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입주 후 몇 달이 지나서야 벽지 뒤 곰팡이, 베란다 누수, 바닥 꺼짐, 균열 같은 하자가 드러나 상담을 요청하시는 분들이 계절이 바뀔 때마다 늘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 상당수는 “시공사가 지은 집이니 시공사에 말하면 해결되겠지”, 혹은 “분양사무소와 계약했지 시공사와는 계약한 적이 없으니 청구할 수 없을 것”이라는 두 가지 극단 중 하나를 믿고 계십니다. 그런데 시공사에 보낸 항의 전화와 메시지만 쌓인 채 몇 년이 흘러, 정작 청구하려 할 때는 법이 정한 기간이 지나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집합건물법은 분양받은 집의 하자에 대해 시공자도 구분소유자에게 직접 담보책임을 진다고 정하고 있고, 2023년 개정으로 그 범위와 기간이 정리되었습니다. 다만 시공사에 직접 요구할 수 있는 것과 분양자를 거쳐야 하는 것이 구분되어 있어, 무엇을 누구에게 언제까지 청구하느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아래에서는 하자 있는 아파트를 산 사람이 시공사를 상대로 무엇을 청구할 수 있는지, 그 한계와 기간, 실제 진행 절차를 법 조문과 판례 흐름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분양자가 아니라 시공사를 상대로도 청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습니다
시공사와 직접 계약하지 않았어도, 구분소유자라면 집합건물법 제9조가 직접 책임을 지웁니다.
집합건물법 제9조 제1항은 건물을 건축하여 분양한 자(분양자)와 분양자와의 계약에 따라 건물을 건축한 자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시공자)가 구분소유자에 대하여 담보책임을 진다고 정하고, 그 내용은 민법 제667조와 제668조를 준용합니다. 즉 시공사는 분양자와의 도급계약 당사자일 뿐이라는 항변이 통하지 않고, 구분소유자가 법에 따라 직접 청구권을 갖습니다.
공동주택이라면 공동주택관리법도 함께 봐야 합니다. 같은 법 제37조 제1항은 사업주체로부터 건설공사를 일괄 도급받아 수행한 자가 따로 있는 경우 그 자를 하자보수 책임의 상대방으로 보고, 입주자와 입주자대표회의 등의 청구에 따라 담보책임기간 안에 발생한 하자를 보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하자는 공사상 잘못으로 균열·침하·파손·들뜸·누수 등이 발생하여 안전상·기능상·미관상 지장을 초래할 정도의 결함을 말합니다(같은 법 제36조 제4항).
분양자로부터 직접 분양받지 않고 이전 소유자에게서 사서 입주한 경우도 같은 문제를 묻습니다. 대법원은 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8다12439 판결에서 집합건물법 제9조가 정한 분양자의 담보책임을 분양계약상 책임이 아니라 현재의 구분소유자에 대하여 지는 법정책임으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하자 발생 시점의 소유자인지, 지금의 소유자인지는 소유권 이전 경위와 하자의 성질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매매계약서·등기부·인도일을 정리해야 합니다.
시공사에 대한 직접 청구의 출발점은 ‘지금 이 집의 구분소유자’라는 지위와 하자가 담보책임기간 안에 발생했다는 사실입니다.
2. 시공사에 직접 요구할 수 있는 것은 하자보수이고, 손해배상은 분양자 무자력 등이 있을 때로 제한됩니다
하자보수 청구와 손해배상 청구는 시공사에 대한 요건이 서로 다릅니다.
민법 제667조는 도급인이 수급인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해 하자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하자가 중요하지 않은데 보수에 과다한 비용이 드는 경우가 아니라면 보수를 요구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자보수에 갈음하거나 보수와 함께하는 손해배상청구는 같은 조 제2항이 정합니다. 집합건물법 제9조는 이를 시공자에게 준용하되, 손해배상은 별도로 제한했습니다.
2023년 개정된 제9조 제3항은 다음과 같이 정합니다.
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시공자의 담보책임 중 「민법」 제667조제2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은 분양자에게 회생절차개시 신청, 파산 신청, 해산, 무자력(無資力) 또는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지며, 시공자가 이미 분양자에게 손해배상을 한 경우에는 그 범위에서 구분소유자에 대한 책임을 면(免)한다(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9조 제3항).
이 조항의 실무적 의미는 분명합니다. 분양사가 멀쩡히 존재하고 변제 능력이 있다면 손해배상은 분양자를 상대로 청구하고, 시공사에는 하자보수를 요구하는 구조입니다. 반대로 분양 시행사가 해산했거나 파산했거나 재산이 없는 경우에는 시공사에 손해배상까지 직접 청구할 길이 열립니다. 시행사의 법인등기부 상태, 회생·파산 절차 진행 여부, 강제집행 가능한 재산이 있는지가 청구 대상을 정하는 첫 번째 확인 사항입니다.
