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상가 임대차 만료가 다가오면서 “계약갱신요구권 10년이 이미 지난 것 아니냐”, “아직 남았다”며 임대인과 임차인이 서로 다른 계산을 내놓는 분쟁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임차인분들 중 상당수는 “갱신 계약서를 쓸 때마다 10년이 새로 시작되는 줄 알았다”거나 “임대인이 바뀌었으니 처음부터 다시 센다”고 생각하셨고, 반대로 임대인분들은 “계약서를 새로 썼으니 이전 기간은 끊겼다”거나 “묵시적으로 연장된 기간은 빼고 세는 것”이라고 보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건물인도 소송으로 가면 이런 계산은 법원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계약갱신요구권의 10년을 ‘최초의 임대차기간’부터 이어지는 전체 기간으로 계산하되, 2018. 10. 16. 개정 전에 시작된 계약에는 개정 전 법의 5년 상한이 그대로 걸린다고 정리하고 있습니다. 시작점을 잘못 잡으면 갱신요구 자체가 무효가 되거나, 반대로 거절할 수 있는 갱신을 거절하지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상가 계약갱신요구권의 10년을 언제부터, 어떻게 세는지와 계산이 달라지는 대표적인 경우, 갱신을 막는 사유까지 판례와 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10년은 최초 임대차기간이 시작된 날부터 이어서 셉니다
갱신할 때마다 새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 계약의 시작일부터 전체 기간을 합산합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하 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2항은 계약갱신요구권의 한도를 이렇게 정하고 있습니다.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10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만 행사할 수 있다(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2항).
조문의 핵심은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포함한’이라는 문구입니다. 기산점은 갱신 계약서를 쓴 날이 아니라, 그 상가에서 임차인이 처음 체결한 임대차의 기간이 시작된 날입니다. 예컨대 2019. 5. 1.부터 2년으로 처음 계약했다면 계약서를 몇 번 다시 쓰든 전체 기간이 2029. 4. 30.에 이르는 시점이 한도가 됩니다.
실무에서는 “갱신 때 계약서를 새로 썼으니 새 계약”이라는 주장이 자주 나옵니다. 하지만 같은 임차인이 같은 점포를 계속 사용하면서 기간만 이어 붙인 계약이라면, 서면의 제목이 ‘신규 계약서’라는 사정만으로 기산점이 초기화되지는 않습니다. 법이 보호하려는 것은 같은 상가에서 이어지는 영업의 연속성이기 때문입니다.
10년의 시작점은 갱신 계약서의 날짜가 아니라, 최초 임대차기간이 시작된 날입니다.
2. 갱신 횟수가 아니라 전체 기간의 합계가 기준이 됩니다
합의갱신·묵시적 갱신·갱신요구 연장분이 모두 하나의 기간으로 합산됩니다.
10년 한도는 “몇 번 갱신했는가”가 아니라 “전체 임대차기간이 몇 년인가”로 판단합니다. 1년 계약을 갱신해 왔든 2년 계약을 갱신해 왔든, 처음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기간의 합이 10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만 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임대인이 임대차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갱신 거절이나 조건 변경 통지를 하지 않아 계약이 같은 조건으로 다시 이어진 경우(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4항)도 임대차가 실제로 존속한 기간이므로 전체 임대차기간에 포함해 계산하는 것이 조문의 문언에 부합합니다. 임차인이 갱신요구권으로 연장한 기간과 임대인·임차인이 합의해 연장한 기간 사이에도 구별이 없습니다.
임대인이 중간에 바뀐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건물 소유권이 넘어가면 새 소유자가 임대인 지위를 승계하므로(상가임대차법 제3조 제2항) 임차인의 기간은 끊기지 않고 이어집니다. “주인이 바뀌었으니 처음부터 다시 센다”는 계산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또한 환산보증금이 지역별 기준을 넘는 상가라도 제10조 제1항·제2항·제3항 본문은 그대로 적용됩니다(상가임대차법 제2조 제3항). 보증금이 크다는 이유로 10년 계산이 달라지거나 갱신요구권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묵시적 갱신 기간을 포함해, 처음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기간 전체가 10년 계산의 대상입니다.
