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나 지식산업센터, 오피스텔을 분양받을 때는 “몇 월이면 입주할 수 있다”, “임차인이 들어올 예정이다”, “일정 수준의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계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준공이 늦어지거나, 분양 당시 들었던 내용과 실제 상황이 크게 다르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계약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지부터 고민하게 됩니다.
이때 중요한 건 광고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거나 입주가 조금 늦어졌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계약을 끝낼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계약서에 입주 지연에 관한 해제 조항이 있는지, 실제 입주 가능 시점이 언제였는지, 광고 내용이 얼마나 구체적이었는지, 그 설명이 계약 결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를 나눠서 봐야 합니다.
분양계약서에는 “분양자의 책임으로 입주예정일보다 3개월 넘게 입주가 지연된 경우 수분양자는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식의 조항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약정이 있다면 해제 가능 여부도 계약서에 적힌 조건을 중심으로 판단합니다(대법원 2013. 10. 31. 선고 2013다5206 판결).
예를 들어 입주예정일이 2026년 1월인데 분양자 책임으로 4월이 지나도록 실제 입주가 불가능했다면 약정해제권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보는 것은 사용승인 날짜 하나만이 아닙니다. 건물에 실제로 들어가 사용할 수 있는 상태였는지, 입주지정기간이 제대로 통보됐는지까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서에 따른 입주지연 해제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는 수분양자가 남은 중도금이나 잔금을 먼저 지급하겠다고 준비해 보여줄 필요도 없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조항이 공급이 크게 지연됐을 때 수분양자가 계약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마련된 약정이라는 점을 들어, 중도금과 잔금의 이행제공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1다3343 판결).
다만 입주예정일 변경 동의서를 작성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변경된 날짜를 기준으로 다시 지연 기간을 계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대법원은 수분양자가 입주예정일 변경에 유효하게 동의했고 변경된 예정일로부터 3개월 안에 입주가 가능해진 사안에서 약정해제권 발생을 부정했습니다(대법원 2026. 6. 24. 선고 2026다200605 판결).
그래서 입주 지연 사건에서는 최초 계약서만 보면 부족합니다. 입주예정일 변경 동의서가 있는지, 누가 서명했는지, 사용승인일과 실제 입주통보일이 각각 언제였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놓고 봐야 합니다.
“수익률 보장”, “임차인 확정”이라는 설명이 달랐다면 허위 광고인지 따져봐야
수익형 부동산 분쟁에서는 “분양받으면 월세가 이 정도 나온다고 했다”, “유명 업체가 입점한다고 했다”, “개발 호재가 확정이라고 들었다”는 주장이 자주 나옵니다.
하지만 분양 당시 설명이 실제와 달랐다고 해서 모두 계약 취소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광고에서 어느 정도의 과장이나 홍보성 표현은 상거래 관행상 허용될 수 있고, 거래에서 중요한 내용을 구체적인 사실인 것처럼 허위로 알린 경우에 기망이 문제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01. 5. 29. 선고 99다55601, 55618 판결).
결국 표현이 얼마나 구체적이었는지가 중요합니다. “향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정도의 말과 “특정 병원이 이미 입점 계약을 마쳤고 월 임대료가 얼마로 확정됐다”는 설명은 무게가 다릅니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계약을 이미 체결된 것처럼 설명했거나, 출입구와 건물 구조처럼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한 내용을 다르게 광고했다면 기망으로 인정될 여지가 커집니다.
대법원도 최근 광고나 설명이 문제 된 사건에서 설명의 구체성과 확정성, 실제 사실과 얼마나 맞는지, 그 내용이 계약 결정에 미친 영향을 함께 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대법원 2026. 5. 8. 선고 2025다219673 판결).
분양 광고가 계약 내용으로 들어갔는지도 따로 봐야 합니다. 광고는 원칙적으로 계약을 권유하는 자료에 가깝지만, 건물 구조나 재질, 주차대수처럼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은 계약 내용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4다24181 판결).
그래서 허위 광고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하려면 팸플릿 한 장만 보는 것보다 당시 상담 내용까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문자와 카카오톡, 통화녹음, 분양상담 자료, 홈페이지 화면, 모델하우스 설명자료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하자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분양계약 전체를 끝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입주 후 누수나 마감 불량, 설비 문제를 발견하고 계약 자체를 해제하고 싶어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자가 있다고 해서 곧바로 분양계약 전체를 끝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하자의 정도가 커서 애초에 계약한 목적대로 사용할 수 없을 정도인지가 중요합니다. 보수가 가능한 마감 불량이나 일부 설비 하자라면 하자보수나 손해배상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고, 계약 해제까지 인정되려면 훨씬 중대한 사정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보일러 미설치나 방화문 문제, 누수나 마감 불량 등이 있었더라도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까지는 아니라는 이유로 해제가 인정되지 않은 사례들이 있습니다. 입주 지연과 하자가 함께 있다면 둘을 섞어서 주장하기보다, 계약서상 입주지연 해제권이 이미 발생했는지부터 보는 편이 더 명확합니다.
