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자녀가 친 사기 피해금을 부모에게 받을 수 있나요
성인 자녀가 친 사기 피해금을 부모에게 받을 수 있나요
법률가이드
사기/공갈고소/소송절차

성인 자녀가 친 사기 피해금을 부모에게 받을 수 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중고거래 사기, 투자 리딩방, 보이스피싱 조직 가담 등으로 성인 자녀가 형사 입건되고, 피해자가 그 부모에게 “아들 때문에 입은 피해를 대신 물어내라”며 연락해 오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부모님들 중 상당수는 “자식 일이니 부모가 책임지는 게 당연하다”, “이미 다 큰 자식인데 내가 뭘 알겠느냐”는 두 생각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셨습니다. 그러다 피해자의 독촉에 못 이겨 아무 서류에나 서명하거나, 반대로 자녀가 보낸 돈을 아무 생각 없이 쓴 뒤에야 문제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은 원칙적으로 행위를 한 본인에게만 생기고, 성인 자녀의 사기 피해를 부모가 당연히 대신 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부모가 사건에 직접 관여했거나 피해금을 건네받았거나 스스로 책임을 약정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아래에서는 성인 자녀가 친 사기의 피해금을 피해자가 부모에게 청구할 수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를 법 조문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성인 자녀의 사기 피해 배상책임은 자녀 본인에게 있습니다

부모라는 신분만으로는 자녀의 불법행위 책임이 넘어오지 않습니다.

사기로 피해를 입은 사람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근거는 민법 제750조입니다. 고의 또는 과실로 위법하게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사람이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규정이고, 여기서 배상 의무자는 어디까지나 실제로 행위를 한 사람입니다.

부모와 자녀는 가족이지만 법적으로는 별개의 인격입니다. 자녀가 사기를 쳐서 1천만 원이든 1억 원이든 피해를 입혔더라도, 피해자가 부모의 재산을 곧바로 가압류하거나 부모에게 판결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형사사건에서도 마찬가지로 자녀의 범죄 때문에 부모가 처벌받는 일은 없습니다.

그래서 피해자가 부모를 찾아와 “부모가 책임져라”고 요구하더라도, 그 요구에 응할 법적 의무는 원칙적으로 없습니다. 의무가 없다는 점을 정확히 알고 계셔야, 압박에 못 이겨 서명하는 실수를 막을 수 있습니다.

자녀가 저지른 사기의 배상 의무자는 자녀 본인이며,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대신 갚을 법적 의무는 없습니다.


2. 감독자 책임 조항은 성인 자녀에게 적용되지 않습니다

민법 제755조는 책임능력 없는 미성년자의 감독의무자에게만 적용됩니다.

부모의 책임을 묻는 가장 흔한 근거가 민법 제755조 감독자 책임인데, 규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입힌 사람이 제753조 또는 제754조에 따라 책임이 없는 경우에는 그를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자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민법 제755조 제1항).

제753조는 미성년자가 책임능력이 없는 경우, 제754조는 심신상실 상태에서 가해한 경우입니다. 즉 이 조항은 가해자 본인에게 책임능력이 없어서 본인이 책임을 지지 못할 때 감독의무자가 대신 지는 구조입니다. 사기를 칠 수 있는 성인 자녀는 책임능력이 있으므로 본인이 직접 책임을 지고, 부모는 감독의무자 지위에 있지 않습니다.

미성년 자녀라 하더라도 보통 중학생 이상이면 책임능력이 인정되어 본인이 책임을 지는 것이 일반적이고, 이 경우 부모는 감독의무 해태가 별도로 입증될 때 민법 제750조의 일반 불법행위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인 자녀라면 이 논의 자체가 닫혀 있습니다. 성인이 된 자녀와 같이 살고 있다거나 생활비를 대 주고 있다는 사정도 감독의무를 만들어 주지 못합니다.

