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을 여러 사람이 함께 가지고 있다 보면 생각보다 자주 문제가 생깁니다. 한 사람은 계속 보유하고 싶어 하고, 다른 사람은 자기 지분만 정리해서 현금으로 받고 싶어 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그런데 다른 공유자가 “나는 절대 안 판다”고 버티면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걸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민법 제268조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각 공유자가 언제든지 공유물의 분할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협의가 되지 않으면 법원에 공유물분할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상대방이 반대한다고 해서 소송 자체가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소송을 한다고 해서 원하는 방식대로 바로 현금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부동산의 형태와 사용상태, 각 공유자의 지분, 현재 시세와 분할 뒤 가치까지 보고 어떤 방식으로 나누는 게 가장 공평한지 판단합니다.
공유물분할청구소송은 공유관계를 더 이상 유지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다른 공유자 전부를 상대로 제기하는 소송입니다. 공유자 중 한 명이 분할에 반대한다고 해도 소송은 진행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 소송은 분할에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에 법원에 맡기는 절차에 가깝습니다.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공유자는 모두 피고로 들어가야 하고, 일부 공유자를 빼놓은 채 소송을 진행할 수는 없습니다(대법원 2014. 1. 29. 선고 2013다78556 판결).
예외는 있습니다. 공유자들끼리 일정 기간 동안 부동산을 나누지 않기로 약정했다면 그 기간에는 분할청구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민법은 이런 분할금지 약정을 5년 범위에서 인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이 무조건 땅을 잘라 나눠주는 것은 아니다
재판으로 공유물을 나눌 때는 현물분할이 원칙입니다. 쉽게 말하면 토지라면 실제 경계를 나누어 각자의 단독소유로 만드는 방식입니다.
그렇다고 지분율만 보고 면적을 똑같이 잘라주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100㎡라도 도로에 붙어 있는 부분과 안쪽 맹지 부분의 가치는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법원은 면적뿐 아니라 위치, 도로 접면, 이용상태, 분할 뒤 경제적 가치까지 함께 봅니다. 필요하면 한 사람이 지분보다 조금 더 가치 있는 부분을 가져가고 그 차액을 돈으로 정산하는 방식도 가능합니다(대법원 1999. 6. 11. 선고 99다6746 판결).
여러 명이 공유하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모두 따로 나눠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한 사람만 자기 지분을 분리해서 단독소유로 만들고, 나머지 공유자들은 남은 부분을 계속 공동으로 소유하는 방식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24. 12. 12. 선고 2024다277854 판결).
결국 법원이 보는 것은 “정확히 몇 평씩 나눌 수 있나”보다 실제로 나눈 뒤에도 각 토지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가에 가깝습니다.
나는 땅이 필요 없고 내 지분만 현금으로 받고 싶다면
공유물분할소송에서 가장 많이 묻는 부분입니다. 다른 공유자가 부동산 전체를 가져가고, 나는 내 지분만큼 돈을 받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이를 전면적 가액보상 방식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형제 두 명이 토지를 절반씩 가지고 있는데 한 사람은 그 땅에서 계속 농사를 짓고 싶어 하고 다른 사람은 토지를 더 이상 가지고 있을 생각이 없다고 해보겠습니다. 토지를 둘로 자르면 모양이 이상해지거나 사용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토지를 계속 사용하려는 공유자가 다른 사람 지분에 해당하는 돈을 지급할 능력도 있다면 한 사람이 전체 토지를 소유하고 다른 사람에게 지분 가격을 지급하는 방식이 더 자연스러울 수 있습니다.
다만 “나는 현금이 필요하니 저 사람이 내 지분을 사게 해달라”고 요구한다고 해서 법원이 그대로 정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해당 부동산을 한 사람에게 몰아주는 것이 합리적인지, 다른 공유자가 적정한 돈을 받게 되는지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법원은 공유관계가 생긴 이유, 각자의 지분, 부동산 이용상태, 누가 계속 사용하고 있는지, 공유자들이 원하는 분할 방식 등을 함께 봅니다(대법원 2024. 12. 12. 선고 2024다277854 판결).
