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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권자인데 직접 경매를 신청해 공사대금을 받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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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권자인데 직접 경매를 신청해 공사대금을 받을 수 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채 건물을 점유하고 있는 시공업자가 “이 건물, 내가 직접 경매에 넘기면 공사대금을 받을 수 있지 않느냐”고 문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시공업자분들 중 상당수는 “유치권이 있으니 내가 가장 먼저 받는다”, “경매만 신청하면 매각대금에서 공사대금부터 떼어 준다”는 생각을 갖고 계십니다. 그런데 막상 경매를 신청하고 나면, 이미 다른 채권자의 경매가 진행 중이라 내 신청이 정지되거나, 소유자가 유치권 자체가 없다며 경매개시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매각은 되었는데 배당표에 내 이름이 없는 상황을 마주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유치권을 사실상 최우선순위의 담보권이면서도 신의칙에 따라 엄격히 걸러내야 하는 권리로 다루고 있고, 유치권에 의한 경매개시결정에 대한 이의에서도 유치권의 부존재나 소멸 여부를 실질적으로 심리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유치권자의 경매 신청은 가능하지만, 그 성격과 한계를 모르고 시작하면 점유와 채권을 함께 잃을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유치권자가 직접 경매를 신청할 수 있는 근거와 그 한계, 경매를 신청하기 전에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를 법조문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유치권자는 직접 경매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민법은 유치권자에게 유치물을 경매할 권리를 직접 부여하고 있습니다.

민법 제322조 제1항은 유치권자가 채권의 변제를 받기 위하여 유치물을 경매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시공업자가 건물을 점유하면서 유치권을 주장하고 있다면, 소유자(채무자)가 돈을 주기만을 기다릴 필요 없이 법원에 직접 경매를 신청해 건물을 돈으로 바꿀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것을 통상 ‘유치권에 의한 경매’ 또는 ‘형식적 경매’라고 부릅니다.

이 경매는 저당권 실행 경매와 절차가 같습니다. 민사집행법 제274조 제1항이 유치권에 의한 경매를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의 예에 따라 실시하도록 정하고 있기 때문에, 신청서를 내고 법원이 경매개시결정을 하면 감정평가, 매각기일 지정, 매각, 대금 납부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민법은 한 가지 길을 더 열어 두고 있습니다. 제322조 제2항에 따라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감정인의 평가를 받아 유치물로 직접 변제에 충당하도록 법원에 청구할 수 있고, 이때는 미리 채무자에게 통지해야 합니다. 다만 이 간이변제충당은 목적물 가액이 채권액과 크게 차이 나지 않아 경매 비용만 소모될 때처럼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쓰이므로, 대부분의 공사대금 사건은 일반 경매 신청으로 갑니다.

유치권자의 경매 신청권은 민법이 직접 정한 권리이지만, 신청할 수 있다는 것과 공사대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2. 경매를 신청해도 다른 채권자보다 먼저 받는 것은 아닙니다

유치권에 의한 경매는 우선변제권이 아니라 목적물을 돈으로 바꾸는 절차입니다.

가장 많이 오해하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유치권은 변제를 받을 때까지 물건을 돌려주지 않을 수 있는 권리이지, 매각대금에서 저당권자보다 먼저 배당받는 순위를 주는 권리가 아닙니다. 유치권자가 경매를 신청하더라도 같은 건물에 은행의 근저당권이 있다면, 그 근저당권자와의 관계는 그대로 남습니다.

더 중요한 규정은 민사집행법 제274조 제2항입니다.

유치권 등에 의한 경매절차는 목적물에 대하여 강제경매 또는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가 개시된 경우에는 이를 정지하고, 채권자 또는 담보권자를 위하여 그 절차를 계속하여 진행한다(민사집행법 제274조 제2항).

즉 건물에 이미 은행이나 다른 채권자의 경매가 개시되어 있다면, 유치권자가 따로 신청한 경매는 정지되고 먼저 개시된 경매가 계속 진행됩니다. 그 경매에서 건물을 낙찰받은 매수인에 대해서는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이 “매수인은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고 있어서, 유치권자는 공사대금을 받을 때까지 건물을 계속 점유하며 변제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결국 경매가 이미 진행 중인 건물이라면 직접 경매를 신청하는 실익은 거의 없고, 유치권을 신고한 뒤 점유를 유지하며 매수인으로부터 변제받는 구조가 됩니다. 반대로 다른 경매가 전혀 없는 건물이라면, 소유자가 돈을 주지 않을 때 유치권자가 자신의 신청으로 환가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 의미가 있습니다.

