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로 고소를 당한 뒤 경찰에서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받으면 사건이 종결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2026년 10월 2일부터는 일정한 범죄에 대해 경찰의 전건 송치 제도가 시행되면서 이러한 대응 방식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성폭력범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스토킹범죄, 장애인학대관련범죄, 노인학대관련범죄는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더라도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해야 합니다. 아동학대범죄와 가정폭력범죄 역시 종전부터 별도의 법률에 따라 송치 의무가 규정되어 있었습니다.
이제 해당 범죄에서는 경찰의 혐의 유무 판단과 사건의 송치 여부를 구별해야 합니다. 경찰이 혐의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사건은 검사에게 넘어갈 수 있고, 이후 공소청 검사가 기록을 검토해 공소제기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은 시행일 이전부터 수사가 진행 중이거나 이미 불송치 결정을 받은 사건입니다.
새 송치 규정의 적용 여부는 사건이 접수된 날짜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시행 당시 수사가 진행 중이었는지, 불송치 결정 후 기록이 검사에게 송부된 상태였는지, 재수사요구가 있었는지에 따라 절차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건 송치 제도의 핵심은 단순히 경찰이 사건을 검사에게 넘긴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형성된 기록이 공소청의 판단으로 이어진다는 점, 그리고 시행 전 사건도 구체적인 진행 단계에 따라 새로운 절차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1. 전건 송치란 무엇인가
종전에는 경찰이 수사 결과 범죄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면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고,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불송치 결정을 할 수 있었습니다. 고소인은 불송치 결정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었으며, 검사는 불송치 사건을 검토해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판단하면 경찰에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2026년 10월 2일부터 성폭력범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스토킹범죄, 장애인학대관련범죄, 노인학대관련범죄에 대해 별도의 송치 의무가 마련되었습니다. 아동학대범죄와 가정폭력범죄는 기존 법률에 따른 송치 규정이 적용됩니다.
전건 송치란 경찰이 모든 사건에서 혐의를 인정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경찰은 여전히 증거와 사실관계를 검토해 혐의 유무를 판단하지만, 해당 범죄에서는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사건을 불송치로 종결하지 않고 검사에게 송치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송치라는 사실만으로 경찰이 피의자의 혐의를 인정했다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송치는 사건 처리 절차에 관한 것이고, 공소제기 여부는 검사 단계에서 별도로 판단됩니다.
2. 이전 사건, 어디까지 새 송치 규정이 적용됩니까
새 송치 규정은 2026년 10월 2일 이후 접수된 사건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다섯 법률의 부칙 제2조는 시행 당시 수사 중인 사건과 일정한 불송치 사건에도 새 규정이 적용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기존 사건은 당시 진행 단계에 따라 구분해야 합니다.
① 수사 중인 사건: 10월 2일 당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었다면, 수사를 마친 뒤 혐의 유무와 관계없이 사건을 송치합니다.
② 불송치 후 90일 이내인 사건: 경찰이 불송치 기록을 검사에게 송부한 날부터 90일이 지나지 않았다면 새 송치 규정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때 기준은 불송치 통지일이 아니라 기록 송부일입니다.
③ 검사의 재수사요구가 있었던 사건: 형사소송법 제245조의8 제1항에 따른 재수사요구 사건도 부칙이 정한 적용 대상에 포함됩니다.
④ 기록 반환 후 90일이 지났고 재수사요구도 없는 사건: 부칙의 적용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종전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절차가 문제 됩니다. 이 경우에는 구체적인 경과규정과 사건 처리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이미 불송치 통지를 받은 사건은 통지서만으로 적용 절차를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경찰의 기록 송부일과 반환 여부, 재수사요구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의신청 기한 역시 시행 전 사건에 개정 규정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단정하지 말고, 해당 사건의 적용 법률과 경과규정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3. 송치 이후에는 공소청 검사가 사건을 판단합니다
전건 송치 대상 사건에서 경찰 수사가 종료되면 사건기록은 검사에게 넘어갑니다. 공소청 검사는 송치기록을 검토하고 공소제기 여부를 판단합니다.
이때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더라도 그 판단이 곧바로 사건의 최종 결론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경찰이 혐의를 인정해 송치했다고 해서 반드시 기소되는 것도 아닙니다.
검사는 기록을 검토한 뒤 필요한 경우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97조의2에 따른 보완수사요구는 공소제기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추가로 확인하기 위한 절차입니다. 해당 조문은 다른 법률에 따라 송치된 사건도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전건 송치 사건 역시 보완수사요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경찰은 보완수사요구를 받으면 법률이 정한 기간과 절차에 따라 이를 이행하고 결과를 통보해야 합니다. 따라서 경찰에서 조사를 마쳤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이 끝났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4. 공소청 검사에게 의견을 제출하고 사실관계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송치 이후의 절차에서 주목할 부분은 형사소송법 제245조의13에 따른 검사의 사실관계 확인입니다.
검사는 피의자나 사건관계인의 의견을 청취하거나 의견서를 제출받아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피의자의 의견을 청취할 때는 변호인의 참여 등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고소인 역시 검사에게 면담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이는 수사가 아니라 공소제기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사실관계 확인 입니다.
