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감자로 대주주에게 돈을 돌려주면 배임인가요
유상감자로 대주주에게 돈을 돌려주면 배임인가요
법률가이드
횡령/배임형사일반/기타범죄

유상감자로 대주주에게 돈을 돌려주면 배임인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회사에 쌓인 잉여금을 대주주에게 돌려주기 위해 유상감자를 선택하는 회사가 늘면서, 이를 둘러싼 형사 고소도 함께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대표이사분들 중 상당수는 “주주총회 결의도 받았고 감자 절차도 밟았으니 문제될 게 없다”, “내 회사 돈을 내가 가져가는 건데 무슨 배임이냐”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런데 소액주주나 다른 동업자, 혹은 채권자가 “회사 돈을 대주주 주머니로 빼돌렸다”며 고소하면, 감자가 정당했는지가 아니라 이사가 임무를 어겨 회사에 손해를 입혔는지가 수사의 쟁점이 되어 버립니다.

이 문제에 대해 최근 대법원은 주주평등의 원칙과 상법상 절차를 모두 지킨 유상감자라면, 환급금이 시가보다 높다는 사정만으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기준을 분명히 했습니다. 다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절차가 지켜진 경우의 이야기이고, 회사 존속을 위태롭게 할 정도의 과도한 자산 유출까지 면죄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에서는 유상감자가 어떤 경우에 배임 문제로 번지는지, 그리고 감자를 추진하거나 고소를 당했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유상감자는 회사 돈이 주주에게 직접 나가는 거래입니다

유상감자는 주식을 사들여 소각하면서 그 대가를 회사 재산으로 지급하는 방식의 자본감소입니다.

자본감소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결손을 메우기 위해 장부상 자본만 줄이는 무상감자와, 주식을 소각하면서 주주에게 실제로 돈을 돌려주는 유상감자입니다. 형사 문제는 거의 전부 후자에서 생깁니다. 회사의 현금이 주주에게 넘어가는 거래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돈이 주주 전체에게 고르게 나가는 것이 아니라 대주주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분 70%를 가진 대표가 감자를 통해 자기 주식만 소각하게 하고 수십억 원을 가져가면, 남은 소액주주와 회사 채권자는 줄어든 회사 재산을 떠안게 됩니다. 이때 “대주주가 회사 돈을 가져갔다”는 시각이 배임 고소로 이어집니다.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임무에 위배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할 때 성립합니다(형법 제355조 제2항). 감자를 실행한 대표이사나 이사는 회사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므로 이 지위에 해당하고, 환급금이 정당한 금액이었는지가 곧 손해 발생 여부의 문제가 됩니다.

유상감자는 회사 재산이 주주에게 직접 나가는 거래이므로, 누구에게 얼마를 어떤 절차로 지급했는지가 배임 여부를 가르는 출발점입니다.


2. 상법상 절차를 모두 지켰다면 환급금이 시가보다 높아도 배임이 아닙니다

절차 준수와 주주평등이 지켜진 유상감자는 대주주 환급 목적이라는 사정만으로 배임이 되지 않습니다.

상법상 유상감자에는 몇 가지 필수 절차가 있습니다. 자본감소는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감자의 방법을 정해야 하고(상법 제438조), 채권자에 대해서는 1개월 이상의 기간을 정해 이의를 제출하라는 공고와 개별 최고를 해야 합니다(상법 제439조 제2항, 제232조). 이 절차를 건너뛴 감자는 감자무효의 소의 대상이 되고(상법 제445조), 이사의 형사책임 문제로도 번질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다투는 지점은 환급 단가입니다. 1주당 감자환급금을 주식의 객관적 시가보다 높게 정했다면, 그 차액만큼 회사가 손해를 본 것 아니냐는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주주평등의 원칙을 비롯하여 상법에서 정한 관련 절차를 모두 준수하여 유상감자가 이루어졌다면, 1주당 감자환급금이 주식의 시가보다 높거나 대주주의 자금 회수 목적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이사의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0도17272 판결).

이 판단의 핵심은 모든 주주에게 주식 수에 비례하여 감자에 참여할 기회가 열려 있었는지입니다.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졌다면 대주주가 많은 몫을 받은 것은 지분 비율의 결과이지 특혜가 아니고, 소액주주 역시 같은 조건으로 참여할 수 있었으므로 한 사람에게 이익을 몰아주었다고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총회 특별결의, 채권자 보호절차, 주주평등을 모두 지켰다면 환급금이 시가보다 높다는 점만으로는 배임이 되지 않습니다.


3. 절차가 지켜져도 회사 존속을 위태롭게 한 감자는 배임이 될 수 있습니다

형식을 갖췄더라도 경영상 합리적 이유 없는 과도한 자산 유출은 이사의 임무 위배입니다.

위 판결은 절차만 지키면 무조건 안전하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판결이 분명히 한 한계는, 경영상 합리적인 이유 없이 회사 자산을 과도하게 유출시켜 회사의 존속에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위험을 초래한 경우에는 이사의 선관주의의무 위반이 되어 배임이 성립할 여지가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정이 위험 신호가 될까요. 첫째, 감자 직후 회사가 운영자금이나 대출 상환자금이 부족해져 곧바로 차입에 의존하게 된 경우입니다. 둘째, 감자 시점에 이미 거액의 채무 변제 압박이나 부실이 예견되었는데도 환급을 강행한 경우입니다. 셋째, 감자의 실제 목적이 사업상 필요가 아니라 채권자 집행을 피해 자금을 빼돌리는 데 있었다고 보이는 경우입니다.

