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계약이 끝났는데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했다가, 법원으로부터 기각 결정문을 받아들고 당황하는 임차인분들의 상담이 적지 않습니다.
실무에서는 “서류는 다 냈는데 왜 기각이지”, “이제 보증금은 못 받는 건가”, “일단 이사부터 가야 하나”라는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기각 결정이 나온 뒤 새 집 일정에 쫓겨 이삿짐부터 빼는 순간, 지금까지 쌓아온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한꺼번에 사라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권등기명령 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에 대해 임차인이 항고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고, 기각 사유를 보완해 다시 신청하는 길도 열려 있습니다. 다만 항고에는 1주라는 짧은 불변기간이 걸려 있어 대응이 늦으면 한 가지 길이 닫힙니다.
아래에서는 기각 결정을 받았을 때 다툴 수 있는 방법, 기각 사유를 가려내는 방법, 그리고 그동안 보증금 권리를 지키는 방법을 법 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기각 결정이 나와도 다툴 길은 항고와 재신청 두 가지가 열려 있습니다
기각 결정은 보증금 권리 자체를 부정하는 판단이 아니라, 이 신청이 요건을 갖추었는지에 대한 판단입니다.
임차권등기명령은 임대차가 끝난 후 보증금이 반환되지 않았을 때 임차인이 주택 소재지 관할 지방법원·지방법원지원 또는 시·군 법원에 신청하는 절차입니다. 법원은 신청서에 적힌 이유와 임차권등기의 원인이 된 사실이 소명되었는지를 보고 인용 또는 기각을 결정합니다.
기각되었다고 해서 임대인에 대한 보증금반환채권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기각은 “현재 제출된 자료로는 신청 요건이 소명되지 않았다”는 절차상 판단에 가깝고,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선택지는 크게 둘입니다. 하나는 기각 결정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보아 항고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각 사유를 보완한 자료를 갖추어 새로 신청하는 것입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기각 사유가 무엇인지에 따라 갈립니다.
기각되었어도 항고와 재신청이라는 두 갈래 길이 있고, 어느 길을 택할지는 기각 사유가 결정합니다.
2. 기각 사유를 정확히 확인해야 다음 대응이 정해집니다
기각의 대부분은 임대차 종료와 보증금 미반환에 대한 소명 부족에서 나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 제1항은 임대차가 끝난 후 보증금이 반환되지 않은 경우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임대차가 끝난 후 보증금이 반환되지 아니한 경우 임차인은 임차주택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법원ㆍ지방법원지원 또는 시ㆍ군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 제1항).
그래서 실무에서 기각이 나오는 전형적인 경우는 이렇습니다. 첫째, 계약기간이 아직 남아 있거나 묵시적 갱신이 된 상태에서 임대차가 끝났다는 점이 소명되지 않은 경우입니다. 임대인이 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갱신 거절 통지를 하지 않으면 같은 조건으로 갱신된 것으로 보는데(제6조), 이때 임차인이 해지를 통고했다면 그 통고가 임대인에게 도달한 날부터 3개월이 지나야 효력이 생깁니다(제6조의2). 이 3개월이 지나기 전에 신청하면 기각될 수 있습니다.
둘째, 신청 대상 주택이 특정되지 않았거나 일부분만 임차한 경우 도면이 빠진 등 신청서의 형식 요건이 갖추어지지 않은 경우입니다. 셋째, 임대차계약서, 해지·종료 통지서, 보증금 지급 내역 같은 소명자료가 부족해 보정명령을 받았는데 기한 내에 보완하지 못한 경우입니다. 기각 결정문의 이유란을 먼저 읽어야 항고할지, 보완해 다시 신청할지를 정할 수 있습니다.
기각 결정문의 이유가 곧 다음 대응의 설계도이므로, 가장 먼저 이유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3. 기각 결정에 대한 항고는 결정을 고지받은 날부터 1주 안에 해야 합니다
항고는 법에 명시된 불복 방법이지만, 기간을 넘기면 더 이상 이 길로는 다툴 수 없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기각 결정에 대한 임차인의 항고권을 직접 정하고 있습니다.
