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병역판정검사를 앞둔 친구의 부탁으로 검사장에 대신 나갔다가, 병무청 조사를 받게 되었다는 상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사자분들은 대개 “같은 나이 친구끼리 한 번 도와준 것뿐이다”, “어차피 몸에 이상이 없는 사람이라 병역에 피해 준 것도 없다”, “대가를 받은 것도 아니니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병무청이 검사 기록과 영상을 대조해 대리 수검 사실을 확인하고 나면, 이런 생각은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고 곧바로 징역형이 규정된 조항이 적용됩니다.
최근 대법원은 병역법상 처벌 대상을 병무행정의 적정성을 침해할 직접적인 위험이 있는 적극적 행위로 파악하면서도, 속임수로 병역의무를 면탈하려는 시도는 결과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범죄가 성립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병역판정검사를 대신 받아준 사람과 부탁한 사람이 각각 어떤 조항으로 처벌되는지, 형량과 집행유예 가능성은 어떤지, 조사가 시작되면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병역판정검사를 대신 받아준 사람은 병역법 제87조 제1항으로 직접 처벌됩니다
친구를 도와준 사람도 ‘대리하여 검사를 받은 사람’으로서 독립된 처벌 대상입니다.
병역법 제11조 제1항에 따라 병역의무자는 19세가 되는 해에 지방병무청장이 지정한 일시·장소에서 병역판정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이 검사는 본인의 신체·심리 상태를 보고 현역·보충역·전시근로역 등 신체등급을 정하는 절차이므로, 본인이 아닌 사람이 대신 받으면 등급 판정의 기초 자체가 허위가 됩니다.
병역법 제87조 제1항은 병역판정검사를 받을 사람을 대리하여 검사를 받은 사람을 1년 이상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벌금형이 규정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대신 받아준 사람은 부탁한 사람의 공범으로 끼어드는 것이 아니라, 이 조항의 구성요건에 직접 해당하는 행위자입니다.
따라서 “나는 아무 이득도 얻지 않았다”, “친구가 잘못한 것을 도왔을 뿐이다”라는 주장은 성립 여부를 다투는 논거가 되기 어렵습니다. 처벌 근거는 이득이 아니라, 검사 대상자가 아닌 사람이 그 자리에서 검사를 받았다는 사실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검사를 받아준 사람은 부탁을 받았다는 사정과 무관하게 병역법 제87조 제1항의 직접 처벌 대상입니다.
2. 대신 받아달라고 부탁한 사람은 더 무거운 병역법 제86조 문제가 됩니다
부탁한 쪽은 병역의무를 감면받으려는 속임수를 쓴 사람으로서 상한이 5년인 조항이 적용됩니다.
병역법 제86조는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도망가거나 행방을 감춘 경우, 또는 신체를 손상하거나 속임수를 쓴 사람을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예전 조문의 ‘사위행위’가 현행법에서는 ‘속임수’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병역판정검사를 다른 사람에게 대신 받게 해서 더 낮은 신체등급이나 면제 판정을 받으려 했다면, 병무행정당국을 기망하여 병역의무를 감면받으려 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고, 이때 부탁한 쪽의 법정형 상한은 대신 받아준 쪽보다 높은 5년입니다. 질병이 실제로 있는 사람이 확인 절차를 피하려고 대리를 세운 경우에도 속임수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사위행위, 즉 속임수의 성립 시기와 결과 발생 여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사위행위’라 함은 병역의무를 감면받을 조건에 해당하지 않거나 그러한 신체적 상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병무행정당국을 기망하여 병역의무를 감면받으려고 시도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것이므로, … 사위행위의 실행으로써 위 범죄는 성립하는 것이고, 나아가 병역의무의 기피 또는 감면의 결과 발생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8도1011 판결).
즉 대리 수검으로 실제 신체등급이 바뀌었는지, 나중에 정정되었는지는 성립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아닙니다. 대신 검사를 받게 하는 시도가 있었다면 그 단계에서 이미 범죄는 완성되었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부탁한 사람은 결과가 없었더라도, 속임수를 쓴 시점에 병역법 제86조 위반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3. “친구끼리 한 번 도와준 것”이라는 항변은 처벌 여부를 바꾸지 못합니다
대리 수검은 단순 불이행이 아니라 병무행정의 적정성을 침해하는 적극적 행위입니다.
병역법 제86조의 처벌 범위에 관해 대법원은, 단순히 병역의무를 소극적으로 이행하지 않는 행위는 입영기피 등으로 따로 처벌하고 있으므로 제86조는 그 정도를 넘어서는 적극적 행위만 대상으로 삼는다고 해석합니다.
병역법 제86조의 처벌대상이 되는 행위는 … 병역의무를 기피할 목적이나 그 의무를 감경 또는 면제받을 목적 달성을 위하여 병역의무의 이행을 면탈하고 병무행정의 적정성을 침해할 직접적인 위험이 있는 적극적인 행위만을 의미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7도9952 판결).
