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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을 붙잡아 뒀는데 제가 감금으로 고소당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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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을 붙잡아 뒀는데 제가 감금으로 고소당했어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가게나 사무실, 주택에서 물건을 훔치려던 사람을 직접 붙잡았다가, 오히려 그 사람으로부터 감금·폭행으로 고소를 당했다는 상담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도둑이 분명한데 내가 잡아두는 게 뭐가 문제냐”, “경찰이 올 때까지 못 나가게 막은 것뿐이다”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경찰이 도착한 뒤 상대방이 “문을 잠가서 못 나가게 했다”, “몇 시간 동안 붙잡혀 있었다”고 진술하면, 도둑을 잡은 사람이 졸지에 피의자 신분이 되는 일이 실제로 벌어집니다.

최근 대법원은 일반인의 현행범인 체포에 대해서도 범죄의 명백성과 체포의 필요성이라는 요건을 갖췄는지, 그리고 체포 이후 즉시 수사기관에 인도했는지를 엄격하게 따지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도둑을 붙잡을 권리가 있다는 점과, 그 권리의 범위를 넘으면 형법상 체포·감금죄가 된다는 점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아래에서는 일반인이 도둑을 붙잡아 둘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 어디서부터 감금이 되는지, 이미 고소를 당했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일반인도 현행범인은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습니다

도둑을 붙잡는 행위 자체는 법이 허용하지만, 그 허용에는 요건이 붙어 있습니다.

형사소송법은 수사기관이 아닌 일반인에게도 현행범인 체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현행범인이란 범죄를 실행하고 있거나 실행한 직후인 사람을 말하고, 여기에 준하는 사람, 즉 범인으로 불리며 추적되고 있는 사람, 장물이나 범죄에 쓰인 흉기를 소지하고 있는 사람, 신체나 의복에 범죄의 뚜렷한 흔적이 있는 사람, 누구냐고 묻자 도망하려는 사람도 현행범인으로 봅니다.

현행범인은 누구든지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12조).

그렇다고 “도둑처럼 보이면 일단 잡아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현행범인 체포가 적법하려면 먼저 행위의 현행성·시간적 접착성이 있어야 하고,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이 체포하는 사람의 눈에 명백해야 하며, 여기에 더해 도망이나 증거인멸의 염려 같은 체포의 필요성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물건을 훔치는 장면을 직접 봤거나, 훔친 물건을 들고 막 나가는 사람을 붙잡은 경우는 요건이 충족되기 쉽습니다. 반면 며칠 전 일을 두고 “저 사람이 범인 같다”는 이유로 붙잡았다면 현행범인 체포로 보기 어렵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체포의 필요성입니다. 상대방이 신원을 밝히고 순순히 경찰을 기다리겠다고 하는데도 출입구를 막고 못 나가게 했다면, 도망의 염려가 없는데 자유를 제한한 것이 되어 체포의 필요성을 부정당할 수 있습니다.

일반인의 현행범인 체포는 범죄의 명백성과 체포의 필요성이 모두 있을 때에만 적법합니다.


2. 붙잡은 뒤 “즉시” 경찰에 넘기지 않으면 감금이 될 수 있습니다

일반인의 체포는 인도까지가 한 세트이고, 그 사이가 길어질수록 위법 위험이 커집니다.

실무에서 감금 고소로 가장 많이 번지는 지점이 바로 이 단계입니다. 형사소송법은 일반인이 현행범인을 체포한 경우에 다음과 같은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리가 아닌 이가 현행범인을 체포한 때에는 즉시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리에게 인도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213조 제1항).

