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대출 심사나 한도 증액, 만기 연장을 도와준 금융회사 직원에게 감사 인사 명목으로 현금이나 상품권, 골프 접대를 건네고 받았다가 수사를 받게 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상담에서 만나는 분들은 “대출이 다 나간 뒤에 고마워서 준 돈이라 문제없다”, “친한 사이에 식사 한 번, 선물 한 번 받은 것뿐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금융회사 임직원은 일반 직장인과 달리 직무와 관련된 금품 수수 자체를 별도의 법률로 처벌받으며, 금액이 3천만원을 넘으면 처음부터 징역형의 하한이 정해진 구간에 들어갑니다.
대출 사례금은 형법상 배임수재가 아니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 제5조의 수재죄로 처벌되는 것이 원칙이고, 부정한 청탁이 없어도 성립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아래에서는 어떤 직원이 특경법의 적용을 받는지, 사례금이 어떤 경우에 수재죄가 되는지, 금액별 처벌 수위와 돈을 건넨 쪽의 책임까지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1. 금융회사등의 임직원이 직무와 관련해 받은 금품은 특경법 제5조의 대상입니다
적용 여부는 직원의 직급이 아니라 소속 기관이 ‘금융회사등’인지로 갈립니다.
특경법 제5조 제1항은 금융회사등의 임직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하면 처벌한다고 정합니다. 여기서 금융회사등은 같은 법 제2조 제1호가 열거하는데, 은행, 증권·자산운용·신탁 회사, 상호저축은행, 농협·수협 조합,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보험회사,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등이 포함됩니다.
따라서 시중은행 지점의 대출 담당자뿐 아니라 지역 농협·신협·새마을금고의 여신 담당 직원, 저축은행 심사역도 모두 적용 대상입니다. 반대로 대부업체나 일반 캐피탈 직원은 이 열거 범위에 들어가는지를 따로 따져야 하고, 해당하지 않으면 형법상 배임수재 등 다른 조문이 검토됩니다.
또한 정식 직원이 아니더라도 임원, 지점장, 심사역은 물론 계약직이나 파견 형태로 여신 업무에 관여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지위와 업무 내용에 따라 임직원 해당 여부가 다퉈질 수 있습니다. 결국 문제는 호칭이 아니라, 그 사람이 대출 승인이나 심사에 실제로 관여하는 지위였는지입니다.
특경법 수재죄의 첫 관문은 소속 기관이 ‘금융회사등’에 해당하는지이고, 은행뿐 아니라 농협·신협·새마을금고 직원도 포함됩니다.
2. 대출 사례금은 사후에 받았거나 부정한 청탁이 없어도 수재죄가 성립합니다
핵심은 ‘직무관련성’이고, 대출이 실행된 뒤에 받은 감사 인사도 예외가 아닙니다.
제5조 제1항은 형법 제357조 배임수재와 달리 ‘부정한 청탁’을 요건으로 하지 않습니다. 직무에 관하여 금품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구성요건이 충족됩니다. 반면 제2항, 즉 제3자에게 금품을 주게 하는 유형은 부정한 청탁을 받을 것을 요건으로 합니다. 사례금을 직접 받았다면 제1항이 적용되므로 “청탁을 받은 적이 없다”는 항변은 통하지 않습니다.
직무관련성은 대출 심사, 한도 증액, 담보 평가, 만기 연장처럼 그 직원의 직무 범위에 속하는 사항과 금품 사이에 대가 관계가 있는지로 판단합니다. 금품이 대출 실행 전에 오갔든 실행 후에 사례로 오갔든 직무와 관련되어 있다면 수수에 해당하며, 뇌물죄에서와 마찬가지로 직무 행위와 금품 사이에 개별적인 대가 관계가 증명될 필요까지는 없다고 보는 것이 실무 흐름입니다.
