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상속받은 부동산이나 공동명의로 산 건물을 두고 공유자끼리 의견이 갈려 공유물분할 소송까지 가고, 결국 경매로 정리하게 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상담에서 만나는 공유자분들 중 상당수는 “경매가 나와도 공유자니까 우선매수로 우리가 다시 가져오면 된다”, “내 지분만큼은 내가 우선이다”라고 생각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막상 경매가 진행되면 우선매수 신고를 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다른 사람이 최고가로 낙찰을 받아 집이나 상가를 잃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민사집행법 제140조의 공유자 우선매수권이 공유물 전체를 매각하는 경매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일관되게 보고 있습니다. 같은 공유자 사이의 경매라도 어떤 절차로 열린 경매인지에 따라 우선매수가 되는지가 정반대로 갈립니다.
아래에서는 공유물분할을 위한 경매에서 우선매수가 왜 안 되는지, 그렇다면 내 지분이 걸린 부동산을 지키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판례와 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공유물분할 경매는 지분이 아니라 부동산 전체를 파는 절차입니다
돈을 못 받아서 하는 경매가 아니라, 공유관계를 끝내기 위해 물건 전체를 현금으로 바꾸는 경매입니다.
공유자는 언제든 공유물의 분할을 청구할 수 있고, 협의가 되지 않으면 법원에 분할을 청구합니다. 민법 제269조 제2항은 현물로 분할할 수 없거나 분할로 현저히 가액이 줄어들 염려가 있을 때 법원이 물건의 경매를 명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아파트나 상가 한 채, 대지 한 필지처럼 쪼갤 수 없는 물건은 사실상 대부분 이 길로 갑니다.
이렇게 열리는 경매를 흔히 형식적 경매라고 부릅니다. 채권자가 빚을 받으려고 채무자 재산을 파는 강제경매와 달리, 공유관계를 청산하려고 물건 전체를 팔고 대금을 지분 비율대로 나누는 것이 목적입니다. 민사집행법 제274조 제1항에 따라 이 경매는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의 예에 따라 진행되고, 감정평가로 최저매각가격을 정한 뒤 매각기일을 여는 흐름은 일반 부동산 경매와 같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매각 대상이 어느 한 공유자의 지분이 아니라 공유물 전부라는 점입니다. 이 차이가 뒤에서 설명할 우선매수권의 적용 여부를 갈라놓습니다.
공유물분할 경매는 지분 하나를 파는 것이 아니라, 공유물 전체를 팔아 대금을 나누는 절차입니다.
2. 우선매수권은 ‘채무자의 지분’을 사는 권리입니다
제140조의 우선매수권은 다른 공유자의 지분이 경매에 나왔을 때 그 지분을 지키라고 만든 장치입니다.
민사집행법 제140조 제1항은 공유자가 매각기일까지 제113조에 따른 매수신청 보증을 제공하고, 최고매수신고가격과 같은 가격으로 채무자의 지분을 우선매수하겠다는 신고를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신고가 적법하면 제2항에 따라 법원은 최고가매수신고가 있더라도 그 공유자에게 매각을 허가해야 하고, 종전 최고가매수신고인은 제4항에 따라 차순위매수신고인으로 봅니다. 공유자가 여러 명이면 제3항에 따라 특별한 협의가 없는 한 지분 비율대로 나누어 매수합니다.
예를 들어 형제 셋이 공유하는 건물에서 한 명의 지분만 채권자가 압류해 경매에 넘어갔다면, 나머지 둘은 낙찰가와 같은 금액으로 그 지분을 우선 가져올 수 있습니다. 낯선 제3자가 공유관계에 끼어드는 것을 막아주는 권리입니다.
조문의 문언이 ‘채무자의 지분’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대법원도 이 권리가 공유물 지분을 경매하는 경우를 전제로 한다고 보았습니다.
민사집행법 제139조는 공유물 지분을 경매하는 경우에 다른 공유자의 우선매수권을 보장하는 규정으로서 공유물 전부에 대한 경매에서는 그 적용의 여지가 없고, 공유물 지분의 경매라도 경매신청을 받은 당해 공유자는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없다(대법원 2008. 7. 8.자 2008마693, 694 결정).
이 결정은 일부 공유자의 지분이 경매 대상에 포함되어 있던 사안에서, 공유자라고 자처한 사람의 우선매수 신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최고가매수신고인에게 매각을 허가한 집행법원의 처리가 적법하다고 본 사례입니다. 우선매수권은 ‘공유자’라는 신분만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매각 대상이 누군가의 지분일 때만 행사할 수 있습니다.
