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학교폭력 피해를 입어 병원과 상담센터를 다니게 되면 치료비를 누가 어떻게 부담하는지가 곧바로 현실적인 고민이 됩니다. 가해학생 측이 사과도 하지 않고 비용 이야기를 피하는 경우가 많아, 보호자가 일단 전액을 떠안아야 하는지 막막해지기 쉽습니다. 그런데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는 피해학생의 치료비를 학교안전공제회가 먼저 부담하고 나중에 가해학생 보호자에게 상환을 청구하는 구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 선지급·상환 구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호자가 무엇을 신청해야 하고 가해학생 부모에게는 어떤 책임이 따라가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학교폭력 치료비의 원칙적 부담자 — 가해학생 보호자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6항은 피해학생이 전문단체나 전문가로부터 심리상담·조언, 일시보호, 치료 및 요양을 받는 데 쓰인 비용은 가해학생의 보호자가 부담하도록 정합니다. 이 조문이 말하는 비용의 범위는 같은 조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조치, 즉 학내외 전문가의 심리상담, 일시보호, 치료 및 치료를 위한 요양에 해당하는 것들입니다. 병원 진료비, 정신과 상담, 심리치료센터 이용료가 대표적입니다.
원칙이 이렇게 정해져 있어도 현실에서는 가해학생 측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거나 학폭위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책임 유무를 다투기 때문에 곧바로 지급받기 어렵습니다. 피해학생 입장에서는 치료를 미룰 수 없는데 비용 분쟁이 정리되기를 기다릴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법은 원칙적 부담자를 가해학생 보호자로 두면서도, 치료가 끊기지 않도록 먼저 지급하는 주체를 따로 정해 두었습니다.
치료비의 최종 부담자는 가해학생 보호자이고, 공제회는 치료가 끊기지 않도록 먼저 내준 뒤 돌려받는 자리에 선다.
공제회 선지급과 상환청구 — 제16조 제6항 단서의 구조
제16조 제6항 단서는 피해학생의 신속한 치료를 위하여 학교의 장 또는 피해학생의 보호자가 원하는 경우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15조에 따른 학교안전공제회 또는 시·도교육청이 비용을 부담하고, 그에 대한 상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선지급의 방아쇠는 학교장 또는 보호자의 요청이므로, 요청이 없으면 자동으로 공제회가 내주는 구조가 아닙니다.
이 구조에서 돈의 흐름은 두 단계입니다. 먼저 공제회(또는 시·도교육청)가 병원과 상담기관에 비용을 지급하거나 보호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그다음 공제회가 가해학생의 보호자를 상대로 지급한 금액의 상환을 청구합니다. 피해학생 보호자는 가해학생 측과 비용을 다투는 부담에서 벗어나 치료에만 집중할 수 있고, 가해학생 측과의 금전 문제는 공제회가 맡습니다. 상환청구의 범위와 지급절차 같은 세부 사항은 같은 조 제8항에 따라 대통령령에 위임되어 있어, 실제 청구 단계에서는 시행령의 기준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선지급 요청권자 — 학교의 장 또는 피해학생의 보호자.
선지급 주체 — 학교안전공제회 또는 시·도교육청.
선지급 대상 — 심리상담·조언, 일시보호, 치료 및 치료를 위한 요양 비용.
상환 청구 상대 — 가해학생의 보호자.
세부 범위와 절차 — 같은 조 제8항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정함.
공제급여 직접 청구 — 제16조 제7항과 학교안전공제법 제36조
선지급 외에 보호자가 공제회에 공제급여를 직접 청구하는 길도 있습니다. 학교폭력예방법 제16조 제7항은 학교의 장 또는 피해학생의 보호자가 필요한 경우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34조의 공제급여를 학교안전공제회에 직접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학교폭력으로 인한 피해가 학교안전사고로 취급되어 공제급여의 문이 열리는 것입니다.
공제급여 중 요양급여를 정한 제36조 제2항은 치료에 소요된 비용 가운데 국민건강보험법 제44조에 따라 피공제자 또는 보호자가 부담한 금액, 즉 본인부담금을 요양급여로 정합니다. 여기에 더해 제36조 제4항 제1호는 학교폭력예방법상 학교폭력 행위로 인해 같은 법 제16조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조치를 이행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요양급여로 보아 공제회가 부담한다고 정합니다. 비급여 상담이나 심리치료처럼 건강보험 본인부담금 계산에 잡히지 않는 항목도 학교폭력 조치 이행에 필요한 비용이라면 이 조항으로 공제회 부담 대상이 됩니다.
청구는 교육부령이 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공제회에 하며, 공제회는 청구를 받은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사고 조사 등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14일을 연장할 수 있고, 지급하기로 결정하면 지체 없이 지급해야 하며 청구인의 신청이 있거나 공제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지급결정일 전이라도 일부 또는 전부를 먼저 지급할 수 있습니다(제41조).
공제급여 직접 청구는 제16조 제7항, 지급 범위는 학교안전공제법 제36조 제4항 제1호, 결정 기한은 청구일부터 14일이다.