수수 이외에 요구하거나 약속만 해도 같은 조항으로 처벌되므로, 실제로 돈이 건네지지 않았더라도 “대출 나가면 얼마 챙겨달라”는 말이 문자나 녹취에 남아 있다면 범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수수한 이익은 현금에 한정되지 않고 상품권, 골프·여행 접대, 채무 면제 같은 재산상 이익도 포함됩니다.
조문의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금융회사등의 임직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수수(收受), 요구 또는 약속하였을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다만 직무와 무관한 사적 친분에 따른 통상적인 경조사비나 소액의 선물이 모두 수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는 오간 시기, 금액, 대출 심사에 대한 영향력, 반복성이 모두 고려됩니다.
특경법 제5조 제1항은 부정한 청탁이 없어도 직무에 관한 금품 수수만으로 성립하고, 요구와 약속도 처벌 대상입니다.
3. 수수액이 3천만원을 넘으면 징역 5년 이상으로 가중되고 벌금도 병과됩니다
금액에 따라 형량의 하한이 정해지고, 받은 돈은 몰수·추징됩니다.
수수액이 3천만원 미만이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가 기본입니다. 그러나 제4항에 따라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한 가액이 3천만원 이상이면 다음과 같이 가중처벌됩니다.
3천만원 이상 5천만원 미만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 5천만원 이상 1억원 미만은 7년 이상의 유기징역, 1억원 이상은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하한이 5년 이상인 구간에서는 법률상 감경 사유가 없는 한 집행유예를 받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금액이 3천만원을 넘는지가 사건의 분수령이 됩니다.
여기에 더해 제5항은 수수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을 병과하도록 정하고 있고, 제10조는 받은 금품을 몰수하며 몰수할 수 없으면 그 가액을 추징하도록 합니다. 예컨대 4천만원을 받았다면 징역 5년 이상에 더해 8천만원에서 2억원 사이의 벌금과 4천만원 추징이 함께 문제 됩니다.
실무에서 주의할 점은 같은 사람에게서 여러 차례 나눠 받은 금액이 합산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 번에 천만원씩 세 번 받았다면 개별 금액은 3천만원 미만이어도 하나의 범의 아래 이뤄졌다면 합쳐 3천만원 구간으로 평가될 위험이 있습니다. 또한 수수액은 받은 이익의 가액을 기준으로 하므로, 접대나 상품권의 경우 시가 산정이 쟁점이 됩니다.
초범인지, 금액 전부를 반환했는지, 대출 결정에 실제 영향이 있었는지는 이후 양형 단계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다만 반환했다고 해서 수수죄가 성립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수수액 3천만원은 징역 하한 5년 이상으로 넘어가는 기준선이고, 벌금 병과와 추징까지 함께 따라옵니다.
4. 돈을 건넨 대출 신청인과 중간에서 소개한 사람도 별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받은 직원만이 아니라 준 사람, 이어준 사람도 각자의 조문으로 책임을 집니다.
특경법 제5조는 수수하는 쪽만 규율하므로, 돈을 건넨 대출 신청인은 형법 제357조 제2항의 배임증재 등 별도의 조문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임직원에게 부정한 청탁과 함께 금품을 공여한 경우에 해당하며, 청탁 내용이 대출 조건 완화나 심사 편의였다면 정면으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중간에서 대출을 소개하며 금품을 받은 브로커나 지인은 특경법 제7조의 알선수재가 문제 됩니다. 금융회사등 임직원의 직무에 속하는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임직원이 지위를 이용해 다른 임직원의 직무를 알선하며 대가를 받은 경우는 제5조 제3항으로 임직원 본인에게 수재와 같은 형이 적용됩니다.
그래서 사건은 한쪽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원이 수사를 받으면 대출 신청인과 브로커의 계좌 내역도 함께 추적되고, 서로의 진술이 엇갈리면 “돈을 준 쪽”은 피해자가 아니라 피의자로 지위가 바뀝니다.
직원은 특경법 제5조, 브로커는 제7조, 돈을 준 신청인은 형법상 배임증재로 각자의 구성요건이 따로 있습니다.
