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부부 동반 모임이나 회식 뒤 귀가하다가 음주 상태로 운전대를 잡고, 조수석에 탄 배우자가 다치는 사고로 상담을 요청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다친 사람이 아내인데 설마 처벌까지 받겠나”, “아내가 괜찮다고 하니 합의서만 받으면 끝난다”고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경찰 조사가 시작되면 아내의 처벌불원서가 있어도 사건이 종결되지 않고, 오히려 음주 수치와 사고 경위에 따라 가중처벌 조항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은 일반 교통사고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게 하지만, 음주운전 사고는 그 특례에서 명시적으로 제외하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배우자라는 사정이 형사책임의 성립 자체를 바꾸지는 못합니다.
아래에서는 음주운전 중 사고로 배우자가 다쳤을 때 어떤 죄가 문제되는지, 아내의 처벌불원이나 보험이 어디까지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조사 단계에서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피해자가 아내여도 음주운전 사고의 형사책임은 그대로 성립합니다
배우자는 처벌을 면해주는 신분 관계가 아니라, 그저 피해자가 된 사람일 뿐입니다.
음주운전 중 사고로 사람이 다치면 먼저 도로교통법 제44조 제1항의 음주운전이 성립합니다. 술에 취한 상태의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0.03퍼센트 이상이고, 운전 자체로 이미 범죄가 완성됩니다. 여기에 사람이 다쳤다는 결과가 더해지면 별도로 상해 결과에 대한 책임이 붙습니다.
상해 결과에 대한 책임은 기본적으로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과실치상죄입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1항은 차의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이 죄를 범한 경우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운전은 업무에 해당하므로 일반 과실치상이 아니라 업무상과실치상이 적용됩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하시는 착각은 “가족 사이의 일이니 형사 문제로 번지지 않는다”는 생각입니다. 친족 사이의 형 면제는 절도·사기 같은 재산범죄에 인정되는 제도이고, 상해 결과를 낳은 교통사고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사고가 접수되어 경찰이 사실을 인지하면, 피해자가 배우자인지 제3자인지와 무관하게 사건은 같은 절차로 진행됩니다.
피해자가 아내라는 사정은 형사책임을 줄여주는 근거가 아니라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에 그칩니다.
2. 아내의 처벌불원서가 있어도 음주운전 사고는 공소제기가 가능합니다
반의사불벌과 종합보험 특례 모두 음주운전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일반 교통사고의 업무상과실치상은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그래서 피해자와 합의하고 처벌불원서를 받으면 사건이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법은 이 특례에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차의 운전자가 제1항의 죄 중 업무상과실치상죄 또는 중과실치상죄를 범하고도 …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로 인하여 같은 죄를 범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8. 「도로교통법」 제44조제1항을 위반하여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거나 같은 법 제45조를 위반하여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운전한 경우(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제8호).
즉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사람을 다치게 했다면, 아내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서면을 내도 검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12대 중과실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음주운전입니다.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는 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법 제4조 제1항은 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된 경우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하면서도, 단서 제1호에서 제3조 제2항 단서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있습니다. 보험으로 치료비와 합의금이 모두 처리되더라도 음주운전 사고는 형사 절차에서 빠져나갈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합의가 무의미한가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합의는 공소제기 여부가 아니라 기소 이후 양형과 기소유예·벌금 선택 단계에서 중요한 참작 사유로 작용합니다. 다만 처벌불원서의 효력을 오해하고 조사에 소홀히 임하면 이후 대응이 늦어집니다.
아내의 처벌불원서와 보험 가입은 음주운전 사고에서 공소제기를 막지 못하고, 양형 자료로만 쓰입니다.
3.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였다면 위험운전치상으로 형이 크게 무거워집니다
같은 음주 사고라도 ‘정상 운전 곤란’ 여부에 따라 적용 법조와 형량이 달라집니다.
음주 사고에서 형량을 가르는 핵심 조문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11입니다.
음주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자동차등을 운전하여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사람은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사망에 이르게 한 사람은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11 제1항).
이 조문이 적용되는 순간 법정형 하한이 징역 1년 또는 벌금 1천만원으로 올라갑니다. 업무상과실치상의 법정형이 5년 이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매우 큽니다. 또한 이 죄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의 반의사불벌 특례가 적용되는 업무상과실치상과 별개의 구성요건이어서, 피해자의 처벌불원이 공소제기의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인지는 혈중알코올농도 수치 하나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수사기관은 음주량과 혈중알코올농도, 사고 직전 운행 상태와 차선 유지 여부, 사고 후 보행·말투·눈의 충혈 같은 외관 상태, 사고의 양상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사고 경위가 단순 접촉이었는지, 운전 중 비틀거림이 있었는지, 사고 후 대화와 대처가 정상적이었는지 같은 사실관계가 다투어질 수 있는 지점입니다.
혈중알코올농도가 단속 당시 곧바로 측정되지 않았다면 이른바 위드마크 공식에 따라 마신 술의 종류와 양, 마신 시각, 체중 등을 바탕으로 운전 시점의 수치를 역산해 입증하는 방식이 쓰입니다. 이때 진술한 음주량이 수치 계산의 출발점이 되므로, 조사 초기에 기억에 의존해 대충 진술하면 이후 번복이 어렵습니다.
음주 수치가 낮더라도 운전 곤란 상태로 평가되면 위험운전치상이 문제될 수 있으므로, 수치보다 사고 경위와 외관 상태를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4. 사고 직후의 행동이 처벌 수위를 한 단계 더 올릴 수 있습니다
구호조치 없이 현장을 떠나거나 음주측정을 피하면 별도의 중한 죄가 붙습니다.
