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월세를 몇 달째 내지 않은 채 전화도 문자도 받지 않고, 집에 사람이 사는지조차 알 수 없게 된 세입자 때문에 상담을 청하시는 임대인분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임대인분들이 가장 흔히 하시는 생각은 “연락이 안 되니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가 짐을 빼도 되겠지”, “어차피 월세도 안 내는데 이 정도는 괜찮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막상 문을 따고 들어가 짐을 치웠다가는 오히려 임대인이 주거침입이나 재물손괴로 고소를 당하고, 정작 돌려받아야 할 집은 한참 뒤로 밀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세입자가 잠적했더라도 집의 점유를 되찾는 정식 방법은 명도소송과 그에 따른 강제집행뿐이고, 연락이 끊겼다는 사정만으로 소송이 막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소장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 그리고 임대차가 먼저 적법하게 끝나 있는지에 따라 걸리는 시간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아래에서는 연락이 끊긴 세입자를 상대로 명도소송을 어떻게 진행하는지, 소장 송달과 강제집행에서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법 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연락이 끊겨도 명도소송은 가능하고, 직접 문을 여는 것은 안 됩니다
세입자가 잠적했어도 점유권은 임차인에게 있으므로, 법원을 통해서만 되찾을 수 있습니다.
세입자와 연락이 끊겼다고 해서 임대차계약이 저절로 끝나는 것은 아니고, 집에 대한 점유가 임대인에게 넘어오는 것도 아닙니다. 계약이 해지되거나 기간이 끝났더라도 세입자가 짐을 둔 채 열쇠를 반환하지 않았다면 그 집의 점유는 여전히 세입자에게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이때 임대인이 비밀번호를 바꾸거나 문을 따고 들어가 짐을 치우면, 타인이 점유하는 주거에 무단으로 들어간 것이 되어 형법 제319조의 주거침입죄(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짐을 버리거나 부수면 재물손괴나 손해배상 문제까지 번집니다. 월세를 못 받은 피해자가 오히려 피의자가 되는 상황입니다.
반대로 연락이 끊긴 상태에서도 임대인은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명도소송은 상대방과 대화가 되어야 낼 수 있는 소송이 아니라, 상대방이 응하지 않더라도 법원이 송달 절차를 거쳐 판결을 내리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소송 전에 실제로 사람이 살고 있는지, 짐이 남아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전기·수도·가스 사용량 추이, 우편함에 쌓인 우편물, 관리사무소의 출입 기록, 이웃의 진술 같은 자료가 이후 공시송달 신청과 집행 단계에서 모두 쓰입니다.
연락 두절은 소송을 막는 사유가 아니고, 직접 문을 여는 것이야말로 임대인이 피해야 할 가장 위험한 선택입니다.
2. 소송을 내려면 먼저 임대차가 끝났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기간 만료 또는 차임 2기 연체에 따른 해지, 둘 중 하나는 갖춰야 인도 청구가 받아들여집니다.
명도소송의 청구원인은 “임대차가 종료되었으니 집을 돌려달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계약서상 기간이 이미 지났거나, 임대인이 유효하게 계약을 해지했다는 점을 먼저 입증해야 합니다. 세입자가 월세를 밀리고 잠적한 사안에서는 대개 후자가 쟁점이 됩니다. 민법 제640조는 이렇게 정하고 있습니다.
건물 기타 공작물의 임대차에는 임차인의 차임연체액이 2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때에는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민법 제640조).
월세가 100만원이라면 연체액이 200만원에 이르렀을 때 해지할 수 있다는 뜻이고, 연체가 반드시 연속된 두 달일 필요는 없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제1호도 2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임차인에 대해서는 임대인이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기간이 끝나는 시점에도 같은 연체 사실이 임대인에게 유리한 사정이 됩니다. 상가건물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연체 기준이 3기라는 점이 다르므로 계약 유형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문제는 해지의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도달해야 효력이 생긴다는 점입니다(민법 제111조 제1항). 연락이 끊긴 세입자에게 보낸 내용증명이 ‘수취인 불명’ 또는 ‘폐문부재’로 반송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내용증명을 발송해 그 반송 기록을 남겨 두는 한편, 소장에서도 “이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되는 것으로 해지의 의사표시를 갈음한다”는 취지를 함께 주장합니다. 해지 통지가 닿지 않아 소송이 막히는 일을 막기 위한 이중 장치입니다.
기간 만료나 2기 연체 해지 중 어느 쪽 근거로 소송을 낼지, 그리고 그 증거가 무엇인지를 소장 제출 전에 정해 두어야 합니다.
3. 소장이 닿지 않아도 공시송달로 재판은 진행됩니다
주소를 아는데 만나지 못하는 경우와 주소 자체를 모르는 경우는 송달 방법이 다릅니다.
