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보드로 사람을 치고 그냥 가면 뺑소니 가중처벌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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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보드로 사람을 치고 그냥 가면 뺑소니 가중처벌인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공유 전동킥보드가 보급되면서 보행자나 자전거 이용자와 부딪히는 사고가 흔해졌고, 그 직후 현장을 떠났다가 경찰 연락을 받고 뒤늦게 사건의 심각성을 알게 되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살짝 스친 정도라 괜찮아 보였다”, “상대방이 괜찮다고 해서 갔다”, “킥보드는 자동차가 아니니 뺑소니는 아니겠지”라는 생각으로 그 자리를 떠난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피해자가 병원 진단서를 제출하고, 경찰이 주변 CCTV와 킥보드 업체의 이용기록으로 운전자를 특정해 연락해 오면 “그냥 갔다”는 사실 하나가 사건 전체의 성격을 바꿔 놓습니다.

최근 수사와 재판 실무는 킥보드도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이므로 사고 후 구호조치 없이 떠나면 자동차와 똑같이 도주차량 규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사고 자체는 과실에 불과하더라도 도주 행위가 더해지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어 형량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킥보드 사고 후 현장을 떠난 경우 어떤 때에 뺑소니 가중처벌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이미 그런 일이 있었다면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관련 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킥보드도 자동차등에 해당해 뺑소니 규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전동킥보드는 ‘개인형 이동장치’이자 원동기장치자전거여서, 자전거가 아니라 오토바이 쪽에 가깝게 취급됩니다.

도로교통법 제2조는 개인형 이동장치를 원동기장치자전거 중 시속 25킬로미터 이상으로 운행할 경우 전동기가 작동하지 않고 차체 중량이 30킬로그램 미만인 것으로서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즉 전동킥보드는 법적으로 원동기장치자전거의 한 종류이고, 같은 법은 “자동차등”을 자동차와 원동기장치자전거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뺑소니 처벌 조항인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5조의3이 적용 대상을 “도로교통법 제2조의 자동차, 원동기장치자전거” 등의 운전자로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킥보드는 전기로 달리지만 바퀴 두 개짜리 작은 탈것이라는 이유로 처벌 대상에서 빠지는 것이 아니라, 법문상 원동기장치자전거에 포함되어 그대로 대상이 됩니다.

또한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은 “차 또는 노면전차의 운전 등 교통으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하거나 물건을 손괴한 경우” 운전자가 즉시 정차해 구호조치와 인적 사항 제공을 하도록 정하고 있고, 킥보드도 같은 법상 ‘차’에 들어갑니다. 따라서 킥보드 운전자도 사고가 나면 자동차 운전자와 똑같은 의무를 집니다.

킥보드는 법적으로 원동기장치자전거이므로, 사고 후 의무와 뺑소니 처벌 모두 자동차와 같은 틀로 적용됩니다.


2. 사람을 다치게 하고 구호 없이 떠나면 특가법상 도주치상이 됩니다

과실로 사람을 다치게 한 운전자가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의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하면 성립합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5조의3 제1항은 뺑소니의 구성요건을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도로교통법」 제2조의 자동차, 원동기장치자전거 또는 「건설기계관리법」 제26조제1항 단서에 따른 건설기계 외의 건설기계의 교통으로 인하여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해당 자동차등의 운전자가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제1항에 따른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경우에는 가중처벌한다(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

성립 요건은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킥보드 운행으로 사고가 났을 것. 둘째, 그 사고로 형법 제268조의 죄, 즉 업무상과실치상 또는 중과실치상이 성립할 것. 셋째, 사고 직후 구호조치와 인적 사항 제공 없이 현장을 떠났을 것입니다. 사고 직전 앞을 잘 보지 않았거나 보도를 통행했거나 신호를 위반했다면 첫째와 둘째 요건은 쉽게 충족됩니다.

특히 오해가 많은 부분은 상해의 정도입니다. 피해자가 “찰과상이라 병원 안 가도 된다”고 했더라도, 이후 병원에서 염좌나 타박상 진단 2주가 나오면 형법상 상해로 평가됩니다. 상해가 있다는 사실은 현장에서의 느낌이 아니라 이후 진단서 등 객관적 자료로 판단되므로, 현장에서 “멀쩡해 보였다”는 것은 방어가 되기 어렵습니다.

킥보드 사고로 사람이 다쳤다면, 구호조치와 인적 사항 제공 없이 떠난 사실 하나가 일반 교통사고를 뺑소니 사건으로 바꿉니다.


3. 피해자가 괜찮다고 했어도 인적 사항을 알려주지 않았다면 도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도주 여부는 현장을 이탈했는가보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상태가 확보되었는가로 판단됩니다.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은 운전자에게 두 가지를 요구합니다. 하나는 사상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 다른 하나는 피해자에게 성명·전화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법원은 사고 운전자가 구호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채 사고 현장을 이탈해 사고를 낸 사람이 누구인지 확정할 수 없는 상태를 만들었다면 도주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기본 법리입니다.

그렇다면 “상대방이 가도 된다고 했다”는 주장은 어떻게 평가될까요. 피해자가 직접 병원 이송을 거절하고, 운전자가 연락처를 정확히 주고받은 뒤 헤어졌다면 도주로 보기 어렵습니다. 반면 연락처를 주지 않은 채 “괜찮으시죠” 한마디만 하고 떠났다면, 피해자가 나중에 몸에 이상을 느껴도 가해자를 찾을 수 없으므로 도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결국 말로 한 양해가 아니라 연락처 교환이라는 객관적 사실이 쟁점이 됩니다.