3. 2018. 10. 16. 개정 전에 시작된 계약은 5년 상한에 걸릴 수 있습니다
10년이 적용되는지는 계약의 시작 시점과 개정법 시행일 사이의 관계로 결정됩니다.
계약갱신요구권의 상한은 2018. 10. 16. 개정 전에는 5년이었고, 개정 후 10년이 되었습니다. 개정법 부칙 제2조는 이를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체결되거나 갱신되는 임대차부터 적용한다”고 정했는데, 이 문구의 해석이 가장 많이 다투어지는 지점입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체결되거나 갱신되는 임대차’란 2018. 10. 16. 이후 계약이 처음 체결되었거나, 개정법 시행 전에 계약이 체결되고 구법에서 인정되던 사유에 따라 2018. 10. 16. 이후 갱신하는 임대차를 가리킨다. 따라서 개정법 시행 전 계약이 체결되고 그 후 만료되는 임대차의 전체 기간이 5년에 달하였다면 구법에서 계약갱신요구로 연장할 수 있는 최대한에 다다랐으므로, 임차인은 개정법 부칙 제2조에 따라 개정조항의 적용을 받을 수 없고 더는 갱신을 요구할 수 없다(대법원 2021. 12. 16. 선고 2021다257255 판결).
이 사건은 2015. 4. 30.부터 2020. 4. 30.까지 5년으로 계약한 임차인이 만료를 앞두고 갱신을 요구한 사안인데, 대법원은 이미 구법의 최대치인 5년에 도달했으므로 10년 규정의 적용을 받을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같은 취지의 판례로 대법원 2020. 11. 5. 선고 2020다241017 판결이 있습니다.
정리하면, 2018. 10. 16. 이후 처음 체결한 계약은 처음부터 10년이 기준이고, 그 전에 시작한 계약은 개정법 시행 후에도 갱신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10년 규정이 적용되지만 만료 시점에 이미 전체 기간이 5년에 이르렀다면 더 이상 갱신을 요구할 수 없습니다. 기산점이 같은 ‘최초 계약일’이라도 어느 쪽에 속하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한편 대법원 2023. 3. 13. 선고 2022다286786 판결은 새로 체결된 계약이 종전 계약과 동일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원심의 판단을 유지하여, 제10조 제2항의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새 계약 기준으로 본 사례입니다. 계약 당사자·목적물·기간이 실질적으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개정 전 계약은 만료 시점에 전체 기간이 이미 5년에 이르렀다면 10년 규정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4. 10년이 남아 있어도 법이 정한 거절 사유가 있으면 갱신이 막힙니다
기간 계산이 맞더라도 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1항의 거절 사유에 해당하면 갱신요구는 통하지 않습니다.
전체 기간이 10년 안이라고 해서 갱신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임대인은 3기의 차임액에 이르는 차임 연체,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한 경우, 임대인 동의 없는 전대, 건물의 고의·중대한 과실 파손, 건물 멸실, 안전사고 우려나 법령에 따른 철거·재건축, 그 밖에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한 경우 등에는 갱신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상가임대차법 제10조 제1항 단서 각 호).
특히 차임 연체는 한 번에 3기 분량이 쌓인 경우뿐 아니라, 과거에 그 정도에 이른 사실이 있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임차인이라면 갱신요구 전에 연체 이력부터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갱신요구는 임대차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해야 합니다. 이 기간을 놓치면 10년이 남아 있어도 갱신요구권 행사는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임대인이 이 기간 안에 갱신 거절이나 조건 변경 통지를 하지 않으면 전 계약과 같은 조건으로 1년간 이어진 것으로 보게 됩니다(제10조 제4항).
갱신되는 임대차는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계약된 것으로 보되, 차임과 보증금은 제11조에 따라 증감할 수 있고 증액은 대통령령이 정한 비율(현재 5%)을 넘지 못하며, 직전 증액 후 1년 이내에는 청구할 수 없습니다.
10년 이내라도 연체·전대·파손 등 거절 사유가 있으면 갱신요구권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5. 분쟁이 생기면 통지부터 소송까지 이렇게 진행됩니다
갱신요구 통지를 기한 안에 증거가 남는 방식으로 보내는 것이 분쟁의 출발점입니다.