연락이 끊긴 세입자 사건에서 시간을 가장 많이 잡아먹는 단계는 송달입니다. 먼저 세입자의 주민등록상 주소가 해당 주택인 경우라면, 법원은 우편집배원을 통해 소장을 보내고 폐문부재로 송달되지 않으면 일정한 요건에서 발송송달(민사소송법 제187조)이나 휴일·야간 특별송달, 집행관 송달로 넘어갑니다. 주민등록이 다른 곳으로 옮겨져 있다면 임대인은 세입자의 주민등록초본 교부를 법원에 신청하는 방법으로 새 주소를 확인하고, 법원이 주소보정을 명하면 그 기한 안에 응해야 합니다.
그래도 주소나 근무장소를 알 수 없는 경우를 위해 민사소송법은 공시송달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당사자의 주소등 또는 근무장소를 알 수 없는 경우 또는 외국에서 하여야 할 송달에 관하여 제191조의 규정에 따를 수 없거나 이에 따라도 효력이 없을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법원사무관등은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공시송달을 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194조 제1항).
신청할 때는 그 사유를 소명해야 하므로(같은 조 제2항), 반송된 우편물, 주민등록초본, 현장 방문 보고서 같은 자료를 제출합니다. 첫 공시송달은 게시한 날부터 2주가 지나야 효력이 생기고(제196조 제1항), 이 기간은 줄일 수 없습니다.
여기서 꼭 알아 두셔야 할 점이 있습니다. 피고가 변론기일에 나오지 않으면 보통은 자백한 것으로 보지만, 공시송달로 기일통지서를 받은 당사자가 출석하지 않은 경우에는 자백간주가 적용되지 않습니다(민사소송법 제150조 제3항 단서). 그러므로 공시송달 사건에서는 임대차계약서, 연체 내역이 담긴 통장 사본, 현장 사진으로 청구원인을 임대인이 직접 입증해야 합니다.
연락이 안 된다는 사정은 공시송달로 풀 수 있지만, 그만큼 증거 준비의 부담은 임대인에게 돌아옵니다.
4. 보증금과 연체차임은 정산하고, 잔액 문제를 따로 정리해야 합니다
보증금 반환과 명도는 동시이행 관계라서, 연체차임을 공제한 정산표가 소송의 핵심 자료입니다.
세입자가 잠적했다고 해서 보증금 문제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임차인의 집 반환 의무와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의무는 동시이행 관계에 있으므로(민법 제536조 제1항), 임대인이 보증금 반환 의무를 이행하거나 이행을 제공하지 않으면 임차인이 동시이행을 주장할 수 있다는 점은 명도소송의 기본 구조입니다. 다만 보증금에서는 밀린 차임, 관리비, 계약 종료 후 점유 기간의 차임 상당 손해금, 원상회복 비용 등이 당연히 공제되므로, 실제로 돌려줄 금액은 이 공제를 마친 잔액입니다.
그래서 소장을 낼 때 보증금에서 공제할 항목과 금액을 항목별로 정리한 정산표를 함께 준비합니다. 잔액이 남는다면 그 금액을 법원에 공탁해 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반대로 보증금이 이미 연체차임과 손해금으로 모두 소진되었다면 돌려줄 금액이 없으므로, 임대인이 보증금 때문에 명도를 못 받을 일은 없습니다.
소송 중 또는 소송 직전에는 점유이전금지가처분도 검토할 만합니다. 민사집행법 제300조 제1항은 현상이 바뀌면 권리를 실행하기 매우 곤란할 염려가 있을 때 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을 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세입자가 집을 제3자에게 넘겨 점유자가 바뀌어 버리면 판결을 받고도 그 제3자를 상대로는 집행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잠적한 세입자가 몰래 전대하거나 다른 사람을 들여놓았을 가능성이 있다면 특히 의미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송이 길어질 때를 대비해 종료 이후의 차임 상당 손해금을 청구취지에 함께 넣어 두면 명도가 끝날 때까지의 손해를 한 번에 정리할 수 있습니다.
5. 판결 이후 강제집행까지 이렇게 진행됩니다
판결만으로 집이 비워지지 않으며, 집행관을 통한 인도집행과 남은 짐의 처리까지가 한 세트입니다.
소재지가 수원인 주택이라면 통상 ①수원지방법원(또는 관할 지원)에 소장 접수 → ②송달·공시송달 후 변론 → ③인도 판결 선고와 확정 → ④관할 집행관사무소에 인도집행 신청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판결이 확정된 뒤에는 집행관이 계고를 하고 집행 날짜를 정하는데, 인도집행은 채권자나 그 대리인이 인도받기 위해 출석한 때에만 할 수 있습니다(민사집행법 제258조 제2항).