신탁사가 계약 당사자로 들어가 있다면 “우리는 책임이 없다”는 특약도 확인해야
상가나 지식산업센터 분양에서는 시행사 외에 신탁사가 분양계약의 당사자로 들어가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관리형 토지신탁 구조에서는 계약서를 보면 신탁사가 매도인이나 수탁자 지위로 기재돼 있으면서 “책임은 신탁재산 범위에서만 부담한다”는 문구가 들어가기도 합니다.
이런 책임제한 문구가 있다고 해서 언제나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수탁자의 책임을 신탁재산으로 제한하는 특약이 수분양자에게 중요한 내용이라면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설명 없이 계약서에만 적어뒀다면 그 특약을 수분양자에게 주장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26. 3. 12. 선고 2024다294637 판결).
그래서 관리형 토지신탁 분양계약에서는 시행사만 볼 것이 아니라 신탁사의 지위와 계약 문구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누가 분양계약의 실제 당사자인지, 분양대금은 어느 계좌로 지급했는지, 책임을 제한한다는 조항을 계약 당시 따로 설명받았는지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분양대행사 직원이 허위 설명을 했다면 시행사나 신탁사가 어디까지 책임지는지도 별도 쟁점이 됩니다. 대행사 직원이 한 말을 곧바로 시행사의 말과 같다고 볼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누가 분양대행사를 선정하고 어떤 방식으로 관리했는지까지 확인해야 할 수 있습니다.
계약이 해제되면 낸 돈만 돌려받는 것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분양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면 이미 지급한 분양대금은 원칙적으로 돌려받게 됩니다. 민법 제548조 제2항에 따라 반환할 금액에는 받은 날부터 이자가 붙을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 분양자의 책임으로 해제되는 경우 분양대금의 일정 비율을 위약금으로 지급한다는 조항이 있다면 분양대금 반환과 별도로 위약금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최근 대법원도 입주지연에 따른 약정해제 사건에서 계약상 위약금 조항에 따른 지급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6. 2. 26. 선고 2023다280945 판결).
반대로 시행사나 분양자가 대신 납부한 중도금 대출이자가 있다면 정산 문제가 생깁니다. 분양계약이 해제되면 중도금 이자 대납 약정 역시 그 전제를 잃게 되므로, 분양자가 대신 낸 이자 상당액을 반환할 분양대금에서 공제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대법원 2026. 6. 24. 선고 2026다200605 판결).
그래서 반환받을 금액을 계산할 때는 계약금과 중도금만 더하면 끝나는 게 아닙니다. 실제 지급한 분양대금, 계약상 위약금, 분양자가 대신 납부한 대출이자, 반환금에 붙는 이자까지 각각 나눠서 계산해야 합니다.
분양계약 해제소송은 ‘광고가 틀렸다’보다 계약을 끝낼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가 있는지를 봐야
수익형 부동산 분양에서 예상했던 수익이 나오지 않거나 주변 개발계획이 달라졌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계약을 없앨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입주가 늦었다면 계약서에 정한 해제 조건이 실제로 충족됐는지부터 봐야 하고, 허위 광고를 문제 삼는다면 어떤 내용을 누가 얼마나 구체적으로 설명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월세가 잘 나올 것이다” 같은 예상과 “특정 임차인이 이미 확정됐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무게가 다릅니다. 입주예정일도 최초 계약서만 볼 것이 아니라 변경 동의서와 사용승인일, 실제 입주 가능 시점을 함께 놓고 봐야 합니다. 신탁사가 계약에 들어가 있다면 책임제한 특약을 제대로 설명받았는지도 빼놓기 어렵습니다.
현재 상가나 지식산업센터, 오피스텔을 분양받았지만 입주가 장기간 늦어지고 있거나, 계약 당시 확정된 사실처럼 들었던 임차인 입점이나 건물 구조, 개발 내용이 실제와 크게 다르다면 분양계약서와 광고자료부터 다시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법률사무소 강현에서는 분양계약서와 입주예정일 변경자료, 사용승인과 입주 통보 시점, 상담 녹취와 문자, 팸플릿과 인터넷 광고, 신탁계약 구조를 함께 검토해 약정해제와 기망 취소 중 어떤 주장이 가능한지, 분양대금과 위약금을 어느 범위까지 반환받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판단해 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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