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대리] 투자금 5억 사기, 특경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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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대리] 투자금 5억 사기, 특경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례 

박재현 변호사

기소 결정

1. 사건 개요

의뢰인은 부동산 관련 사업을 하는 회사였습니다. 의뢰인 회사의 대표는 오래 알고 지내던 사업가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습니다.

"데이터센터를 지을 마땅한 부지가 나왔다. 토지 계약금으로 5억 원을 투자하면, 부지 계약과 동시에 한국전력의 전기공급 확약을 받아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는 기업에 권리를 넘길 수 있다. 원금은 반년 안에 갚고, 수익금 8억 원도 따로 주겠다."

의뢰인 회사는 투자금의 용도를 '해당 부지의 매입'으로 한정하고 다른 용도로는 쓸 수 없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한 뒤 5억 원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약속한 상환 기한이 지나도 원금도 수익금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데이터센터 사업은 전혀 진척이 없었고, 3년여 동안 돌려받은 돈은 8천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2. 이 사건의 쟁점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한 사건은 수사기관에서 '사업이 잘 안 된 것일 뿐 민사 문제'로 판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상대방이 투자금 일부를 실제로 토지 계약금으로 쓴 정황까지 있어, 처음부터 속일 생각이었다는 점을 증명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① 상대방이 투자금의 '용도'를 속였는지

② 상대방에게 처음부터 돈을 갚을 능력과 의사가 있었는지

③ 일부를 약속한 용도에 썼더라도 받은 돈 '전액'이 편취액이 되는지

세 번째 쟁점은 처벌 수위와 직결되었습니다. 편취액이 5억 원 이상이면 일반 사기죄가 아니라 훨씬 무겁게 처벌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이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3. 대리인의 대응

① 계좌 거래내역으로 돈의 흐름을 추적했습니다

대리인은 투자금이 들어간 회사 계좌와 상대방이 운영하는 다른 회사들의 계좌 거래내역을 하나하나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상대방이 투자금을 받은 지 짧게는 7분, 늦어도 다음 날 사이에 3억 6천만 원이 넘는 돈을 자기 개인 계좌와 다른 회사 계좌로 옮긴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옮겨진 돈은 다른 회사들의 빚 상환과 인건비, 임대료 등으로 쓰였습니다. 대리인은 이를 자금흐름도로 정리해 제출했습니다.

② 상대방의 자백을 핵심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상대방은 상환을 미루던 중 작성한 지급각서에서 "투자금 중 3억 5천만 원은 약속한 부동산 투자사업이 아닌 개인 회사 운영자금으로 사용하였다"고 스스로 인정한 바 있었습니다. 대리인은 이 문서를 계약서상 용도 제한 조항과 나란히 제시하여, 용도를 속인 사실을 분명히 했습니다.

③ 처음부터 갚을 능력이 없었다는 점을 증명했습니다

투자금이 들어오기 직전 해당 회사 계좌의 잔액은 2만 5천 원에 불과했습니다. 상대방이 운영하는 다른 회사들 역시 별다른 매출 없이 통신비와 카드대금조차 제때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대리인은 이 계좌 기록을 근거로, 상대방이 약속한 원금과 수익금을 갚을 능력이 애초에 없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④ 전액에 대해 특경법위반(사기)이 성립한다는 점을 판결례로 뒷받침했습니다

용도를 속여 돈을 받았다면, 그중 일부를 약속한 용도에 썼더라도 받은 돈 전부를 편취액으로 보아야 한다는 판결들을 찾아 제출했습니다. 이를 통해 상대방이 일부 토지 계약금을 냈다는 사정으로 편취액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⑤ 추가 수사가 필요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요청했습니다

의뢰인 측이 확보할 수 없었던 상대방 개인 계좌와 다른 회사 계좌의 거래내역을 특정하여, 수사기관이 직접 확보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4. 결과

검찰은 상대방을 고소 내용 그대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불구속 구공판). 고소장을 낸 지 약 6개월 만이었습니다.

공소장에는 상대방이 별다른 재산이나 수입이 없었고, 받은 돈의 대부분을 토지 계약금이 아닌 개인 채무 변제 등에 쓸 생각이었다는 점이 그대로 적혔습니다. 편취액도 일부를 공제하지 않고 투자금 5억 원 전액으로 인정되었습니다. 대리인이 고소보충의견서에서 주장한 내용이 공소사실에 그대로 반영된 것입니다.

5. 마치며

투자 사기는 상대방이 "사업이 잘 안 됐을 뿐"이라고 주장하면 형사처벌로 이어지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돈이 실제로 어디로 흘러갔는지, 상대방이 처음부터 갚을 능력이 있었는지를 객관적인 자료로 보여 주어야 합니다.

계좌 거래내역, 계약서의 용도 제한 조항, 상대방이 남긴 각서나 메시지처럼 손에 쥔 자료를 꼼꼼히 엮으면, 수사기관도 '단순한 채무불이행'이 아닌 사기 범죄로 판단합니다.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해 고민하고 계시다면, 상대방의 재산이 더 사라지기 전에 먼저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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