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산업재해로 대표이사나 안전책임자가 재판을 받고 있는 사업장이라면, 형사처벌 못지않게 걱정되는 것이 "우리 회사 이름이 공개된다는데 사실인가"라는 문제입니다. 이 공표는 법원이 선고하는 형벌이 아니라 고용노동부장관이 하는 행정상 조치이고, 형이 확정되어 통보된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재판 결과와 직접 이어져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대상이 되는지, 공표되면 무엇이 어느 범위까지 공개되는지, 그 전에 사업주가 소명할 기회가 있는지를 모르면 형사재판 단계에서부터 대응 방향을 잘못 잡을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 제13조와 같은 법 시행령 제12조를 기준으로 공표의 요건과 절차, 공개 기간을 차례로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중대산업재해 발생사실 공표 — 형벌이 아닌 행정상 공개 제도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1항은 고용노동부장관이 사업장의 명칭, 발생 일시와 장소, 재해의 내용 및 원인 등 중대산업재해의 발생사실을 공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구체적인 방법·기준·절차는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대통령령, 즉 시행령 제12조에 맡겨져 있습니다. 공표는 징역이나 벌금처럼 법원이 선고하는 형이 아니라 행정기관이 하는 조치이므로, 형사재판에서 어떤 형이 나왔는지와는 별도의 트랙으로 진행됩니다. 다만 뒤에서 보듯 형이 확정되어야 공표 절차가 시작되므로 두 절차는 순서상 이어져 있습니다.
이 제도의 취지는 사업장 이름을 공개해 재해 예방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이미 확정된 법 위반 사실을 사회가 알 수 있게 하는 데 있습니다. 같은 법은 형사처벌(제6조), 법인에 대한 양벌규정(제7조), 경영책임자등의 안전보건교육 수강의무(제8조), 손해배상 책임(제15조)을 따로 두고 있는데, 공표는 이들과 별개로 추가되는 제재라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서 형량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고 해서 공표 문제가 저절로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공표는 법원이 선고하는 형벌이 아니라 고용노동부장관이 하는 행정조치이고, 형이 확정되어 통보된 사업장이 그 대상이다.
공표 대상이 되는 요건 — 제4조 위반, 중대산업재해, 형 확정 통보
시행령 제12조 제1항은 공표 대상을 "법 제4조에 따른 의무를 위반하여 발생한 중대산업재해로 법 제12조에 따라 범죄의 형이 확정되어 통보된 사업장"으로 정합니다. 요건을 풀어 쓰면 세 가지가 겹쳐야 합니다. 먼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등이 제4조의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위반했어야 하고, 그 결과로 제2조 제2호가 정한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했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그 범죄의 형이 확정되어 법무부장관이 관계 행정기관에 통보했어야 합니다.
제4조 위반 —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행, 재발방지 대책, 개선명령 이행, 관계 법령상 관리조치 중 어느 하나를 소홀히 한 경우.
중대산업재해 — 사망자 1명 이상, 동일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 2명 이상, 동일 유해요인으로 직업성 질병자 1년 이내 3명 이상.
형 확정 — 제6조·제7조 등에 따른 범죄의 형이 확정되어 법 제12조에 따라 법무부장관이 관계 행정기관의 장에게 통보한 상태.
중대시민재해는 제외 — 법 제13조는 "중대산업재해"만 규정하므로 공중이용시설·제조물 사고에는 이 공표 규정이 적용되지 않음.
한 가지 주의할 지점은 법 제13조 제1항이 "제4조에 따른 의무를 위반하여" 발생한 재해라고만 적고 있다는 점입니다. 도급·용역·위탁 관계에서 원청에게 적용되는 제5조 위반 사건이 이 문언에 포함되는지는 해석상 따져볼 여지가 있는 부분이어서, 원·하청이 얽힌 사건에서는 이 쟁점을 놓치지 않고 검토해야 합니다. 또 형이 확정되기 전, 즉 1심이나 항소심 진행 중에는 공표 대상이 되지 않고, 무죄가 확정되면 통보 자체가 없으므로 공표 절차도 시작되지 않습니다.
공표의 출발점은 '사고 발생'이 아니라 '형 확정 통보'다 — 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무죄가 확정되면 공표 절차는 시작되지 않는다.