우선매수권은 다른 공유자의 지분이 경매에 나왔을 때 쓰는 권리이고, 물건 전체가 팔리는 경매에서는 쓸 자리가 없습니다.
3. 공유물분할을 위한 전체 경매에서는 공유자 우선매수가 배제됩니다
결과적으로 공유물 전체를 매각하는 경매라면, 그 절차가 어떻게 합쳐졌든 제140조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더 헷갈리는 장면은 지분 일부에 대한 강제경매나 임의경매가 먼저 진행되던 중, 다른 공유자가 공유물분할 경매를 신청해 두 절차가 합쳐지는 경우입니다. 이때 대법원은 압류된 지분의 매각은 앞선 강제경매 등 절차에 따르고 나머지 지분은 공유물분할 경매 절차에 따라 진행하되 목적물 전체를 한꺼번에 매각하도록 보고, 그 결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목적물의 지분 일부에 대하여 강제경매 등 절차가 진행되던 중 목적물 전체에 대하여 공유물분할경매가 개시된 경우에는 강제경매 등 절차와 공유물분할경매절차를 병합하여 목적물 전체를 한꺼번에 매각하되, 이중경매의 대상인 지분 매각은 강제경매 등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나머지 지분 매각은 공유물분할경매절차에 따라 진행함이 상당하고, 이 경우에는 결과적으로 공유물 전체를 매각하는 것이므로 민사집행법 제140조 소정의 공유자의 우선매수권은 그 적용이 배제된다(대법원 2014. 2. 14.자 2013그305 결정).
쉽게 말해 일부 지분에 이미 압류가 걸려 있더라도, 공유물분할 경매와 한 절차로 묶여 전체가 팔린다면 우선매수 신고를 해도 효력이 없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내 지분이 1/2이니 경매가 나오면 우선매수로 막겠다”는 계산은 공유물분할 경매에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공유자가 경매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공유자도 일반 매수인과 같은 자격으로 매수신청을 할 수 있고, 최고가를 써내면 낙찰자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최고가매수신고인이 되려면 다른 입찰자보다 높은 가격을 써야 하고, 우선매수처럼 남이 쓴 가격에 맞춰 가져오는 방식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공유물분할 경매에서 공유자는 우선매수권이 아니라, 일반 입찰자로서의 지위만 갖습니다.
4. 부동산을 지키려면 경매 전에 가액을 정해 한 사람이 가져가는 편이 낫습니다
우선매수가 막혀 있다면 경매 기일 이전의 합의와 입찰 준비가 사실상 유일한 방어선입니다.
첫째는 경매 이전에 공유자 사이에서 한 사람이 부동산 전체를 단독으로 취득하고 나머지 공유자에게 지분 가액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공유물분할 소송 단계에서도 조정이나 화해로 이런 합의가 가능하고, 그 가액은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협의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경매에서는 감정가보다 낮은 가격에 낙찰되는 일이 흔하고 경매비용도 공제되므로, 공유자 모두에게 경매보다 합의가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합의가 끝내 불발되면 직접 입찰에 참여해야 합니다. 매수신청에는 민사집행법 제113조에 따라 집행법원이 정하는 보증을 제공해야 하고, 통상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이 기준입니다. 낙찰을 받으면 대금 전액을 일단 납부해야 하지만, 매각대금에서 경매비용을 뺀 나머지는 공유지분 비율대로 배당되므로 낙찰자 본인의 지분 몫은 배당 단계에서 돌려받는 구조입니다. 자금을 어느 정도 준비해야 하는지는 이 구조를 전제로 계산해야 합니다.
셋째, 입찰가는 감정가가 아니라 다른 입찰자가 쓸 가격을 기준으로 정해야 합니다. 유찰이 거듭되면 최저매각가격이 법원이 정한 비율만큼 내려가는데, 이때 외부 투자자가 낮은 가격에 낙찰을 받아가는 일이 생깁니다. 지키고 싶은 부동산이라면 최저가가 낮아지기를 기다리는 전략이 오히려 소유권을 잃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우선매수를 기대하고 기다리기보다, 경매 전 합의로 가액을 정하거나 입찰가를 미리 설계하는 것이 부동산을 지키는 방법입니다.
