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직업군인, 특히 부사관이 음주운전·폭행·사기 등 형사사건에 연루되어 재판을 받는 일이 적지 않고, 형이 확정되는 순간 군복을 벗게 되는지가 가장 큰 걱정으로 떠오르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부사관분들 중 상당수는 “실형만 아니면 집행유예니까 군 생활은 계속할 수 있겠지”, “징계는 받겠지만 제적까지야 되겠나”라고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집행유예가 확정되고 나서야 인사 부서로부터 제적 통보를 받고 “징역을 사는 것도 아닌데 왜 군을 떠나야 하느냐”며 당황하시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았습니다.
군인사법은 일반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아니 더 엄격하게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 죄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제적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실형이 아니라는 사정은 군 신분을 지켜주지 못하고, 오히려 어떤 형이 선고되느냐가 군 생활의 계속 여부를 사실상 결정합니다.
아래에서는 부사관이 집행유예를 받으면 왜, 언제 제적되는지, 벌금형·선고유예와는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선고 단계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현행 법령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금고 이상의 집행유예를 받으면 부사관은 제적됩니다
집행유예는 감옥에 가지 않는 판결이지만, 군인사법상으로는 곧바로 제적 사유입니다.
군인사법 제40조 제1항 제4호는 장교·준사관·부사관이 같은 법 제10조 제2항의 결격사유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되었을 때 제적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10조 제2항 제5호는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 중에 있는 사람을 결격사유로 열거합니다.
여기서 ‘금고 이상’이란 징역과 금고를 말합니다. 따라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처럼 징역형에 집행유예가 붙은 판결도, 금고형에 집행유예가 붙은 판결도 모두 포함됩니다. 벌금형에는 집행유예가 붙는 경우가 있지만 그것은 이 호의 ‘금고 이상’이 아니므로 구별해서 보아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 조항이 범죄의 종류를 묻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음주운전이든 폭행이든 사기든, 사적인 일탈이든 직무와 무관한 사건이든,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되어 확정되면 결격사유에 해당합니다. 제적은 징계처럼 지휘관이 재량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법이 정한 사유에 해당하면 발생하는 효과이므로, “정상이 참작된다”거나 “부대에서 꼭 필요한 인력”이라는 사정이 끼어들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부사관에게 금고 이상의 집행유예는 형벌이 아니라 군 신분의 상실 사유로 작동합니다.
2.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도 2년이 지나기 전에는 복직·재임용이 막힙니다
결격사유는 유예기간 중뿐 아니라 유예기간이 끝난 날부터 2년까지 이어집니다.
군인사법 제10조 제2항 제5호의 문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 중에 있거나 그 유예기간이 끝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은 장교, 준사관 및 부사관으로 임용될 수 없다(군인사법 제10조 제2항 제5호).
형법 제65조는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후 취소·실효 없이 유예기간을 지나면 형의 선고가 효력을 잃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예기간만 무사히 넘기면 없던 일이 되니 제적 처분도 문제없겠지”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군인사법은 이 효과와 별개로 유예기간 종료 후 2년이 더 지나야 부사관으로 임용될 수 있도록 정해 두고 있습니다.
결국 집행유예 기간이 1년이든 3년이든, 그 기간 중에는 이미 결격이고, 유예기간이 끝난 뒤에도 2년간은 다시 부사관으로 임용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되었다면 제적 후 다시 부사관이 되려는 경우 최소 4년 뒤에야 결격사유에서 벗어납니다. 같은 항 제4호도 실형을 살고 나온 경우 집행 종료 후 5년간 임용을 막고 있어, 실형은 더 긴 공백을 낳습니다.
집행유예는 ‘유예기간 + 2년’ 동안 군문의 문을 닫는 결격 사유입니다.
3. 벌금형·선고유예는 제적 여부가 달라서 선고 형량이 곧 군 생활의 갈림길입니다
같은 사건이라도 집행유예가 아니라 벌금형이 선고되면 원칙적으로 제적되지 않습니다.