공제급여를 거절당했을 때 — 심사청구 90일과 소멸시효 3년
공제회가 공제급여 지급을 거절하거나 일부만 지급하면 청구인에게 그 이유를 통지해야 하고, 이때 심사청구를 할 수 있다는 사실과 절차·기간도 함께 알려야 합니다(제41조 제5항). 공제급여 결정에 불복하는 사람은 학교안전공제보상심사위원회에 심사청구를 할 수 있는데, 청구기간은 결정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입니다(제57조 제2항). 심사 결정에도 불복하면 결정서 정본이 송달된 날부터 90일 이내에 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제61조 제2항).
공제급여를 받을 권리 자체에도 기한이 있습니다. 수급권자의 공제급여를 받을 권리는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됩니다(제65조 제1항). 치료가 장기화되는 학교폭력 피해에서는 사고 이후 시간이 흘러 정신과 치료비 청구를 뒤늦게 시작하는 경우가 있어, 치료 종료 시점이 아니라 청구권별로 기한을 점검해 두어야 합니다.
공제회가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한 것처럼 보이더라도 거절 사유가 무엇인지 통지서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제한 사유는 이미 존재하던 질병이나 장애가 악화된 경우 기존 질환 치료비를 제외하는 것, 보호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요양기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아 상태가 악화된 것이 명백한 경우입니다(제43조). 사유가 인정되는 범위를 좁게 다투려면 진단서와 진료기록에서 학교폭력과 증상 사이의 시간적·의학적 연결을 보여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공제회가 가해학생 부모에게 상환받는 법적 근거
공제회가 지급한 돈을 돌려받는 근거는 두 갈래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학교폭력예방법 제16조 제6항 단서에 따른 상환청구권으로, 선지급 구조 자체에 내장된 청구권입니다. 다른 하나는 학교안전공제법 제44조 제1항으로, 학교안전사고가 피공제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 또는 피공제자·공제가입자가 아닌 자의 고의·과실로 발생해 공제회가 급여를 지급한 경우 지급한 금액에 상당하는 금액을 사고를 일으킨 자 또는 그 보호자 등에게 청구할 수 있다는 규정입니다.
가해학생은 고의로 폭행·따돌림·사이버 괴롭힘을 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공제회가 지급한 공제급여 상당액을 가해학생 또는 그 보호자에게 청구할 수 있게 됩니다. 한편 제45조 제1항은 수급권자가 공제급여를 받으면 그 금액 범위에서 다른 법령에 따른 보상·배상 책임을 지는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제가입자 또는 피공제자의 책임이 면제된다고 정합니다. 이는 학교나 교육청 같은 공제가입자 측의 책임 정리에 관한 규정이고, 가해학생 보호자에 대한 공제회의 구상은 앞의 두 근거로 진행됩니다.
가해학생 부모 입장에서는 공제회에서 날아온 상환 고지가 낯설고 억울할 수 있지만, 학폭위 조치에 불복하는 것과 치료비 상환 의무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상환 대상은 피해학생의 치료·상담 비용으로, 불법행위 손해배상이 아니라 법이 정한 비용 부담 구조에 따라 청구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금액이 과다한지, 피해와 무관한 치료가 포함되었는지는 청구 명세를 받아 항목별로 다퉈야 합니다.
가해학생 부모의 민사 책임 — 민법 제750조·제755조
공제회 선지급·상환 구조와 별도로, 피해학생 측은 가해학생과 그 부모를 상대로 민법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가해학생이 자기 행위의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있다고 인정되면 가해학생 본인이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 책임을 지고, 부모는 감독의무 위반에 따른 일반 불법행위 책임을 집니다. 가해학생이 책임능력이 없는 미성년자라면 민법 제755조에 따라 감독의무자인 부모가 책임을 집니다. 판례상 책임능력은 통상 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의 연령을 기준으로 개별 사안의 성숙도에 따라 달리 판단되므로, 중·고등학생 가해자의 경우 본인과 부모가 함께 책임을 지는 구성이 일반적입니다.
손해배상의 범위는 치료비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치료비·약제비·교통비 같은 적극적 손해, 치료 기간 동안 학업이나 활동을 하지 못해 생긴 손해, 그리고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가 청구 항목이 됩니다. 이때 공제회가 선지급해 이미 충당된 치료비는 이중 청구가 되지 않도록 정리해야 하므로, 민사 청구 전에 공제회가 어떤 항목을 얼마나 지급했는지 지급 내역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민사 청구의 기한도 중요합니다. 불법행위 손해배상 청구권은 피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합니다(민법 제766조). 학교폭력은 학폭위 심의와 행정심판이 길게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그 사이 3년이 지나지 않도록 기한 관리를 병행해야 합니다.
가해학생에게 책임능력이 있는 경우 — 본인은 민법 제750조, 부모는 감독의무 위반의 일반 불법행위로 책임.
가해학생에게 책임능력이 없는 경우 — 감독의무자인 부모가 민법 제755조로 책임.
청구 항목 — 치료비 등 적극적 손해, 활동 제약에 따른 손해, 위자료.
시효 — 안 날부터 3년, 행위일부터 10년(민법 제766조).
