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소지, 매매 혐의를 받는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마약 투약, 소지, 매매 혐의를 받는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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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투약, 소지, 매매 혐의를 받는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김동엽 변호사

최근 마약사건은 수사 방식부터 과거와 상당히 달라졌습니다.

소변·모발 감정뿐 아니라 휴대전화 포렌식, 계좌거래내역, 가상자산 흐름, 메신저 대화, 택배 및 배송기록 등 여러 자료가 결합되어 수사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마약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막연하게 혐의를 부인하거나 반대로 수사기관이 질문하는 모든 내용을 기억에 의존해 인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마약류에 관한 사건인지, 투약인지 소지인지 매매인지, 각각의 범행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무엇인지부터 개별적으로 분석해야 합니다.

현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은 마약·향정신성의약품·대마를 마약류로 정하고 있으며,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사람의 소지·사용·투약·수수·매매·알선·제공 등을 폭넓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1. 같은 ‘마약사건’이라도 처벌 수위는 전혀 다릅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마약 초범인데 실형이 나오나요?”

“대마 몇 번 피운 것뿐인데 처벌이 큰가요?”

“제가 판매한 것은 아니고 연결만 해줬습니다.”

라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그러나 마약사건에서는 마약류의 종류와 구체적인 행위가 무엇인지가 먼저 확인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흔히 ‘필로폰’이라고 부르는 메트암페타민은 향정신성의약품 나목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필로폰과 같은 향정 나목 마약류의 매매·알선·수수·소지·사용·투약 등의 행위는 마약류관리법 제60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대마 역시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대마 사용 등은 법률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고, 대마 매매·알선의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더 중한 종류의 마약이나 향정신성의약품 가목에 관한 매매·알선 등의 경우에는 법정형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크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결국 “마약사건이다”라는 사실만으로 결과를 예상해서는 안 됩니다.

① 어떤 물질인지
② 투약·소지·매수·수수·매매·알선 중 무엇인지
③ 횟수와 양이 어느 정도인지
④ 판매나 유통으로 나아갔는지
⑤ 동종 전과가 있는지

를 구분해서 보아야 합니다.


2. 필로폰 투약 초범이면 집행유예가 당연할까?

그렇지 않습니다.

법원의 양형기준을 살펴보면 필로폰에 해당하는 향정신성의약품 나목의 투약·소지 사건은 ‘투약·소지 등’ 제3유형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현재 양형기준상 권고형량은

  • 감경영역: 징역 8개월 ~ 1년 6개월

  • 기본영역: 징역 1년 ~ 2년 6개월

  • 가중영역: 징역 2년 ~ 5년

입니다.

물론 양형기준상의 권고형량이 실제 선고형과 언제나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범행의 횟수와 기간, 마약의 종류와 양, 동종 전력, 수사협조 여부, 재범 가능성, 치료 상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합니다.

특히 현재 양형기준에서는 투약·소지 사건과 관련하여

자수, 중요한 수사협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마약중독자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치료의사

등을 유리한 양형요소로 평가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상습범, 최근 동종 전과, 범행 후 증거은폐 또는 은폐 시도

등은 불리한 요소가 됩니다.

그래서 혐의를 인정하는 사건이라면 “반성문을 많이 제출하면 된다”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부족합니다.

치료 여부, 재범방지 계획, 가족·직장 등 사회적 유대관계, 투약에 이르게 된 경위, 실제 수사협조의 정도 등을 객관적인 자료로 구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3. 마약사건은 첫 경찰조사 전에 증거부터 분석해야 합니다

마약사건에서 가장 위험한 상황 중 하나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내용을 조사 과정에서 추측하여 진술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수사기관에서

“작년에도 이 사람과 같이 투약했죠?”

라고 질문하자,

“아마 그랬던 것 같습니다.”

라고 답변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후 휴대전화 기록이나 다른 관련자의 진술을 토대로 범행 일시가 추가되면서 여러 차례의 투약 혐의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형사재판에서는 각각의 범죄사실이 법률상 인정될 수 있는 증거를 갖추었는지 따져보아야 합니다.