군인사법 제10조 제2항의 결격사유 목록을 보면, 일반 형사사건에서 제적과 직결되는 것은 금고 이상의 실형(제4호)과 금고 이상의 집행유예(제5호)입니다. 단순 벌금형은 원칙적으로 결격사유가 아닙니다. 벌금형이 선고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제적되는 것은 아니고, 징계위원회에서 품위유지의무 위반 등으로 징계를 받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같은 항 제6호의3은 성폭력범죄, 정보통신망법상 불법촬영 관련 죄, 스토킹범죄,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확정된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을 결격사유로 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공무원 재직 중 직무와 관련해 형법 제355조·제356조의 횡령·배임죄를 범하고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된 경우(제6호의2)도 결격입니다. 죄명에 따라 벌금형도 제적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선고유예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격정지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고 유예기간 중에 있는 사람은 제10조 제2항 제6호의 결격이지만, 제40조 제1항 제4호 단서에 따라 제적은 형법 제129조부터 제132조까지의 죄(수뢰 등), 성폭력범죄, 스토킹범죄, 아동·청소년 성범죄, 마약류 범죄, 직무 관련 횡령·배임죄로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에만 됩니다. 음주운전이나 폭행으로 선고유예를 받았다면 이 규정만으로 제적되지는 않습니다.
집행유예냐, 벌금형이나 선고유예냐에 따라 제적 여부가 갈리므로, 선고 형량이 곧 군 생활의 갈림길입니다.
4. 집행유예가 가능한 형량의 범위를 알아야 선고 단계에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제적을 피하려면 집행유예가 아니라 벌금형 또는 선고유예를 목표로 선고 전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형법 제62조에 따라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에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을 때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동안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제도입니다.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하면서 집행을 유예하느냐 마느냐, 혹은 처음부터 벌금형으로 정하느냐에 따라 군인의 신분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예컨대 음주운전 사건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될 가능성이 있다면, 부사관에게는 벌금형 방향으로 사건을 이끄는 것이 최우선 목표가 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피해자가 있는 사건이라면 피해 회복과 처벌불원 합의, 재범 방지를 위한 치료·교육 이수 내역, 초범 여부와 복무 성실성(표창·상훈), 가족 부양 관계 등을 양형자료로 체계적으로 제출해야 합니다. 법원은 군 신분 상실이라는 부수적 효과 자체를 직접 양형 이유로 삼지는 않더라도, 이런 사정들을 종합해 벌금형으로 정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집행유예를 받더라도 유예기간 중 고의로 범한 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아 확정되면 형법 제63조에 따라 집행유예가 실효되고, 보호관찰·사회봉사 명령을 위반하면 제64조에 따라 취소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군 신분은 이미 사라진 상태에서 실형까지 집행되므로 부담은 더 커집니다.
제적을 피할 수 있는 지점은 형이 확정된 뒤가 아니라, 형이 정해지기 전 수사와 재판 단계입니다.
5. 수사부터 확정까지의 절차 속에서 대응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수사 초기에 진술과 합의, 양형자료를 정리해야 선고 형량을 바꿀 수 있습니다.
부사관이 연루된 형사사건은 통상 ①수사기관의 입건과 조사(사건 성격에 따라 군사경찰 또는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관할 경찰서) → ②검찰 송치와 처분(군 관련 범죄는 군검사, 민간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 ③기소와 1심 재판(수원지방법원 또는 군사법원) → ④항소·상고를 거쳐 형 확정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민간 법원이 맡는지 군사법원이 맡는지는 범죄의 종류와 군 관련성에 따라 달라지므로 사건 초기에 확인해야 합니다.
