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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 지번을 잘못 적어 엉뚱한 땅이 넘어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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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 지번을 잘못 적어 엉뚱한 땅이 넘어갔어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토지 매매를 마치고 등기까지 끝낸 뒤에야 계약서에 적힌 지번이 실제로 사고팔려던 땅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현장에서 같이 보고 정한 땅이니 계약서 지번이야 형식일 뿐”, “중개사님이 알아서 적어주셨으니 맞겠지”라는 생각으로 서명한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잔금을 치르고 이전등기가 마쳐진 뒤에 지번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면, 상대방은 “계약서에 적힌 대로 등기한 것이니 문제없다”고 하고, 이미 제3자에게 처분해버린 경우까지 생기면서 분쟁이 커집니다.

최근 대법원은 법률행위의 중요부분 착오를 판단할 때 표의자가 착오가 없었다면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을 것인지, 일반인도 그랬을 것인지를 엄격하게 따지는 기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목적 토지가 바뀐 경우는 이 기준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지만, 계약서 지번이 틀렸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결론이 나는 것은 아닙니다. 당사자들이 실제로 어떤 땅을 합의했는지가 먼저 정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래에서는 지번이 잘못 적힌 계약이 어떻게 평가되는지, 이미 등기가 넘어간 땅을 어떻게 되돌릴 수 있는지, 상대방이 알면서 이용한 경우 형사 문제는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계약서 지번이 틀려도 먼저 보는 것은 당사자가 합의한 땅이 어디냐입니다

지번은 목적물을 가리키는 표시일 뿐, 계약의 내용은 쌍방이 실제로 의욕한 토지입니다.

부동산 매매계약서에는 소재지·지번·지목·면적이 적히지만, 이것은 목적물을 특정하기 위한 표시입니다. 매매목적물은 계약 당시에 반드시 확정되어 있을 필요는 없고, 사후에라도 구체적으로 확정할 수 있는 방법과 기준이 정해져 있으면 충분하다는 것이 법원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그래서 지번이 한 자리 틀렸더라도 현장 답사 경위, 도면, 면적, 대금 산정 기준, 매도인이 실제로 보여준 경계 등으로 쌍방이 같은 땅을 가리켰다는 점이 드러나면, 계약은 그 땅에 대해 성립한 것으로 보고 지번만 정정하는 방향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매수인은 A토지를, 매도인은 B토지를 각자 생각하고 있었다면 목적물에 대한 합의 자체가 없어 계약이 성립하지 않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한쪽 또는 양쪽의 착오로 다투게 됩니다. 이 구분이 이후 모든 구제 수단을 가르기 때문에, 상담에서 제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계약 전에 누가 어느 땅을 어떻게 보여주었는지입니다.

실무에서 이 점을 입증하는 자료는 의외로 평범한 것들입니다. 중개사가 보낸 현장 사진과 지적도 캡처, 카카오톡·문자로 주고받은 위치 설명, 계약 전 현장에서 찍은 사진, 대금 산정에 쓰인 평단가와 면적 계산, 매물 광고 자료 같은 것들입니다. 이 자료가 어느 땅을 가리키는지가 곧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를 보여주는 증거가 됩니다.

계약서의 지번은 형식이고, 법원이 먼저 찾는 것은 쌍방이 실제로 합의한 토지입니다.


2. 지적공부와 다른 땅을 가리켰다면 지번이 우선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갈립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지적공부 기준이지만, 현장 토지를 사려던 의사가 확인되면 그 의사가 우선합니다.

토지 매매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실상의 경계와 관계없이 지적공부에 기재된 지번·지목·지적·경계로 특정된 토지를 매매한 것으로 봅니다. 이 원칙만 보면 계약서 지번이 곧 목적물이 되어 불리해 보입니다. 하지만 당사자들이 눈앞의 현장 토지를 매매할 의사였다는 점이 입증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그 실제 의사에 따라 목적물이 정해집니다.

따라서 지번이 틀린 사건에서는 두 가지 질문이 순서대로 나옵니다. 첫째, 계약 당시 쌍방이 가리킨 땅이 어디였는지입니다. 둘째, 그 땅의 지번이 실제로 계약서와 다른지입니다. 첫째 질문의 답이 “계약서 지번의 땅”이라면 매수인이 잘못 알고 계약한 것이므로 착오 문제로 넘어가고, “현장의 다른 땅”이라면 지번 오기로 보아 지번을 정정하는 쪽으로 정리됩니다.