이 기준에 대리 수검을 대입하면 결론은 분명합니다. 검사 자리에 다른 사람을 세우는 것은 검사에 나오지 않는 소극적 불이행과 달리, 검사 결과 자체를 허위로 만드는 적극적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병역법은 대리 수검자를 제87조 제1항으로, 부탁한 사람을 제86조로 각각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항변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대가가 없었다는 주장입니다. 대가 유무는 구성요건이 아니라 양형 사정입니다. 둘째, 친구가 건강해서 어차피 같은 등급이 나왔을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앞서 본 법리상 결과 발생은 요건이 아닙니다. 셋째, 신분 확인을 못 한 검사장 책임이라는 주장입니다. 이는 처벌 여부를 좌우하지 못하고, 다만 대리 수검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단서가 됩니다.
호의였다는 사정은 성립을 막지 못하고,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일 뿐입니다.
4. 법정형 하한이 징역 1년이어서 정식재판과 집행유예 가능성이 쟁점이 됩니다
벌금형이 없는 조항이어서 약식 벌금으로 끝나지 않고, 감경과 집행유예 사정이 결과를 가릅니다.
제87조 제1항은 징역 1년 이상 3년 이하만 규정하고 있어 벌금형을 선택할 수 없습니다. 제86조 역시 징역 1년 이상 5년 이하입니다. 따라서 약식명령으로 벌금을 내고 끝나는 구조가 아니라, 기소되면 정식 재판으로 진행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3년 이하의 징역이 선고되는 경우 형법 제62조에 따라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고, 법률상 감경 사유가 있으면 형법 제55조에 따라 유기징역 하한이 그 형의 2분의 1까지 낮아져 하한을 밑도는 형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실제 결과는 초범 여부, 대리 수검을 먼저 제안한 쪽이 누구인지, 금품 수수 여부, 조사 단계에서의 자백과 반성, 부탁한 친구와의 관계 등 구체적인 사정에 크게 달라집니다.
20대 초반의 청년이 사건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아, 집행유예가 선고되더라도 형사 전과가 남는다는 점은 취업·자격 취득 단계에서 부담이 됩니다. 그래서 선고 단계의 결과만이 아니라, 수사 단계에서 어떤 진술을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벌금으로 끝낼 수 없는 구조이므로, 감경과 집행유예 사정을 수사 초기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5. 병무청 확인에서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첫 조사에서의 진술이 부탁한 쪽과 받아준 쪽 모두의 결과를 좌우합니다.
대리 수검 사건은 통상 ①병무청의 대리 수검 확인 및 수사 의뢰·고발 → ②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서 대신 받아준 사람과 부탁한 사람 각각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기소 여부 결정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두 사람이 서로 상대방이 먼저 제안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아, 진술이 엇갈리면 서로에게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연락해서 입을 맞추기보다 아래 순서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탁받은 경위와 대화 내용을 메신저·문자 기록으로 확인하고, 삭제하지 않은 채 그대로 보존합니다.
검사 당일의 일정과 이동 경로, 대리 수검이 이루어진 범위(어디까지 검사를 받았는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금품·대가 수수 여부, 병역 문제가 된 친구와의 관계, 초범 여부 등 양형 자료를 미리 준비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병역법 사건 경험이 있는 변호사와 함께 진술 방향을 정하면, 사건의 쟁점을 정리하고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을 효과적으로 제시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병역판정검사 대리 사건은 “친구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웠다”는 사정과 “이미 오래전 일이라 문제없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신 검사를 받아준 입장에서는 도와줬다는 마음과 달리 병역법 제87조 제1항의 직접 처벌 대상이라는 점을 먼저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후에는 호의였던 경위, 대가가 없었다는 사정, 초범이라는 점을 자료로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부탁한 입장에서도 실제로 신체등급이 바뀌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제86조의 상한이 5년이라는 점에서, 어디까지가 부탁이었고 어디까지가 실행이었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병역법 위반 사건에서 대리 수검을 한 쪽과 부탁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진술 하나와 증거 한 장에 따라 집행유예 가능성이 갈리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거나 병무청 연락을 받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진술이 굳어지기 전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친구가 부탁해서 한 번 대신 검사를 받았을 뿐인데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병역법 제87조 제1항은 검사를 받을 사람을 대리하여 검사를 받은 사람을 1년 이상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어, 횟수나 대가 유무는 성립 요건이 아닙니다.
Q. 대리 수검으로 실제 신체등급이 바뀌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나요?
A. 결과 발생은 요건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속임수의 실행으로 범죄가 성립하고 병역의무 감면의 결과까지 요구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다만 결과가 없었다는 사정은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부탁한 친구도 같은 형량인가요?
A. 같지 않습니다. 부탁한 사람에게는 병역법 제86조가 적용될 수 있고, 법정형은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으로 대신 받아준 사람보다 상한이 높습니다.
Q. 벌금으로 합의하거나 약식으로 끝낼 수 있나요?
A. 두 조항 모두 벌금형이 규정되어 있지 않아 벌금으로 선고될 수 없습니다. 정식 재판에서 감경과 집행유예 여부가 쟁점이 됩니다.
Q. 집행유예를 받을 가능성이 있나요?
A. 선고형이 3년 이하의 징역이면 형법 제62조에 따라 집행유예가 가능합니다. 초범 여부, 경위, 대가 수수 여부, 반성과 자백 등이 판단 요소로 반영됩니다.
Q. 병무청 연락을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대신 받아준 쪽과 부탁한 쪽의 진술이 엇갈리면 서로에게 불리해지고, 초기 진술이 이후 재판의 방향을 정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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