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의사·한의사·간호사 등 의료인이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나 성착취물 관련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는 소식이 이어지면서, 형사처벌과 별개로 “병원에서 계속 일할 수 있느냐”를 걱정하며 상담을 요청하시는 분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의료인분들 중 상당수는 “벌금형이면 면허에는 문제가 없다고 들었다”, “내가 개원한 병원이니 내가 일하는 건 괜찮지 않느냐”, “집행유예만 받으면 그냥 근무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판결이 확정되고 나면 취업제한 명령이 따라붙어 병원에서 일하지 못하게 되고, 의료법상 면허 결격 문제까지 별도로 겹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은 의료기관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목록에 명시적으로 포함시키고 있고, 법원은 성범죄 유죄 판결을 선고하면서 원칙적으로 취업제한 명령을 함께 내려야 합니다. 형량이 가볍다고 해서 취업제한까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에서는 의사가 아청법 위반으로 처벌받았을 때 병원 취업이 어떻게 제한되는지, 의료법상 면허는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수사·재판 단계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관련 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의사도 아청법상 취업제한 대상에 명시적으로 포함됩니다
의료기관은 아동·청소년 관련기관이고, 의사는 그 안에서 취업이 제한되는 직군입니다.
아청법 제56조 제1항은 법원이 성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할 때 일정 기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등을 운영하거나 그곳에 취업 또는 사실상 노무를 제공할 수 없도록 하는 취업제한 명령을 판결과 동시에 선고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 기관 목록의 제12호가 바로 의료법 제3조의 의료기관이고, 괄호로 의사·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간호사·간호조무사·의료기사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즉 병원 행정직이나 시설 관리 인력이 아니라, 진료·간호·의료기술 업무를 하는 면허 직군이 대상입니다.
대상 범죄도 생각보다 넓습니다. 아청법 제2조에 따른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성착취물 제작·배포·소지·시청, 성매수, 아동·청소년에 대한 강간·강제추행 등)뿐 아니라,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범죄도 “성범죄”에 포함되어 취업제한 명령의 대상이 됩니다. 따라서 질문처럼 “아청법 위반”이 아니더라도 성인 대상 강제추행이나 카메라등이용촬영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의사 역시 같은 제한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제한되는 행위는 “취업”만이 아닙니다. 법문은 아동·청소년 관련기관등을 운영하거나 취업 또는 사실상 노무를 제공하는 것을 모두 막고 있어, 본인 명의로 개원해 직접 진료하는 것도, 형식상 직원이 아니라 위탁·파견 형태로 진료만 하는 것도 모두 제한 범위에 들어옵니다. “내 병원이니 내가 일하는 건 괜찮다”는 생각이 통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의사는 아청법상 취업제한 직군이며, 병원 취업뿐 아니라 개원·운영과 사실상 노무 제공까지 모두 제한됩니다.
2. 벌금형이라도 취업제한 명령이 선고되고, 기간은 최대 10년입니다
형이 가볍다는 사정은 취업제한을 면해주지 않으며, 예외는 법원이 판단합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오해하는 지점은 “벌금형이면 취업에는 영향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아청법 제56조 제1항은 취업제한 기간의 기산점을 형 또는 치료감호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집행이 유예·면제된 날로 정하면서, 괄호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는 그 형이 확정된 날부터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벌금형, 집행유예, 약식명령도 모두 취업제한 명령의 대상이라는 뜻입니다.
법원은 아동ㆍ청소년대상 성범죄 또는 성인대상 성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하는 경우에는 판결(약식명령을 포함한다)로 그 형 또는 치료감호의 전부 또는 일부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집행이 유예ㆍ면제된 날(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는 그 형이 확정된 날)부터 일정기간 동안 아동ㆍ청소년 관련기관등을 운영하거나 취업 또는 사실상 노무를 제공할 수 없도록 하는 명령을 성범죄 사건의 판결과 동시에 선고(약식명령의 경우에는 고지)하여야 한다(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
취업제한 기간의 상한은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10년을 초과할 수 없습니다. 기간은 법원이 범행의 죄질, 피해자의 연령, 재범 위험성을 보아 정하며, 징역형의 집행을 마친 날부터 계산되므로 실형을 살았다면 출소 후에도 제한이 이어집니다. 집행유예라면 유예 기간이 지난 날부터 계산되는 구조입니다.