"공표할 수 있다" — 반드시 공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법 제13조 제1항의 문언은 "공표할 수 있다"입니다. 형이 확정되어 통보되었다고 해서 고용노동부장관이 반드시 공표해야 하는 구조가 아니라, 공표 여부와 시점에 행정기관의 판단 여지가 있다는 뜻입니다. 이 재량은 무제한이 아니라 공표가 사업장의 명예와 영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 때문에 비례원칙 등 행정법의 일반원칙의 제약을 받는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따라서 사고의 경위, 위반의 정도, 재발방지를 위해 기울인 노력 같은 사정이 재량 판단의 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점이 실무에서 중요한 이유는, 공표 여부가 형사재판이 끝난 뒤에야 비로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고 직후부터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해 이행한 기록, 안전보건관리체계를 보강한 내역, 피해자 측과의 합의·피해회복 노력 같은 자료는 형사재판의 양형자료인 동시에 훗날 소명 단계에서 공표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주장의 근거가 됩니다. 처음부터 두 용도를 염두에 두고 자료를 정리해 두면 한 번의 준비로 두 절차를 모두 대비할 수 있습니다.
공표되는 내용 — 시행령이 정한 6가지 항목
시행령 제12조 제2항은 공표 내용을 다음과 같이 한정해 열거합니다. 행정기관이 임의로 항목을 늘려 공개하는 구조가 아니라 정해진 범위 안에서만 공표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중대산업재해 발생사실의 공표"라는 공표의 제목.
해당 사업장의 명칭.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한 일시와 장소.
중대산업재해를 입은 사람의 수.
중대산업재해의 내용과 그 원인(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의 위반사항 포함).
해당 사업장에서 최근 5년 내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했는지 여부.
항목을 보면 공개의 중심은 개인이 아니라 사업장입니다. 시행령이 열거한 항목에 경영책임자 개인의 성명은 들어 있지 않고, 법인 대표가 누구인지가 아니라 어느 사업장에서 어떤 원인으로 몇 명이 피해를 입었는지가 공개됩니다. 다만 '내용과 원인'에는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등의 위반사항이 포함되므로,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안전보건 확보의무 위반 내용이 공표문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 항목인 '최근 5년 내 발생 여부'는 같은 사업장에서 반복된 재해인지를 드러내므로, 과거 재해 이력이 있는 사업장은 공표의 파급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공표 전 30일 이상의 소명 기회 — 가장 중요한 방어 단계
시행령 제12조 제3항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은 공표하기 전에 해당 사업장의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에게 공표하려는 내용을 통지해야 합니다. 이때 30일 이상의 기간을 정해 소명자료를 제출하거나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이 절차 없이 곧바로 공표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므로, 통지를 받은 시점부터가 사실상 마지막 방어 기회입니다.
소명에서 다툴 수 있는 지점은 공표문안의 정확성과 공표의 필요성 두 갈래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문안 측면에서는 재해의 일시·장소·피해 인원이 사실과 맞는지, 원인으로 적힌 내용이 확정판결에서 인정된 사실과 일치하는지, '최근 5년 내 발생 여부' 항목이 정확한지를 대조합니다. 필요성 측면에서는 재발방지 대책의 실제 이행, 안전보건 관련 인력·예산 보강, 개선명령 이행 같은 자료를 제출해 공표 필요가 크지 않다는 의견을 냅니다. 통지서가 도착하면 30일은 생각보다 빨리 지나가므로 판결문과 대조 자료를 미리 갖춰 두어야 합니다.
공표 통지를 받으면 30일 이상의 소명 기간이 주어진다 — 이 기간에 문안 오류를 바로잡고 재발방지 이행 자료를 내는 것이 공표를 다투는 사실상 유일한 사전 수단이다.
공표 방법과 공개 기간 — 관보와 홈페이지, 홈페이지 게시는 1년
시행령 제12조 제4항은 공표를 관보, 또는 고용노동부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방법으로 한다고 정합니다. 그리고 제5항은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방법으로 공표하는 경우 공표기간을 1년으로 정합니다. 제목의 "1년간 공개"는 바로 이 홈페이지 게시 기간을 가리킵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홈페이지 게시는 내려가는 것이 규정의 구조입니다.