유치권은 순위가 아니라 점유로 압박하는 권리이므로, 경매 신청 여부는 다른 경매가 이미 개시됐는지부터 보고 결정해야 합니다.


3. 신청 단계에서부터 유치권의 존재가 엄격하게 다투어집니다

경매개시결정에 대한 이의가 들어오면 유치권의 부존재·소멸이 실질적으로 심리됩니다.

유치권으로 경매를 신청하려면 민법 제320조 제1항의 요건을 갖추었음을 서류로 보여야 합니다. 공사대금 채권이 그 건물에 관하여 생긴 채권일 것(견련관계), 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했을 것, 시공업자가 건물을 계속 점유하고 있을 것, 그리고 유치권을 배제하는 특약이 없을 것이 핵심입니다. 도급계약서, 공사내역서와 기성 청구서, 세금계산서, 공사 사진, 점유를 보여 주는 출입 기록과 열쇠 보관 사실 등이 실제로 요구되는 자료입니다.

소유자는 경매가 개시되면 담보권 실행 경매에 관한 민사집행법 제265조에 따라 담보권이 없다거나 소멸했다는 이유로 개시결정에 대한 이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2. 8. 23.자 2020마1521 결정은 시공업자가 공사대금 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유치권 경매를 신청한 사안에서, 법원이 이의 재판 당시까지 제출된 모든 자료를 종합해 개시결정의 당부를 판단할 수 있고, 이미 선고된 공사대금 본안소송의 결과까지 확인하지 않고 이의를 기각한 것은 잘못이라며 원심결정을 파기환송했습니다. 공사대금 본안소송에서 유치권이 인정되지 않는 판결이 나오면 경매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유치권 남용입니다. 대법원은 유치권이 사실상 최우선순위 담보권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전제로, 그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는 행사를 막고 있습니다.

부동산유치권은 대부분의 경우에 사실상 최우선순위의 담보권으로서 작용하여, 유치권자는 자신의 채권을 목적물의 교환가치로부터 일반채권자는 물론 저당권자 등에 대하여도 그 성립의 선후를 불문하여 우선적으로 자기 채권의 만족을 얻을 수 있게 된다(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다84298 판결).

같은 판결은 채무자가 이미 채무초과 상태이고 목적물에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음을 알면서 자기 채권의 우선 만족을 위해 의도적으로 유치권 성립요건을 갖춘 거래를 한 경우에는 유치권 주장이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점유 시점도 중요합니다. 대법원 2014. 3. 20. 선고 2009다60336 전원합의체 판결은 저당권이 설정된 뒤에 유치권을 취득해도 경매 매수인에게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하면서, 그 기준을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 전에 점유를 취득했는지에 두는 흐름 위에 서 있습니다.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마쳐진 뒤에 점유를 넘겨받아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것이 기존 판례의 입장입니다.

경매 신청서에는 유치권이 있다는 말이 아니라, 요건을 입증하는 자료가 붙어야 합니다.


4. 점유를 놓치거나 시효가 지나면 경매 신청권 자체가 사라집니다

경매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점유 유지와 공사대금 채권의 시효 관리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민법 제328조는 유치권이 점유의 상실로 소멸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경매를 신청한 뒤에도 건물을 소유자나 제3자에게 넘겨주거나 열쇠를 반환하면 유치권이 사라지고, 유치권에 의한 경매의 전제도 함께 무너집니다. 유치물을 직접 사용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임대하는 행위도 소유자의 승낙이 없다면 민법 제324조 제2항에 따라 유치권 소멸 청구의 사유가 될 수 있으므로, 보존에 필요한 범위를 넘는 사용은 피해야 합니다.

시효도 따로 챙겨야 합니다. 도급을 받은 자의 공사에 관한 채권은 민법 제163조 제3호에 따라 3년의 단기소멸시효에 걸리고, 민법 제326조는 유치권의 행사가 채권의 소멸시효 진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건물을 점유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시효가 멈추지 않는다는 뜻이고, 위 2020마1521 결정에서도 소유자가 피담보채권의 시효완성을 이의 사유로 주장했습니다. 점유를 3년 넘게 유지하고 있다면 공사대금 지급을 구하는 소송 제기와 확정판결 확보를 서둘러야 합니다.

