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담당 공무원이 예산을 빼돌리면 국고손실죄인가요
회계 담당 공무원이 예산을 빼돌리면 국고손실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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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배임형사일반/기타범죄

회계 담당 공무원이 예산을 빼돌리면 국고손실죄인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관공서나 지방자치단체의 회계 담당자가 허위 증빙으로 예산을 조금씩 빼돌린 사실이 감사나 수사로 드러났다는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는 “어차피 결재라인을 거친 서류인데 내가 책임질 일은 아니다”, “다음 달 예산에서 메우면 아무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공금에 손을 댄 경우가 있었습니다. 반대로 같은 부서에서 일하다가 자기 도장이 찍힌 서류 때문에 한꺼번에 조사 대상이 된 분도 있었습니다. 감사에서 지출 내역이 한 번 어긋나기 시작하면, 처음의 가벼운 마음과 상관없이 사건은 전혀 다른 크기로 커집니다.

회계 담당 공무원의 예산 횡령에는 일반 횡령과 달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 국고 등 손실죄가 적용될 수 있고, 손실액이 1억원을 넘으면 법정형이 3년 이상의 유기징역부터 시작합니다. 다만 누구에게나 이 조항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어서, 신분과 고의 요건을 정확히 따져야 합니다.

아래에서는 어떤 경우에 국고손실죄가 성립하는지, 손실액에 따라 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리고 조사가 시작됐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회계 담당 공무원의 예산 횡령에는 국고손실죄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신분, 손실 인식, 직무 관련 횡령이라는 세 가지가 맞아야 국고손실죄가 됩니다.

국고손실죄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가법) 제5조가 정한 범죄입니다. 이 조문은 회계관계직원에 해당하는 사람이 국고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손실을 입힐 것을 알면서, 그 직무에 관하여 형법 제355조의 죄, 즉 횡령 또는 배임죄를 범한 경우를 가중처벌합니다.

따라서 성립 요건은 세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 행위자가 회계관계직원이라는 신분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둘째, 자신의 행위로 국고나 지방자치단체에 손실이 생긴다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셋째, 그 행위가 자신의 회계 직무와 관련해 이루어진 횡령 또는 배임이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지출 담당자가 실제로는 하지 않은 용역에 대해 거래처와 짜고 허위 견적서와 검수 서류를 만든 뒤, 대금을 거래처 계좌로 보내게 하고 그 돈을 되돌려 받았다면, 예산 집행을 맡은 직무를 이용해 공금을 빼돌린 것이어서 이 세 요건이 모두 문제됩니다. 반면 직무와 무관한 곳에서 우연히 공금을 만진 사람이라면 이 조항이 아니라 일반 횡령 규정이 문제됩니다.

국고손실죄는 공무원이라는 이유만으로가 아니라, 회계 직무를 맡은 사람이 손실을 알면서 직무상 횡령·배임을 했을 때 성립합니다.


2. 모든 공무원이 아니라 회계관계직원에 해당해야 국고손실죄가 적용됩니다

회계관계직원의 범위는 직책명이 아니라 실제로 회계사무를 처리했는지로 정해집니다.

특가법 제5조가 말하는 회계관계직원은 「회계관계직원 등의 책임에 관한 법률」 제2조에서 정의합니다. 국가 회계에서는 수입징수관, 재무관, 지출관, 계약관, 현금출납 공무원, 물품관리관 등이 열거되어 있고, 지방자치단체 회계에서는 징수관, 재무관, 지출원, 출납원, 물품관리관 등이 해당합니다.

그 밖에 국가의 회계사무를 처리하는 사람, 가목부터 카목까지에 규정된 사람의 대리자, 분임자(分任者) 또는 분임자의 대리자(회계관계직원 등의 책임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카목·타목).

이렇게 열거 뒤에 “그 밖에 회계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라는 포괄 규정이 있기 때문에, 직함이 주무관이든 담당자든 실제로 예산 집행이나 현금·물품 출납 업무를 맡았다면 회계관계직원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특가법 제5조는 여기에 더해 이들의 보조자로서 회계사무의 일부를 처리하는 사람까지 포함하되, 공공단체 등의 회계사무를 맡는 사람(책임법 제2조 제3호)은 제외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이 신분 요건이 첫 번째 방어선이 됩니다. 업무분장표, 임명 문서, 실제 결재와 지출 처리 내역을 보면 그 사람이 정말 회계사무를 처리했는지가 갈리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고발하는 쪽에서도 이 자료로 신분을 입증해야 합니다.


3. 손실액이 1억원을 넘으면 법정형이 3년 이상 유기징역부터 시작됩니다

손실액 구간이 1억원, 5억원을 넘을 때마다 형량의 하한이 크게 올라갑니다.

특가법 제5조는 국고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손실액을 기준으로 두 구간을 정합니다.

1. 국고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손실이 5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2. 국고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손실이 1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인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일반 형법 제356조의 업무상횡령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라서 벌금형도 가능한 것과 달리, 이 조항에는 벌금형이 없고 하한이 3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법정형 하한이 높기 때문에 정상참작 감경이 있어야 집행유예를 기대할 수 있고, 손실액이 클수록 실형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손실액이 1억원에 못 미치면 특가법 제5조는 적용되지 않고 형법 제355조·제356조의 횡령죄로 처벌 범위가 돌아갑니다. 그래서 수사 단계에서는 소액 인출이 몇 년에 걸쳐 반복된 경우 어디까지를 하나의 범죄 손실로 합산하는지가 가장 큰 쟁점이 됩니다. 매번 수십만 원씩 빼낸 돈이라도 기간이 길어지면 합산 금액이 1억원을 넘을 수 있어서, 금액 산정 방식에 따라 적용 법조 자체가 달라집니다.