대법원 역시 마약사건에서 여러 범죄가 별개의 범죄로 구성되는 경우 각 범죄사실별로 자백을 뒷받침할 보강증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도10937 판결은 필로폰 사건에서 매수대금 송금자료가 별개의 투약행위에 관한 자백을 당연히 보강하는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조사 전에는 최소한

투약 일시 / 장소 / 상대방 / 매수내역 / 계좌거래 / 메신저 내용 / 소변·모발 감정 / 압수물

을 서로 대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4. “돈을 보냈다”는 사실만으로 마약매매가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마약사건은 행위가 어느 단계까지 진행되었는지도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4도16920 판결은 필로폰을 구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돈을 받았더라도, 당시 필로폰을 소지하거나 확보할 수 있는 등 매매행위와 근접·밀착한 단계에 이르지 않았다면 필로폰 매매의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 2020. 7. 9. 선고 2020도2893 판결 역시 마약류 매매의 실행착수 시점과 기수 시점을 구체적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매도·매수행위와 근접·밀착한 행위가 이루어지면 실행착수가 인정될 수 있고, 마약류의 소지 이전이 완료되면 매매가 완성된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판례가 중요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같은 계좌이체 자료와 대화내역이 존재하더라도,

매매 기수인지, 매매미수인지, 실행착수조차 인정하기 어려운 상황인지, 알선행위가 별도로 성립하는지

에 따라 법률적 평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5. 휴대전화 포렌식도 영장 범위를 확인해야 합니다

최근 마약수사에서는 휴대전화가 핵심 증거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텔레그램이나 카카오톡 대화, 사진, 위치기록, 계좌번호, 가상자산 거래 관련 자료 등을 토대로 공범이나 추가 범행이 확인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압수된 휴대전화 안에 존재하는 모든 정보가 제한 없이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대법원 2021. 8. 26. 선고 2021도2205 판결은 압수·수색영장에 따라 압수할 수 있는 대상은 영장에 기재된 범죄혐의사실과 객관적인 관련성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법리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휴대전화 포렌식이 이루어진 사건에서는

  • 압수수색영장의 혐의사실

  • 압수 대상과 범위

  • 실제 탐색된 전자정보

  • 새로운 범죄혐의가 발견된 과정

  • 추가 영장 발부 여부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6. 공소사실이 지나치게 막연하다면 방어권 문제도 검토해야 합니다

마약 투약 사건에서는 정확한 범행 시점을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검사가 어떠한 제한도 없이 범행 시기와 장소를 넓게 기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23. 4. 27. 선고 2023도2102 판결은 범죄 일시·장소를 보다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음에도 지나치게 개괄적으로 기재하여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주는 경우에는 공소사실 특정 여부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결국 마약사건의 대응은

“했느냐, 안 했느냐”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어떠한 방법으로 했다는 것인지, 검사가 그 사실을 어떤 증거로 증명하려 하는지까지 따져야 합니다.


7. 혐의를 인정하는 사건이라면 ‘치료’가 중요한 이유

혐의를 인정해야 하는 사건에서는 전략이 달라집니다.

이 경우 무리하게 범행 자체를 다투기보다는 형량을 결정할 요소를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투약 사건에서는 재범방지가 중요한 평가요소입니다.

현재 마약범죄 양형기준은 마약중독자의 자발적·적극적 치료의사를 유리한 양형인자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경우나 수사협조 역시 고려 요소입니다.

따라서 사건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서는

  • 전문기관 상담 또는 치료

  • 정기적인 검사

  • 치료·상담 확인자료

  • 가족의 감독 및 지원계획

  • 직업과 사회생활 유지자료

  • 재범방지계획

  •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대한 객관적 정리

등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자료를 재판 직전에 급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수사 단계부터 실제 생활의 변화와 연결시키는 것입니다.


8. 대화내용을 삭제하는 것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마약 혐의를 받게 된 뒤 휴대전화 메시지나 계좌자료 등을 없애려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현재 양형위원회의 마약범죄 양형기준은 범행 후 증거은폐 또는 은폐 시도를 불리한 일반양형인자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미 수사가 시작되었다면 관련 자료를 임의로 삭제하거나 관계자와 말을 맞추기보다는, 확보된 증거가 무엇인지 확인한 뒤 적법한 방어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9. 매매·알선 사건은 투약 사건보다 훨씬 무겁게 보아야 합니다

본인이 사용하기 위해 마약을 구입한 사건과 다른 사람에게 마약을 판매하거나 거래를 연결해 준 사건은 양형기준에서도 차이가 큽니다.