성인 자녀의 사기에 대해 부모를 감독의무자로 묶어 책임을 묻는 것은 법리상 어렵습니다.


3. 부모가 사기에 가담했거나 피해금을 받았다면 책임이 생길 수 있습니다

책임의 근거는 부모라는 신분이 아니라 부모 자신의 행위와 이득입니다.

첫째, 부모가 자녀의 범행을 알면서 도왔다면 민법 제760조에 따른 공동불법행위 책임이 생깁니다. 같은 조 제3항은 교사자와 방조자를 공동행위자로 보아, 자녀와 함께 피해 전액에 대해 연대하여 배상하도록 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자녀에게 자기 명의 계좌나 체크카드를 빌려주어 피해금이 입금되도록 한 경우입니다. 이때는 민사책임뿐 아니라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의 접근매체 대여 금지 위반(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과 사기 방조 혐의까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둘째, 자녀가 사기로 챙긴 돈을 부모가 받아 생활비나 빚 변제에 썼다면 피해자는 민법 제741조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돈의 출처를 몰랐더라도 이미 쓴 금액이 아니라 현재 이익이 남아 있는 범위에서 반환 의무가 생길 수 있고, 출처를 알았다면 받은 이익 전부에 이자까지 붙여 돌려줘야 합니다(민법 제748조).

셋째, 장물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사기로 얻은 재물을 그런 사정을 알고 건네받으면 형법 제362조 장물취득죄가 성립하는데, 대법원은 이렇게 판시한 바 있습니다.

장물인 자기앞수표와 현금을 금융기관에 예치하였다가 현금으로 인출하였다고 하여 인출된 현금이 장물로서의 성질을 상실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0. 3. 10. 선고 98도2579 판결).

다만 형법 제365조 제1항은 직계혈족이나 동거가족 사이의 장물죄는 형을 면제하도록 정하고 있어, 부모가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낮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형사처벌이 면제된다는 뜻일 뿐 민사상 반환 의무까지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의 책임은 신분이 아니라 가담·수령이라는 부모 자신의 행위에서 비롯됩니다.


4. 자녀가 돈을 보내거나 부모가 서명하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자녀의 재산 이전은 사해행위 취소로, 부모의 서명은 약정 책임으로 돌아옵니다.

자녀가 피해 사실을 알고서도 자기 재산을 부모에게 증여하거나 대가 없이 넘겼다면, 피해자는 민법 제406조의 채권자취소권으로 그 행위를 취소하고 재산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한 행위여야 하는데, 재산 대부분을 넘겨 채무초과 상태가 되는 경우 수익자인 부모의 악의는 추정되어 부모 쪽에서 몰랐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취소 청구는 취소 원인을 안 날부터 1년, 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 안에 해야 합니다(민법 제406조 제2항).

또 하나의 경로는 부모의 약정입니다. 피해자가 요구하는 대로 “자녀 대신 갚겠다”는 각서에 서명하거나 채무를 인수하고, 연대보증을 서면 그 서면대로 책임이 생깁니다. 이때는 불법행위 책임이 아니라 계약상 책임이어서 “원래 내 책임이 아니었다”는 항변이 통하기 어렵습니다. 피해자가 압박하는 자리에서 쓴 각서라도, 강박으로 취소할 수 있는지는 별도로 다투어야 하며 취소가 쉽지 않습니다.

배상액 계산도 알아 두셔야 합니다. 불법행위 배상에는 사고일부터 지연손해금이 붙고, 판결 이후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연 12%의 이율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청구권은 피해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일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시효가 문제됩니다(민법 제766조). 자녀가 사망한 경우에는 상속인이 되는 부모가 상속을 받으면 채무까지 승계하므로, 3개월 안에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검토해야 합니다.

부모가 책임지는 경우는 재산을 받았거나 약정에 서명한 경우로 좁혀집니다.