비용 문제도 있습니다. 경매 신청 시에는 감정평가 및 송달 비용 등을 법원에 미리 예납해야 하고, 건물 가액이 선순위 채권액을 넘지 못하면 매각대금이 비용과 선순위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경매가 실익 없이 끝날 수 있습니다. 민사집행법 제91조 제1항이 압류채권자의 채권에 우선하는 부담을 인수하게 하거나 변제하는 데 부족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아니면 부동산을 매각할 수 없도록 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공사대금 채권에 관해 법원의 확정판결이나 지급명령 같은 집행권원이 있다면 유치권과 별개로 민사집행법상 강제경매를 신청하는 길도 있습니다. 이 경우 배당은 일반채권자로서 받게 되지만, 유치권을 포기하지 않는 한 점유를 유지하며 매수인에게 변제를 요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5. 신청부터 대금 수령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신청 전에 점유와 채권 자료를 정리해 두는 것이 사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유치권에 의한 경매는 통상 ①목적물 소재지 관할 지방법원 경매계에 신청서와 유치권 소명 자료 제출(수원 지역 건물이라면 수원지방법원) → ②경매개시결정 및 소유자 송달, 소유자의 이의 여부 확인 → ③감정평가와 현황조사, 매각기일 지정 및 매각 → ④매수인의 대금 납부 및 유치권자에 대한 대금 교부 또는 매수인의 변제책임 확정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소유자가 이의를 내거나 유치권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면 이 과정에서 소송이 병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매를 신청하기 전에는 감정적으로 서두르기보다 아래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등기부등본으로 근저당권, 가압류, 이미 개시된 경매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면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 일자보다 내가 먼저 점유를 시작했는지 대조합니다.

  2. 도급계약서, 공사내역, 미지급 내역, 공사 완료 및 점유 개시 시점을 입증할 자료를 모으고 유치권 배제 특약이 있는지 계약서를 점검합니다.

  3. 공사대금 채권의 시효 기산점을 따져 3년이 임박했다면 경매 신청과 별도로 공사대금 청구 소송을 먼저 제기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부동산 경매와 공사대금 분쟁에 경험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유치권에 의한 경매와 강제경매, 공사대금 소송 중 어느 길이 실질적인 회수에 유리한지 사건별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시공업자분들은 “그래도 건물을 쥐고 있으니 결국 받겠지”라는 생각 때문에 법적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시공업자 입장에서는 유치권이라는 말보다 점유 시작 시점, 계약서, 기성 내역, 시효 기산점을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 자료가 쌓일수록 경매 신청이든 소송이든 선택의 폭이 넓어집니다.

반대로 유치권 주장을 마주한 소유자나 선순위 채권자 입장에서도 “유치권은 가짜일 것”이라는 추측만으로는 대응이 되지 않습니다. 점유의 시작 시점과 견련관계, 신의칙 위반 여부를 따져 개시결정 이의나 유치권부존재확인의 소를 선택해야 결과가 달라집니다.

저는 부동산 경매와 공사대금 분쟁에서 유치권을 주장하는 쪽과 다투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점유 시점과 서류 한 장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점유와 시효를 놓치기 전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유치권만 있으면 경매 매각대금에서 제일 먼저 공사대금을 받을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유치권은 변제받을 때까지 점유를 이어갈 수 있는 권리이지 배당순위를 앞세워 주는 권리가 아닙니다. 매수인이 유치권 채권을 변제할 책임을 지는 구조(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로 사실상 변제를 압박하는 것입니다.

Q. 이미 은행이 경매를 신청한 건물인데 제가 따로 경매를 신청해도 되나요?

A. 신청은 할 수 있어도 의미가 크지 않습니다. 민사집행법 제274조 제2항에 따라 먼저 개시된 경매가 있으면 유치권에 의한 경매는 정지되고 그 절차가 계속 진행되므로, 유치권 신고와 점유 유지로 대응하는 편이 일반적입니다.

Q. 공사대금 소송 판결이 없어도 경매를 신청할 수 있나요?

A. 유치권에 의한 경매는 집행권원이 없어도 가능합니다. 다만 소유자가 이의하면 유치권의 요건이 실제로 다투어지므로, 공사대금 청구 소송을 병행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공사가 끝난 지 3년이 넘었는데 유치권으로 경매를 신청할 수 있나요?

A. 위험합니다. 공사대금 채권은 3년의 단기소멸시효에 걸리고 유치권 행사는 시효 진행에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시효가 완성되면 소유자의 이의로 유치권이 소멸한 것으로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Q. 경매를 신청한 뒤 잠시 열쇠를 소유자에게 돌려줘도 되나요?

A. 안 됩니다. 점유를 잃으면 유치권이 소멸하는 것이 원칙(민법 제328조)이므로, 경매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점유는 끊기지 않게 유지해야 합니다.

Q. 경매 신청 전에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신청 전이 가장 좋습니다. 점유 시작 시점과 등기부상 선후관계, 시효 기산점에 따라 경매, 강제경매, 소송 중 선택이 달라지고 신청 이후에는 방향을 바꾸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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