여기서 “즉시”란 정당한 사유 없이 인도를 미루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체포한 뒤 곧바로 112에 신고하고 경찰이 도착해 신병을 넘기는 시간은 문제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채 가게 안쪽 방에 앉혀 놓고 합의금을 받아내려 하거나, 가족을 부르라며 몇 시간씩 붙잡아 두었다면 그때부터는 현행범인 체포의 목적을 벗어난 신체 구속이 되고, 그 시간 동안의 행위는 감금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특히 조심해야 할 상황이 있습니다. 첫째,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변상하면 보내주겠다”고 말하며 붙잡아 두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체포가 아니라 사적 해결을 위한 구속으로 보이기 쉽습니다. 둘째, 문을 잠그거나 출입구를 막아 놓고 상대방이 경찰 도착 전에 나가려는 것을 계속 제지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상황은 체포의 필요성이 있다면 정당화될 여지가 있지만, 신고 시각과 경찰 도착 시각의 간격이 길어질수록 불리하게 해석됩니다.

체포 후 곧바로 신고해 신병을 넘겼다면 정당한 체포이고, 신고 없이 붙잡아 두었다면 그 시간부터 감금 위험이 생깁니다.


3. 체포 요건을 갖췄더라도 수단이 지나치면 정당행위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잡을 권리가 있다고 해서 폭행·결박·장시간 억류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현행범인 체포에 필요한 범위의 실력 행사는 허용됩니다. 도망치려는 사람의 팔을 잡거나 앞을 막아서는 정도는 체포에 통상 따르는 행위로 봅니다. 그러나 그 정도를 넘어서 주먹으로 때리거나, 끈으로 묶거나, 좁은 공간에 가두거나, 얼굴을 촬영해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위협하는 행위는 체포의 수단으로서 상당한 범위를 벗어납니다.

형법은 이런 판단을 위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형법 제20조).

대법원은 이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법익 균형성, 긴급성, 다른 수단이 없다는 보충성을 모두 갖춰야 한다고 봅니다. 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도3029 판결도 일반인이 도망하려는 상대방을 붙잡는 과정에서 실력을 행사한 사안에서 이 기준으로 정당행위 여부를 판단했습니다. 즉 같은 “붙잡는 행위”라도 어떤 수단을 썼는지, 상대방이 실제로 도망하려 했는지, 경찰을 부를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그래서 결박이나 폭행이 포함된 경우에는 체포·감금죄에 더해 폭행죄·상해죄가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다치기라도 했다면 체포·감금치상까지 거론될 수 있어, 처음 진술을 어떻게 하느냐가 매우 중요해집니다.

정당행위가 되려면 붙잡은 수단이 도망을 막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안에 있어야 합니다.


4. 요건을 벗어나면 체포·감금죄, 다쳤다면 더 무거운 죄로 이어집니다

감금은 기본 형량부터 가볍지 않고, 폭행·상해가 겹치면 가중됩니다.

형법 제276조 제1항은 사람을 체포 또는 감금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2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가혹한 행위를 가한 경우에는 형법 제277조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까지 가능하고, 체포·감금하는 과정에서 사람이 다치면 형법 제281조에 따라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의 체포·감금치상죄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별도로 폭행이 있었다면 형법 제260조의 폭행죄(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 상처가 났다면 형법 제257조의 상해죄(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가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붙잡힌 사람의 절도는 형법 제329조에 따라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지만, 상대방이 절도를 했다는 사실이 곧바로 나의 책임을 면해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초범인지, 붙잡은 시간이 얼마나 짧았는지, 곧바로 신고했는지, 상대방이 다치지 않았는지는 기소 여부와 양형에서 크게 작용합니다. 실제로 현행범인 체포의 요건을 갖추고 신병을 즉시 넘긴 사건은 혐의없음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형량 이전에 혐의가 성립하는지를 다투는 단계에서 사건의 방향이 정해지는 셈입니다.


5. 고소를 당했다면 조사 전에 이 순서로 준비해야 합니다

붙잡은 시간과 경위를 객관 자료로 고정해 두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감금 고소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건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와 CCTV·112 신고 기록 확인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사건 초기에 경찰 진술이 어떻게 기록되느냐가 이후 단계에 그대로 영향을 줍니다.