다만 같은 조 제1항 단서는 재범의 위험성이 현저히 낮은 경우, 그 밖에 취업을 제한하여서는 아니 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취업제한 명령을 선고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법원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심리학자 등 전문가로부터 대상자의 재범 위험성에 관한 의견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 예외는 저절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재판 단계에서 재범 위험성이 낮다는 사정을 자료로 입증해야 인정될 수 있는 영역입니다.
3. 취업제한과 별개로 의료법상 면허 결격과 취소가 따로 문제됩니다
아청법의 취업제한과 의료법의 면허 결격은 서로 다른 법, 다른 기관이 판단하는 별개의 제재입니다.
취업제한 명령은 법원이 판결로 내리는 제재이고, 면허의 효력은 보건복지부장관이 의료법에 따라 판단하는 제재입니다. 두 제재는 근거 법령도, 판단 기관도 다르기 때문에 하나가 없다고 해서 다른 하나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면허 문제는 취업제한 명령이 선고되지 않았더라도 형의 종류에 따라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의료인이 될 수 없다. … 4.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 그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5.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이 지난 후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6.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고 그 유예기간 중에 있는 자(의료법 제8조).
의료법 제8조 제4호부터 제6호는 범죄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를 결격사유로 정합니다. 성범죄로 징역형의 실형을 받으면 집행이 끝난 뒤 5년, 집행유예를 받으면 유예 기간이 지난 뒤 2년이 지날 때까지 의료인이 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의료법 제65조 제1항 제1호는 제8조 각 호에 해당하게 된 경우 보건복지부장관이 면허를 취소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어, 재량이 아니라 필수 취소 사유입니다. 다만 의료행위 중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치사상)의 죄를 범해 제8조 제4호부터 제6호에 해당하게 된 경우만 예외로 하고 있어 성범죄는 이 예외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벌금형은 금고 이상의 형이 아니므로 제8조의 결격사유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벌금형이면 면허는 문제없다”는 말의 정확한 범위입니다. 그러나 앞서 본 대로 벌금형이어도 아청법상 취업제한 명령은 별도로 선고되므로, 면허는 유지되더라도 병원에서 일할 수는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면허가 취소된 뒤 재교부를 받으려 해도, 제8조 제4호부터 제6호 사유로 취소된 경우에는 취소된 날부터 3년 이내에는 재교부를 받을 수 없습니다(제65조 제2항).
벌금형이면 면허는 유지될 수 있지만 취업제한은 별도로 남고, 금고 이상 형이면 면허는 결격·필수 취소 사유가 됩니다.
4. 병원은 경력을 확인할 의무가 있고, 취업 중이면 해임 요구가 들어옵니다
취업제한 명령은 숨길 수 없도록 병원의 확인 의무와 정부의 점검 체계가 함께 작동합니다.
아청법 제56조 제5항은 아동·청소년 관련기관등의 장이 취업 중이거나 취업하려는 사람의 성범죄 경력을 확인하도록 의무를 지웁니다. 본인의 동의를 받아 관계 기관에 경력 조회를 요청하거나, 본인이 성범죄 경력 조회 회신서를 직접 제출하는 방식입니다. 이 확인을 하지 않은 기관장에게는 제67조 제3항에 따라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므로, 병원 입장에서도 확인을 건너뛸 이유가 없습니다.
이미 취업 중인 경우에도 제57조에 따라 의료기관은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이 연 1회 이상 점검·확인하는 대상이고, 그 결과는 인터넷 홈페이지 등으로 공개됩니다. 점검에서 취업제한 기간 중 근무하는 사람이 확인되면 제58조 제1항에 따라 병원장에게 그의 해임을 요구할 수 있고, 병원장이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거나 1개월 이내에 이행하지 않으면 제67조 제2항에 따라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본인이 직접 병원을 운영 중이라면 같은 조 제2항·제3항에 따라 폐쇄 요구, 나아가 허가 취소 요구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구조 때문에 취업제한 명령이 선고된 의사가 “아무도 모르게 다른 병원에서 일하면 된다”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취업제한 기간 중에는 근무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고, 이미 근무 중이었다면 판결 확정 직후 병원과 정리 방안을 협의하는 것이 병원과 본인 모두에게 부담이 적습니다.
병원은 경력을 확인할 의무가 있고, 취업제한 기간 중 근무가 확인되면 해임 요구와 과태료로 이어집니다.