세입자가 없는 상태에서 집행을 해도 문제는 짐입니다. 집행 대상이 아닌 동산은 집행관이 제거해 채무자에게 인도해야 하고, 채무자가 없으면 동거 친족이나 대리인·고용인에게 인도하며, 그런 사람도 없으면 채무자의 비용으로 보관합니다(같은 조 제3항~제5항). 채무자가 수취를 게을리하면 집행법원의 허가를 받아 매각하고 비용을 뺀 나머지를 공탁합니다(제6항). 임대인이 짐을 임의로 버리거나 처분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공시송달로 판결을 받았다가 세입자가 나중에 나타나는 경우에도 대비해야 합니다. 판결 사실을 알지 못한 데 책임질 수 없는 사유가 있으면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2주 안에 추후보완 항소를 할 수 있습니다(민사소송법 제173조 제1항). 집행이 끝난 뒤에 다툼이 생기지 않으려면 집행 전후 현장 사진, 목록 작성 등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아래 순서로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임대차계약서, 연체 월세 내역, 관리비 고지서를 모아 해지 근거와 정산표를 먼저 정리합니다.
내용증명 발송 기록, 반송 우편물, 현장 사진, 공과금 사용 내역으로 점유 상태와 송달 불능 사정을 입증할 자료를 확보합니다.
소장 접수와 함께 필요하면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신청하고, 판결 확정 즉시 집행관사무소에 인도집행을 신청할 수 있도록 비용을 준비합니다.
이 과정 전체를 하나의 일정표로 짜 두면 소송과 집행 사이에 비는 기간을 줄일 수 있고, 그만큼 월세 손실도 줄어듭니다.
마치며
세입자와 연락이 끊기면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며 몇 달을 보내는 임대인분들이 많습니다. 그 사이 밀린 월세와 관리비는 계속 쌓이고, 집은 그대로 묶여 있게 됩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문을 여는 대신, 해지 근거와 증거를 갖추어 정식 절차를 밟는 것이 결과적으로 가장 빠릅니다. 소장 접수가 하루 늦어질 때마다 손해는 불어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사정이 있어 집을 비웠다가 소송을 당한 세입자 입장에서도 연락을 피하는 것이 해결책이 되지 못합니다. 공시송달로 판결이 확정되면 뒤늦게 다투기가 훨씬 어렵고, 보증금에서 공제될 금액을 따질 기회도 놓치게 됩니다.
저는 임대차 분쟁에서 임대인과 임차인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송달과 집행의 단계마다 작은 선택이 전체 일정을 몇 달씩 바꾸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상대방이 연락을 끊어 막막한 지금이 절차를 설계해야 할 시점입니다. 명도 사건의 방향을 정하는 첫 단계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월세 두 달 치만 밀렸는데도 명도소송을 낼 수 있나요?
A. 연체액이 2기의 차임액에 이르면 민법 제640조에 따라 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해지가 유효하면 인도 청구가 가능합니다. 다만 상가건물은 3기 기준이 적용됩니다.
Q. 세입자 주소를 모르는데 소송을 할 수 있나요?
A. 주민등록초본 확인 등 가능한 방법을 거쳐도 주소를 알 수 없다면 공시송달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사유를 소명해야 하고, 첫 공시송달은 게시 후 2주가 지나야 효력이 생깁니다.
Q. 세입자가 짐만 두고 사라졌는데 짐을 치워도 되나요?
A. 임의로 치우면 안 됩니다. 판결 확정 후 집행관을 통한 인도집행으로 정리해야 하고, 집행 대상이 아닌 동산은 집행관이 보관·인도·매각 절차에 따라 처리합니다.
Q. 공시송달로 이긴 뒤 세입자가 나타나면 판결이 뒤집히나요?
A. 판결 사실을 알지 못한 데 책임질 수 없는 사유가 있으면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2주 안에 추후보완 항소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공시송달 사건일수록 입증 자료를 충실히 남겨야 합니다.
Q. 보증금을 안 돌려주면 세입자가 집을 안 비워도 되나요?
A. 반환 의무가 동시이행 관계이긴 하지만, 보증금에서는 밀린 차임과 관리비, 손해금이 공제됩니다. 공제 후 잔액이 없거나 적다면 보증금 때문에 명도가 막히지는 않습니다.
Q. 소송 전에 가처분을 꼭 해야 하나요?
A. 필수는 아니지만 세입자가 제3자에게 집을 넘겼을 가능성이 있다면 점유이전금지가처분으로 점유자가 바뀌는 위험을 막아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변호사는 언제 선임하는 것이 좋은가요?
A. 해지 통지를 보내기 전이 가장 좋습니다. 해지 근거와 송달 방식을 처음부터 잘못 잡으면 소송이 몇 달씩 지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