배우자가 다친 사고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 있습니다. 아내를 집으로 먼저 데려다주거나, 병원 이송을 다른 가족에게 맡기고 자리를 뜨는 경우입니다. 그런데 사고운전자가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의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하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에 따라 피해자가 상해에 이른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가중처벌됩니다. 피해자를 사고 장소에서 옮겨 유기하고 도주한 때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음주 사실을 숨기려는 행동도 문제입니다. 경찰공무원의 음주측정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2항에 따라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사고 뒤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추가로 술을 마시는 이른바 ‘술타기’도 같은 조항으로 처벌됩니다. 음주측정에 불응하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으로도 별도로 특례 배제 사유가 됩니다.
음주운전 자체의 법정형도 수치에 따라 구분됩니다.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3항은 혈중알코올농도 0.03퍼센트 이상 0.08퍼센트 미만이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 0.08퍼센트 이상 0.2퍼센트 미만이면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 0.2퍼센트 이상이면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10년 안에 음주운전으로 벌금 이상의 형이 확정된 전력이 있다면 같은 조 제1항에 따라 형이 더 올라갑니다.
음주운전 사고 자체와 운전면허 행정처분도 따로 진행됩니다. 형사처분과 별개로 면허 정지·취소 절차가 이어지므로, 형사 대응 시점에 행정 대응도 함께 계획해야 합니다.
사고 직후 구호와 측정에 협조했는지가 이후 법정형 구간과 양형 평가를 가르는 가장 큰 변수입니다.
5. 조사부터 재판까지, 절차와 준비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첫 진술과 합의 자료가 사건의 적용 법조와 양형을 사실상 결정합니다.
음주 사고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고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교통조사 및 피의자 조사 → ②혈중알코올농도 산정·사고 경위 확인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재판은 약식명령으로 벌금이 정해질 수도 있지만, 위험운전치상이 적용되거나 동종 전력이 있으면 정식 재판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큽니다.
배우자가 피해자인 사건에서는 대화가 가장 쉬운 상대이기 때문에 오히려 준비가 소홀해지기 쉽습니다. 아래 순서로 자료를 확인해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내의 진단서와 치료 경과를 확인해 상해 정도(전치 기간, 후유증 여부)를 정리합니다. 상해 정도가 양형과 합의 금액의 기준이 됩니다.
사고 전 음주 경위(마신 술의 종류·양·시각)와 사고 직전 운행 상태를 블랙박스, 카드 결제 내역, 대화 기록으로 확인하고 진술과 어긋나지 않는지 대조합니다.
자동차보험(대인·자손·자차) 가입 내역과 음주운전 사고 시 운전자가 부담하는 금액이 어떻게 정해져 있는지 보험사에 확인하고, 그와 별도로 아내와의 합의서·처벌불원서를 서면으로 받아 둡니다.
이런 자료를 기초로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적용 법조가 단순 음주운전·업무상과실치상에 머무를 사안인지 위험운전치상까지 문제될 사안인지 가려 초기 진술 단계부터 방어 방향을 정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가족이 다친 사고는 “집안일이니 조용히 넘기자”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경찰에 사고가 접수된 뒤에는 가족이라는 사정만으로 사건이 정리되지 않습니다.
운전한 쪽에서는 음주 수치와 사고 경위, 사고 뒤 행동이 어떻게 기록되는지에 따라 적용 법조와 형량이 크게 달라집니다. 조사 전에 기억을 정리하고, 진술이 객관 자료와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다친 배우자 입장에서도 남편의 처벌 여부와 별개로 치료비, 후유증, 보험 처리에 대한 권리가 있습니다. 감정적으로 모든 것을 덮기보다 치료와 보상 관계를 서면으로 분명히 해두는 것이 이후 분쟁을 막습니다.
저는 음주운전과 교통사고 형사사건에서 운전자 쪽과 피해자 쪽 사정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진술과 합의 자료의 정리 방식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사고 직후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진술하시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내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는데도 기소되나요?
A. 기소될 수 있습니다. 음주운전 사고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제8호에 따라 반의사불벌 특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합의와 처벌불원 의사는 양형에서 유리하게 참작됩니다.
Q.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면 형사처벌은 피할 수 있나요?
A. 피할 수 없습니다. 보험 가입 특례도 음주운전 같은 제3조 제2항 단서 사유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보험은 치료비와 손해배상을 해결할 뿐 공소제기를 막지는 못합니다.
Q. 혈중알코올농도가 0.03퍼센트대로 낮았는데도 위험운전치상이 되나요?
A. 수치가 낮아도 다툴 여지는 있지만, 위험운전치상은 수치가 아니라 정상 운전이 곤란한 상태였는지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사고 경위와 사고 후 상태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객관 자료 확보가 중요합니다.
Q. 아내가 가벼운 타박상만 입었는데도 문제가 되나요?
A. 상해의 정도가 가벼워도 상해 결과가 발생했다면 업무상과실치상이 성립할 수 있고, 음주운전은 상해 정도와 무관하게 별도로 처벌됩니다. 다만 상해 정도는 양형에서 중요하게 반영됩니다.
Q. 사고 후 집에 와서 술을 마셨는데 어떻게 되나요?
A. 경찰이 음주 정황을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상태에서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추가 음주를 했다면 도로교통법 제44조 제5항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귀가 후 마신 경우는 목적과 시점에 대한 사실관계가 쟁점입니다.
Q. 경찰 조사 연락을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음주량 산정과 정상 운전 곤란 여부 판단의 기초가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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