실제 분쟁은 통상 ①임차인의 갱신요구 통지(내용증명 등) → ②임대인의 갱신 거절 또는 조건 변경 통지 → ③건물인도·차임 청구 소송 또는 갱신 확인 소송(수원 지역 상가라면 수원지방법원 관할) → ④판결 후 집행 순으로 진행됩니다. 소송 전에 상가건물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한 조정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10년 기간이 쟁점이 되면 임대인은 최초 임대차기간이 5년에 이미 도달했는지, 계약 동일성이 단절됐는지를 주장하고 임차인은 같은 점포에서 이어진 영업 사실을 입증하게 됩니다. 아래 순서로 자료를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최초 임대차계약서와 이후 갱신·재계약서를 모두 모아 최초 기간의 시작일과 계약 상호 간의 연결 관계를 확인합니다.
갱신요구를 해야 하는 기간(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을 계산해 내용증명 등 증거가 남는 방식으로 통지합니다.
차임 연체 여부, 전대 여부 등 거절 사유가 될 만한 사정이 있는지 임대차 기간 전체의 입금 내역으로 점검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상가 임대차 분쟁에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갱신요구 가능 여부와 거절의 정당성을 함께 검토해 불필요한 소송을 줄이거나 유리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마치며
상가 임대차의 10년 계산은 “설마 이 정도 가지고”라는 생각 때문에 만료 임박해서야 확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갱신요구 기간이 지나버린 뒤에는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계속 장사를 하고 싶은 임차인 입장에서는 최초 계약일, 개정법 시행 전 계약 여부, 연체 이력을 먼저 점검하고 갱신요구 기간 안에 통지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반대로 건물을 돌려받으려는 임대인 입장에서도 “10년이 지났다”는 단정만으로 거절하면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기산점과 계약 동일성, 거절 사유를 정확히 확인하고 기한 내 통지를 갖추어야 합니다.
저는 상가 임대차 분쟁에서 임차인과 임대인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최초 계약일 하나와 통지 시점 하나로 결론이 갈리는 사례를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만료까지 시간이 남았다고 생각될 때가 오히려 점검하기 가장 좋은 때입니다. 갱신 가능 여부가 갈리는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계약서를 갱신할 때마다 새로 쓰면 10년이 다시 시작되나요?
A. 아닙니다. 같은 임차인이 같은 점포에서 이어온 임대차라면 기산점은 최초 임대차기간이 시작된 날입니다. 다만 당사자·목적물·내용이 실질적으로 달라져 종전 계약과 동일성이 없다고 보이면 새 계약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Q. 묵시적 갱신된 기간도 10년에 들어가나요?
A. 임대차가 실제로 존속한 기간이므로 전체 임대차기간에 포함해 계산하는 것이 조문의 문언에 부합합니다. 갱신요구로 연장한 기간이나 합의로 연장한 기간과 구별하지 않습니다.
Q. 건물주가 바뀌면 10년을 처음부터 다시 세나요?
A. 아닙니다. 건물을 양수한 사람이 임대인 지위를 승계하므로 임차인의 기간은 끊기지 않고 이어집니다.
Q. 2018년 이전에 시작한 계약이면 몇 년까지 가능한가요?
A. 개정법 시행 후에 구법상 사유로 갱신되는 계약은 10년 규정이 적용되지만, 만료 시점에 전체 기간이 이미 5년에 이르렀다면 대법원은 더 이상 갱신을 요구할 수 없다고 봅니다.
Q. 보증금이 커서 환산보증금 기준을 넘으면 갱신요구권이 없나요?
A. 있습니다. 상가임대차법 제2조 제3항에 따라 환산보증금이 기준을 넘는 상가에도 갱신요구권(제10조 제1항·제2항·제3항 본문)은 적용됩니다.
Q. 갱신요구는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A. 임대차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해야 합니다. 이 기간을 놓치면 10년이 남아 있어도 갱신요구권 행사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내용증명 등 증거가 남는 방식으로 미리 통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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