따라서 피의자에게 출석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고, 피해자 면담 신청시 검사가 반드시 응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성폭력범죄 사건에서는 피해자 변호사의 참여와 관련된 별도의 규정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7조 제2항은 일정한 요건 아래 피해자 변호사가 사실관계 확인이나 면담에 참여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검사의 사실관계 확인 과정에서 얻은 진술과 자료는 형사소송법 제245조의13 제3항에 따라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 절차는 법정에서 증거조사를 하는 과정과 구별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의견 청취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송치기록만으로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 사실관계나 기존 진술에 대한 설명, 추가로 검토해야 할 쟁점을 검사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피의자라면 자신의 주장을 반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객관적인 증거와 법률적 쟁점을 연결해 의견을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소인 역시 피해사실과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구체적으로 정리해 검사가 기록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핵심 쟁점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5. 송치 이후의 절차는 어떻게 진행됩니까
전건 송치 대상 사건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첫째, 경찰이 수사를 마치면 혐의 인정 여부와 관계없이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합니다.
둘째, 검사는 송치기록을 검토합니다. 추가 확인이 필요하면 형사소송법 제197조의2에 따라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경찰은 법률이 정한 기간과 절차에 따라 보완수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통보합니다.
셋째, 검사는 형사소송법 제245조의13에 따라 피의자나 사건관계인의 의견을 청취하거나 의견서를 제출받아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소인은 검사에게 면담을 신청할 수 있고, 피의자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의견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넷째, 검사는 사건기록과 추가로 확인된 사실관계를 토대로 공소제기 여부를 판단합니다.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처분을 했다면 법률이 정한 방식에 따라 피의자와 고소인 등에게 처분 사실을 통지합니다.
다섯째, 불기소처분에 불복하는 고소인은 법률이 정한 항고 및 재정신청 절차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불기소처분에 대한 불복 절차에서는 공소청법 제57조에 따른 항고와 형사소송법 제260조에 따른 재정신청이 문제 됩니다. 항고와 재정신청은 대상과 요건, 기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처분 통지서와 적용 법률을 확인한 뒤 기한을 계산해야 합니다.
특히 항고가 기각된 뒤 재정신청을 하는 경우에는 법률이 정한 기간이 짧을 수 있으므로 통지를 받은 날짜를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6. 경찰 수사기록은 왜 중요합니까
전건 송치 제도에서는 경찰 단계에서 작성된 기록이 검사 판단의 출발점이 됩니다.
피의자 진술과 고소인 진술, 수사보고서, 확보된 객관적 자료, 제출된 의견서 등은 사건의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자료가 됩니다. 따라서 경찰 조사에서 어떤 설명을 했는지, 그 설명이 기록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제출되었는지가 중요합니다.
피의자는 고소인의 진술 중 객관적인 사실과 배치되는 부분이 있는지, 범죄의 구성요건이 충족되는지, 자신의 주장에 부합하는 자료가 무엇인지 검토해야 합니다. 경찰 단계에서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쟁점이 있다면 검사 단계에서 어떤 방식으로 보완할 것인지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소인 역시 피해사실을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메시지, 통화내역, 사진, 영상, 위치자료, 주변인 진술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단순히 자료를 제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자료가 어떤 사실을 뒷받침하는지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경찰 수사기록에 특정 주장이 기재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주장이 사실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검사 역시 기록 전체와 증거의 내용, 신빙성 및 법률적 쟁점을 검토해 판단해야 합니다.
7. 피의자와 고소인이 확인할 사항
피의자라면 먼저 자신의 사건이 전건 송치 대상 범죄에 해당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시행 전 사건이라면 2026년 10월 2일 당시 수사 단계와 불송치 결정 여부, 기록 송부 및 반환 여부, 재수사요구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아직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면 경찰 조사 단계부터 사실관계와 증거를 정리하고, 수사기록에 자신의 주장이 정확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대응해야 합니다. 이미 송치되었다면 기록에 어떤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지 검토하고 검사 단계에서 설명할 쟁점을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소인 역시 전건 송치 대상 사건이라는 이유만으로 기소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사건이 검사에게 송치되었다는 사실과 공소제기 여부는 별개이기 때문입니다.
고소인은 경찰 수사 단계에서 피해사실과 관련 자료를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송치 이후에는 사건의 진행 상황과 검사의 판단에 필요한 쟁점을 확인해야 합니다. 불기소처분을 받았다면 처분 통지일과 적용되는 불복 절차의 요건 및 기한을 확인해야 합니다.
경찰에서 불송치되면 사건이 끝난다는 기존의 기대는 전건 송치 대상 사건에서 더 이상 그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피의자는 경찰 단계부터 검사 단계까지 이어지는 방어전략을 마련해야 하고, 고소인은 피해사실과 증거가 수사기록에 충분히 반영되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경찰 수사가 끝난 뒤에도 사건에 대한 실질적인 판단은 계속되며, 그 판단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형성된 기록을 출발점으로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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