공유 킥보드 사고에서는 특히 이 점이 문제가 됩니다. 현장에서 이름을 밝히지 않았더라도 경찰이 업체에 이용기록을 요청하면 결제 정보와 가입자 정보로 운전자가 곧바로 특정되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나중에 자진해서 연락하려 했다”는 설명도 사고 당시 인적 사항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바꾸지는 못합니다. 다만 도주 이후 자진 출석하거나 피해자와 합의한 사정은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현장에서 나눈 말보다 구호조치와 인적 사항 제공이 실제로 이뤄졌는지를 기준으로 도주 여부를 판단합니다.


4. 피해 정도에 따라 형량이 크게 달라지고, 합의만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상해 도주치상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사망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5조의3 제1항에 따르면, 피해자를 상해에 이르게 하고 도주한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고 도주하거나 도주 후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같은 조 제2항은 피해자를 사고 장소에서 옮겨 유기하고 도주한 경우를 더 무겁게 정하고 있어, 상해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합니다.

일반 킥보드 사고라면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과실치상으로 처벌되고, 합의가 되면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되는 사건이 많습니다. 그러나 사고 후 도주 사건은 다릅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은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의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한 경우를 합의가 있어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예외 사유로 정해 두었기 때문에, 합의서를 받았다고 해서 형사 사건이 끝나지 않습니다.

사람이 다치지 않고 물건만 부수고 연락처를 남기지 않은 경우에도 문제가 됩니다. 도로교통법 제148조는 제54조 제1항에 따른 교통사고 발생 시 조치를 하지 않은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상해가 없는 물적 사고라면 특가법이 아니라 이 조항이 적용되므로 처벌 수위가 상당히 낮아집니다.

초범인지 여부, 사고 경위, 피해 정도, 도주한 시간과 거리, 이후 자진 출석과 합의 여부는 양형 단계에서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특히 벌금형이 선택 가능한 상해 사건에서는 이러한 사정이 징역형과 벌금형을 가르는 요소가 됩니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상해의 정도와 사고 당시 인식입니다. 사고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면 고의가 부정되어 도주 성립이 달라질 수 있으나, 충돌 장면이 CCTV에 선명하고 피해자가 넘어지는 모습이 담겨 있다면 “몰랐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도주가 인정되는 순간 형량의 하한이 올라가고, 합의가 있어도 형사처벌 가능성은 남습니다.


5. 경찰 연락을 받은 뒤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첫 조사 전에 사고 경위와 도주 인식 여부에 관한 자료를 정리해 두는 것이 결론을 좌우합니다.

킥보드 뺑소니 사건은 통상 ①피해자 신고와 진단서 제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교통조사팀 접수) → ②CCTV·킥보드 이용기록 확보 및 운전자 특정, 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와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약식기소로 벌금이 부과되는 경우도 있으나, 상해가 무겁거나 도주 경위가 나쁘면 정식 재판으로 가기도 합니다.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둘러대기보다 아래 순서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사고 시각과 장소, 충돌 여부, 이후 이동 경로를 기억나는 대로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업체 앱의 이용내역과 대조합니다.

  2. 피해자의 진단서상 상해 정도와 치료 기간을 확인해 특가법 제5조의3이 적용되는 사건인지, 단순 업무상과실치상인지 구분합니다.

  3. 경찰 조사 전에 피해자와의 연락 가능 여부, 합의 의사, 자진 출석 여부를 정해 두고 진술 내용이 서로 모순되지 않도록 준비합니다.

이러한 준비를 거쳐 도주의 고의가 없었다는 점과 사고 인식 정도, 사후 수습 노력을 객관적 자료로 정리하면, 특가법 적용 여부와 형량 구간을 다투는 방향이 분명해집니다.


마치며

킥보드 사고는 “자동차 사고가 아니니까 크게 문제되지 않겠지”라는 생각 때문에 사고 직후 대응이 느슨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짧은 판단이 나중에 뺑소니 가중처벌이라는 전혀 다른 문제로 돌아옵니다.

사고를 당한 피해자 입장에서는 진단서, 사고 장면 영상, 가해자 이용기록 등을 빠르게 확보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래야 도주 사실과 상해 정도가 객관적으로 입증되고 정당한 보상과 처벌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현장을 떠난 운전자 입장에서도 “몰랐다”, “괜찮다고 해서 갔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사고 인식 여부, 현장에서 실제로 오간 대화, 이후 수습 노력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교통사고 후 도주 사건에서 가해자로 의심받은 쪽과 피해를 입은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진술과 자료 정리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경찰 연락을 받았거나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첫 조사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킥보드는 자동차가 아닌데 뺑소니로 처벌될 수 있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전동킥보드는 도로교통법상 개인형 이동장치로서 원동기장치자전거에 해당하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5조의3은 원동기장치자전거의 운전자도 대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Q. 살짝 부딪혔고 상대방이 괜찮다고 해서 그냥 갔습니다. 문제 되나요?

A.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구호조치와 함께 인적 사항을 제공했는지가 핵심이고, 연락처를 주지 않고 떠났다면 이후 피해자가 진단서를 내는 경우 도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뺑소니도 처벌을 면하나요?

A. 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한 경우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합의와 관계없이 공소 제기가 가능한 예외에 해당합니다. 다만 합의는 양형에서 유리하게 참작됩니다.

Q. 도주치상이면 형량이 어떻게 되나요?

A. 상해이면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사망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고, 피해자를 옮겨 유기한 경우에는 더 무겁습니다.

Q. 사람은 다치지 않고 상대방 물건만 망가뜨렸는데 그냥 갔습니다.

A. 이 경우 특가법 제5조의3이 아니라 도로교통법 제148조가 적용될 수 있고,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상해 사건보다는 처벌 수위가 낮습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사고 인식 여부와 현장 상황에 관한 초기 진술이 도주 성립 여부와 형량 구간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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