면적과 금액도 좋은 단서입니다. 계약서에 적힌 면적이 실제로 현장에서 설명받은 땅의 면적과 일치하는지, 대금이 그 땅의 시세와 맞는지, 계약금·중도금을 지급한 시점에 어느 땅을 가정한 금액이었는지를 대조하면 어느 쪽 의사가 뒷받침되는지 상당 부분 드러납니다. 지번만 다르고 면적·금액이 현장 토지와 맞는다면 오기 쪽에 무게가 실립니다. 반대로 지번의 땅은 현장 땅의 몇 배 가격이거나 용도가 전혀 다르다면 어느 한쪽에서 큰 착오가 있었다는 신호입니다.

사실상의 경계가 아니라 지적공부가 원칙이지만, 쌍방이 현장의 땅을 의욕했다는 특별한 사정이 입증되면 그 의사가 목적물을 정합니다.


3. 다른 땅을 사게 된 쪽은 착오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목적 토지의 동일성에 대한 착오는 중요부분의 착오이지만,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취소가 막힙니다.

쌍방의 의사가 갈렸거나 한쪽만 착오에 빠진 경우에는 민법 제109조가 핵심 조문이 됩니다.

법률행위의 내용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취소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착오가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때에는 취소하지 못한다. 전항의 의사표시의 취소는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민법 제109조).

대법원은 중요부분의 착오를, 표시된 내용에 관한 착오로서 그 착오가 없었다면 표의자는 물론 일반 보통인도 그러한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정도로 중요한 것이라고 풀이합니다(대법원 1996. 3. 26. 선고 93다55487 판결). 매수하려던 땅이 아닌 다른 땅을 사게 되었다면 이 기준에 해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만 두 가지 함정이 있습니다. 첫째는 중대한 과실입니다. 계약서에 지번이 명백히 적혀 있고 등기사항증명서·토지대장을 한 번만 대조했어도 알 수 있었던 경우라면, 상대방은 “읽어보지 않은 쪽의 중대한 과실”이라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중개사가 직접 지번을 적어 주었다거나 현장에서 반복해 같은 땅이라고 설명했다는 사정이 중요한 방어 자료가 됩니다. 둘째는 취소 가능한 기간입니다. 취소권은 추인할 수 있는 날부터 3년, 법률행위를 한 날부터 10년 안에 행사해야 합니다(민법 제146조). 지번이 틀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즉시 내용증명으로 취소 의사를 표시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민법 제109조 제2항의 선의의 제3자 보호가 가장 위험합니다. 잘못 이전된 땅이 이미 제3자에게 매각되었거나 근저당이 설정되었다면, 그 제3자가 선의일 때 취소를 대항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취소 주장과 함께 처분금지가처분을 같이 준비해야 합니다.

목적 토지에 대한 착오는 취소 사유가 되지만, 중대한 과실 여부와 선의 제3자의 등장 여부가 결론을 좌우합니다.


4. 이미 넘어간 등기는 말소를 청구하고, 그 전에 처분을 막아야 합니다

취소나 불성립이 인정되면 이전등기는 원인이 사라진 등기로서 말소 대상이 됩니다.

계약이 취소되거나 성립하지 않았다면 그 계약을 원인으로 마쳐진 소유권이전등기는 원인 없는 등기가 됩니다. 이때 매도인은 소유권에 기한 방해제거청구(민법 제214조)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를 청구하고, 매수인은 지급한 대금의 반환(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는 구조입니다. 두 청구는 동시이행 관계로 다투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오해가 잦은 부분이 등기 경정입니다. 부동산등기법 제32조의 경정등기는 등기에 착오나 빠진 부분이 있을 때 쓰는 제도인데, 당사자들이 계약서와 신청서에 지번을 잘못 적어 그대로 등기가 마쳐진 경우에는 등기가 신청 내용과 일치하므로 경정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말소등기 청구 후 올바른 땅에 대해 새로 이전등기를 하는 흐름이 되고, 당사자 간 합의가 되면 합의해제를 원인으로 말소하고 올바른 지번으로 다시 계약서를 쓰는 방법도 실무에서 가장 빠릅니다.

가장 급한 것은 속도입니다.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법원에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해 등기부에 가처분 등기를 해두면, 그 뒤에 이루어진 처분이나 근저당 설정은 승소 판결이 확정되었을 때 효력을 주장하지 못하게 됩니다. 선의 제3자가 나타나기 전에 이 조치를 해두느냐가 사건의 회수 가능성을 가릅니다.