이런 사정이 있으면 수사기관은 감자 절차의 외관보다 감자 전후의 재무 상태, 즉 현금흐름과 차입 내역, 감자 이후 회사의 지급 능력을 봅니다. 형식이 갖춰져 있다는 항변은 이 단계에서 방패가 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다만 경영판단의 영역도 있습니다. 이사가 합리적인 정보 수집과 검토를 거쳐 회사 이익을 위해 내린 판단이라면 결과가 나빠졌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묻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감자 목적, 재무 검토 자료, 이사회·총회 논의 기록을 얼마나 남겨 두었는지가 방어의 핵심 근거가 됩니다.

절차를 지켰더라도 회사가 감자 때문에 존속 위기에 몰렸다면, 이사의 임무 위배 여부는 별도로 판단됩니다.


4. 배임이 인정되면 이득액에 따라 처벌이 크게 달라집니다

업무상배임은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경법으로 가중되고, 상법상 특별배임죄도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감자를 결정한 이사나 대표이사는 업무상 임무에 따라 사무를 처리하므로 형법 제356조의 업무상배임이 적용되고,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회사의 이사 등이 임무에 위배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한 경우에는 상법 제622조의 특별배임죄도 문제가 되며, 이 역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형이 무거워지고,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유상감자는 금액 단위가 크기 때문에 특경법 구간에 들어가기 쉽습니다.

이사 개인의 민사책임도 별개로 남습니다. 임무를 게을리하여 회사에 손해를 입힌 이사는 상법 제399조에 따라 회사에 손해를 배상해야 하고, 소액주주는 대표소송(상법 제403조)으로 이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형사 사건이 끝난 뒤에도 감자무효의 소와 손해배상 청구가 이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양형에서는 환급금 산정의 합리성, 소액주주와 채권자가 입은 실질 피해, 이후의 변제나 회복 노력 등이 참작됩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감자 관련 서류가 사건 초기에 정리되었는지가 방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유상감자 배임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회사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사안이 복잡한 경우 회계 자료를 분석하느라 수사 기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자와 관련해 고소를 당했거나 감자를 앞두고 있다면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감자 결의가 이루어진 주주총회 의사록, 감자 방법과 환급 단가를 정한 근거 자료, 채권자 이의 공고·최고 기록이 갖춰져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2. 모든 주주에게 주식 수에 비례하여 감자 참여 기회가 실제로 주어졌는지, 그 통지와 응모 내역이 남아 있는지 확인합니다.

  3. 감자 직전과 직후의 재무제표와 현금흐름, 차입 내역을 대조하여 감자 때문에 회사의 지급 능력이 급격히 나빠지지 않았음을 정리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기업 자금 관련 형사 사건에 경험 있는 변호사와 함께 대응하면, 절차 적법성과 경영상 합리성을 한 줄기 논리로 묶어 수사 초기에 소명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유상감자 문제는 “내 회사인데 무슨 문제냐”는 생각 때문에 서류를 갖추는 시기를 놓치고, 고소를 당한 뒤에야 자료를 수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자를 통해 대주주에게 자금이 집중된 것을 문제 삼는 소액주주나 채권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주장보다 감자 절차에 하자가 있었는지, 감자 이후 회사의 지급 능력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자료로 입증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감자를 실행하고 고소를 당한 대표이사 입장에서도 “절차를 다 밟았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주주평등과 회사 존속 가능성을 함께 설명할 수 있어야 결과가 달라집니다.

저는 기업 자금 분쟁에서 자금을 지급한 쪽과 문제를 제기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자료 정리와 소명 방향에 따라 결론이 크게 갈리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받았다면 배임 걱정은 없는 건가요?

A. 아닙니다. 총회 결의는 필수 절차 중 하나일 뿐입니다. 채권자 보호절차와 주주평등까지 지켜야 하고, 그래도 회사 존속을 위태롭게 한 과도한 유출이라면 배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환급금을 시가보다 높게 정하면 그 차액이 곧 손해인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모든 절차와 주주평등을 지킨 유상감자라면 환급금이 시가보다 높다는 사정만으로 손해나 배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Q. 대주주 한 명의 주식만 소각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위험합니다. 주주평등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앞서 본 면책 기준을 그대로 적용받기 어렵고, 감자무효의 소와 배임 고소가 함께 제기될 수 있습니다.

Q. 채권자 보호절차를 빠뜨렸다면 어떻게 되나요?

A. 감자 효력 자체가 다툼의 대상이 됩니다. 채권자 등은 감자 등기일로부터 6개월 안에 감자무효의 소를 제기할 수 있고(상법 제445조), 이사의 책임 문제로도 이어집니다.

Q. 형사 사건이 무혐의로 끝나면 민사 책임도 없어지나요?

A. 아닙니다. 형사와 민사는 판단 기준이 달라 무혐의가 나와도 이사의 손해배상 책임(상법 제399조)은 별도로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과 제출 자료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하고, 감자 서류는 시간이 지날수록 정리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고준용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3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