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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물 삭제 요청을 무시한 사이트도 처벌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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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물 삭제 요청을 무시한 사이트도 처벌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헤어진 연인이나 전 배우자가 찍은 영상, 혹은 동의 없이 촬영된 영상이 해외 서버를 둔 사이트에 올라왔다며 삭제 방법을 묻는 상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린 사람을 찾는 것과는 별개로, 사이트에 삭제를 요청해도 답이 없을 때 그 사이트는 책임이 없는지를 많이 물으십니다.

실무에서 자주 듣는 말은 “우리는 게시판만 빌려준 것이라 올린 사람 책임이다”, “신고가 많이 들어와서 일일이 못 본다”입니다. 피해자분들도 “삭제 메일을 세 번 보냈는데 답이 없다”며 사이트를 상대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사이트 운영자가 삭제 요청을 알고도 방치하면, 올린 사람과 별개로 운영자 자신의 책임이 문제됩니다.

최근 법은 불법촬영물 유통을 알게 된 사업자에게 지체 없이 삭제·접속차단 조치를 취할 의무를 부여하고, 의도적으로 이를 하지 않으면 매출액 기준 과징금까지 부과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삭제 요청을 무시한 사이트가 어떤 법적 책임을 지는지, 그리고 피해자가 어떤 순서로 대응해야 하는지 관련 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삭제 요청을 받은 사이트는 불법촬영물을 지체 없이 삭제·차단해야 합니다

사이트는 ‘신고를 받아 알게 된 순간’부터 조치 의무가 생깁니다.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5 제1항은 부가통신사업을 신고한 사업자와 특수유형부가통신사업자 중 일정한 자(조치의무사업자)가 운영하는 정보통신망에서 불법촬영물이 유통되는 사정을 신고, 삭제요청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단체의 요청 등을 통해 인식한 경우 지체 없이 삭제·접속차단 등 유통방지 조치를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유통되는 사정을 신고, 삭제요청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ㆍ단체의 요청 등을 통하여 인식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해당 정보의 삭제ㆍ접속차단 등 유통방지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5 제1항).

여기서 불법촬영물등은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 촬영물·복제물, 제14조의2의 편집물·합성물(이른바 딥페이크),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말합니다. 즉 ‘올린 사람이 누구인지 모른다’, ‘내용을 일일이 확인할 수 없다’는 사정과 무관하게, 피해자의 삭제요청이나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등 기관의 요청으로 유통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조치 의무가 시작됩니다.

또한 조치의무사업자는 불법촬영물이 올라오는 것을 막기 위한 기술적·관리적 조치(식별·필터링, 검색 제한, 경고문구 발송 등)를 갖추고 그 운영 기록을 보관해야 하며, 이를 하지 않으면 제104조 제1항에 따라 5천만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이 됩니다.

삭제요청을 통해 유통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사이트는 지체 없이 삭제·차단할 법적 의무를 지게 됩니다.


2. 의도적으로 조치를 하지 않으면 매출액 기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무시한 사이트에 대한 가장 직접적인 제재는 과징금입니다.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6 제1항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제22조의5 제1항의 삭제·접속차단 등 유통방지 조치를 의도적으로 취하지 아니한 자에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매출액의 100분의 3 이하에 해당하는 금액을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매출액 자료를 내지 않거나 거짓으로 내면 위원회가 재무제표 등으로 매출액을 추정할 수 있고, 매출액이 없거나 산정이 곤란한 경우에는 10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매출이 없는 소규모 사이트라고 해서 제재를 피하는 구조가 아닌 것입니다.

핵심은 ‘의도적으로’라는 요건입니다. 삭제요청 메일을 받고도 답을 하지 않거나, 요청을 확인했다는 기록이 있음에도 방치한 사실이 입증되어야 하므로, 피해자 입장에서는 요청한 날짜와 방법, 사이트의 회신 여부, 그 뒤에도 영상이 남아 있는 화면을 증거로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징금이 부과되면 그 사실은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도 통보됩니다.

삭제요청을 받고도 의도적으로 방치했다는 점이 입증되면 매출액의 3% 이하 과징금이 가능합니다.


3. 사이트 운영자가 영상 유통에 가담했다면 형사처벌도 가능합니다

운영자의 방치는 단순한 행정 문제를 넘어 형사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2항은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하거나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한 자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제3항은 영리를 목적으로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이 죄를 범한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광고 수익을 얻으려고 이 영상을 노출해 둔 운영자라면 이 가중 규정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직접 올리지 않은 운영자는 정범이 아니라 형법 제32조의 방조범이 문제됩니다. 정범의 범행을 알면서 그 실행을 쉽게 한 경우 방조가 성립하고, 방조범의 형은 정범의 형보다 감경됩니다. 운영자가 삭제요청으로 특정 게시물이 불법촬영물임을 알게 되었는데도 이를 방치해 영상이 계속 공개되도록 한 경우, 알면서 유통을 쉽게 했다는 점에서 방조 여부가 쟁점이 됩니다.

반면 운영자가 단순히 서버를 빌려주었고 해당 게시물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면 방조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영역에서는 운영자가 언제, 어떤 경로로 해당 게시물을 인식했는지가 결론을 가릅니다. 삭제요청 접수 기록, 회신 내용, 같은 이용자가 반복해 올린 이력, 광고 노출 여부가 모두 판단 자료가 됩니다. 한편 영상을 내려받아 소지·저장·시청한 이용자 자신도 제14조 제4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삭제요청으로 영상을 알게 된 뒤의 방치는 운영자의 방조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사정입니다.