또 “손실을 입힐 것을 알면서”라는 고의 요건이 있어서, 단순한 회계 처리 착오나 절차 위반으로 지출이 잘못된 경우와는 구별됩니다. 허위 서류를 만들었는지, 돈이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흘러갔는지를 보면 이 인식이 있었는지가 드러납니다.

손실액 1억원과 5억원이 형량의 하한을 바꾸는 기준선이고, 합산 방식에 따라 적용 법조가 달라집니다.


4. 형사처벌 외에도 신분 상실과 변상 책임이 따라옵니다

형사재판의 결과와 별개로 징계, 당연퇴직, 변상 책임이 이어집니다.

형사처벌이 끝이 아닙니다. 국가공무원법상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공무원이 될 수 없고, 재직 중에 이런 사유가 생기면 당연퇴직 사유에 해당합니다. 즉 집행유예를 받더라도 공무원 신분은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형사 절차와 별개로 진행되는 징계에서는 파면이나 해임까지 가능합니다.

회계관계직원 등의 책임에 관한 법률은 회계관계직원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법령이나 예산에 정해진 기준을 위반해 국가 등에 손해를 끼친 경우 변상 책임을 지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나더라도 이 책임은 별도로 감사원의 판단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건 초기에 형사 대응만 보고 움직이면 안 되고, 징계와 변상 절차까지 한 번에 보면서 어떤 순서로 소명할지 정해야 합니다. 이미 인출한 금액을 서둘러 채워 넣는 것도 형사상 면책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점은 알아두셔야 합니다. 다만 변제는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5. 감사 적발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조사받기 전에 지출 서류와 자금 흐름을 먼저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예산 횡령 사건은 보통 내부 감사나 외부 감사에서 이상 지출이 발견되면서 시작됩니다. 통상 ①감사기관의 적발과 수사기관 고발 또는 수사 의뢰(수원 지역 기관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 ②피의자 조사와 계좌 추적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기소 여부 결정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손실액이 큰 사건은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 수사가 검토될 수도 있습니다.

감사 질의서나 소환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해명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문제가 된 지출의 품의서, 지출결의서, 검수 서류, 계약서를 모두 확보해 누가 어느 단계를 처리했는지 정리합니다.

  2. 해당 기간의 입출금 내역을 대조해 돈이 최종적으로 어디로 갔는지와 합산 손실액을 계산합니다.

  3. 본인이 회계관계직원에 해당하는지, 즉 임명 문서와 업무분장상 실제 회계사무를 처리했는지를 확인합니다.

이 세 가지가 정리돼야 진술의 방향을 정할 수 있고, 첫 조사 전에 변호인과 사실관계를 맞춰 두는 것이 이후 전체 절차의 결과를 좌우합니다.


마치며

공금 문제는 “내 선에서 정리하면 된다”, “곧 메울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감사에서 이상 지출이 확인된 뒤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선택지가 줄어듭니다.

기관 내부에서 문제를 발견한 감사 담당자나 관리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의심보다 지출 서류와 자금 흐름을 정리하고, 회계관계직원 신분과 손실액 산정을 정확히 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 정리가 고발과 변상 청구 모두의 기초가 됩니다.

반대로 의심을 받는 회계 담당자 입장에서도 “결재를 받았다”, “갚으려 했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 직무 범위와 고의 유무, 합산 금액이 어떻게 인정되는지에 따라 적용 법조와 결과가 달라집니다.

저는 공금 횡령 사건에서 문제를 제기한 쪽과 조사를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같은 사안이 전혀 다른 결론에 이르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감사나 수사의 연락을 받았다면, 지금이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첫 단계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회계 담당 공무원이 예산을 빼돌리면 무조건 국고손실죄인가요?

A. 아닙니다. 회계관계직원 신분, 손실을 입힐 것을 안다는 인식, 직무와 관련된 횡령·배임이 모두 인정돼야 하고, 손실액이 1억원에 못 미치면 형법상 횡령죄로 돌아갑니다.

Q. 회계관계직원이 아닌 일반 공무원이 공금을 쓰면 어떻게 되나요?

A. 특가법 제5조는 적용되지 않지만, 공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었다면 형법상 횡령 또는 업무상횡령이 문제됩니다. 허위 서류를 만들었다면 문서 관련 범죄도 함께 검토됩니다.

Q. 손실액이 얼마부터 국고손실죄로 가중처벌되나요?

A. 손실이 1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소액을 반복해 인출했다면 합산 여부가 핵심 쟁점입니다.

Q. 빼돌린 돈을 전부 되돌려 놓으면 처벌되지 않나요?

A. 변제했다고 이미 성립한 범죄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변제와 합의는 양형에서 유리하게 참작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Q. 형사재판에서 집행유예를 받으면 공무원을 계속할 수 있나요?

A.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는 국가공무원법상 당연퇴직 사유에 해당해 신분 유지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초기 단계의 대응이 중요합니다.

Q. 감사원 조사를 받고 있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진술 전이 가장 좋습니다. 감사 단계의 소명서와 진술이 이후 수사기관에 그대로 넘어가 사건 방향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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