5. 수사부터 판결까지, 취업제한은 이 순서로 다툴 수 있습니다
취업제한 명령은 판결과 동시에 선고되므로, 재판이 끝나기 전에 다퉈야 합니다.
성범죄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신고 접수 및 피의자 조사 → ②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③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 → ④판결 선고와 동시에 취업제한 명령 선고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취업제한 명령은 판결의 일부이므로 따로 신청하는 절차가 아니라, 재판 중 변론에서 다퉈야 합니다. 약식명령으로 벌금이 정해지는 경우에도 약식명령에 취업제한이 함께 고지되므로, 약식명령을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 청구 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아래 순서로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혐의가 아청법 위반인지, 성인대상 성범죄인지, 그 외 범죄인지부터 확정해 취업제한 명령의 대상 범죄에 해당하는지 확인합니다.
예상 형의 종류(벌금·집행유예·실형)에 따라 아청법 취업제한과 의료법 면허 결격이 각각 어떻게 적용될지 구분해 정리합니다.
재범 위험성이 낮다는 점을 보여줄 자료(심리검사·정신건강의학과 진료 결과, 상담·교육 이수, 반성·피해회복 내용)를 재판 전에 준비합니다.
특히 형의 종류를 벌금과 집행유예 사이에서 결정짓는 사정은 면허 결격 여부를 가르는 사정이기도 하므로, 양형 단계에서 면허와 취업제한을 함께 놓고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가능한 한 수사 초기 단계에서 사건의 죄명과 증거 관계를 정리해 두면, 이후 단계에서 선택지가 훨씬 넓어집니다.
마치며
의료인이 성범죄 사건에 연루되면 “일단 형사 문제부터 해결하고, 일은 나중에 생각하자”는 마음에 취업제한과 면허 문제를 판결 직전까지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판결이 나온 뒤에는 되돌리기 어렵고, 재판 중에 준비한 자료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혐의를 받는 의료인 입장에서는 형량뿐 아니라 취업제한 기간과 면허 결격 기간을 함께 놓고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병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소속 의료인이 수사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확인 의무와 해임 요구 체계를 이해하고 대응해야 불필요한 과태료와 운영 리스크를 피할 수 있습니다.
저는 성범죄 사건에서 형사 책임과 직업 제한 문제를 함께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혐의라도 죄명 선택과 양형 자료, 재범 위험성 소명 방식에 따라 취업제한과 면허의 결과가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취업제한과 면허 문제는 판결 선고 전에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지금 상황이 걱정된다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시점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벌금형을 받으면 병원 취업에는 문제가 없나요?
A. 아닙니다. 아청법 제56조는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도 그 형이 확정된 날부터 취업제한 기간을 계산하도록 정하고 있어, 벌금형이라도 취업제한 명령이 함께 선고될 수 있습니다. 다만 벌금형은 의료법상 금고 이상의 형이 아니라서 면허 결격사유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Q. 취업제한 기간은 얼마나 되나요?
A. 법원이 사건별로 정하되 10년을 넘을 수 없습니다. 기간은 형의 집행을 마치거나 집행유예·면제된 날(벌금형은 확정된 날)부터 계산됩니다.
Q. 제가 직접 개원한 병원에서도 진료할 수 없나요?
A. 법문이 아동·청소년 관련기관등을 “운영”하거나 취업 또는 사실상 노무를 제공하는 것을 모두 금지하므로, 본인 병원에서 진료하는 것도 제한됩니다. 취업제한 기간 중 운영 중인 기관에는 폐쇄 요구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Q. 성인을 대상으로 한 사건인데도 취업제한이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아청법상 “성범죄”에는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뿐 아니라 성폭력처벌법상 성인대상 성폭력범죄도 포함되어 취업제한 명령의 대상이 됩니다.
Q. 취업제한 명령을 받지 않을 방법이 있나요?
A. 재범의 위험성이 현저히 낮거나 취업을 제한하여서는 아니 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법원이 판단하면 명령을 선고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 판단은 재판 단계에서 이루어지므로 재범 위험성이 낮다는 자료를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Q. 집행유예를 받으면 면허는 어떻게 되나요?
A. 의료법 제8조 제5호에 따라 집행유예 기간이 지난 후 2년이 지날 때까지 결격사유가 되고, 제65조에 따라 면허 취소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청법상 취업제한도 별도로 판단되므로 두 가지를 구분해서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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