4. 사이트가 응하지 않아도 심의위원회와 수사기관을 통한 우회 경로가 있습니다

사이트가 무시해도 공적 경로로 삭제를 강제할 수 있습니다.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는 사생활 침해 등으로 권리가 침해된 사람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삭제를 요청할 수 있고, 제공자는 지체 없이 삭제·임시조치를 하고 신청인과 게재자에게 알려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임시조치는 30일 이내로 접근을 차단하는 조치입니다. 사이트가 이 절차를 따르지 않는 경우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3항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나 게시판 관리·운영자에게 해당 정보의 처리를 거부·정지 또는 제한하도록 명할 수 있다고 정하고, 같은 조 제4항은 성폭력처벌법 제14조 및 제14조의2의 촬영물·편집물 등에 대해 수사기관의 장의 요청이 있고 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에도 따르지 않은 경우 처리 제한을 명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피해자는 사이트의 응답을 기다리지 않고 수사기관에 불법촬영물 유포 사건으로 고소 또는 신고하면서 삭제 지원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해외에 서버를 둔 사이트라면 접속 차단이라는 우회 수단이 쓰이므로, 사이트가 어디에 있든 ‘삭제가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이트가 삭제에 응하지 않으면 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와 처리 제한 명령이라는 공적 경로로 넘어갑니다.


5. 피해자는 증거 확보, 삭제요청, 수사 의뢰 순서로 대응하는 것이 좋습니다

삭제요청 전에 증거부터 남겨야 이후 모든 절차가 가능합니다.

실제 절차는 통상 ①증거 확보와 사이트 삭제요청 → ②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등 기관 신고와 시정요구 → ③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고소장 접수 → ④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기소 시 수원지방법원 재판 순으로 이어집니다. 촬영자·최초 유포자와 사이트 운영자는 별개 사건으로 수사가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영상이 삭제되면 증거도 함께 사라지므로, 아래 순서로 먼저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1. 게시물 주소(URL), 게시 일시, 게시자 정보가 보이는 화면을 날짜가 나오도록 캡처하고 영상 자체는 내려받지 않습니다.

  2. 사이트 신고 창구나 이메일로 삭제요청을 한 날짜·방법·답변 내용을 그대로 보관합니다.

  3. 삭제요청 후에도 게시물이 남아 있는 화면을 일정 간격으로 다시 캡처해 방치 기간을 입증합니다.

피해자가 영상을 직접 내려받아 증거로 보관하면 그 자체가 소지·저장으로 오해받을 수 있으므로, 화면 캡처와 주소 기록 중심으로 남기고 영상 확보는 수사기관이나 변호사와 상의해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단계에서 형사 고소와 삭제 지원, 손해배상 청구를 함께 설계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불법촬영물 피해는 “내가 직접 올린 것도 아닌데 어디에 말해야 하나”라는 막막함 때문에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사이 영상은 다른 사이트로 퍼집니다.

영상 피해를 입은 분에게는 삭제요청의 기록 하나하나가 이후 과징금과 형사책임을 따지는 증거가 됩니다. 반대로 사이트를 운영하는 분도 “이용자가 올린 것이니 내 책임이 아니다”라는 생각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으며, 삭제요청을 언제 받았고 어떤 조치를 했는지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를 주장하는 쪽과 혐의를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자료를 남기고 어떤 경로를 택했는지에 따라 사건의 방향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삭제도, 수사 의뢰도 시기를 놓치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지금 상황이 막막하다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시점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삭제요청을 한 번도 안 받았다고 하면 사이트는 책임을 피하나요?

A. 요청 접수 기록이 핵심입니다. 이메일, 신고 창구 접수 내역, 기관을 통한 요청 등 사이트가 인식했음을 보여주는 자료가 있으면 ‘몰랐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Q. 해외 서버를 쓰는 사이트도 제재할 수 있나요?

A. 직접 제재가 어려워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처리 제한 명령과 접속 차단 같은 경로가 있습니다. 해외 사이트라고 해서 삭제를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Q. 삭제요청 후 얼마 안에 조치해야 하나요?

A. 전기통신사업법은 ‘지체 없이’ 조치하도록 정하고 있고 구체적 일수는 조문에 없습니다. 방치 기간이 길수록 ‘의도적으로’ 하지 않았다는 판단에 불리합니다.

Q. 영상을 올린 사람을 모르는데 사이트만 고소할 수 있나요?

A. 가능성은 있으나 운영자의 인식과 가담 정도를 입증해야 하므로 쉽지 않습니다. 보통 최초 유포자 수사와 함께, 운영자 관련 자료를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Q. 영상을 증거로 저장해 두면 제가 처벌되나요?

A.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4항은 촬영물을 소지·저장·시청한 자를 처벌하므로 영상 자체를 보관하는 것은 피하고, 화면 캡처와 주소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사이트 삭제 후에도 처벌이나 손해배상이 가능한가요?

A. 삭제는 이미 성립한 범죄를 지우지 못합니다. 다만 삭제 시점과 경위는 형량과 손해배상 액수 판단에서 고려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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