손해배상도 별도로 검토합니다. 중개사가 지번을 잘못 기재했거나 확인·설명 의무를 소홀히 했다면 공인중개사법에 따라 중개 과정에서 발생한 손해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고, 가입된 보증보험·공제가 있으면 그 범위에서 회수가 가능합니다.

말소 청구만큼 중요한 것은 소송 전에 처분금지가처분으로 땅이 넘어가는 길을 막아두는 일입니다.


5. 상대방이 알면서 이용했다면 형사 문제가 되고,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지번 오기를 알면서 고지하지 않고 이익을 챙겼다면 사기죄까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지번이 틀린 사실을 상대방도 몰랐다면 단순한 착오 분쟁이지만, 상대방이 틀린 사실을 알면서 모른 척 대금만 챙겼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해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범죄로, 2026년 3월 12일부터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거래 상대방이 중요한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이를 알려주어야 할 신의칙상 의무가 있었다면, 침묵도 기망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처벌 가능성뿐 아니라 수사 과정에서 계좌·문자·통화 기록이 확보되어 민사 입증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상대방 역시 단순 착오였다면 사기가 되지 않으므로, 고소 전에 고의가 드러나는 자료(대화 내용, 지번이 틀렸음을 알았다는 정황)를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절차는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건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이고, 민사는 부동산 소재지 관할 법원에 제기할 수 있습니다.

지번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감정적으로 상대방에게 항의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움직이는 것이 좋습니다.

  1. 계약서·등기사항증명서·토지대장·지적도를 나란히 놓고, 계약서 지번과 실제 사려던 땅의 지번·면적을 대조해 정리합니다.

  2. 중개사 설명 자료, 현장 사진, 문자·카카오톡 대화처럼 어느 땅을 합의했는지 보여주는 자료를 확보합니다.

  3. 등기부상 처분 가능성이 있으면 즉시 처분금지가처분을 준비하고, 취소 의사를 내용증명으로 남깁니다.

이렇게 자료를 갖춘 뒤 민사의 말소·반환 청구와 형사 고소를 함께 검토하면, 상대방의 협상 태도가 달라져 합의로 정리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마치며

계약서 지번이 틀렸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미 등기까지 했는데 되돌릴 수 있겠나” 하는 생각 때문에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제3자가 끼어들고, 취소 가능한 기간이 줄어듭니다.

엉뚱한 땅을 넘겨받거나 넘겨준 쪽에서는 감정적인 항의보다 어느 땅을 합의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를 정리하고 처분금지가처분으로 등기부를 묶어두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지번대로 등기를 받은 쪽도 “계약서에 그렇게 적혀 있었다”는 말만으로는 안전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착오였다는 점이 입증되고 내가 그 사실을 알았다면 취소와 말소는 물론 형사 문제까지 번질 수 있습니다.

저는 부동산 매매·소유권 분쟁에서 땅을 되찾으려는 쪽과 방어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자료를 확보하고 어떤 조치를 먼저 했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땅이 다시 넘어가기 전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계약서 지번만 틀리고 현장에서 본 땅은 맞는데도 계약이 무효인가요?

A.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쌍방이 같은 현장 토지를 의욕했다면 지번은 오기로 보아 그 땅에 대해 계약이 성립한 것으로 정리되고, 지번 정정으로 해결될 수 있습니다.

Q. 중개사가 지번을 잘못 적어줬는데 제 책임인가요?

A. 계약서에 서명한 당사자의 과실이 문제될 수 있지만, 중개사에게도 확인·설명 의무 위반에 따른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중개사 설명 자료가 취소 시 중대한 과실을 반박하는 근거가 됩니다.

Q. 이미 등기가 넘어갔는데 되돌릴 수 있나요?

A. 취소나 불성립이 인정되면 말소등기 청구가 가능합니다. 다만 제3자에게 처분되기 전에 처분금지가처분을 해두어야 실효성이 있습니다.

Q. 착오 취소는 언제까지 할 수 있나요?

A. 추인할 수 있는 날부터 3년, 법률행위를 한 날부터 10년 안에 해야 합니다. 알게 된 즉시 내용증명으로 취소 의사를 남기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상대방이 알면서 가만히 있었다면 사기인가요?

A. 알려줄 신의칙상 의무가 있는데도 침묵해 이익을 얻었다면 기망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의 고의를 보여주는 자료가 필요하므로 고소 전에 정리해야 합니다.

Q. 소송 말고 합의로 정리할 수도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합의해제를 원인으로 말소하고 올바른 지번으로 계약서를 새로 쓰면 가장 빠르게 정리됩니다. 다만 합의서에 대금 정산과 등기 시점을 구체적으로 적어야 분쟁이 재발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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