5. 수사는 계좌 추적에서 시작해 재판까지 이렇게 진행됩니다
첫 진술 전에 금품의 성격과 흐름을 정리하는 것이 사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금융회사 직원의 수재 사건은 통상 ①내부 감사나 진정, 대출 신청인 수사 과정에서 단서 확인 및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또는 검찰 인지 → ②계좌·휴대전화 압수수색과 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또는 기소 → ④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수수액이 3천만원 이상이면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사례금을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났다면 감정적으로 해명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금품이 오간 날짜와 금액, 방식(계좌이체·현금·상품권)을 대출 실행일, 심사일, 만기 연장일과 나란히 놓고 시간표를 만듭니다.
대화 기록, 문자, 녹음에 요구나 약속으로 읽힐 표현이 있는지, 반대로 순수한 친분이나 일상적 선물이라는 근거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수수액 합산 여부, 반환 사실과 그 증빙, 해당 직원의 실제 직무 권한 범위를 정리해 쟁점별로 구분합니다.
이러한 정리를 바탕으로 금융범죄 사건을 다뤄본 변호사와 함께 진술 방향을 정하면, 직무관련성 다툼과 수수액 산정, 양형 자료 준비를 처음부터 한 흐름으로 설계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대출 사례금 문제는 “정말 고마워서 준 돈”이라는 생각 때문에 사안의 심각성을 늦게 깨닫는 경우가 많고, 그 사이에 휴대전화와 계좌가 먼저 조사되기도 합니다.
금품을 받았다고 의심받는 금융회사 직원 입장에서는 직무관련성의 범위, 수수액의 산정, 반환과 합의의 효과를 구분해서 대응해야 합니다. 3천만원이라는 숫자 하나로 형량의 하한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돈을 건넨 대출 신청인이나 중개인 입장에서도 단순한 감사 표시였는지, 대출 조건과 연결된 대가였는지에 따라 피해자 쪽 증인에서 피의자로 지위가 바뀔 수 있습니다.
저는 금융·횡령·배임 등 재산범죄에서 수수한 쪽과 건넨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적용 조문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거나 내부 감사가 시작됐다면, 진술이 고정되기 전이 가장 중요한 시점입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대출이 모두 실행된 뒤에 감사 선물로 받았는데도 수재가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특경법 제5조는 직무에 관한 금품 수수를 처벌하며, 대출 실행 후에 받았더라도 직무와의 관련성이 인정되면 구성요건에 해당합니다. 다만 직무와 무관한 통상적 호의였는지는 구체적인 시기와 금액에 따라 다툼의 여지가 있습니다.
Q. 부정한 청탁이 없었다고 주장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어렵습니다. 제5조 제1항은 부정한 청탁을 요건으로 하지 않습니다. 부정한 청탁이 요건인 것은 제3자에게 공여하게 한 경우인 제2항입니다.
Q. 받은 돈을 돌려주면 처벌이 면제되나요?
A. 면제되지는 않습니다. 수수한 시점에 범죄가 성립하고, 반환은 양형에서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됩니다. 다만 몰수·추징 대상이 줄어드는 효과는 있을 수 있습니다.
Q. 몇 번에 나눠 받으면 3천만원 미만으로 볼 수 있나요?
A. 그렇게 보장되지 않습니다. 동일한 목적과 범의 아래 이뤄진 수수는 합산되어 평가될 수 있으므로 개별 금액이 아닌 전체 경위를 정리해야 합니다.
Q. 새마을금고나 신협 직원도 특경법 적용을 받나요?
A. 받습니다. 특경법 제2조 제1호가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농협·수협 조합 등을 금융회사등으로 열거하고 있어 그 임직원은 제5조의 대상이 됩니다.
Q. 돈을 준 쪽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특경법 제5조는 받는 쪽을 규율하지만, 건넨 사람에게는 부정한 청탁 여부에 따라 형법상 배임증재 등이 문제 되고, 중개인은 특경법 제7조 알선수재가 문제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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