적용 법조가 일반 폭행인지 가중처벌 규정인지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폭행 혐의를 받는 승객 입장에서는 진술이 한 번 굳어지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당시 차량 상태, 다툼의 경위, 기사의 상해 여부를 객관적 자료로 점검하고, 가중처벌이 아닌 일반 폭행으로 다툴 여지가 있는지부터 따져 보아야 합니다.
반대로 폭행을 당한 기사 입장에서도 증거 확보가 우선입니다. 블랙박스 영상 보존, 진단서 발급, 피해 사실의 정확한 진술이 이후 형사 절차와 민사상 손해배상 모두에서 중요합니다.
저는 운전자 폭행 사건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쪽과 피해를 입은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적용 법조와 결과가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택시가 신호대기로 서 있을 때 기사를 때렸는데도 가중처벌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신호대기는 운전자가 자동차를 사용하는 도중의 일시 정지이므로 운행 중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시동을 끄고 주차한 상태였다면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Q. 기사님과 합의하고 처벌불원서를 받으면 사건이 종결되나요?
A. 종결되지 않습니다. 일반 폭행과 달리 이 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라서 합의해도 기소될 수 있습니다. 다만 합의는 기소 여부와 형량에서 매우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Q. 기사님을 밀치기만 했고 다치지는 않았는데도 징역 5년까지 가능한가요?
A. 법정형 상한이 징역 5년이라는 뜻이고, 실제 선고는 폭행 정도와 합의 여부, 전과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상해가 없고 초범이며 합의가 되었다면 벌금형으로 정리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Q. 기사님이 먼저 욕설을 해서 때렸다면 정상이 참작되나요?
A. 다툼의 경위는 양형에서 고려될 수 있지만, 운행 중 운전자를 폭행했다는 구성요건 자체를 부정하지는 못합니다. 기사의 언행을 입증할 영상이나 녹취가 있다면 반드시 확보해야 합니다.
Q.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데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어렵습니다. 스스로 술을 마셔 심신장애를 일으킨 경우에는 형법 제10조 제3항에 따라 감경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기억이 없다는 사정만으로는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Q. 경찰에서 연락이 왔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최초 진술에서 운행 상태와 폭행 경위가 정리되며, 이후 적용 법조와 처분의 방향이 사실상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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