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가게 된 공연 티켓을 넘기는 것도 암표일까?
못 가게 된 공연 티켓을 넘기는 것도 암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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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가게 된 공연 티켓을 넘기는 것도 암표일까? 

이현호 변호사

몇 달 전 어렵게 예매한 공연인데, 막상 날짜가 다가오니 갈 수 없게 됐습니다. 취소하려니 수수료가 아깝고, 마침 그 공연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티켓값만 받고 넘기면 서로 괜찮은 일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암표 단속이 강화됐다는 소식을 들으면 망설여집니다. 내가 산 표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것도 문제가 되는 걸까요.

"티켓을 넘긴다는 사실만으로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공연법상 부정판매에 해당하는지는 거래의 구체적인 내용을 봐야 합니다. 판매자의 동의가 있는지, 상습 또는 영업으로 하는지, 자신이 구입한 가격보다 비싸게 파는지 등이 판단 기준입니다.

여기서 판매자의 동의는 표를 넘겨받는 사람의 동의를 뜻하지 않습니다. 공연 입장권을 판매하거나 판매를 위탁받은 쪽의 동의를 말합니다. 거래하는 두 사람이 가격에 합의했다고 해서 이 요건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정상적으로 예매한 표를 사정이 생겨 구입한 가격 그대로, 또는 그보다 낮은 가격으로 넘기는 경우라면 공연법상 부정판매의 가격 요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양도라는 말만 듣고 곧바로 암표라고 할 수는 없는 이유입니다.

"매크로를 쓰지 않았어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2026년 8월 28일부터 시행된 개정 공연법은 매크로를 이용했는지만으로 부정판매 여부를 가르지 않습니다. 손으로 직접 예매했더라도 판매자의 동의 없이 상습 또는 영업으로 구입가격을 넘겨 판매하거나 알선하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재판매를 목적으로 온라인 예매의 공정한 구입 과정을 우회하거나 방해해 표를 사는 부정구매도 금지됩니다. 표를 어떻게 확보했는지와 어떻게 되팔았는지를 각각 살펴보게 된 것입니다.

가격의 기준도 주의할 부분입니다. 법은 '정가'보다 '자신이 구입한 가격'에 초점을 둡니다. 할인받아 산 표를 정가에 넘겼다면, 정가를 넘기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웃돈이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딱 한 번이라면 괜찮을까요"

갑자기 일정이 바뀌어 한 장을 한 번 넘기는 일과, 이익을 얻으려고 표를 계속 확보해 파는 일은 사정이 다릅니다.

한 장을 한 차례 판매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상습성이나 영업성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익을 얻으려는 거래의 성격과 계속할 가능성 등을 종합해 예외적으로 영업성이 인정될 여지는 있습니다.

따라서 '한 번이니까 얼마를 붙여도 괜찮다'는 식으로 이해해서는 곤란합니다. 반대로 웃돈이 붙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다른 요건을 살피지 않은 채 모두 같은 범죄라고 단정해서도 안 됩니다.

"처벌 문제와 입장 가능 여부는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구입한 가격에 넘긴다고 해서 공연장에 들어갈 수 있다는 보장까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공연마다 양도 제한과 본인 확인 방식이 다릅니다. 주최 측이 양도를 금지한다면 티켓이 취소될 수 있고, 예매자와 관람객이 다르면 입장이 제한될 수도 있습니다. 돈을 보낸 사람과 받은 사람 사이에 환불을 둘러싼 다툼이 생길 여지도 있습니다.

갈 수 없게 됐다면 먼저 예매처의 취소 가능 시점과 수수료를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공식 양도 절차가 있는지도 살펴보고, 양도를 진행한다면 실제 결제금액과 전달 방식, 입장 조건을 서로 확인해 두어야 합니다. 예매내역과 대화 내용을 남겨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빈자리를 줄이는 일과 관람 기회를 지키는 일"

좌석이 정해져 있는 공연에서 누군가 표를 선점해 비싸게 팔면, 공연을 보려던 사람은 예매 기회를 잃거나 더 큰 비용을 부담하게 됩니다. 암표 규제가 다루는 문제도 여기에 있습니다.

동시에 누구에게나 갑자기 공연을 못 가게 되는 사정은 생길 수 있습니다. 갈 수 없는 사람이 표를 돌려주거나 안전하게 넘길 수 있어야, 그 자리를 기다리던 사람에게도 기회가 돌아갑니다. 단속과 함께 취소·환불 규정을 알기 쉽게 안내하고, 공식적인 양도 통로를 마련하는 일도 중요한 이유입니다.

공연 티켓은 누군가에게 오래 기다린 하루입니다. 그 하루를 사고파는 과정에서 이익을 얻으려는 거래와, 사정이 생겨 자리를 내어주는 거래를 구분하는 것. 암표 문제를 바라볼 때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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