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대금, 내용증명만 보내고 기다려도 될까요?
공사대금, 내용증명만 보내고 기다려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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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대금, 내용증명만 보내고 기다려도 될까요? 

이현호 변호사

공사를 마쳤는데 대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우선 내용증명부터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급을 요구한 내용을 남기는 데에는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내용증명을 보냈다는 이유만으로 공사대금 채권이 계속 보전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다리는 동안에도 소멸시효를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공사대금은 언제부터 청구할 수 있었나요?"

민법은 도급받은 사람의 공사에 관한 채권에 원칙적으로 3년의 소멸시효를 정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공사를 시작한 날이나 마지막으로 독촉한 날이 아니라, 대금을 청구할 수 있게 된 때입니다.

먼저 계약서에서 대금 지급일과 지급 조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기성금과 잔금을 나누어 받기로 했다면 각 대금의 지급시기를 따로 살펴야 합니다. 준공일 하나만으로 전체 미수금의 시효를 계산하면 놓치는 부분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정산이 끝나지 않았거나 세금계산서를 늦게 발행했다는 사정만으로 시효가 시작되지 않았다고 생각해서도 곤란합니다. 실제로 언제 청구할 수 있었는지 계약과 공사 경과를 함께 보아야 합니다.

"내용증명은 무엇을 증명하나요?"

내용증명은 어떤 내용의 문서를 언제 보냈는지 남기는 우편 제도입니다. 적힌 공사대금이 실제로 존재한다거나 그 금액이 맞다는 것까지 우체국이 인정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독촉 문서에는 계약한 상대방, 공사 현장, 약정 대금과 지급받은 금액, 남은 금액 및 지급 요구를 분명히 적는 것이 좋습니다. 추가공사비가 포함되어 있다면 본래 계약대금과 구분해 근거를 정리해야 합니다.

발송한 문서와 함께 배달증명 등 도달을 확인할 자료도 보관하세요. 우편물이 반송되었다면 단순히 발송한 날을 기준으로 시효가 중단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독촉한 뒤 6개월을 어떻게 봐야 하나요?"

대금 지급을 요구하는 통지는 민법상 ‘최고’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174조는 최고 후 6개월 안에 재판상 청구나 가압류 등 후속 조치를 하지 않으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고 정합니다.

따라서 내용증명 한 통을 보냈다고 새로 3년이 확보되는 것은 아닙니다. 시효 완성 전에 유효한 최고가 있었는지, 그 후 필요한 조치를 제때 했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내용증명을 반복해서 보내는 것만으로 기한을 계속 늘릴 수도 없습니다.

다만 최고 후 6개월 안에 상대방이 채무를 승인한 경우에도 시효중단의 효력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일부 대금 지급도 그 판단 자료가 됩니다. 다만 어떤 채무를 얼마만큼 인정했는지, 말한 사람이 회사를 대신할 권한이 있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정산해 보겠다”는 답변이나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안심하기는 어렵습니다.

"기다리기로 했다면 날짜와 자료부터 정리하세요"

우선 계약서·견적서·변경 합의, 기성 및 준공 자료, 지급 내역과 대화 내용을 모아야 합니다. 그다음 각 미수금의 지급기일, 독촉이 도달한 날, 상대방이 채무를 인정한 자료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보세요.

시효가 임박했다면 답변을 기다리거나 내용증명을 다시 보내는 데 시간을 쓰기보다, 소송이나 가압류 등 필요한 절차를 검토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공사 범위나 하자를 다투는지, 보전할 재산이 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내용증명 발송은 대금 회수를 위한 준비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권리를 지키려면 그 문서를 보낸 뒤 무엇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도 함께 정해 두어야 합니다.

※ 2026년 10월 6일 확인한 법령과 판례를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실제 시효기간과 기산점, 중단 여부는 계약 내용과 개별 경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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