보호자가 지금 준비할 것 — 증빙과 신청 순서
선지급이든 직접 청구든 공제회 심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폭력으로 인한 치료라는 점을 입증하는 자료입니다. 학교에 학교폭력 사안으로 접수된 사실, 학폭위 심의 또는 전담기구 조사 단계에서의 피해 인정, 진단서와 진료기록, 영수증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제16조 제1항 제3호의 치료·요양은 심의위원회 요청과 교육장 조치 외에도 학교장이 피해학생의 긴급보호 요청을 받아 취할 수 있으므로(같은 항 단서), 학폭위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학교장에게 긴급보호 요청을 해두는 것이 비용 부담의 근거를 앞당기는 방법입니다.
학교폭력 사안 접수 사실 — 신고 접수 확인서나 학교 통지문.
진단서와 진료기록 — 학교폭력 이후 발생한 증상과 진료 시작 시점이 드러나도록 확보.
모든 영수증과 상담 이용 확인서 — 건강보험 본인부담금과 비급여 항목을 나눠서 정리.
학교장에게 선지급 요청 또는 공제회에 직접 청구 — 둘 중 사안에 맞는 경로 선택.
공제회 결정 통지서 — 심사청구 기한 90일의 기산 근거이므로 반드시 보관.
가해학생 측과 별도로 합의하는 경우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공제회가 이미 지급한 치료비까지 합의서에 포함해 가해학생 측에서 받아버리면, 학교안전공제법 제45조 제2항에 따라 수급권자가 다른 법령에 따라 공제급여에 상당하는 보상·배상을 받은 범위에서 공제회가 공제급여를 지급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합의서를 쓰기 전에 공제급여로 충당된 항목과 합의금으로 받을 항목을 구분해 두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학폭위 결과가 나오기 전에도 공제회에서 치료비를 받을 수 있나요?
A. 학교폭력예방법 제16조 제7항은 학교의 장 또는 피해학생의 보호자가 공제급여를 공제회에 직접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학교장은 피해학생이 긴급보호를 요청하면 치료 및 요양 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공제회는 청구일부터 14일 이내에 지급 여부를 결정하고, 필요하면 지급결정 전에 먼저 지급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학교폭력 사안으로 접수된 사실을 보여주는 자료는 미리 갖춰야 합니다.
Q. 공제회가 먼저 낸 치료비를 나중에 제가 돌려줘야 하나요?
A. 피해학생 보호자는 돌려줄 의무가 없습니다. 상환청구는 가해학생의 보호자를 상대로 하는 것이 구조의 핵심입니다. 다만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급여를 받았거나 잘못 지급된 경우에는 공제회가 학교안전공제법 제46조에 따라 환수할 수 있습니다.
Q. 공제급여를 받으면 가해학생 부모에게 위자료는 청구할 수 없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공제급여는 치료와 요양 비용이 중심이고,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는 민법 제750조·제755조에 따라 가해학생과 그 부모를 상대로 별도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공제회가 이미 지급한 치료비 항목은 이중으로 받을 수 없도록 정리해야 합니다.
Q. 공제회 결정에 불복하려면 기간이 얼마나 있나요?
A. 공제급여 결정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학교안전공제보상심사위원회에 심사청구를 해야 합니다. 심사 결정에도 불복하면 결정서 정본이 송달된 날부터 90일 이내에 재심사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공제급여를 받을 권리 자체는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됩니다.
Q. 가해학생이 어려서 책임능력이 없으면 아무에게도 청구할 수 없나요?
A. 책임능력이 없는 미성년자의 불법행위는 민법 제755조에 따라 감독의무자인 부모가 책임을 집니다. 가해학생이 책임능력이 있더라도 부모의 감독의무 위반이 인정되면 부모에게 일반 불법행위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공제회의 선지급과 상환 구조는 이와 별개로 작동합니다.
Q. 상담이나 심리치료 비용도 공제회가 부담하나요?
A. 학교안전공제법 제36조 제4항 제1호는 학교폭력으로 인해 학교폭력예방법 제16조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조치를 이행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요양급여로 봅니다. 심리상담·조언과 치료 및 요양 비용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구체적 지급 기준은 대통령령과 공제회 기준을 확인해야 합니다.
맺음말
학교폭력 피해 치료비는 원칙적으로 가해학생 보호자가 부담하지만, 치료가 끊기지 않도록 학교안전공제회가 먼저 지급하고 나중에 상환을 청구하는 구조가 법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피해학생 보호자는 학교장 선지급 요청이나 공제급여 직접 청구 중 사안에 맞는 경로를 골라 증빙을 갖추면 되고, 위자료 등 나머지 손해는 민법에 따라 별도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공제회 결정에 대한 심사청구 90일, 공제급여 소멸시효 3년, 민사 손해배상 시효 3년처럼 기한이 여러 갈래로 흘러가므로 사안 초기에 기한표를 만들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반대로 상환 고지를 받은 가해학생 부모라면 청구 명세가 학교폭력과 관련된 치료 범위인지 항목별로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치료비 부담 구조를 정확히 알고 나면 분쟁의 중심이 감정싸움에서 절차와 증빙으로 옮겨갑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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