분양자나 시공자의 담보책임에 관하여 집합건물법과 민법이 정한 것보다 매수인에게 불리한 특약은 효력이 없습니다(집합건물법 제9조 제4항). 계약서에 ‘하자 책임 면제’, ‘현 상태 인수’ 같은 문구가 있더라도 그대로 구분소유자의 청구권을 막지 못합니다.
시공사에는 하자보수를, 분양자에는 손해배상을 우선 청구하되, 분양자에게 무자력 등 사유가 있으면 시공사에 손해배상까지 직접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3. 담보책임 기간이 지나면 청구권은 사라지므로 기간 계산이 가장 중요합니다
기간 안에 ‘행사’하지 않으면 하자 자체가 있어도 청구할 수 없습니다.
집합건물법 제9조의2는 담보책임에 관한 구분소유자의 권리를 일정 기간 안에 행사하도록 정합니다. 건축법상 건물의 주요구조부 및 지반공사의 하자는 10년, 그 밖의 하자는 하자의 중대성·내구연한·교체가능성 등을 고려해 시행령이 정하는 5년 범위의 기간입니다. 전유부분은 구분소유자에게 인도한 날부터, 공용부분은 사용검사일 또는 사용승인일부터 기산합니다.
시행령 제5조에 따르면 기산일 이후 발생한 하자 중 철근콘크리트공사, 조적공사, 지붕 및 방수공사 등 구조상·안전상 하자는 5년, 건축설비·목공사·창호공사·조경공사 등 기능상·미관상 하자는 3년, 마감공사처럼 발견·교체·보수가 용이한 하자는 2년입니다. 기산일 전에 발생한 하자는 5년입니다. 공동주택은 공동주택관리법 제36조 제3항에 따라 내력구조부별·시설공사별로 10년 범위에서 따로 정해지므로, 어느 기간이 적용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기간의 성질입니다. 대법원은 담보책임기간을 재판상 또는 재판외의 권리행사기간인 제척기간으로 보며, 도과하면 권리가 당연히 소멸한다고 봅니다. 아래 전원합의체 판결은 ‘행사’의 의미를 정리했습니다.
구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9조에 의하여 준용되는 민법 제667조 내지 제671조에 규정된 하자담보책임기간은 재판상 또는 재판외의 권리행사기간인 제척기간이므로 그 기간의 도과로 하자담보추급권은 당연히 소멸한다. 한편 채권양도의 통지는 그 양도인이 채권이 양도되었다는 사실을 채무자에게 알리는 것에 그치는 행위이므로, 그것만으로 제척기간의 준수에 필요한 권리의 재판외 행사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2. 3. 22. 선고 2010다28840 전원합의체 판결).
이 판결에서 보듯 법원은 ‘권리를 행사했다’는 사실을 엄격하게 봅니다. 시공사에 항의 전화를 했다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하자의 내용을 특정해 보수 또는 배상을 요구하는 내용증명 같은 객관적 증거를 남기거나 기간 안에 소를 제기해야 합니다. 또한 하자 때문에 건물이 멸실되거나 훼손된 경우에는 그 날부터 1년 안에 권리를 행사해야 합니다(집합건물법 제9조의2 제3항).
하자가 있다는 사실보다, 어느 하자가 몇 년 기간에 속하고 언제 기산되며 그 안에 어떻게 권리를 행사했는지가 청구 가능 여부를 정합니다.
4. 개인 매도인이나 담보책임기간이 지난 하자는 다른 경로로 청구해야 합니다
시공사 청구가 막혀도 매도인 책임과 불법행위 책임이라는 별도의 길이 있습니다.
분양자가 아닌 이전 소유자에게서 집을 샀다면 그 매도인을 상대로는 민법 제580조의 매도인 하자담보책임이 문제됩니다. 다만 매수인은 하자를 안 날부터 6개월 안에 권리를 행사해야 하므로(민법 제582조) 시공사 담보책임보다 훨씬 짧습니다. 매매 당시 매수인이 하자를 알았거나 과실로 알지 못했다면 책임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매매 전 확인 경위와 매도인의 고지 여부를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시공사를 상대로 한 불법행위 책임(민법 제750조)도 이론적으로 가능합니다. 다만 계약상 담보책임과 달리 시공자의 고의 또는 과실, 하자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손해액을 구분소유자가 입증해야 하고, 단순한 마감 불량이 아니라 건물의 안전성이 심각하게 결여된 정도의 하자에서 주로 문제됩니다. 소멸시효는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일부터 10년입니다(민법 제766조).