예를 들어 향정신성의약품 나목 및 다목 등에 대한 일반 매매·알선 사건은 양형기준 제2유형에 해당하며,

  • 감경영역: 징역 8개월 ~ 2년

  • 기본영역: 징역 1년 ~ 3년

  • 가중영역: 징역 2년 6개월 ~ 6년

의 권고형량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조직적·전문적인 범행, 다수의 상대방을 대상으로 한 반복적인 거래 등은 가중요소로 평가됩니다.

따라서 “돈을 거의 벌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투약사건과 동일하게 취급될 것이라고 예상해서는 안 됩니다.

실제로 어떠한 역할을 담당했는지, 거래를 주도했는지, 소개만 했는지, 이익을 얻었는지, 반복성이 있는지를 세밀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10. 마약사건에서는 추징금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마약사건은 징역형이나 벌금형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마약류관리법 제67조는 범죄에 제공된 마약류와 그로 인한 수익금을 몰수하고, 몰수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가액을 추징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매매대금뿐 아니라 투약한 마약류의 가액 등이 추징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추징 역시 정확한 계산이 필요합니다.

최근 대법원 2025. 9. 25. 선고 2025도6739 판결은 수사기관이 필로폰을 이미 압수하여 감정한 뒤 폐기한 경우 그 압수된 마약류의 가액을 다시 추징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마약사건에서는 공소사실뿐 아니라 몰수 대상과 추징금 산정이 적법한지까지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11. 마약사건 변호에서 실제로 확인해야 할 체크리스트

마약사건의 결과는 사건마다 달라집니다.

그러나 수사 초기부터 아래 사항은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정확한 혐의사실을 특정해야 합니다.
투약인지, 소지인지, 매수인지, 매매·알선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둘째, 범죄사실별 증거를 따로 분석해야 합니다.
한 번의 양성반응이나 하나의 계좌내역만으로 수사기관이 주장하는 모든 범행이 곧바로 증명되는 것은 아닙니다.

셋째, 휴대전화·계좌·메신저 자료의 의미를 확인해야 합니다.
대화 내용의 앞뒤 맥락과 실제 거래 여부가 중요합니다.

넷째, 혐의를 다툴 부분과 인정할 부분을 구분해야 합니다.
모든 혐의를 일괄적으로 인정하거나 부인하는 것이 항상 좋은 전략은 아닙니다.

다섯째, 혐의를 인정한다면 양형자료를 조기에 준비해야 합니다.
치료, 재범방지, 사회적 유대관계, 수사협조 등을 실제 자료로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여섯째, 몰수·추징 문제까지 계산해야 합니다.


마약사건, 조사받기 전에 사건 전체를 먼저 보아야 합니다

마약사건에서는 수사 초기의 진술 하나가 이후 경찰조사, 검찰수사와 재판까지 계속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미 공범의 진술이나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 계좌내역이 확보되어 있는 사건에서는 본인이 알고 있는 사실과 수사기관이 확보한 자료 사이의 차이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범행을 인정해야 하는 사건에서는 무리한 부인보다는 치료와 재범방지, 범행가담 정도, 실제 취급량, 전과관계 등 양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얼마나 구체적인 자료로 설명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집니다.

마약사건은 투약, 소지, 매수, 매매, 알선, 수출입 등 행위에 따라 적용 법률과 처벌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따라서 경찰의 출석요구를 받았거나 압수수색을 받은 상황이라면 조사부터 받기보다 우선

공소사실이 될 수 있는 행위의 범위와 현재 확보된 증거, 예상되는 법정형 및 양형요소를 함께 검토한 뒤 진술 방향을 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형사사건은 결과를 미리 장담할 수 없습니다.

다만 같은 사실관계라 하더라도 어떤 쟁점을 찾아내고 어떤 자료를 준비하느냐에 따라 사건에서 다투어야 할 범위와 양형에 관한 주장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마약사건은 특히 그 차이가 큰 분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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