제적은 결격사유에 해당하게 된 때 발생하므로, 부사관 입장에서는 기소된 이후의 인사상 조치와 1심·2심 선고, 그리고 확정 시점이 모두 중요한 시점입니다. 형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선고 단계에서 집행유예가 나오면 항소로 다투어야 하고, 항소심에서 벌금형이나 선고유예로 감형될 수 있는지가 군 생활의 계속 여부를 좌우합니다.
사건 대응은 아래 순서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사 초기에 본인 진술이 객관적 증거와 일치하는지 점검하고, 혐의를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을 구분합니다.
피해자가 있다면 가능한 한 빨리 합의하고 처벌불원서와 피해 회복 자료를 확보합니다.
복무 성실성, 표창, 재범 방지 노력, 가족 부양 사정 등 양형자료를 모아 1심 선고 전에 제출합니다.
이러한 대응은 단순히 형을 줄이는 차원을 넘어, 집행유예와 벌금형의 경계에서 군 신분을 지킬 수 있는지를 가르는 작업이라는 점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마치며
군 생활을 오래 해 온 부사관일수록 “설마 나에게까지”라는 생각 때문에 수사 초기에 부대에 알리지 않거나 대응을 미루다가, 선고 직전에야 상담을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건에 연루된 부사관 본인 입장에서는 징계나 인사상 불이익이 두려워 혼자 판단하기보다, 어떤 형이 선고되면 제적에 이르는지 먼저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가족이나 동료 입장에서도 단순한 위로보다 합의 시기와 양형자료 준비 같은 구체적인 도움이 필요합니다.
저는 군인·공무원 신분이 걸린 형사사건에서 피의자 쪽과 피해자 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실관계에서도 벌금형과 집행유예의 차이가 한 사람의 직업 인생을 어떻게 바꾸는지 여러 번 지켜보았습니다.
집행유예냐 벌금형이냐가 갈리는 마지막 지점에서 후회가 없도록, 지금 상황이 불안하시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집행유예가 선고되면 판결 확정 전에도 제적되나요?
A. 제적은 결격사유에 해당하게 된 때 발생합니다. 1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되더라도 항소로 다툴 수 있으므로, 실제 신분 처리는 형이 확정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구체적인 인사 조치는 소속 군의 처리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면 다시 부사관이 될 수 있나요?
A. 유예기간이 끝난 날부터 2년이 지나야 결격사유에서 벗어납니다. 그 뒤에도 임용 여부는 별도의 선발 절차와 심사를 거쳐야 하므로 자동으로 복귀되는 것은 아닙니다.
Q. 벌금형을 받으면 제적되나요?
A. 원칙적으로 제적되지 않습니다. 다만 성폭력·스토킹·마약류 범죄로 100만원 이상, 직무 관련 횡령·배임으로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결격사유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징계는 별개로 받을 수 있습니다.
Q. 선고유예를 받으면 어떻게 되나요?
A. 선고유예는 모든 죄에서 제적되는 것이 아니라, 군인사법 제40조 제1항 제4호 단서가 정한 죄(수뢰 등, 성폭력·스토킹·아동청소년 성범죄·마약류, 직무 관련 횡령·배임)로 받은 경우에 제적됩니다.
Q. 음주운전으로 집행유예를 받으면 부사관도 제적되나요?
A.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되면 죄명을 묻지 않고 제적 사유에 해당합니다. 반대로 벌금형이 선고되면 원칙적으로 제적 사유가 아니므로, 수사·재판 단계에서 양형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집행유예를 받은 뒤 유예기간 중에 또 사건이 생기면 어떻게 되나요?
A. 유예기간 중 고의로 범한 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아 확정되면 집행유예가 실효되어 앞의 형까지 집행될 수 있습니다. 이미 제적된 상태에서 실형 집행까지 더해지는 셈입니다.
Q. 경찰이나 군 수사기관에서 연락이 왔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과 합의 시점이 선고 형량을 좌우하고, 부사관은 그 형량이 곧 신분 유지 여부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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