임차권등기명령의 신청을 기각(棄却)하는 결정에 대하여 임차인은 항고(抗告)할 수 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 제4항).
신청에 대한 재판에는 민사집행법상 가압류 재판 규정이 준용되므로, 기각 결정에 대한 불복은 즉시항고의 형태를 띱니다(민사집행법 제281조 제2항). 즉시항고를 하려면 재판을 고지받은 날부터 1주의 불변기간 이내에 항고장을 결정을 한 원심법원에 제출해야 합니다(민사집행법 제15조 제2항). 항고장에 항고이유를 적지 않았다면 항고장을 제출한 날부터 10일 이내에 항고이유서를 내야 하고, 이를 내지 않으면 항고가 각하됩니다(같은 조 제3항, 제5항).
항고심에서는 기각 사유가 법리상 잘못되었다는 점을 주장할 수 있고, 처음에 부족했던 소명자료를 보강해서 제출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임대인이 계약 종료를 통지받은 사실을 보여주는 내용증명과 배달증명,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겠다는 문자·녹취 같은 자료가 이에 해당합니다.
한편 항고 중이라도 기각 결정의 효력이 멈추는 것은 아니므로, 항고를 제기했다는 사정만으로 임차권등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기간이 촉박하고 기각 사유가 단순한 보완 문제라면 항고보다 보완 후 재신청이 더 빠른 경우도 많습니다. 두 방법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지는 사안에 따라 달라지므로 신중하게 선택하셔야 합니다.
항고는 법이 정한 불복 수단이지만 고지일로부터 1주가 지나면 닫히므로, 결정문을 받은 날짜부터 기록해 두어야 합니다.
4. 기각된 동안에는 점유와 주민등록을 그대로 유지해야 보증금 권리가 지켜집니다
임차권등기가 마쳐지기 전까지는 이사를 가거나 전출하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임차권등기명령이 받아들여져 임차권등기가 마쳐지면, 임차인은 이후 이사를 가거나 주민등록을 옮겨 대항요건을 잃더라도 이미 취득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그대로 유지합니다(제3조의3 제5항). 임차권등기는 바로 이 효과 때문에 필요한 것입니다.
반대로 신청이 기각되어 등기가 마쳐지지 않은 상태라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대항력은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이라는 두 요건을 갖추고 있는 동안에만 유지되므로(제3조 제1항), 새 집을 구하려고 먼저 짐을 빼거나 주민등록을 옮기면 그날부터 대항력을 잃고, 확정일자에 기초한 우선변제권도 함께 위험해집니다. 이후 집이 경매에 넘어가면 후순위 권리자보다 먼저 배당받을 지위를 놓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각 상태에서는 임차권등기가 실제로 마쳐질 때까지 점유와 전입신고를 유지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새 집 계약 일정이 급하다면, 먼저 등기를 확보한 뒤 이사 날짜를 정하도록 순서를 조정해야 합니다.
동시에 보증금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하거나 지급명령을 신청하는 방법도 병행할 수 있습니다. 확정판결이나 이에 준하는 집행권원으로 경매를 신청할 때에는 임차인이 목적물을 먼저 비워주지 않아도 집행을 개시할 수 있다는 규정도 있습니다(제3조의2 제1항). 임차권등기와는 별개로 보증금을 실제로 받아내는 절차를 지금부터 시작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등기가 마쳐지기 전에는 이사도, 전출도 하지 마시고 보증금반환 절차를 함께 준비하셔야 합니다.
5. 항고 또는 재신청은 이런 순서로 진행됩니다
기각 결정문을 받은 날부터 며칠이 지났는지가 선택지를 가르는 첫 기준입니다.