다만 기간 규정을 읽을 때 두 가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1년이라는 기간은 시행령상 홈페이지 게시에 대해 정한 것이고, 관보에 게재된 사실은 한 번 실리면 기록으로 남는 성격이 있습니다. 또 홈페이지 게시가 내려간 뒤에도 이미 퍼진 보도나 검색 결과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므로, 실제 평판 영향은 법정 공표 기간보다 길게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사업장 입장에서는 기간 만료만 기다리기보다 소명 단계에서 문안과 필요성을 다투는 쪽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공표 이후 사업장이 받는 실질적 영향과 준비 순서
공표 자체가 벌금이나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업장 이름과 재해 원인이 공개되면 거래처·금융기관·구직자 같은 외부의 시선이 달라집니다. 같은 사고가 형사책임, 안전보건교육 수강(제8조에 따라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한 법인 또는 기관의 경영책임자등은 시행령상 총 20시간의 범위에서 교육을 이수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으면 5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됨), 손해배상(제15조에 따라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손해액의 5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배상책임)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공표까지 겹치면 부담이 누적됩니다. 그래서 공표는 개별 제재가 아니라 전체 제재 구조 안에서 함께 관리해야 합니다.
준비 순서는 시간순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사고 직후에는 재발방지 대책의 수립·이행 기록을 남기고, 형사재판 단계에서는 양형자료와 함께 안전보건관리체계 보강 내역을 정리합니다. 형이 확정된 뒤에는 통보와 공표 통지가 올 수 있다는 전제로 판결문과 공표 예상 문안을 대조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통지를 받으면 30일의 소명 기간 안에 문안 오류 정정과 공표 필요성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합니다. 이 흐름을 한 번에 설계해 두면 각 단계의 대응이 서로 어긋나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1심에서 유죄가 나오면 바로 회사 이름이 공개되나요?
A. 아닙니다. 시행령 제12조는 형이 확정되어 법무부장관이 통보한 사업장을 대상으로 하므로, 1심이나 항소심 진행 중에는 공표 대상이 아닙니다. 항소·상고로 다투는 동안에는 형이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공표 절차도 시작되지 않는 것이 규정의 구조입니다.
Q. 벌금형이 확정되어도 공표될 수 있나요?
A. 시행령은 "범죄의 형이 확정되어 통보된"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다고만 정하고, 징역형으로 한정하지 않습니다. 제6조 위반으로 형이 확정되면 벌금형이더라도 통보와 공표 검토의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형의 종류가 가볍다는 이유만으로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Q. 공표는 고용노동부장관이 반드시 해야 하나요?
A. 법 제13조 제1항은 "공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 의무가 아니라 재량입니다. 다만 재량이라고 해서 공표가 드문 예외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므로, 재발방지 노력과 안전보건체계 보강 자료를 미리 갖춰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공표문에 대표이사 이름도 나오나요?
A. 시행령 제12조 제2항이 열거한 항목은 제목, 사업장 명칭, 재해 일시·장소, 피해자 수, 재해 내용과 원인, 최근 5년 내 발생 여부입니다. 개인 성명은 열거 항목에 없지만, 내용과 원인 항목에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의 위반사항이 포함되므로 위반 내용 자체는 공개될 수 있습니다.
Q. 공표 통지를 받으면 얼마나 시간이 있나요?
A. 고용노동부장관은 공표 전에 소명자료 제출이나 의견 진술을 위해 30일 이상의 기간을 정해야 합니다. 이 기간 안에 공표문안의 사실관계 오류를 지적하고 재발방지 이행 자료를 제출하는 것이 핵심 대응입니다.
Q. 1년이 지나면 기록이 완전히 사라지나요?
A. 시행령상 1년은 홈페이지 게시 방법의 공표기간입니다. 게시가 내려가더라도 관보에 실린 사실이나 이미 보도된 내용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어서, 실제 영향은 법정 기간보다 길게 남을 수 있습니다.
맺음말
중대재해 발생사실 공표는 형이 확정되어 통보된 중대산업재해 사업장을 대상으로, 고용노동부장관이 사업장 명칭과 재해의 내용·원인 등을 관보나 홈페이지로 알리는 행정조치입니다. 공표 여부는 재량이고 내용은 시행령이 6개 항목으로 한정하며, 공표 전에는 30일 이상의 소명 기회가 반드시 주어집니다. 홈페이지 게시는 1년이지만 평판에 남는 영향은 그보다 길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서 공표 대응은 형이 확정된 뒤에 시작하는 일이 아니라, 사고 직후의 재발방지 이행과 형사재판의 양형자료 준비에서부터 이어져야 합니다. 재판 결과, 안전보건교육, 손해배상, 공표를 따로 보지 말고 하나의 흐름으로 설계할 때 대응의 일관성이 생깁니다. 사업장의 구체적 상황에 따라 필요한 자료와 시기가 달라지므로 전문가와 함께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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