고소 통보를 받았다면 기억에 의존해 진술하기 전에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상대방이 물건을 훔치거나 훔치려 한 장면이 담긴 CCTV·블랙박스 영상과 상대방이 소지하고 있던 물건 등 범행의 명백성을 보여주는 자료를 확보합니다.

  2. 112 신고 시각과 통화 내역, 경찰 도착 시각을 확인해 붙잡은 시점부터 인도까지의 시간 간격을 정리합니다.

  3. 붙잡는 과정에서 어떤 행위를 했는지, 상대방이 도망하려 했는지, 다친 곳이 있는지를 목격자 진술과 영상으로 대조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현행범인 체포의 요건과 즉시 인도 여부를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혐의없음이나 기소유예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어 구조를 세울 수 있습니다. 한편 상대방의 절도 피해에 대해서는 별도로 고소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도둑을 잡았다는 억울함 때문에, 오히려 고소를 당하고 나서야 사안의 심각성을 깨닫고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둑을 붙잡았다가 고소를 당한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항변하기보다, 붙잡은 이유와 시간, 사용한 방법을 영상·신고기록으로 고정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신고 시각과 경찰 도착 시각이 가까울수록, 그리고 실력 행사가 최소한이었다는 점이 객관적으로 드러날수록 결과가 달라집니다.

반대로 붙잡힌 뒤 감금을 주장하는 입장에서도 실제로 얼마나 오래, 어떤 방식으로 자유를 제한당했는지가 중요합니다. 붙잡히게 된 계기가 본인의 절도 시도였다면 그 부분은 별도로 책임을 져야 하고, 감금 주장이 과장된 것이라면 이는 수사 과정에서 가려집니다.

저는 일반인의 현행범인 체포 사건에서 붙잡은 쪽과 붙잡힌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몇 분의 차이와 한 줄의 진술이 결론을 갈라놓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고소장을 받았거나 경찰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첫 진술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도둑을 붙잡아서 경찰이 올 때까지 가게 안에 있게 한 것도 감금인가요?

A. 현행범인 체포의 요건을 갖췄고 곧바로 신고해 경찰에 인도했다면 감금이 아니라 적법한 체포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신고 없이 오래 붙잡아 두었다면 감금이 될 수 있습니다.

Q. 상대방이 훔치는 것을 직접 보지 못하고 CCTV로만 봤는데도 붙잡아도 되나요?

A. 범행 직후이고 범인임이 명백하다면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상당히 지난 뒤라면 현행범인으로 보기 어려워 오히려 감금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직접 붙잡기보다 112 신고가 안전합니다.

Q. 도망가려는 도둑의 팔을 잡다가 상대방이 넘어져 다쳤습니다. 책임이 있나요?

A. 체포에 필요한 범위의 실력 행사였다면 정당행위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수단이 지나쳤다고 평가되면 폭행·상해 또는 체포치상이 문제 될 수 있어 당시 상황을 입증할 영상이 중요합니다.

Q. 합의금을 받으면 보내주겠다고 한 것이 문제가 되나요?

A. 문제가 됩니다. 경찰에 인도하지 않고 사적으로 변상을 받으려고 붙잡아 둔 것은 체포의 목적을 벗어난 구속으로 평가되기 쉽고, 상황에 따라 공갈 등 다른 혐의까지 거론될 수 있습니다.

Q. 감금으로 고소당했는데 상대방은 정작 절도를 했습니다. 상대방도 처벌받나요?

A. 절도 사실이 인정되면 별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방의 절도와 나의 체포 행위의 적법성은 각각 따로 판단되므로, 절도 사실만으로 나의 혐의가 자동으로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Q. 경찰에서 피의자로 조사받으라는 연락을 받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에 신고 시각, 영상, 목격자 등 자료를 정리하고 진술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초기 진술이 이후 체포의 적법성 판단 전체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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