실무에서는 대체로 ①기각 결정문 수령 및 고지일 확인 → ②기각 사유에 따라 항고(수원 지역 주택이라면 수원지방법원 본원 또는 관할 지원에 항고장 제출) 또는 보완 재신청 선택 → ③항고라면 항고이유서 제출 및 항고심(지방법원 합의부) 판단, 재신청이라면 부족했던 소명자료를 갖춘 새 신청서 접수 → ④인용 시 관할 등기소에서 임차권등기가 기입되고, 그 이후에는 등기부등본으로 확인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임차권등기와 관련해 든 비용은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3조의3 제8항).
기각 결정을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서두르기보다 아래 순서로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기각 결정문을 받은 날짜를 확인해 항고기간 1주가 남아 있는지 가장 먼저 계산합니다.
결정문의 기각 이유가 임대차 종료 소명 부족인지, 서류·도면 등 형식 흠결인지, 법리 판단의 문제인지 구분합니다.
계약서, 종료 통지서, 전입·확정일자 자료, 통장 거래내역을 모아 소명자료를 보강하고 항고 또는 재신청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이렇게 사유별로 대응을 설계하면, 같은 기각이라도 다음 신청에서 결론이 달라지는 경우를 실제로 많이 보게 됩니다. 기간이 촉박할수록 항고와 재신청의 선택을 서둘러 전문가와 상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마치며
임차권등기명령이 기각되면 “법원이 내 보증금을 인정하지 않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과 함께, 새 집 계약 일정 때문에 판단이 급해지기 쉽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초기 대응이 늦어지거나 이사부터 서두르는 일이 잦습니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 입장에서는 기각 사유를 정확히 파악하고, 항고기간과 점유·전입 유지 여부를 함께 챙기는 것이 우선입니다. 소명자료가 하나 보태지느냐에 따라 다음 신청의 결과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반대로 보증금 반환을 요구받는 임대인 입장에서도 임차권등기가 마쳐지면 임차인이 이사를 가더라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유지되고, 등기 비용까지 부담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임대차 종료 시점과 반환 일정을 정리해 두셔야 분쟁이 커지지 않습니다.
저는 보증금 분쟁에서 돌려받지 못한 쪽과 반환 요구를 받은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자료를 어떻게 갖추느냐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기각 결정문을 받았다면, 항고기간이 지나기 전이 대응을 정할 수 있는 마지막 지점입니다. 그 시점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임차권등기명령이 기각되면 같은 내용으로 다시 신청할 수 있나요?
A. 기각 사유를 보완해 다시 신청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다만 같은 자료로 같은 내용을 반복하면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으므로, 결정문의 이유를 보고 부족했던 소명을 채워서 신청하셔야 합니다.
Q. 기각 결정에 대한 항고 기간은 얼마나 되나요?
A. 재판을 고지받은 날부터 1주의 불변기간입니다. 항고장은 결정을 한 법원에 제출하고, 항고이유를 적지 않았다면 제출일부터 10일 이내에 항고이유서를 내야 합니다.
Q. 기각된 상태에서 먼저 이사를 가도 되나요?
A. 권하지 않습니다. 임차권등기가 마쳐지기 전에 점유나 주민등록을 잃으면 대항력이 사라지고 우선변제권도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등기가 마쳐진 뒤에 이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데도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나요?
A. 법은 임대차가 끝난 후 보증금이 반환되지 않은 경우를 요건으로 합니다. 계약기간이 남았거나 묵시적 갱신 후 해지 통고의 3개월이 지나지 않았다면 기각될 수 있으므로 종료 시점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Q. 임차권등기 비용은 누가 부담하나요?
A. 신청과 등기에 든 비용은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영수증을 보관해 두셔야 나중에 청구하기 수월합니다.
Q. 임차권등기 없이 보증금반환 소송만 해도 되나요?
A. 가능합니다. 다만 소송 중에 이사를 가면 대항력을 잃을 수 있어, 임차권등기를 확보한 뒤 소송이나 지급명령을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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