부동산을 가져가는 공유자의 지급능력도 현실적으로 중요합니다. 지분 가격이 3억원인데 이를 지급할 재산이 전혀 없는 사람이 “내가 토지를 전부 갖겠다”고 주장한다면 실제로 실행 가능한 분할 방법인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금잔액이나 대출 가능 여부, 자금조달 계획 등이 함께 제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물로 나누기 어렵다면 경매 후 돈으로 나누게 된다
토지를 실제로 나누기 어렵거나, 나누는 순간 가치가 크게 떨어진다면 법원은 부동산을 경매한 뒤 매각대금을 지분에 따라 나누도록 할 수 있습니다. 이를 대금분할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토지 한가운데 건물이 있어 물리적으로 나누기 어렵거나, 토지를 쪼개면 한쪽이 도로와 연결되지 않는 맹지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공유자가 수십 명에 이르러 현실적인 분할안을 만들기 어려운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때는 억지로 토지를 나누는 것보다 전체를 매각하고 그 돈을 나누는 편이 더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유물분할소송을 제기했다고 해서 곧바로 경매로 넘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경매는 어디까지나 현물분할이 어렵거나 나눴을 때 가치가 눈에 띄게 떨어지는 경우에 선택되는 방식입니다. 공유자끼리 의견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법원이 바로 경매를 명할 수도 없습니다. 왜 현물분할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다른 방식보다 경매가 더 적절한지 구체적인 사정이 확인되어야 합니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3다217916 판결).
원고가 경매분할을 원한다고 해도 법원이 현물분할이나 가액보상 방식을 선택할 수 있고, 반대로 원고가 현물분할을 원했어도 경매가 더 맞다고 판단하면 대금분할을 명할 수 있습니다. 분할 방법의 최종 결정은 법원이 합니다.
경매 판결이 나왔다고 해서 공유자들이 부동산을 반드시 포기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후 경매절차에서 공유자가 직접 입찰해 부동산을 낙찰받는 것도 가능합니다(대법원 2020. 5. 21. 선고 2018다879 전원합의체 판결).
감정평가액이 실제 시세보다 낮다면 그대로 받아야 할까
한 사람이 부동산을 가져가고 다른 공유자에게 돈을 지급하는 가액보상 방식에서는 지분 가격을 얼마로 계산할지가 큰 쟁점이 됩니다.
법원 감정평가가 이루어졌다고 해서 그 금액이 무조건 최종 가격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준은 공유물분할 당시의 객관적인 교환가치에 가깝습니다. 감정평가를 한 뒤 시간이 많이 지나 부동산 시세가 크게 올랐거나, 인근에서 훨씬 높은 가격으로 거래가 이루어진 사정이 있다면 그런 변화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1년 전에 감정한 금액은 5억원인데 변론이 끝날 무렵 주변에서 비슷한 토지가 7억원대에 계속 거래되고 있다면 예전 감정액만으로 지분 가격을 계산하는 것이 공평한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도 가액보상에서는 분할 시점에 가까운 객관적인 가치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감정평가액이 실제 시세와 차이가 크다고 생각된다면 최근 실거래 사례, 인근 토지 매매자료, 별도의 감정자료 등을 제출해 다툴 수 있습니다. 시세가 크게 바뀌었다면 추가 감정이나 재감정 필요성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감정서에 적힌 숫자 하나가 아니라 현재 그 부동산이 실제 시장에서 어느 정도 가치가 있는지입니다.
결국 공유물분할소송은 ‘내 지분만 현금으로 달라’는 요구를 어떤 방식으로 실현할지 정하는 소송이다
공유자 한 명이 계속 반대한다고 해서 평생 공유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협의가 되지 않는다면 법원에 분할을 청구할 수 있고, 법원은 부동산을 실제로 나눌지, 한 사람이 전체를 가져가고 다른 공유자에게 돈을 지급하게 할지, 경매 후 매각대금을 나눌지를 정하게 됩니다.
내 지분만 현금으로 받고 싶다면 가액보상이나 경매 방식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더 적절한지는 부동산을 실제로 나눌 수 있는지, 나눈 뒤 가치가 얼마나 떨어지는지, 누가 계속 사용하고 있는지, 부동산을 가져가려는 공유자가 지분 가격을 지급할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감정평가액과 실제 시세가 크게 차이 난다면 그 부분도 소송 과정에서 따로 다퉈야 합니다.
현재 공유 부동산을 정리하고 싶지만 다른 공유자가 매각이나 분할에 동의하지 않거나, 토지는 다른 공유자가 가져가고 내 지분만 현금으로 정산받고 싶다면 지분율만 보고 소송 방향을 정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법률사무소 강현에서는 등기부와 토지 형태, 현재 사용상태, 도로와 건물 위치, 감정평가와 최근 시세, 각 공유자의 희망을 함께 검토해 현물분할이 가능한 사건인지, 가액보상으로 정리할 수 있는지, 경매분할이 필요한 상황인지 구체적으로 판단해 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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