5. 피해자의 청구가 들어왔을 때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서명하기 전에 자녀 사건의 진행 단계와 돈의 흐름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자녀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 접수와 조사 → ②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③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 → ④판결 후 민사 집행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형사재판 중에는 피해자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의 배상명령을 신청할 수도 있고, 이 경우 별도 민사소송 없이 형사 판결로 배상 책임이 확정될 수 있습니다. 배상명령의 상대방은 어디까지나 피고인인 자녀입니다.

피해자의 연락을 받은 부모님은 다음 순서로 대응하시기 바랍니다.

  1. 자녀가 피해금을 부모 계좌나 부모 명의 카드로 받았는지, 부모에게 송금한 내역이 있는지 통장 거래내역으로 먼저 확인합니다.

  2. 피해자에게 받은 문자·각서·합의서 초안이 있다면 서명하지 말고 보관한 뒤, 서명하기 전에 법률 검토를 받습니다.

  3. 자녀의 형사사건 진행 단계와 합의 가능 여부를 파악하고, 자녀가 직접 하는 합의와 부모가 대납하는 경우의 법률 효과를 구분해 정리합니다.

이렇게 돈의 흐름과 서류를 정리해 두면, 부모에게 책임이 없다는 점을 입증하거나 책임이 있더라도 그 범위를 최소한으로 제한하는 방향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자식이 사고를 쳤다는 연락을 받으면 부모님은 법적 책임이 있는지 따지기 전에 마음부터 무너지고, 그래서 대응이 늦어지거나 피해자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를 입으신 분 입장에서는 부모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가능한지, 아니면 자녀의 재산을 보전하는 쪽이 현실적인지를 구분해 접근해야 회수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부모에게 곧바로 요구하기보다 가압류와 사해행위 취소 같은 수단을 검토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책임을 추궁받는 부모님 입장에서도 “자식이니까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법적 의무 이상의 약속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도의적으로 돕는 것과 법적으로 책임을 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저는 사기 사건에서 피해를 입은 쪽과 혐의를 받는 쪽, 그리고 그 가족들의 상담까지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돈의 흐름과 서류 한 장에 따라 책임의 범위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서명하기 전, 이체하기 전이 가장 중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성인 자녀가 사기를 쳤는데 피해자가 부모 집을 가압류할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 어렵습니다. 가압류는 채무자 본인의 재산에 대해 하는 것인데 채무자는 자녀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자녀가 부모에게 재산을 넘긴 경우에는 사해행위 취소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자녀가 보낸 돈이 사기 피해금인 줄 몰랐다면 돌려줘야 하나요?

A. 몰랐더라도 부당이득 반환 의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선의라면 반환 범위가 현재 남아 있는 이익으로 제한됩니다. 돈의 성격을 알게 된 이후 쓴 부분은 책임이 무거워집니다.

Q. 부모가 대신 합의금을 내면 자녀 처벌이 가벼워지나요?

A. 합의와 피해 회복은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됩니다. 다만 처벌이 자동으로 면제되는 것은 아니고, 합의서에 어떤 문구를 넣느냐에 따라 부모의 책임 범위도 달라집니다.

Q. 자녀 명의 사기 피해금을 제 통장으로 받아 준 경우는 어떻게 되나요?

A. 사정을 알고 계좌를 빌려준 것이라면 사기 방조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이 문제될 수 있고, 민사상 자녀와 연대책임도 생길 수 있습니다. 몰랐다면 그 점을 입증할 자료가 중요합니다.

Q. 자녀가 사망하면 사기 피해 배상 책임은 어떻게 되나요?

A. 배상 채무는 상속인에게 승계됩니다. 상속 개시를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하면 부모의 고유 재산을 지킬 수 있습니다.

Q. 피해자가 부모에게 협박성 연락을 계속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법적 책임 없는 부모에게 반복적으로 변제를 강요하거나 겁을 주는 것은 협박이나 강요 등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대화 내용을 녹취·캡처로 보관하고 초기에 대응하시기 바랍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고준용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0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