5. 공유물분할 청구부터 배당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소송 단계에서 현물분할이 아닌 경매를 명하는 판결이 확정되어야 경매가 열립니다.
공유물분할 경매는 통상 ①공유자 사이 분할 협의 결렬 후 부동산 소재지 관할 법원(수원 지역 부동산이라면 수원지방법원 또는 그 관할 지원)에 공유물분할 청구 소송 제기 → ②법원이 감정 등을 거쳐 현물분할이 불가능하다고 보면 경매를 명하는 판결 선고·확정 → ③판결을 근거로 경매 신청, 경매개시결정, 감정평가와 최저매각가격 결정, 매각기일 진행 → ④매각허가·대금 납부 후 경매비용을 뺀 대금을 지분 비율대로 배당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소송 단계에서 현물분할이 인정되는지, 경매를 명하는지가 그 이후 모든 절차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경매를 피하고 싶은 쪽이라면 소송 중에 가액 보상 방식의 합의안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고, 경매를 원하는 쪽이라면 현물분할이 불가능한 이유를 입증해야 합니다.
경매를 앞두고 있다면 아래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등기사항전부증명서로 공유자 전원의 지분 비율과 지분에 걸린 압류·근저당 여부를 먼저 확인합니다. 지분에 압류 등이 있으면 경매 절차의 성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소송 단계라면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한 사람이 가져가는 가액 보상 합의가 가능한지 공유자 전원의 의사를 확인합니다.
합의가 어렵다면 입찰에 필요한 보증금과 대금 납부 자금을 마련하고, 경매 이후 배당으로 돌려받을 지분 몫을 계산해 둡니다.
이런 자료를 정리한 뒤 공유물분할 사건에 경험이 있는 변호사와 상의하면, 소송 단계의 전략과 경매 단계의 입찰 전략을 함께 설계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공유물 문제는 “가족이니까”, “곧 합의되겠지”라는 생각 때문에 소송과 경매 단계에 들어서고서야 심각성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유물을 지키고 싶은 공유자 입장에서는 우선매수에 기대기보다 소송 단계부터 가액 보상 합의나 입찰 준비를 서두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경매가 개시된 뒤에는 선택지가 급격히 좁아집니다.
반대로 공유관계를 끝내고 싶은 공유자 입장에서도 경매는 감정가보다 낮은 가격에 팔릴 수 있고 비용이 공제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경매를 청구하기 전에 합의 매각이나 지분 매수 같은 대안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공유물분할 사건에서 경매를 청구한 쪽과 경매를 막으려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소송 단계의 선택 하나가 경매 결과를 크게 바꾸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우선매수가 될 거라 믿고 계셨다면, 지금이 절차를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입니다. 돌이킬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공유물분할 경매에서 제가 신고하면 우선매수가 되나요?
A. 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공유물 전체를 매각하는 경매에서는 민사집행법 제140조의 우선매수권 적용이 배제된다고 봅니다. 대신 일반 입찰자로 참여해 최고가를 써내야 합니다.
Q. 다른 공유자의 지분만 경매에 나온 경우에는 우선매수가 되나요?
A. 됩니다. 채권자가 한 공유자의 지분만 압류해 경매에 넘긴 경우에는 다른 공유자가 매각기일까지 보증을 제공하고 최고매수신고가격과 같은 가격으로 우선매수 신고를 할 수 있습니다.
Q. 공유물분할 경매를 신청한 공유자도 입찰할 수 있나요?
A. 입찰 자체는 가능합니다. 다만 우선매수 방식이 아니라 일반 매수신청인과 같은 조건으로 다른 입찰자보다 높은 가격을 써야 낙찰받을 수 있습니다.
Q. 경매 대신 제가 부동산을 가져가는 방법은 없나요?
A. 소송 중 조정이나 합의로 한 사람이 단독 취득하고 나머지 공유자에게 지분 가액을 지급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가액은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협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낙찰받으면 대금 전액을 직접 내야 하나요?
A. 먼저 대금을 납부하는 것이 원칙이고, 낙찰자 본인의 지분 몫은 경매비용 공제 후 배당 단계에서 돌려받는 구조입니다. 입찰 전에 필요한 자금을 이 흐름대로 계산해야 합니다.
Q. 소송이 시작됐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소장을 받은 단계가 가장 좋습니다. 현물분할이 인정될지, 경매가 명해질지가 소송 단계에서 정해지고 그 이후 선택지는 크게 좁아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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