손해배상액은 통상 하자보수에 필요한 비용으로 산정하고, 그 금액은 법원이 선임한 감정인의 하자감정으로 정해집니다. 하자 항목별로 시공사가 시공상 잘못이 있었는지, 설계도서와 비교해 어느 부분이 문제인지를 따지므로 사진 몇 장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감정 신청 단계에서 하자 목록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못하면 이후 청구 범위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청구 상대방과 근거 조문은 ‘누구에게서 어떤 경위로 샀는가’와 ‘기간이 남았는가’로 갈립니다.
5. 실제 청구는 증거 확보부터 소송까지 다음 순서로 진행됩니다
하자 목록과 기간 증거를 정리한 뒤 청구 방식을 정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하자 분쟁은 통상 ①하자 발견 사실과 인도일·사용검사일 확인 및 시공사·분양자에 대한 서면 통지 → ②하자분쟁조정위원회 신청 또는 하자감정 준비 → ③법원 소송 제기(수원 지역 아파트라면 수원지방법원 관할 여부 확인) → ④감정 결과를 토대로 한 판결 또는 조정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공동주택은 공동주택관리법 제39조에 따라 국토교통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서 하자 여부 판정과 분쟁 조정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집합건물법상 담보책임 청구권은 개별 구분소유자의 권리이므로, 같은 단지 입주민 다수가 동일 하자를 겪고 있다면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단이 구분소유자들의 권리를 양도받거나 위임받아 함께 소송하는 방법도 쓰입니다. 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8다12439 판결 취지에 따라 하자담보추급권이 구분소유자에게 귀속된다는 점은 이때 권리 관계를 정리하는 기준이 됩니다.
청구 전에 아래 순서로 먼저 자료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분양계약서·매매계약서·등기부등본·입주확인서(인도일)와 사용검사일 기록을 확보해 하자별 기산일과 남은 기간을 계산합니다.
하자 부위를 일자가 보이는 사진·영상과 전문가 확인서로 남기고, 시공사·분양자에게 하자 내용을 특정한 내용증명을 발송합니다.
분양자의 법인등기·회생·파산 여부를 확인해 시공사에 손해배상까지 직접 청구할 수 있는 사유가 있는지 판단합니다.
이 과정을 정리하면 하자보수 청구와 손해배상 청구를 어떤 순서로 누구에게 할지 방향이 서고, 소송과 조정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하자는 눈에 보이는 순간 바로 대응하기보다 “좀 더 지켜보자”, “시공사가 알아서 고쳐주겠지”라며 시간을 보내다가 청구 기간이 흐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자로 피해를 입은 입주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항의보다 인도일, 사용검사일, 하자 발견 시점, 서면 통지 기록을 먼저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느 하자가 몇 년 기간에 속하는지가 청구 범위를 정합니다.
반대로 하자 책임을 추궁받는 시공사나 분양자 입장에서도 기간 도과, 하자 해당 여부, 보수 범위 등을 다툴 지점이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기록과 법리를 정확히 짚어야 합니다.
저는 하자와 매매 분쟁에서 청구하는 쪽과 방어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청구 대상과 기간 계산 하나로 결과가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하자 때문에 고민 중이라면, 기간이 더 지나기 전 지금이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매수인인 제가 시공사에 직접 하자보수를 요구할 수 있나요?
A. 구분소유자라면 집합건물법 제9조에 따라 시공자에게 직접 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공동주택은 공동주택관리법 제37조에 따라 일괄 도급을 받아 공사한 시공자가 보수 책임자가 됩니다.
Q. 시공사에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도 바로 청구할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 아닙니다. 시공자의 민법 제667조 제2항 손해배상책임은 분양자에게 파산·해산·무자력 등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집니다. 그 사유가 없다면 분양자를 상대로 배상을 청구하는 구조입니다.
Q. 하자는 입주 후 몇 년까지 청구할 수 있나요?
A. 하자의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주요구조부·지반공사 하자는 10년, 그 밖의 하자는 시행령에 따라 구조상·안전상 하자 5년, 기능상·미관상 하자 3년, 마감공사 등 2년이며 공동주택은 별도 기준도 확인해야 합니다.
Q. 시공사에 전화로 항의했는데 기간이 멈추나요?
A. 기간이 멈추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담보책임기간은 제척기간이라 객관적으로 권리를 행사한 증거가 필요합니다. 하자 내용을 특정한 내용증명이나 소 제기로 증거를 남겨야 합니다.
Q. 집을 중고로 샀는데 매도인에게도 청구할 수 있나요?
A. 가능성이 있습니다. 민법 제580조의 매도인 하자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지만 하자를 안 날부터 6개월 안에 행사해야 하므로 시공사 청구와 기간이 크게 다릅니다.
Q. 하자감정은 꼭 해야 하나요?
A. 소송에서 하자 여부와 보수비용을 다투려면 대부분 법원 감정이 필요합니다. 감정 신청 전에 하자 목록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청구 범위가 줄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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